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unterparts – The Current Will Carry Us (Victory, 2011)

Counterparts – The Current Will Carry Us (Victory, 2011)

캐나다의 하드코어는 만만치가 않다. 80년대 초중반의 하드코어 펑크의 흐름과 동시에 등장한 D.O.A. 를 시작으로 다이하드한 밴드던지, 대중적인 밴드던지 상관없이 괜찮은 밴드들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기에 그러하다. Comeback Kid, Cancer Bats, Alexisonfire, Career Suicide, Fucked Up, Silverstein, Grade, SNFU, Billy Talent, Figure Four, Cursed, No Warning, Subhumans, Propagandhi 등등등… 세계적인 명성을 날리고 있는 밴드들을 얼추 살펴 본다면 다양한 서브 장르적 구비와 각기 다른 음악적 개성에 놀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진정 놀라운 점은 계속해서 그런 실력파 밴드들이 나온다는 점에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 출신의 Counterparts 역시 그러한 밴드다. 그와 동시에 실력만으로 이야기 하자면 40여년의 캐나다 펑크/하드코어 역사에 있어서 상위 포지션을 차지 하고도 남을 무서운 기량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Counterparts 는 2007년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결성, 지금까지 두장의 풀렝스를 발표 한 바 있으며, 2011년작 The Current Will Carry Us 을 통해서 준-메이저 필드에 갓 데뷔하여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애송이 밴드다. 준-메이저 필드에 올라오기 까지의 스토리도 매우 조용한 편이었다. 데뷔 풀렝스 Prophets (2010) 가 괜찮은 반응을 거뒀고, 이를 눈여겨 본 Victory Records 가 픽업하여 2011년에 2번째 앨범을 발표하며 준-메이저 필드에 올라온 것이 전부다. 하지만 이들의 두번째 앨범 The Current Will Carry Us 는 어디서 이런 대단한 밴드가 소리 소문없이 확 튀어 나왔는지 놀랄만한 작품이자, Counterparts 라는 밴드가 데뷔 앨범에서 보여준 앞으로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의 예상 범위를 넘어서, 단숨에 하드코어계를 긴장 시키는 밴드로 올라서는데 전혀 문제가 없는 놀라운 발전을 보여주는 앨범이기도 하다. 또한 “상업적으로는 뭔가 되지만, 음악적으로 매우 뭔가 대단히 잘못 된 하드코어” 만을 고집하며 진정성을 잃어가던 Victory 의 픽업이라는 전혀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제대로 된 하드코어를 들려주는 밴드와 앨범이라는 점도 중요하기도 하고 말이다.

The Current Will Carry Us 의 앨범은 다이내믹하고 헤비한 하드코어의 클리셰 총 집합인 동시에, 그 클리셰를 얼마나 새롭게, Couterparts 만의 컬러로 만들어 내느냐에 매진하고 있는 앨범이다. 이는 많은 신예 하드코어 밴드들이 노리는 왕도적인 것이지만, Counterparts 라는 밴드가 내 놓는 결과물은 매우 놀라울 정도로 새롭다. 모쉬코어로 대표되는 헤비함, 그에 걸맞는 그루브, 메탈코어적인 것이지만 지금까지의 메탈코어와는 다른 개성적인 메탈/하드코어적 감각, Taken 이나 Shai Hulud 와 같은 전설적인 밴드들을 바로 떠오르게 만드는 뛰어난 감성적 코드와 테크니컬한 연주의 대폭발과 그에 걸맞는 복잡하고도 완벽하게 짜여진 프록 성향의 악곡, 그리고 그러한 모든것을 Counterparts 라는 밴드만의 것으로 귀결 시키기 위한 집요함이 멋지게 뒤엉키고 있기 때문이다. 데뷔 앨범에서는 그저 멜로디컬한 감각이 괜찮은 메탈릭 하드코어 정도였는데, 단 한장만에 이렇게 큰 것을 노리는 밴드로 대대적인 야심을 보이는 것 만으로도 매우 놀랍다. 하지만 정말 놀라운 점은 저러한 다양한 것들이 꽤나 높은 퀄리티로 정리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다른 아이콘 밴드들의 음악적 특징을 빌려 왔지만, 그들과는 확실히 구분되는 그들만의 개성으로” 말이다. Shai Hulud 스타일의 복잡한 구성과 빈번한 템포/연주패턴 체인지를 뼈대로 삼지만, 그들과는 다른 스트레이트함과 캐치함을 내세운다. 뒤집어서 생각하면 조금 복잡하고 헤비한 코드의 Comeback Kid 와 같은 느낌을 전해주기도 한다. 그렇게 상반되는 두가지 느낌이 동시에 터져 나오는 가운데, 중간중간 적재 적소에 박힌 이모셔널한 코드의 애드립, 스트레이트 하면서도 한곡 안에 매우 다양한 곡 패턴을 선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이모셔널 하드코어의 전설 Taken 과 같은 컬트적 개성의 밴드를 연상 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느낌이 비슷할 뿐” 이라는 점을 청자에게 쉴 새 없이 전달 한다는 점이다. Counterparts 는 다양한 하드코어 레전드들의 클리셰를 거침없이 참고하고 사용 하지만, 절대 똑같이 베껴내지 않는 음악적 결벽성을 보이는데 주저함이 없다. 모든 트랙에서 그런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A 부터 Z 까지 꽤나 높은 완성도와 설득력으로 만들어 놓았다. 2번째 앨범에서 이러한 재능과 센스를 보이기에 더욱 놀랍다. 그리고 이러한 개성이 원동력이 되는 뛰어난 센스의 메탈-하드코어 헤비 리프 센스, 감각과 테크닉과 개성의 삼위일체를 보여주는 뛰어난 드럼 패턴의 현란함은 꽤나 신경써서 체크 해야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왜냐면 앞서서 계속 언급한 Counterparts 만의 개성이 뛰어난 연주 테크닉과 센스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특히 Anthrax 와 같이 심플한 스트레이트-리드미컬한 리프로 뛰어난 개성을 만들어 내는 부분이나, 테크니컬 익스트림 메탈 밴드들이 추구하는 현란하고 자비심 없는 느낌의 급박한 비트에 관심이 있다면, (거기에 하드코어에 관심이 있다면) 이 앨범에 주목하는것도 좋다. 그러한 것들에 대한 양질의 하드코어적 카운터 블로우라고 평하고 싶을 정도로 테크닉과 개성에 있어서 무언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 아쉬운 점은 The Current Will Carry Us 가 뛰어난 실력에 비해서 조금 많이 묻혀지고 있다는 점이다. 메탈릭 하드코어에 대한 관심은 음악적 한계성 때문에 몇년전부터 꽤나 관심 및 음악적 평가가 박해진지 오래이고, 소속 레이블인 Victory 의 서포트도 예전같지 않은데다가 최근들어 음악적 삽질을 연타로 터트리고 있어 안티만 늘어간다는 점에 만만찮게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행적인 흐름에 상관없이 뚝심있게 딥하게 광범위하게 파는 메탈/하드코어 팬들과 언론으로 부터 굉장한 호평을 얻는 앨범이 The Current Will Carry Us 이라는 점도 무시 할 수가 없다. 본인 역시 이 앨범에 대해 칭찬을 할 수 밖에 없다. 단 두장만에 아이콘적인 위치의 하드코어 밴드들의 클리셰를 자유자재로 구사 하면서도, 자신들만의 개성을 덧대서 그러한 아이콘들의 위치에 있어서 사정권 안에서 추격하려는 야심을 숨기지 않으며 냉정한 판단에서도 추격권 안에 드는데 전혀 문제가 없는 음악적 탄탄함은 절대로 그냥 넘어 갈 수 없는 대단한 것임에 틀림없다. 메탈릭 하드코어가 더 이상 보여 줄 것이 없다? 어느정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Counterparts 은 아니다. 절대 아니다. 이 정도면 반드시 체크 해야만 하는 레벨임에 틀림이 없다. 한마디만 더 하고 끝내겠다. 하드코어에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이들과 이 앨범을 체크하라.

- Mike Villain


Jumping Sh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