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k The Oath #01] Whiskeytown – Pneumonia (Lost Highway, 2001)

[Break The Oath #01] Whiskeytown – Pneumonia (Lost Highway, 2001)

Whiskeytown 은 1994년에 결성해서 6년간 활동했고, 그 기간내에 활동한 밴드답게 얼트 컨트리의 황금기를 장식하는 멋진 앨범 3장과 여러장의 EP 앨범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들은 스타 밴드라는 위치에는 오르지는 못했다. 찾아보면 의외로 많은 상업적 성공을 거둔 얼트 컨트리 스타가 많았던 시기인데도 말이다. 음악적 고집을 부려도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성공 신화를 만들어 낸 바 있는 Wilco 의 경우가 있던 시절인데도 말이다. 실력이 없어서 그런것 아니겠냐고? 그렇지는 않다. 이들은 실력 하나만큼은 굉장했다. 이들은 그저 너무나도 운이 없었을 뿐이었다. 마지막 앨범 Pneumonia 한장에 담긴 음악과 이 앨범에 얽힌 사연을 찾아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Pneumonia 는 밴드의 3번째 앨범이었고, 만들 당시부터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시작된 앨범이었다. 데뷔작 Faithless Street (1995) 가 상당한 반응을 얻으면서 메이저 레이블 Geffen 과 계약하는 쾌거를 달성하게 된 Whiskeytown 이지만 계약 후 발표 된 두번째 앨범 Strangers Almanac (1997) 은 좋은 평가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한 주축 멤버 (누군지는 다들 아시겠죠?) 와 그로 인한 나머지 멤버간의 불화로 인해 모든 멤버가 떠나면서 라인업이 흔들렸으며, 이는 앨범을 알릴 수 있는 제대로 된 투어를 할 수 없게 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기껏해야 홀로 남은 주축 멤버 한명이 직접 차 끌고 대충 여기저기 돈게 고작이었으니… 당연할 정도로 앨범은 시원하게 망하게 된다. 그리고는 바로 새 앨범 작업에 들어간다. Pneumonia 그렇게 시작 되었다.

하지만 다행이도 Pneumonia 는 순조롭게 제작된다. 새롭게 밴드 라인업을 꾸리는데 성공했고, James Iha (Smashing Pumpkins) 와 Tommy Stinson (The Replacements) 라는 화제성과 음악적 실력을 겸비한 게스트 까지도 섭외하는데 성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음악이 좋았다. Pneumonia 는 얼트 컨트리 하면 설명 할 수 있는 모든것을 담은 앨범이었다. 고전 컨트리 특유의 옛 전통을 이어가는 곡도 했고, 인디락/모던락 감성을 근간으로 하여 컨트리를 적용 시킨 모던한 관점의 곡도 만들었으며, 브리티쉬 인베이전 시대의 멋진 클래식 록앤롤의 바이브를 모티브로 한 곡도 만들었다. 한마디로 송라이팅 능력이 추진력을 얻기 시작한 시기인 5-70년의 거의 모든 클래식 락들의 장점들을 기막히게 섞고 조화 시키면서 자신들만의 얼트 컨트리로 마무리 하는데 성공한 멋진 따스함을 담아 낸 것이다. 투박함과 섬세함, 전통성과 혁신성의 공존과 조화를 이룬 분위기가 돋보였지만 무엇보다 이들의 작곡 센스는 유난히도 뛰어났다는 점은 더 중요했다. 지금까지도 컨트리/서던락을 논하는데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아이콘이자 유난히도 센스 넘치는 송라이팅 능력을 선보였기에 천재 취급을 받는 Gram Parsons 의 90년대식 재림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런 대단한 것들이 Pneumonia 에 있었다. 하지만 밴드는 이 앨범을 발매 하기도 전에 해산하고야 만다.

Pneumonia 는 배수의 진과도 같은 마인드로 만든 밴드의 야심작이었다. 하지만 밴드가 계약한 얼트 컨트리 전문 레이블인 Lost Highway 은 법적인 문제가 있었다. 그 당시 Universal 이 Mercury Nashiville 을 인수하는 과정에 있었고, 그 산하인 Lost Highway 는 Pneumonia 의 발매를 부득이하게 연기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Pneumonia 은 밴드가 극한 상황까지 간 상황에서 만든 앨범이었고, 밴드는 앨범 발매와 활동이 절실했다. 그들은 마냥 기다릴수는 없었다. 밴드는 2000년에 밴드를 해산한다. Pneumonia 는 해산 1년후인 2001년에서야 발매된다. 평은 굉장했다. 하지만 이 앨범의 주인공은 없었다. 이 앨범을 만들었기에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할 주인공, 이 앨범을 팔리게 해야 할 의무가 있는 주인공은 없었다. 결국 Pneumonia 는 조용히 서서히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지게 되었고, 얼트 컨트리의 명반임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으로 매우 언급되지 않는 앨범으로 남게된다.

하지만 새로운 스토리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밴드의 주축 멤버 한명은 밴드 해산 후 무작정 미국 전역과 미국 외 국가를 돌면서 조용한 소규모 활동을 시작했고, 솔로 아티스트로써의 앨범을 제작하기에 이르렀고, 성공을 거둔다. 그 인물의 정체는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2000년대 얼트 컨트리의 제왕으로 자리 매김한 바 있는 인물인 Ryan Adams 이다. 앞서서 언급한 핵심 멤버가 바로 그이다. Ryan Adams 의 신화는 Whiskeytown 이라는 밴드의 불운과 함께 한 것이다. 하지만 난 그것을 불운 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가 Pneumonia 앨범부터 보여 준 것이자 그 앨범 제작 당시부터 서서히, 그리고 본격적으로 발전 된 뛰어난 송라이팅이 과연 불운으로만 치부 해야만 하는 것일까? 아니다. 비록 쓴 실패로 끝나기는 했지만, Pneumonia 는 앞으로 화려하게 펼쳐 질 Ryan Adams 의 앞으로의 10년, 영원히 남아 쉴 새 없이 거론 될 그의 음악적 업적을 책임지는 진정한 첫 발자욱임에 틀림이 없기 때문이다. “Ryan Adams 의 진정한 전설은 Pneumonia 부터” 라고 못박고 싶다. 그런 억지를 부리고 싶다. 비극으로 끝난 그의 화려한 과거가 너무나 빛나서 말이다.

- Mike Vill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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