Baroness – Yellow And Green (Relapse, 2012)

Baroness – Yellow And Green (Relapse, 2012)

왼편이 첫장 Yellow 커버, 오른편이 두번째장 Green 커버

90년대 초중반 까지만 하더라도 Black Sabbath 의 영역, Pink Floyd/King Crimson 의 영역은 확실히 구분되어 있었고 만날 일 없이 각자의 길을 가는데 여념이 없었다. 두가지의 요소를 지닌 밴드가 있던건 사실이지만, 그 두 장르의 극단적인 부분의 조화는 없었다. 컬트한 메탈과 깊은 프로그레시브는 만날 기회 및 껀수는 전혀 없다는 말이다. 이는 90년대 중후반 들어와서 보란듯이 깨지게 된다. Black Sabbath 의 여러 요소중에서 느릿함, 헤비함, 불경스러움, 최면/약물적 코드를 극단적인 컬트함으로 발전 시킨 둠/슬럿지/스토너 메탈은 Pink Floyd/King Crimson 의 복잡하고 거대한 프록적 제작방식과 그 스케일과 만나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좀 더 거대하고 다이내믹하게 보일 수 있는 테크니컬 데스메탈적 연주, 스케일을 키워 나가는데 있어서 발화점이 높기는 하지만 거대한 스케일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포스트락적인 효과까지 도입하며 종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새쳔년에 걸맞는 새로운 형태의 사운드가 탄생했다. 메탈적인 언더그라운드 마인드가 그대로 살아있는 헤비함의 캐릭터와 그와 정 반대되는 타고난 동시에 노력을 아끼지 않는 천재적인 고전 프로그레시브의 캐릭터가 한 팀에 공존하는 형태의 밴드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메탈 언더그라운드에서의 주목 -> 다소 많이 폐쇄적인 프록씬에서의 인정 -> 메이저 무대로의 이적 및 몇몇 밴드의 예상외의 대중적인 호평과 상업적 성공을 통해 새로운 흐름을 넘어선, 새로운 서브 장르적 세력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더 이상 길게 설명하지 않겠다. “Mastodon 이라는 밴드의 엄청난 존재감 확보” 라는 말로 간단히 마치면 되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 지면은 Mastodon 을 위한것이 절대 아니다. Mastodon 이 Black Sabbath 의 프록화/테크니컬 메탈화 + 현대화/강력한 오리지널화 + 상업적/대중적인 기준을 붕괴 할 정도의 강한 설득력과 그들만의 색다른 대중적 성공 공식의 확보 및 작렬 이라는 엄청난 것을 해 낸 넘버원 위치의 밴드가 Mastodon 이기는 하지만 (더불어서 VS 내에서 아직 그들의 이야기를 다루지 않았지만…), 말이다. 상업적/대중적 면을 제외 하면은 이 방면의 1인자이자, 세기의 메탈/프록 아이콘이라 불러도 무방한 Mastodon 뒤에 존재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리고 이제는 1-2위와의 격차 마저도 엄청나게 좁혀 버린 무시무시한 2인자 Baroness 를 위한 밑밥을 여태까지 깔아 둔 것이다. Baroness 는 뮤지션 보다는 일러스트 아티스트가 본업이며, Darkest Hour, Vitamin X, Pig Destroyer, Black Tusk, Kvelertak, Kylesa, Skeletonwitch, The Red Chord, Torche 와 같은 수 많은 밴드들의 앨범 아트웍을 담당하며 일종의 “2000년대 메탈 커버 아트웍 브랜드” 로써 이름을 크게 날리고 있는 John Baizley 를 중심으로 결성 된 밴드다. 이들은 현재의 실력과 명성에 비춰 보자면 시작은 너무나도 놀라울 정도다. 왜냐면 이들은 “John 의 재미로 하는 부업밴드” 로써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두장의 EP First (2004) 와 Second (2005) 는 부업 밴드라고는 만만찮은 뭔가를 지니고 있었고, 이를 눈여겨 본 Relapse Records 는 이들을 조용히 자신들의 로스터에 합류 시켰다. 그리고 첫번째 앨범 Red Album (2007) 을 발표하는데, 이 앨범은 화제성 전혀 없으며 가능성만 보여줘도 장땡인 신예라고는 상상치 못할 정도로 오리지널리티 엄청난 그들만의 슬럿지 메탈/프록 컴비네이션을 보여주었다. 한번에 엄청난 화제를 불러 일으키지는 못했지만, 메탈 평론가들을 중심으로 신예 밴드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엄청난 호평을 얻어 냈으며 수는 적지만 몇몇 메탈 전문지로부터 “올해의 앨범” 이라는 예상치 못한 영예를 달성하기도 했다. 데뷔작 활동이 끝날 즈음에는 조용히 쌓여진 수많은 팬들로 하여금 “현재 가장 과소평가 받고 있는 메탈 밴드” 로 쉴 새 없이 거론 되었고, 이러한 조용한 열기는 두번째 앨범인 Blue Records (2009) 에 고스란히 이어지며 폭발하게 된다. (이들의 음악적 스타일 처럼) 조용히 끌어 올린 명성의 열기는 Blue Records 를 통해서 크지는 않지만, 꽤나 오랜 시간동안 꽤 밝게 타올랐고, 이 앨범 역시 많지는 않지만 강한 영향력의 메탈 전문지들로 부터 “올해의 앨범” 으로 많은 초이스를 받는데에도 성공했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밴드는 데뷔작때의 “평가절하적 밴드” 에서 “조용하게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의 자리에 올라선 이 시대의 헤비니스 아이콘” 으로 추앙받게 된다.

조용하게 아이콘 자리에 오른 Baroness 의 결정타가 되는 앨범은 바로 2012년 신보 Yellow And Green 이라 할 수 있겠다. 결과가 어떻던 간에 이 앨범은 밴드 역사에 있어서 결정타로 이야기 할 수 밖에 없는 앨범이다. 그도 그럴것이 Yellow And Green 은 무려 “더블 앨범” 이기 때문이다. (좀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Yellow 라는 앨범 한장, 그리고 Green 이라는 앨범 한장으로 구성 되어 있다. 각각의 이름이 붙은 앨범답게 두장의 앨범은 상반되는 스타일을 지니기도 한다.) 그리고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대단한 무언가가 있음을 보여주는 오오라는 당연하게 음악적 강세로 나아가기도 한다. Yellow And Green 은 지난 두장의 앨범 Red Album, Blue Record 와의 연을 이어 가면서도, 음악적 과거를 나름 확실하게 부정하고 새로움을 시도하고 있는 작품이다. Red Album 과 Blue Record 와의 간극에서도 그러한 것이 있었지만, Yellow And Green 에서는 그것이 매우 강하게 심화되어 있다. 두장의 전작에서 보여 준 바 있는 슬럿지 메탈과 프록 사운드와의 결합 공식, 그러면서도 다른 밴드들과 차별되는 그들만의 오리지널리티 확보라는 기본적 뼈대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전작까지 보여주던 고전 프록에 걸맞는 제법 긴 러닝타임에서 비롯되는 거대한 아티스트적 아우라를 더 이상 발산하지 않는다. 새 앨범은 프록 & 메탈적인 결론을 내리되, 구성에 있어서는 고전적 코드의 기타팝/락앤롤적인 간결함을 자랑한다. 이는 꽤나 재미있는 발상이라 할 수 있다. 그도 그럴것이 이들의 음악적 영감을 주던 6-70년대 올드락 락앤롤-사이키델릭-프록 고전들은 락앤롤/블루스에서 시작하여 점점 앨범이 발표되며 스케일이 크게 부풀리며 자신들이 원하던 하나의 예술을 보여 주었는데, Baroness 는 그 완성 된 거대한 스타일을 다시 고전 락앤롤/블루스적인 간결함으로 컴팩트하게 줄이려는 시간 역행적, 고정관념 파괴적인 도전을 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역발상적인 재미보다 더 놀라운 재미는 아티스트 분위기 잡지 않고서 바로 분위 컴팩트 하고 스트레이트 하게 진행 하는데도, 6-70년대 프록 히어로들의 위대한 아우라가 여전히 눈부시게 빛을 발한다는 것이다. 최근의 슬럿지 메탈의 특징중의 하나가 올드락/고전 락앤롤에서의 간결한 구성과 그로 인한 마법과도 같은 훅의 매력을 그대로 띄어오는 것인데, Baroness 역시 그러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노선은 꽤나 기타팝 뼈대에 슬럿지 특유의 퍼즈 음향 효과를 얹은듯한 탈-슬럿지인데 비해서, Yellow And Green 은 슬럿지와 올드락의 컬트적 매력을 모두 구사 해 내는데 부족함이 없다. 기본적인 형태는 고전 락앤롤 특유의 심플한 구성과 흐름이지만, 그 짦은 페이스의 흐름만에 프록 특유의 예술성과 메탈 특유의 헤비함의 극단적인 매력성을 충분치 않은 시간에 무리없이 구겨 넣는다. 특히 기타 플레이는 매우 귀 기울여서 체크 해야만 할 것이다. Tony Iommi 의 수많은 그의 추종자들 중에서 그의 파장과 완벽하게 일치하는 심플하고도 굴곡있는 헤비한 손놀림, 그리고 그위에 얹어진 메탈과 프록적인 어레인지, 그리고 그것을 현대적으로 뒤틀은 기타 플레이는 정말 대단하다. (이 역시 심플/컴팩트한 구성에 걸맞게 편집 되었다!)

심플한 구성에 메탈과 프록의 컬트적인 매력의 아낌없는 발산이 가장 큰 이 앨범의 특징이지만, Baroness 의 진정한 강점이라 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그외의 면모의 강세” 도 Yellow And Green 의 장점으로 이야기하고 넘어가야만 한다. Red Album 과 Blue Record 가 단순한 그저 슬럿지 + 프록의 공식이 아니라 점이 이번 앨범에도 이어지며, 이 코드 역시 예전의 방법론과는 다르다. 일전의 두장에서 꽤나 포스트락, 싸이키델릭-잼 밴드적인 요소가 프록 슬럿지 메탈이라는 중심축을 해치지 않는 레벨에서 여기저기에서 빛을 발하며 예상범위 이상의 Baroness 만의 새로움을 만들어 냈다. ( 그것이 올해의 앨범급의 평가의 원동력이 되었다고도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번 앨범에서는 좀 더 다양한 부가요소들인 포크, 블루스, 펑크, 디스코/댄스락, 인디락 등이 첨부 되었다. 이런 다양한 음악적 요소들은 전작과 비슷한 노선으로 슬럿지-프록과의 퓨전의 중심축을 해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초기부터 존재하던 Baroness 만의 개성을 더욱 강하게, 강하다는 표현이 매우 부족 할 정도로 정의하기 힘든 스타일의 레벨까지 나아가고 있다. 더 놀라운 점은 이러한 다양한 퓨전들이 5-60년대의 올드한 느낌부터 2000년대의 최첨단 느낌까지 내 준다는 점이다. 이 앨범에서 Jethro Tull 과 같은 친-민속주의적 올드락부터, Bloc Party 와 같은 최첨단 댄스 그루브-펑크락 사운드까지의 현대적 느낌까지 난다는 점, 하지만 결국 슬럿지-프록 퓨전이면서 그러한 공식보다 몇 레벨위의 새로운 개성 및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은 경이로운 부분이다. 게다가 두장의 디스크로 나눠서 또 한번 더 색다른 느낌으로 꼬아 댔다는 점도 빼 놓을 수 없다. 첫장 Yellow 에서는 메탈 사운드에 걸맞는 스트레이트한 락커 캐릭터로써, 두번째장 Green 에는 남의 평가따위 개의치 않을 정도로 독한 천재적 에고성을 내 비치는 힙스터적 캐릭터로써 앞서 말한 다양한 장르와 시대상을 표현하며 더욱 더 Baroness 만의 기괴한 개성 공식의 매력을 증폭하는데 여념이 없다는 점을 어찌 빼 먹을 수 있겠냔 말이다. 일전의 앨범들에서 “2000년대 메탈-프록 퓨전 그 이상” 을 보여주던 Barnoess 였지만, 새 앨범은 그러한 전례를 별것 아니라는 마냥 갈아 엎고 새로운 “그 이상의 무언가” 를 자신만만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저 시도로 끝나지 않고, 종결을 내 버릴 정도로 완벽하게 말이다.

예전부터 Baroness 는 예상범위 이상의 밴드였다. 하지만 Yellow And Green 은 그 예상범위 조차 넘어가고 있다. 첫 풀렝스 앨범부터 이들은 슬럿지-프록 사운드의 레벨을 넘어갔었다. 그리고 새 앨범에서는 수많은 6-70년대 올드락과 90-2000년대적 인디락을 신나게 응용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결국 모범적인 형태의 2000년대 프록의 모범사례로 밖에 말 할 수 밖에 없는 이정표로의 강한 매력과 능력을 보여준다. 거기다가 “메탈” 밴드로써의 스트레이트한 밴드로써의 캐릭터, “새로운 사운드” 를 구사하는 밴드다운 힙스터적 애고의 캐릭터까지 모두 보여준다. 너무나도 완벽하다. 새로운 사운드, 새로운 제작방법, 새로운 표현방법은 물론이거니와 하나하나 분해하고 연구 해야만 알 수 있을 정도의 뛰어난 개성과 그런것 다 모르고 들으면서 흥얼거리며 즐기는 부분도 완벽하다. (다시 한번 더 말하지만) Baroness 는 예상범위 그 이상의 밴드다. 예전 앨범서 충분히 보여 주었다. 하지만 Yellow And Green 의 결론들은 너무나도 예상범위 그 이상이며, 일종의 “차원 이동” 스럽게 느껴진다. 진정한 의미의 클래식이오, 명반이라 할 수 있겠다. 지금까지의 음악과는 전혀 다른 새로움이 있는데, 그것을 뭐라고 간단하게 설명하거나 정의하지 못하는게 너무나도 아쉬울 뿐이다. 이 앨범은 그러한 앨범이다. 리뷰하기도 황송할 지경이다!

- Mike Villain


Take My Bones A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