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ens Of The Stone Age – Songs For The Deaf (Interscope, 2002)
Black Sabbath 의 헤비함에 감흥을 받아서 그 유지를 잇는 동시에 다양한 컨트리/블루스 고전 락에 대한 존경어린 자세, 고전의 답습이 아닌 새로운 사운드로 거듭나기 위한 그들만의 노력을 통해서 만들어진 사운드의 주인공인 Kyuss 는 이 리뷰의 주인공 Queens Of The Stone Age (이하 QOTSA) 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하기 전부터 대단한 밴드였다는 이야기를 먼저 해야만 한다. 그래야 QOTSA 의 이야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Kyuss 는 스토너 사운드에 가장 선명한 색채의 미국색을 더한 밴드이자, 스토너 사운드가 얼터너티브 카데고리에서 맹활약을 하는 시금석을 마련했다. Kyuss 의 이들의 등장을 기점으로 미국 90-2000년대 둠/슬럿지/스토너 사운드의 방향성, 신세대들의 주목도가 엄청나게 변화 했다는 점을 부정 할 수 있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위대한 Kyuss 의 자양분에서 탄생한 밴드가 QOTSA 였고, 그들은 당연히 좋을 수 밖에 없던 운명을 타고나게 되었다. 멋드러진 카우보이 셔츠를 즐겨 입을 수 있는 몇 안되는 남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5-70년대 미국 컨트리/블루스/락앤롤 고전들을 섭렵하고, 그 유지를 잇는 뛰어난 송라이터인 동시에 미국 락의 고전들을 스토너 사운드에 적용 시킬 줄 아는 얼터너티브 함도 동시에 지닌 기타리스트 Josh Homme, 스토너의 근간이 약물임을 제대로 이해하고 언제나 무언가에 절은채 무대에서 언제나 처럼 중요부위(?) 만을 베이스 기타로 가린채 알몸 투혼을 빙자한 기행을 일상는 미친놈이자 그런 약물에 의한 파괴적 영감을 스토너에 십분 적용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베이시스트 Nick Oliveri, 이 두사람의 심각하고도 흥미로운 음악적 외도는 (QOTSA 는 분명 프로젝트 밴드로 시작 했었다) 90년대 스토너 사운드의 위대한 명작들을 탄생 시켰다. 그와 동시에 스토너 사운드가 모던하고 대중적인 사운드라는 점, 위대한 미국 클래식 락의 싱어송라이터의 전설을 잇는 것이라는 스토너의 의식변화를 성공하게 이르렀다.
이 정도의 위치라면 이 위대한 밴드를 탐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그들의 대표 앨범 혹은 최고의 앨범이 무엇인가에 대한 논쟁은 피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을 것이다. 이러한 자연스러운 탐구 과정은 매우 심각한 문제를 만들어 낸다. 이들의 최고작을 쉽게 뽑아 낼 수 없다는 것이다. QOTSA 의 최고의 장점이자 단점은 바로 “모든 앨범들이 수작인 동시에, 각 앨범들이 매우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다” 라고 할 수 있다. Kyuss 스타일을 그대로 잇는 가운데 짧고 캐치한 센스로 풀어 나간 미국 스토너의 전형적인 스탠다드이자 새로운 스토너 역사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셀프 타이틀 데뷔작 Queens Of The Stone Age (1998) 를 최고로 치는 사람도 많고, 사이키델릭 하드락 세계를 넘어서 인디락-모던락- 힙스터 문화의 일원들에게 스토너 사운드가 매우 힙한 사운드임을 알리다 못해 중독 시키며 그 쪽 일원들이 즐겨찾는 음악으로 만들어 버린 결과를 낳은 Rated R (2000) 도 만만치 않은 명반이라 이야기 할 수 있다. 하지만 본인의 선택은 밴드의 세번째 앨범인 Songs For The Deaf (2002) 를 최고작으로 손꼽고 싶다. 가장 영악하고, 다른 앨범들이 넘 볼 수 없는 다양한 장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Songs For The Deaf 가 발표 되면서 가장 눈에 확 들어 온 것은 무엇보다 QOTSA 의 대중적 라지에타가 터졌다는 점일 것이다. 그럴만 했다. Rated R 부터 시도한 고전 기타팝적인 코드는 이 앨범의 가장 큰 핵심으로써 본격적으로 진행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대중적 코드는 하나의 장점일 뿐이며, 가장 강력한 페이크일 뿐이다. 밴드의 두 브레인 Josh 와 Nick 은 그 어떤 앨범보다 자신들의 캐릭터를 가장 독하게 추구한다. The Byrds, CCR, The Beach Boys 가 생각 안 날려야 안 날 수 없는 고전 미국 락/컨트리적인 코드로 재미를 살살 보던 Josh Homme 는 때가 되었음을 감지하고 근사한 클래식 락 넘버적인 곡들을 마구 만들어 내기 시작한다. 거기에 적절한 얼터너티브/그런지라는 현대적 센스를 버무리며 현대적인 코드의 결과물로의 결과를 내 놓는다. 무엇보다 보컬 파트와 기타 멜로디/기타 리프의 흐름과 리듬을 매끈하게 다듬으려 엄청나게 노력 했음을 알 수 있는 보컬과 연주 파트의 완벽한 컴비네이션은 장르를 떠난 굉장한 음악적 산물이며, 그의 진정하고도 완벽한 캐릭터 확립을 해 낸 것임을 느낄 수 있다. Josh 가 위대한 싱어송라이터임을 증명한다면, Nick Oliveri 는 스토너가 가진 위험성을 알리며 더욱 자신의 페르소나를 강하게 만드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Motorhead 스타일의 터프한 질주감, 약에 취해서 행하는 발광과 발작, 약을 하지 않고서는 제 정신으로는 만들수 없는 것들에 대한 사운드화가 바로 그것이다. 이 두명의 극과극적인 개성 표현은 최악의 결론으로 나아 갈 것이라는 본능적인 추측이 이어지지만, 놀랍게도 그렇지가 않다. 이 둘은 개성표현의 극을 보여주는 동시에, 최고의 절충안 역시도 왕창 보여주기 때문이다. Josh 와 Nick 은 자신들의 개성을 매우 강하게 추구 하지만, 그와 별개로 상대방의 캐릭터적인/상대방의 캐릭터를 잡아 먹을 정도의 음악적 서포트 또한 만만찮게 보여주며 그 강도는 이 앨범의 또다른 백미로도 작용한다. Nick 이 선보이는 아기자기하고 캐치한 베이스라인, Josh 가 마구 휘갈기는 하드코어 펑크식의 리프와 역시 전직은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도프한 기타 솔로-애드립의 표출의 센스 넘침은 바로 그 증거이며, 이 앨범의 또 다른 매력이다.
Songs For The Deaf 는 무엇보다 “대중적/상업적으로 성공함” 이라는 사실이 가장 크게 알려져 있다. 그 말은 맞지만 이 앨범은 더 많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뛰어난 작곡 능력, 뛰어난 센스와 테크닉을 지닌 동시에 지금까지의 스토너와는 전혀 다른 연주력, 스토너 특유의 약물적 퍼즈쇼의 전통을 이어가는 동시에 하드코어 펑크적인 강력한 폭발력을 지닌 거친 사운드의 변모로도의 강한 매력 발산, 두 브레인 멤버들에 의한 극과극적인 매력 발산, 그러한 극과극적인 코드의 놀라운 레벨의 뛰어난 조화가 바로 그러한 것들이다. 이러한 장점들은 상업적으로 변화하고 성공한 사례뿐만 아니라, 둠/스토너/슬럿지 사운드를 즐기는 매니악한 팬들에게도 꽤나 큰 호평을 얻어내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토너 사운드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를 또 한번 혁신적으로 바꿔 내는데 성공했다는 점을 거론하고 싶다. Josh 와 Nick 은 최고의 아이디어, 최고의 객기, 최고이 호흡을 보여줬고, 이는 QOTSA 의 역사상 최고라 음악적 산물로써 판단 할 수 있는 업적임에 틀림이 없다. 그렇기에 본인은 이 앨범을 최고로 손꼽고 싶다. 그리고 이 앨범을 마지막으로 밴드의 리더 위치였던 Josh 는 약과 알콜에 절어 나날히 과도한 폭력행사를 부리는 Nick 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고 결국 그를 해고 하는데, 그 이후의 QOTSA 의 앨범 역시 뛰어 났지만 스토너의 어두운 면인 약물적인 느낌, 그리고 그 약물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네거티브한 매력들은 더 이상 찾아 볼 수가 없게 된다. 그래서인지 본인은 더더욱 이 앨범에 대해 애정을 쏟을 수 밖에 없다. QOTSA 의 최고의 앨범이자, 스토너 사운드 역사의 최고의 앨범, 스토너 사운드의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보여주는 앨범이라고 단언하고 싶다. 남들은 아니겠지. 근데 난 그렇다.
- Mike Villain
Go With The Fl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