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 – First Four EPs (Vice, 2010)

OFF! – First Four EPs (Vice, 2010)

Black Flag, The Circle Jerks 의 보컬리스트이자 캘리포니아 하드코어 펑크 페르소나를 논하는 데 있어서 하나의 독립되고 위대한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Keith Morris 가 주축이 된 밴드이기에 OFF! 는 등장과 동시에 엄청난 화제를 불러 일으킬 수 밖에 없는 존재 되겠다. 다른 멤버들이 Buring Brides, Rocket From The Crypt, Hot Snakes, Redd Kross 라는 걸출한 밴드 멤버 출신이라는 사실이 상대적으로 묻힐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말이다. 간간히 이런저런 하드코어 노장들이 깜짝 리유니언 쇼에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프로패셔널한 활동은 전무하지 않던가. Keith Morris 역시 그러 했었고… 근데 지금은 아닌가 보다. 왜냐면 OFF! 는 프로젝트가 아닌 메인 밴드로의 모습으로 너무나도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음악은 뭘 하냐고요? 뭐 다른거 있겠습니까…. 아무것도 첨가되지 않은 80년대 캘리포니아 하드코어 그대로의 그것이죠…

OFF! 는 캘리포니아 하드코어 펑크 초기의 방법론 그대로 활동을 시작했는데, 그게 뭐냐면 일단 곡이 되는데로 7인치를 내는 것이었다. 음악적 스타일도 활동 스타일도 존내 올드스쿨! 그에 걸맞게 2010년에만 4장의 EP 를 순식간에 내버린 이들은, 이 4장의 EP 를 묶어서 첫 풀렝스 앨범적인 느낌으로 발표 했는데 그것이 꽤나 컬트 클래식으로 롱런하게 되는 First Four EPs 가 되겠다. 그게 다다. 뭐 별달리 할 말이 없다. 그냥 80년대 초반 등장한 매시브한 느낌의 캘리포니아 하드코어 펑크를 시원스레 뽑아낸다. Black Flag, The Circle Jerks 하면 생각나면 짦고 후끈한 그거 말이다. 아마추어 냄새 진하다 못해 일단 저지르고 뒷수습 하는 막무가내 연주, 이러한 막가파 태도가 아주 기분좋게 다가올 정도로 단숨에 타들어가고 폭발하는 시원한 에너지, 음악적 부족함을 한방에 처리하는 프론트맨의 죽여주는 카리스마 (라고 읽고 미친듯이 소리 지르기고 몸부림 치는 지랄맞은 멋짐의 그거) 뭐 그런거 말이다. 80년대와 좀 다른 것이라고는 Keith 선생 이외의 멤버들이 90년대 펑크맨들이라 연주 패턴과 실력이 좀 좋다는 것 뿐?

80년대 하드코어 펑크 그대로를 했을 뿐이지만 반응은 다양한 연령대로부터 굉장히 뜨거운데… 그럴만도 하다. 알다시피 80년대 하드코어는 유난히도 컬트팬과 올드팬이 많은 장르이며, 또한 요즘 묘할 정도로 10-20대 펑크 팬들 및 힙스터적 리스너들이 이런 고전 하드코어에 유난히도 관심히 많은 지금 시기에 발표 되었기에 (Trash Talk, Fucked Up, Ceremony 같은 밴드들의 의외의 음악 진보 지식인적 집단들에 의한 호평과 인디/모던락 레이블로의 이적과 그쪽 팜에서의 활동을 생각하면 쉽죠?) 생각외의 큰 반응을 얻어 낼 수 있었던 것일듯. 하지만 힙스터 관점으로 하드코어 펑크를 취하려는 일련의 행동과 OFF! 역시 그렇게 받아들여 지고 있는 음악 외적 흐름은 오랜 하드코어 펑크 팬이라면 꺼림칙 하기는 하다. 버려진 히피 공동체에서 구사하던 음악이 뭔가 튀어 보이는 생각과 삶의 방식과 패션을 취하는 힙스터와는 어울리지는 않는다. 확실히. 그리고 절대로. 반질반질한 실력과 센스와 첨단 테크놀로지로 만들어 진 이들의 비디오클립을 보면 머릿속이 꽤나 복잡해 지는건 비단 나만의 의견은 절대 아닐듯 싶다. 이러한 흐름은 이모의 틴에이져화와 데스메탈의 데스코어화에 따른 틴에이저화에 이은 또 다른 펑크의 그릇된 변화상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는 않다. 80년대 하드코어 펑크의 참맛을 다시금 프로패셔널 하게 들을 수 있는건 좋다. 하지만 그것이 너무 요즘 잘난 허세 친구들 생각대로 튜닝 되어서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 해 대는 거슬리는 흐름의 불꽃에 기름을 콸콸 붓는듯해 좀 껄끄럽기도 하다. 하드코어 펑크 역시 빠들이 문제인건가? 그렇지만 좋은쪽으로 생각 해야겠지요? 결론은 하드코어 펑크 노스텔지어의 프로패셔널한 구현이라는 좋은 결론으로 남겨 둡시다!

- Mike Vill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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