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rosion Of Conformity – S/T (Candlelight, 2012)

Corrosion Of Conformity – S/T (Candlelight, 2012)

창단 멤버는 아니었지만 COC 의 음악적 변화 및 변화한 음악성의 많은것을 책임지며 밴드의 중후반기를 책임진 Pepper Keenan 이 꽤나 오랜 시간동안 프로젝트 밴드 Down 에 매진하며 COC 를 등한시 한 이유 때문인 것일까? 바쁜 그를 제외한 COC 의 나머지 멤버들과 예전 멤버들은 2010년에 원년/왕년 라인업으로 투어를 했고, 변화의 첫 스텝이자 황금기 라인업 당시에 나왔던 앨범 Blind (1991) 의 모든곡을 라이브로 선보이는 기획성 단발 라이브도 했으며, Righteous Fool 이라는 프로젝트 밴드까지 결성되어 7인치 싱글까지 발매한 작중의 행적은 그에 대한 카운터를 날렸음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 일종의…외도…? 여하간 그런 외도적 활동의 정점은 초창기 명반 Animosity (1985) 를 만들어 낸 Woody Weatherman, Mike Dean, Reed Mullin 3인이 주도하는 본격적 COC 새 앨범의 제작이 틀림이 없을듯.

1990년부터 COC 를 장악 해 온 Pepper Keenan 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탈퇴는 아니고 상호간의 대화끝에 일정기간 빠지기로 한 것이라고 전해진다), Animosity 의 3인이 뭉쳐서 레코딩을 했다는 점은 “초창기 하드코어 펑크/크로스오버 쓰래쉬 사운드로의 복귀” 라는 매우 당연한 추측으로 이어진다. 2012년 2월말일에 발표 된 셀프타이틀 신작은 그러한 예상을 적절히 만족 시켜주는 가운데, 묘하게 복잡한 내부 사정을 알려주는 앨범이기도 하다. 초기 멤버 3인으로 만들어진 새 앨범은 초창기 하드코어 펑크의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와, COC 의 중후반기의 하드락/스토너 메탈적 사운드의 융합이 존재하기에 그러하다. 초기 멤버 3인의 라인업이라 하드코어 펑크/크로스오버 스래쉬를 뼈대로 한 채 시원한 에너지를 작렬하는 가운데, 그 위에 중후반기의 하드락/스토너 메탈적 사운드가 서포트적 느낌으로 끼워져 있다. Animosity 의 노스텔지어를 만족 시키는 레벨에선 꽤나 부족 하지만, 펑크/스래쉬적인 관점으로 해석한 스토너 메탈적 결론은 그 어떤 COC 앨범에서 찾아 볼 수 없는 개성이기에 좋게 받아들여 진다. 갈팡질팡 및 어영부영 하는 첫 모습의 껄끄러움과는 달리 종합적 결론 창출에는 매우 개성적이다.

하지만 밴드는 초반부의 스피디한 펑크/스래쉬 + 스토너 메탈의 코드의 서포트라는 개성을 잘 만들어 놨음에도 불구하고 밴드는 의문감 넘치는 행동들을 일삼는다. 후기 스토너 메탈 제조에 왜 그리 힘을 쓰는지, Pepper Keenan 의 공백을 누구나 느끼게 만드는 그런 후기 스토너 메탈 넘버들의 비중을 왜 반이나 할애 했는지, Pepper Keenan 이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 Animosity 의 라인업에서 만들어 낸 뛰어난 하드코어 펑크/크로스오버 쓰래쉬의 유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의식해서 후기 사운드에 집착하는지와 같은 행동들 말이다. 이런 의문감 넘치는 행동들은 이 앨범만의 개성을 흐트러지게 만드는 마이너스 요소임에 틀림이 없다. 후반으로 갈수록 안해도 될 것을 굳이 왜 하는지 모르겠다. 앨범의 개성과 듣는 이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드는건 분명히 마이너스라 평 할 수 밖에 없다.

뒤로 갈수록 우유부단 해지다 못해, 자신들의 초기의 대단한 유산을 자신들이 부정하며 Pepper Keenan 에 대한 러브콜을 도가 지나칠 정도로 어필 한다는 점은 꽤나 실망감을 안겨 주지만, 그래도 이 앨범 전체를 깎아 내리고 싶지는 않다. 그 어떤 COC 앨범에서 보여지지 않은 펑크/하드코어 관점에서 풀어 낸 스토너 메탈 사운드, 혹은 COC 의 30년의 역사를 관통하는 종합 결산적 사운드는 꽤나 새롭고 재미지게 즐길 수 있는건 사실이니까. 또한 “Pepper Keenan 이 복귀하면 이런 새로운 코드가 더욱 멋지게 바뀌지 않을까?”, “Pepper Keenan 이 뜨거운 러브콜을 보낸 후반 트랙들을 마무리 지어주면 후반기 사운드로의 복귀에 있어서 근사한 모습이 나오겠는데?”, “Pepper Keenan 이 됐다고 COC 를 시원하게 때려 치더라도 나머지 3명이서 꽤나 잘 이끌어 가겠는데?” 하는 재미난 상상을 해 주게끔 만드는것도 추가적 장점이 아닐까 한다. Pepper Keenan 에 대한 러브콜은 비단 마이너스 요소뿐만은 아니라는 점 또한 이 앨범의 재미를 늘려주는 부가적 보조장치임에는 틀림이 없는듯. 여하간 복잡한 심경을 전해주지만, 내용물 및 앞으로 활동에 대한 포석으로는 꽤나 괜찮은 앨범이다. 순수한 감정으로 Animosity 스타일 100% 를 기대한 분들이라면 이런 어영부영함에 화가 꽤나 나겠지만 말이다.

- Mike Villain


The Moneychang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