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s Series #09] 밀레니엄 헤비니스 클래식 100선 Part.4 (50위 – 24위)
50위 : Porcupine Tree – Deadwing (Lava, 2005)
6-70년대 사이키델릭/프로그레시브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기 위한 밴드로 시작한 이들은 앨범을 거듭 발표하며 모던락, 인디락, 기타팝/파워팝, 얼터너티브 락, 메탈, 모던 헤비니스, IDM 계열의 일렉트로닉스를 서서히 섭취하고 자기화 시키며 프로그레시브 락을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변화 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용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90-2000년대 락 음악을 이야기 하는데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시대의 아이콘으로 거듭나게 된다. 특히 메이저 레이블과 계약 한 후 발표한 앨범들은 헤비함-대중성-모던화에 본격적으로 매진하며 음악적인 부분과 상업적인 부분 모두에 있어서 최고의 결론을 내 놓으며 커리어 하이를 찍기 시작하며 더욱 더 위용을 발산했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위치에 존재하는 앨범은 바로 본작이다. 난이도가 높지 않은 깔끔하고 파퓰러한 팝 구성은 최고조로 발휘 되었으며, 그러한 친근함과는 전혀 다른 심오한 주제, 커다란 스케일, 치밀한 구성, 헤비한 음악에서의 컬트함, 프록이라는 음악으로의 컬트함, 그 둘의 공존과 상승효과 등 만만치 않은 혁신적인 사운드의 결론들 역시 두말 할 나위 없이 대단하다. 그 중에서도 다양한 특징들의 중심을 꿰뚫는 헤비함은 많은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프록의 모던 헤비니스/얼터너티브 메탈화, 그로 인한 프록의 모던화 및 펑크에 뿌리를 둔 프록 밴드들과의 비교로 인한 모던 프록의 이미지 상승효과, Opeth 나 Anathema 와 같은 어두운 멜랑콜리함을 지닌 익스트림 프록 계열의 밴드들에게 새로운 터닝 포인트의 힌트 제공, 그리고 그러한 밴드들의 러브콜에 의한 합작 (밴드의 리더 Steven Wilson 는 많은 프록 성향의 익스트림 메탈 밴드들의 프로듀서로 활약했다) 과 프록 성향을 지닌 모든 90-2000년대 메탈 음악을 논하는데 있어서 빠질 수 없는 대단한 결과물들의 존재감, 그로 인해 시작 된 익스트림 메탈 애호가들의 관심과 같은 후폭풍등이 바로 그 많은 의미다. 솔직히 이들의 헤비함은 온갖 미친놈들이 판치는 2000년대에 어울릴만큼 헤비하진 않다. 하지만 음악적인 측면을 기준으로 하여 논한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이 밴드가 수많은 프록 성향을 지닌 익스트림 메탈러들에게 준 영향과, 그 영향으로 인해 탄생 된 결과물들은 너무나도 굉장하기 때문이다. 블루스가 헤비메탈의 탄생에 기여했고 펑크, 하드코어, 얼터너티브/그런지, 테크노, 재즈 등이 메탈 음악에 큰 영향을 주었듯이 프록도 그러하다라는걸 보여주는 앨범이다. 6-70년대의 방법론이 아닌, 그 시절과 많이 다른 90-2000년대 방법론으로 말이다. Porcupine Tree 라는 밴드의 앨범들은 모두 굉장하나, 그 중 다양한 장르에 대한 완벽한 믹스쳐와 매우 즐기기 쉬운 파퓰러함 까지도 자랑하는 본작은 가장 의미가 있는 한장이다. 이 앨범보단 전작들이 2000년대 메탈 흐름에 큰 영향을 주었지만, 전작들보다는 이 앨범이 더 뛰어나며, 이 앨범이야말로 수많은 프록 성향의 익스트림 메탈이 어떤 부분에서 영향을 받았는지, 왜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한 의문이 한방에 풀리기에 제일 의미가 있다. 그런 앨범이다.
Lazarus
49위 : The Haunted – One Kill Wonder (Earache, 2003)
멜로딕 데스메탈이라 불리우는 예테보리 메탈은 In Flames 가 보여 준 멜로딕한 부분의 강조와 모던한 사운드로의 변화, 그리고 쓰래쉬 메탈의 모던화라 할 수 있는 빠르고 공격적인 부분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후자에 속하는 밴드들은 행보는 전자 밴드들의 행보보다 큰 족적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꼭 한번 경험을 해 봐야만 하는것도 사실인데, 그 중에서도 최고의 작품은 뭐니뭐니 해도 본작이다. 예테보리 사운드의 모든것이자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At The Gates 가 내부의 문제로 인해 아쉽게 해산하자, 밴드 내에서 음악을 담당하던 Bj?rler 형제는 새로운 밴드를 바로 결성했는데, 바로 그 밴드가 The Haunted 다. At The Gates 가 가지고 있던 쓰래쉬 메탈적인 요소를 극단적으로 밀어 붙이는 한편, 멜로딕 데스메탈 특유의 캐치한 센스를 적당히 끌어 당기면서 격렬한 포커스로의 모던화를 시도했는데, 그 중 3번째 앨범인 본작은 최강이라 할 수 있다. 심플하고 극단적인 다운피킹 퍼레이드는 물론이거니와 멜로디를 적극 이용한 리드미컬함, 그루브함까지 시도하며 80년대 부터 2000년대까지의 모든 쓰래쉬 메탈 및 그와 관계된 장르적 특징을 모두 구사했고, 스타일의 다양화 덕택으로 80 레트로 쓰래쉬 필링 및 90년대 쓰래쉬의 캐치/리드믹한 변화의 재현도 있었고, 무엇보다 “새로운 스타일을 구사” 라고 할 수 있는 현대적 감각까지 구비 해 내는데 성공했다. 빠르고 타이트한 연주를 더욱 더 살려주는 각 파트의 남다른 질주 감각과 타 멤버와의 호흡 역시 빠질 수 없고 말이다. 예테보리 사운드의 과격 & 모던화의 본격적인 터닝포인트이며, 지금까지도 깨어지지 않는 예테보리 과격하의 최고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앨범 되겠다. 모던 쓰래쉬 클래식으로도 빠질 수 없기도 하고 말이다.
D.O.A.
48위 : Comeback Kid – Wake Up The Dead (Victory, 2005)
캐나다 하드코어를 논하는데 있어서 빠지면 섭한 밴드라 할 수 있는 메탈릭 하드코어 대명사 Figure Four 멤버들이 재미를 위한 프로젝트로 시작 된 밴드가 Comeback Kid 였다. 하지만 이들이 만든 사운드는 재미 추구와는 거리가 먼, 하드코어를 논하는데 있어 빠질 수 없는 굉장한 터닝포인트가 되고야 만다. 헤비하고 다이하드한 Figure Four 와는 달리, 80 올드스쿨 하드코어 펑크의 캐치한 구사를 통해서 프로젝트만의 색다른 것 해보기에 충실했는데, 바로 그 “캐치함” 이 엄청난 것을 남기고야 말았다. 올드스쿨 하드코어 펑크 특유의 스트레이트한 매력의 폭발이 캐치한 보컬라인 & 심플하지만 임팩트한 멜로디컬 애드립이 적재적소에서 터지자, 80 하드코어가 가진 문제이자 해결하지 못한 문제였던 “긍정적 모습의 하드코어 대중성 확보” 가 이루어졌고, 이는 데뷔 앨범부터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게 된다. 두번째 앨범은 소포모어와 거리가 먼, CBK 의 모든것을 정의하는 최고의 순간이었다. 하드코어도 워낙에 다이하드한 음악이고, 태동기 부터 스피드에 매진하다 못하 그것이 전부일 정도로 골수적인 태도를 지닌 컬트한 음악 세계관을 자랑 했지만, 이 앨범에서 보여준 80 US 올드스쿨 하드코어의 대중화는 매우 긍정적인 것이었다. 밴드의 과도한 주목은 애들이나 좋아하는 그릇된 하드코어로 분류되는 현상도 일어났었다. 그러나 이 앨범만큼 긍정적이면서도 최고이 결론이라 이야기 할 수 밖에 없는 대중화도 없으며, 애들이나 좋아하는 그릇된 하드코어를 듣는 애들에게 그나마 제대로 된 하드코어를 제대로 들려주며 이쪽 세계의 진짜배기에 대해 관심 가지도록 만든 밴드도 없었다는 점에서 이 앨범의 가치는 매우 대단하다라고 할 수 밖에 없겠다. 취향의 호불호는 있어도, 음악적 가치의 호불호 만큼은 있을수가 없는 그러한 앨범 되겠다.
Wake Up The Dead
47위 : Napalm Death – Smear Campaign (Century Media, 2006)
그라인드코어의 발명자들 중 하나이자, 그 중에서도 가장 뛰어났고, 가장 변화에 대해 두려워 하지 않았으며, 과거를 쉴 새 없이 긍정적으로 갱신하는 음악적 행보를 보여주는 Napalm Death 였지만, 90년대 부터는 꼴이 진짜 가관 그 자체였다. 그루브함을 강조하며 새로운 스타일을 개척했고, 긍정적 결론을 내렸던 90년대 초반과는 달리, 90년대 중반부터는 Napalm Death 라는 밴드의 기준이 아닌, 헤비한 모든 음악의 기준에서조차 영 아닌 결론들을 양산 해 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자신의 커리어 그 자체와 동일시 되던 Earache 의 결별 (이라 쓰고 해고라고 읽고 이해하면 됩니다) 까지 이어졌다. 모두들 할 만큼 했으니 이제 남은건 해산이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밴드는 그때부터 부활의 칼을 서서히 갈아왔고, 생각보다 매우 빠르고 임팩트 하게 위기를 처리하고야 만다. 밴드는 2000년대 그라인드코어 밴드들이 시도하는 새로운 것들을 흡수하는데 있어서 매우 유연한 사고를 보여줬다. 패스트코어/파워바이올런스와 같은 과격한 펑크 어프로치의 시도, 과격함 속에서도 반드시 구사하고 마는 그루브-리듬-캐치함, 그러한 것들을 기반으로 해서 탄생되는 그라인드코어의 새로운 면모등을 시도하고 자기것으로 만들고 어레인지 하는데 있어서 매우 부지런 했다. 그 중 가장 굉장했던 것은 2006년작이자, 밴드의 13번째 앨범인 본작이다. 3장의 정규작과 1장의 커버 앨범에서 새로운 면모를 있는데로 다 쥐어짜냈고, 재탕도 충분히 해서 새로울 것이 없을거라 예상되던 가운데 나온 앨범이지만, Naplam Death 의 모던화에 가장 뛰어난 결론을 보여 주고야 마는 앨범 되겠다. 펑크의 사용과 다양한 템포-그루브의 사용으로 인한 모던화와 Napalm Death 하면 생각나는 것들의 구비는 무엇보다 최고였고, 무엇보다 다양한 곡들의 구색에 있어서도, 과격함의 척도에 있어서도 최고의 결론을 보여주었다. 한마디로 2000년대 Napalm Death 를 대표하는 앨범이다. 간단히 말해서 밴드의 중요 변화의 이정표 중 하나다. From Enslavement To Obliteration (1988), Harmony Corruption (1990), Fear, Emptiness, Despair (1994) 그리고 이것이다. Napalm Death 를 이해 하는데 있어서 꼭 경험해야 하는 작품이라는 말 되겠다.
When All Is Said And Done
46위 : Shining – Blackjazz (Indie Recordings, 2010)
Jorn Zorn, Naked City, Melvins, Mr. Bungle/Mike Patton 과 같은 작자들에 의해 프리 재즈 계열은 의외로 헤비한 음악적 표현과 믹스쳐에 대해 범상찮은 결론들을 내 놓았고, 그러한 기괴한 퓨전으로 탄생 된 헤비함은 케이오틱 하드코어나 매쓰코어, (Meshuggah 와 같은) 익스트림 프록 메탈 탄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많은 재즈-헤비뮤직 퓨전/변화 중에서도 독보적이며 차원이 엄연히 다른 존재가 하나 있는데, 바로 2000년대 후반 들어서 범상치 않은 월드와이드 충격을 준 바 있는 노르웨이의 Shining 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노르웨이 왕립 음악대한 재즈학도라는 매우 인텔리전트 부류로 시작한 이들은, 온갖 악마적 음악이 존재하는 노르웨이라는 나라 출신답게 다양한 메탈적 어프로치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이는 밴드의 색채를 어쿠스틱 프리-재즈 밴드이서, 인더스트리얼 메탈-하드코어 테크노-프록/테크메탈 재즈 퓨전 밴드라는 극단적인 기괴함의 밴드로 타락(?) 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그 행보중에 최고봉은 2010년작 Blackjazz 다. Marilyn Mason 스타일의 인더스트리얼 메탈이 뼈대지만 그것은 함정일 뿐, 캐치한 흐름에 변화를 주어야 겠다고 생각되면 갑자기 튀어 나오는 프리-재즈 특유의 즉흥적/체계적/파괴적/혼돈적인 감각의 헤비 리프/일렉트로 건반의 광분, 그리고 이것을 거드는 프리-재즈 섹소폰 솔로의 적재적소의 난입은 말 그대로 혁신 & 충격 그 자체다. 또한 그와 비슷한 임팩트함을 자랑하는 60년대 재즈락과 프록과의 상관관계를 인더스트리얼 메탈/익스트림 테크메탈/하드코어 테크노로 멋지게 유린하는 부분 또한 귀 귀울일만 하다. Weather Report, King Crimson, Goblin, Kraftwerk 와 같은 다양한 고전들에 대해 Nine Inch Nails, Jorn Zorn, The Prodigy, Melvins 와 같은 현대 음악 스타일로의 긍정적 능욕 역시 장난이 아니게, 멋지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이러한 기괴함과 혁신성은 재즈와 메탈 양쪽에서 반응이 왔고, 2000년대 들어서 뜸했던 재즈와 락 음악의 교류는 다시금 시작 되려 하고 있다. 이 부분이야말로 대단하다 라고 할 수 있겠다. 이들은 또 하나의 새로운 흐름과 세력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The Madness And The Damage Done
45위 : Shai Hulud – Misanthropy Pure (Metal Blade, 2008)
하드코어에 익스트림 메탈의 헤비함을 더해 더욱 더 헤비한 하드코어를 만들어 낸 것도 대단하지만, 그와 동시에 강력한 터프함과 공존하고 있는 멜로디컬한 감성라인의 존재감과 프로그레시브 메탈에 직접적으로 영향받은 복잡하고 치밀한 구성 & 하드코어라는 장르에 어울리게 테크니컬한 연주를 응용/배치하며 매우 혁신적인 밴드로 큰 충격을 주었던 Shai Hulud 는 90-2000년대 하드코어를 논하는데 있어서, 혁신적인 2000년대 헤비니스 사운드를 논하는데 있어서 절대로 빠질 수 없는 대단한 존재다. 하지만 밴드는 잘 되지 못했다. 밴드는 매우 뛰어나고 독창적인 하드코어, 그 이상의 것을 들려주며 굉장한 호평을 얻었다. 그러나 그 호평을 안정적인 부와 명성의 창출과 그를 바탕으로 한 상승효과를 낼 수 없는 가장 큰 문제인 “계속되는 보컬리스트 교체” 로 인해 자신들을 알리는 수단 중 가장 효과적인 투어 활동을 충분히 할 수 없었고, 이는 밴드의 존폐까지 나아갔다. 그러나 죽으란 법은 또 없는 법. 길고 고된 노력끝에 새 보컬리스트를 확보했고, 확보 하자마자 만든 앨범인 Misanthropy Pure 가 최고의 결론을 내리게 되며 화려한 재기에 성공하며 제2의, 진정한 의미의 전성기를 구가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터프함과 감수성의 콤비네이션은 여전했고, 복잡하고도 치밀하게 돌아가는 구성과 테크닉 구사는 좀 더 스무스하고도 캐치하게 변화하며 더욱 더 Shai Hulud 의 음악적 레벨과 개성과 매력을 무르익게 만들었으며, 직선적 터프가이와 고뇌하는 젊은이의 모습을 모두 가진 복잡미묘한 내면 구사를 보여주는 가사의 가세 역시 예전과 마찬가지로 충분히 색채를 보여주며 재기를 할 수 있느냐가 아닌, 최고냐 아니냐를 논하는 자리까지 넘보게 된다. 이 앨범을 기점으로 꽤나 실력과 명성에 비해 너무나도 성과를 거두지 못한 Shai Hulud 는 본격적인 2000년대 하드코어씬을 대표하는 최고의 밴드로 완벽하 자리매김을 하게 된다.
Misanthropy Pure
44위 : Animosity – Animal (Metal Blade, 2007)
데스메탈과 하드코어의 만남인 데스코어는 펑크와 메탈의 언더그라운드 대표주자들의 매력적인 만남이었지만, 어린 팬들의 과도한 서포트와 그러한 열기에 비해 너무나도 처참한 음악적 추락을 너무나도 빨리 보여주며 “그릇된 메탈/하드코어의 크로스오버의 예” 로 평가절하 당하게 되었었다. 하지만 재밌게도 제대로 뭔가를 보여주며 이러한 이미지가 진실이 되지 않게끔 한 진정한 의미의 어린 거장들도 꽤나 존재했는데, 그 중 최고의 모범사례는 바로 Animosity 다. 동네에서 꽤나 깐죽깐죽 거리며 노는 애들이라 생각 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화려함-과도함-양아치 파워-미국식 코메디 성향이 난무하는 비주얼을 자랑하며 “이 빌어먹을 애새끼들이 메탈 밴드 맞는가?” 부터 의심하게 되지만 말이다. 생긴게 웃긴 짜장 짬뽕 종자들이라 그렇지, 음악은 제대로다. 쉴 새 없이 머신건-블라스트 비트를 질러대며 충실한 부르탈리즘을 만들어 내고, 과격한 페이스 안에서도 리드미컬함과 그루브감 캐치함을 언제나처럼 꼭 챙기며 듣는 재미를 만들고 있으며, 익스트림 메탈과 메탈릭 하드코어의 감각을 매우 나이스한 타이밍에 교체/믹스 해대며 데스코어라는 장르가 보여줘야 할 것을 모두 보여준다. 언더그라운드 밴드의 영원한 밑천은 실력 지상주의, 그러한 밴드들이 대개 가지기 싫어하는 10대만의 피끓는 패기의 똘끼가 제대로 멋지게 뒤엉킨, 말 그대로 어린 부르탈 사운드 데스코어에 가장 이상적인 결론이라 할 수 있겠다. “최고의 데스코어 앨범이다” 라고 정의 해야만 하는, 그러한 앨범이다.
Toothgrinder
43위 : God Forbid – IV: Constitution Of Treason (Century Media, 2005)
God Forbid 는 2000년대 미국 메탈의 새 장을 여는 수많은 밴드들과 같이 시작한, 한마디로 파이오니어급 밴드다. 허나 이 밴드는 스타급 밴드가 되지 못했다. 음악 실력이 딸린다면 그러한 위치는 정당하겠지만, 이들은 음악성도 굉장한 밴드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메탈 세계에서 은근히 인기 없는 유색인종이 대부분인 밴드라 그럴 것이다.) 지금까지 모든 앨범들에서 대단히 혁신적인 팀컬러와 뛰어난 테크닉과 팀웍을 지니고 있는데, 왜 이리 인기는 박한 것인가 생각하게 만들지만, 이 앨범은 그 중에서도 그러한 의문감의 차원을 달리하는 작품이다. 80년대 쓰래쉬와 90년대 그루브 메탈을 동시에 짊어지고 이어가는 진정한 메탈 후예라고 생각 해도 될 정도의 강렬한 메탈적 임팩트, 그 어떤 A급 밴드를 거론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엄청난 메탈/하드코어 믹스쳐 감각 및 실력, 2000년대 메탈을 대변하는 스타일/테크니션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불꽃을 뿜어내는 기타 & 드럼 파트, 엄청난 파워와 카리스마를 지닌 보컬까지 완벽하며, 911 테러/이라크 전쟁으로 시작 된 “잘못된 길을 걸어가고 있는 미국주의” 에 대한 분노와 일침을 담은 메탈/하드코어 성명서라는 컨셉과 그에 충실한 메시지 구축까지 완벽하다. 그와 동시에 가장 평가 절하당한 2000년대 메탈 앨범이라는 점도 이야기 하고 싶다. 이 앨범 발표 당시는 워낙에 메탈 장사가 잘 되던 시기였고, 메탈 음악 언론과 레이블들은 인기밴드에 대한 집중 포커스 & 비주얼이 되는 밴드들에 대한 집중 포커스, 한마디로 돈이 되는 밴드들에 대한 집중 포커스로 인해 실력이 있는 밴드들은 이상하리 만큼 조명을 받지 못했고, 그 중에서도 가장 아쉬운 위치의 밴드와 앨범이 바로 이들이고 이 앨범이기 때문이다.
To The Fallen Hero
42위 : A Life Once Lost – Hunter (Ferret Music, 2005)
A Life Once Lost 역시 (바로 전에 소개한 God Forbid 와 마찬가지로) 2000년대 미국 메탈의 새로운 장을 연 파이오니어였고, 그와 동시에 성공을 거두는 밴드들 못지않은 음악적 파괴력을 행사하는 밴드였다. 밴드는 써든락적인 뿌리의 그루브 메탈의 구사와 하드코어와의 적절한 믹스를 행하며 딱 들어도 이들이라 눈치 챌 수 있는 색채를 만들었으며, 그로 끝나지 않고 매쓰코어와도 이어지는 기괴한 박자감각과 트리키한 기타 플레이에도 꾸준한 애착을 가지며 밴드의 오리지널리티로 승화하는데 있어 꽤나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여 주었었다. 3번째 정규작인 본작은 이들의 독특한 행보에 가장 확실한 한방이었다. 써든락과 그루브메탈의 콤비네이션과 하드코어 가미는 좀 더 강해졌고, 이는 Pantera 나 Lamb Of God 의 유사품으로 보이며 많은 헤비 리스너들로 하여금 조금 좋지 않은 꼼수적인 시선을 확보 해 두고서는, 전작들만큼 전면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전체적인 리듬웍과 솔로 파트에서 빛을 발하는 매쓰코어/케이오틱 하드코어적인 개성을 십분 보여주며 그 시선 확보를 절대 놓치지 않으며 결국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내고야 마는 능글맞음이 일품인 앨범이 본작이다. 전형적인 2000년대 미국 메탈의 텍스쳐이자, 2000년대 미국 메탈의 텍스쳐에 반기를 드는 요소를 적절히 가미한, 그리고 생각보다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희귀한 두 세계관의 공존과 믹스를 제대로 해 낸 쾌작이라 할 수 있는 독창성까지 가진, 말 그대로 허허실실한 명작이다. 꽤나 약지만, 헤비니스 팬이라면 그 약음에 속아주는것도 예의일 것이다. 그만큼 재미 하나만큼은 보장하니까.
Vulture
41위 : Mayhem – Ordo Ad Chao (Season Of Mist, 2007)
징그러울 정도로 스타일을 고수하건, 파격적인 변화를 고수하건 블랙메탈 파이오니어들이 인정을 받으며 앞으로 나아가며 좋은 결과물을 내린것은 사실이다. 허나 진정한 시작점인 Mayhem 의 경우는 아니었다. 이들은 무엇을 하던 고립만 되었다. 예전 스타일을 고수하던,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건 언제나 Euronymous 시절만큼 못하다, Euronymous 이 그립다 라는 말만 나왔다. 하지만 이들은 계속 변화를 시도했고, Euronymous 시절만큼의 독한 면모를 보여주려 노력했다. 그리고 결과도 거의 다 좋았었다. 그 중 최고의 결과물이 기록 된 것이 이 앨범이다. 어둡고 사악하고 지저분하고 로우한 초기 시절의 프로덕션과 격렬함, Euronymous 사후 앨범들에서 시도된 다양한 스타일의 구비와 무르익음-과격함을 배제하고 분위기로 승부하며 생기는 독창적인 사타닉 엣모스페릭 감각으로 탄생되는 음악적 깊이의 새로움이 겸비 된, 한마디로 Mayhem 이라는 밴드가 가진 총체적 난국의 돌파 및 지금까지 해 온 음악적 여정을 한방에 정리하는 결과를 내린것이 본작이었다. 다양한 의미와 후폭풍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음악적 퀄리티로만 논한다면 De Mysteriis Dom Sathanas (1994) 를 넘는 결과물이었다. 아쉽게도 Mayhem 은 이 마저 부정 당하게 되는 분위기에 휩싸였다. 하지만 Mayhem 의 음악적인 최고 순간을 기록 했음에 대한 호평 역시 만만찮게 조성 되었다. 결국 그들의 승리로 끝나며 블랙메탈은 진정한 의미의 그란도시즌을 외치게 되었다.
Wall Of Water
40위 : Ihsahn – The Adversary (Candlelight, 2006)
수많은 블랙메탈 파이오니어들이 2000년대 들어오며 음악적인 한계에 봉착했고, 결국 멋진 마지막 앨범을 선보이며 하나 둘 퇴장 해 갔다. 블랙메탈 파이오니어 중에서도 특히나 남달랐던 밴드 Emperor 의 경우도 그러했지만, 조금은 특별하다. 그들은 가장 위대한 퇴장을 보여주는 동시에, 지금까지의 블랙메탈의 고정관념과 거리가 먼 새로운 블랙메탈을 만들기 위해서 그 어떤 밴드들보다 먼저 새로운 밴드의 결성 및 활동에 대해 누구보다도 먼저 움직였다. 다양한 밴드들이 전개 되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뛰어난 동시에 블랙메탈 애호가라면 반드시 체크 해야만 할 정도의 결론을 내린것은 Emperor 의 리더, Ihsahn 이었다. 과격함이 우선이었던 Emperor 와는 달리, 부가적 요소인 (하지만 Emperor 만의 위대함의 원동력이 되는) 양질의 오케스트라 파트 제작, 고전 프로그레시브에 대한 탐구와 재해석에 포커스를 집중적으로 맞추었다. 그 결과 60년대 있었던 고전 메탈/하드락/프록 시대에 있었던 거대한 스케일과 그에 걸맞는 천재적 색채의 부활 및 블랙메탈의 고전 탐구화/트리뷰트와 그로 인한 패러다임 시프트로 인한 새로운 방향이 만들어졌으며, “방향제시와 동시에 결판이 났다” 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음악적 결론으로 마무리를 내리며 남다른 위용을 과시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그 당시 완벽하게 자리매김 하던 익스트림 메탈의 프록화 및 고전 메탈화에 대한 부분에서도 굉장히 새로운 스타일의 난입자로 나름 강렬한 충격을 주며 그 바닥을 좀 더 긴장케 만드는 효과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는 점도 중요하다. 이 앨범으로 인해 모든 메탈의 역사와 스타일을 꿰뚫고 있는 동시에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 시키는데 엄청난 재능을 지닌, 그저 블랙 메탈 히어로만이 아닌 Ihsahn 의 평가 역시 모자람 없이 완벽하게 이루어지기도 했다. 블랙메탈이라는 장르적 카데고리, 자신이 행하던 것들에 대한 완벽한 표현과 제대로 된 평가가 이루어진 이 앨범이 어찌 아니 위대하다 할 수 있겠는가? 블랙메탈의 다소 파격적인 변화에 있어서 가장 좋은 시도와 결론, 피드백이 이루어진 명작 되겠다.
Invocation
39위 : Katatonia – The Great Cold Distance (Peaceville, 2006)
쉴 새 없이 그리고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변화와 발전을 해 나간 멋진 밴드는 많지만, 그 중에서 Katatonia 의 존재감은 확실히 남다르다. 아방가르드/엑스페리멘탈리즘/프로그레시브 사운드의 도입, 파퓰러한 감각에 대한 집착,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 된 멜로딕 데스메탈 및 Meshuggah 를 필두로 한 매우 새로운 개념의 익스트림 프록 메탈에 들어있는 모던화 까지… 밴드는 2000년대 익스트림 메탈의 다양한 파격적 변화의 시도들을 “섭렵” 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정도로 매 앨범마다 용기 있게 시도했고, 이제는 장르적으로 표현 할 수 없는 독창성 넘치는 미지의 음악을 구사하는 밴드까지 진화하게 된다. 그 진화의 궁극점이 바로 7번째 정규작인 본작이다. 어둡고 사악하고 묵직한 사운드의 극, 멜랑콜리함과 파퓰러한 사운드의 극, 심플한 구성과 거대한 스케일의 공존의 극 등 다양한 모든것을 보여주며, 놀라울 정도로 대단한 밸런스 감을 가지고 융합되어 있다. 익스트림 메탈의 모든 긍정적 변화상의 집결체인 동시에, 그 모든 변화상의 카데고리에 들어가 있지 않은, “매우 새로운 프록 둠-데스 메탈” 이라는 단어로 밖에 정의 할 수 없으며 그 마저도 너무나도 찜찜한 장르 복합적 독창성이 폭발하는, 한마디로 정의 할 수 없는 대단함을 지닌 명작 되겠다. 그 어떤 모던 익스트림 메탈 보다도 더욱 모던한 명작 말이다.
My Twin
38위 : Blood Duster – S/T (Season Of Mist, 2003)
그라인드코어라는 장르를 설명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두가지 요소는 “극에 다다른 스피드와 과격함을 추구하는데 있어서 매우 충실함” 과 “그러한 과격함을 시도하며 오는 음악적 부분의 부족함과 음악이 가져야만 하는 듣는 재미의 부족함을 메꾸기 위해 쉴 새 없이 변화와 시도를 하는데 있어서 유난히 부지런하게 움직임” 이라 할 수 있다. 그 중에서 Blood Duster 는 꽤나 중요한 밴드다. 왜냐면 두 부분 모두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 증거물은 4번째 셀프타이틀 앨범이다. 고어 그인드 특유의 로우한 브루탈리즘에 충실했던 이 밴드는, 매 앨범마다 그 과격함에 어울릴거 같지는 않지만 충분히 어우러지는 섹스-폭력-음주-약물-비행에 관한 매우 지저분하고도 용감한 개그적 메시지를 얹으며 독창성을 더해갔고, 음악 스타일이 이들이 원하는 지저분한 개그에 어울리게 변화를 겪기 시작했는데, 그 궁극점이 바로 본작이었다. 과격한 그라인드코어를 쉴 새 없이 갈겨대는 가운데 거친 락앤롤/하드락/서든락/펑크가 적절히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왔고, 그러한 사운드의 훅들이 그라인드코어의 과격한 부분에까지 침투, 너무나도 모던하고 독창성 넘치는 그라인드-데스록 (밴드가 자신들의 장르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이 탄생 되었다. 꽤나 음악적이면서, Blood Duster 만의 천박함 역시 그대로인, 한마디로 매우 이상적인(?) 그라인드코어가 탄생 되었다 이 말이다. 이 정도의 새롭고도 다이하드한 결론이라면, AC/DC 와 더불어 호주를 대표하는 밴드로써 반드시 거론 해 주어야만 옳을 것이다. (실제로 호주에서 엄청난 인기를 구가 중이다.) 그리고 이건 농담이 아니고, 과장도 없는, 매우 심각한 평이라는 점이다. 이 앨범을 들어본다면 무슨 말인지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Drink FIght Fuck
37위 : Envy – A Dead Sinking Story (Sonzai/Level Plane/Rock Action, 2003)
강력한 하드코어와 그에 어울리지 않는 감성적 코드의 결합과 극단적 증폭이라는, 다소 상상하기 힘든 시도는 스크리모, 이모바이올런스와 같은 매우 독창적인 컬트적 하드코어로 변화하며 90-2000년대 하드코어 패러다임 시프트에 있어서 매우 임팩트한 획을 그었다. 그러한 움직임의 파이오니어이자 아이콘, 그와 동시에 그 어떤 밴드보다도 예전 모습 및 장르 특유의 스테레오타입적 이미지 탈출에 대해 부지런 하다못해 편집증적인 느낌이 들 정도로 집착적인 밴드, Envy 의 존재는 너무나도 굉장했다. 매 앨범마다 시대를 초월하는 음악적 결론을 내리는 엄청남을 보여주기에 모든 앨범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지만, 2000년대 들어가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앨범이다. 전형적이라고 말 할 수 있지만 평균적인 스크리모 스타일보다 몇배는 앞서가는 스타일에 포스트락 사운드를 더한 앨범이 본작인데, 포스트락이 더해지며 밴드 특유의 극단적인 드라마틱함과 이를 폭발 시키는 디테일함이 상상 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까지 확장 된 것이 일단 놀랍다. 그리고 본작의 진정한 위력은 이 앨범으로 인해 수많은 밴드들과 장르에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왔다는 것이다. 이 앨범 이후 수 많은 것이 변화했다. 포스트락은 헤비함을 머금기 시작했고 (=Mogwai), 하드코어 및 둠/스토너/슬럿지 메탈에 관심 있는 밴드들은 Envy 의 스케일 제조 능력을 배워갔으며 (=Isis, Pelican, Torche), 최근 들어서는 블랙메탈의 US 헤비-언더그라운드화에 있어서도 이들의 방법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을 (= Deafheaven, Bosse-De-Nage) 보여주고 있다. 이 앨범은 스크리모 명작으로 끝나지 않는다. 엑스페리멘탈리즘을 머금은 수많은, 아니 모든 언더그라운드 헤비니스에게 영향을 준 명작 되겠다. 그리고 진짜 놀라운 점은 이 앨범이 “청출어람” 이라는 것이다. 아직까지도 이 앨범을 능가하는 밴드가 나오지 않았다. Envy 에게 영향받은, 일맥상통하는 모든 장르에서 말이다.
Distress Of Ignorance
36위 : Electric Wizard – Dopethrone (Rise Above, 2000)
Black Sabbath 의 헤비-블루스 & 앰프/약물 효과의 극대화를 노린 둠/슬럿지/스토너 사운드의 발전상에 있어서, 타 장르나 대중화 및 모던화 등 불순물이 첨가되지 않게 발전 한다면, 그리고 그러한 독한 노선을 걸어오는데 새 천년을 맞이 한다면, 그리고 2000년대에 어울리는 것을 보여준다면, 어떤 앨범이 탄생 할 것 같은가? 그 답은 1초의 의심의 여지도 없는 Dopethrone 이다. 러프 & 도프한 기타톤의 극단적인 로우함을 지닌 프로덕션, 쉴 새 없이 반복되는 헤비-블루지 약물 리프, 그 뒤에서 매우 느릿하긴 하지만 확실한 형태의 변화무쌍한 기승전결을 보여주는 캐치한 리프와 보컬라인, 그리고 슬럿지 특유의 환각성 리프에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도 화려하고도 역동적인 의외의, 하지만 너무나도 나이스한 솔로잉의 작렬등 슬럿지 특유의 다이하드한 면모와 2000년대에 어울리는 변화상을 구비하는데 노력한 모양새까지, 한마디로 최고의 정도의 길을 걷는 슬럿지 목자와도 같은 엄청난 아우라의 무언가를 제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는 의미가 있다. 90년대 말부터 시작된 이쪽 장르의 모던화 및 믹스쳐화는 분명 긍정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긴 하나, 그래도 이러한 정통적인 다이하드 히어로들에 대한 관심은 전무했으며, 무엇보다 2000년대에 어울리는 이정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Dopethrone 은 그러한 역활을 충실히 했다. 이 앨범은 2000년대 둠/슬럿지/스토너를 이야기 하는데 있어서 절대로 빠질 수 없는 텍스쳐로 지금도 추앙받고 있는 중이다.
Dopethrone
35위 : Marduk – Plague Angel (Regain, 2004)
많은 블랙메탈 파이오니어들이 음악적 한계를 느끼고 멋진 마무리를 기록하고 해산 했지만, Marduk 은 아니었다. 그들은 밴드를 계속 이끌어 나갔는데, 이는 어찌보면 무모한 행동 이었다. 과격함으로 점철 된 패스트 블랙메탈의 대명사가 이들이기는 하지만, 앨범의 장수가 쌓이며 음악적 새로움은 거의 없었고, 새로운 시도조차 할 밴드가 아니라는 고정관념 덕택에 밴드의 미래는 너무나도 어두웠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심하게 요동치는 멤버 변화는 불안감을 더욱 가중 시켰다. 그런 와중에 발표 된 9번째 앨범인 Plague Angel 은 그러한 모든 문제를 한방에 해결하고도 남는 엄청난 모습을 보여주는 의외의 한방이었다. 과격 일변도의 사타닉-스피드 레이싱만을 추구하는 모습을 조금 자제하는 가운데, 미드-슬로우 템포를 적극 시도하는 가운데 곡들을 적절한 위치에 배치 해 놓으며 변화감을 주었다. 이는 Marduk 이 가진 이미지를 갉아먹는 악수 였기는 했지만, 이러한 시도를 통해 탄생 된 뛰어난 송라이팅, 리프 메이킹,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연주패턴의 존재감, 스케일 메이킹이라는 의외성과 그보다 더 놀라운 실력과 센스의 표출 등 음악적인 부분의 다양함은 Marduk 이라는 밴드의 위기 해결은 물론이거니와 밴드의 이미지 자체를 긍정적인 측면으로 송두리채 갈아 버리며 최종적으로는 옳은 행동으로 귀결되고야 말았다. 밴드는 이 앨범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며 제2의 전성기를 기록하기 시작했고, 이 앨범에서의 방법론은 패스트 블랙메탈의 음악적 한계 돌파에 있어서 최고의 결과물로써 지금까지도 칭송 받을만큼의 위력을 지금도 발휘하고 있다. 가장 이상적이고도, 가장 파격적이며, 가장 뛰어난 결론이기에 최고라 칭할 수 밖에 없다는 점, 다시 한번 이야기 하고 싶다.
Throne Of Rats
34위 : Gojira – From Mars To Sirius (Listenable, 2004)
2000년대 메탈의 수많은 중요 이정표 중 하나는 프로그레시브와 메탈/하드코어/펑크의 믹스쳐와 그로 인한 예상외의 발전이었다. 수많은 모범사례 및 과거 스타일의 뒷통수를 사정없이 갈겨 버리는듯한 패러다임 시프트의 강도 역시 매우 심했다. 매년 새로운 개념과 방법론을 제시하는 밴드들이 마구 등장하며 이 바닥을 하나의 챔피언쉽으로 만들었고, 매번 새롭게 등장하는 밴드들은 챔피언급으로 평가받을 정도로 음악적으로도 엄청났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나타난 밴드이자, 격전장을 한번에 평정 시켜버린, 한마디로 최고의 밴드는 바로 프랑스 출신의 Gojira 였다. Meshuggah 로 부터 시작된 기괴한 장르-믹스쳐 스타일의 익스트림 프록 메탈의 혁신성을 또 한번 혁신화 하는 대범함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쉴 새 없이 바뀌는 모던 익스트림 메탈 특유의 다양한 특징 (특히나 캐치한 흐름에 대해 매우 능수능란 했다), 80 프록 메탈의 배턴마저도 이어 받고도 남는 올드한 맛과 재능의 비범한 존재감까지, 한마디로 굉장했다. 한마디로 과격한 사운드 특징을 지닌 모든 프록 메탈을 짊어지는 가운데, 그것을 매우 새롭게, 예전의 것과 확실히 차별되기 개선/개조 해 내는 괴물 집단들 중에서도 최고인 밴드였다. 본격적인 월드와이드 출사표인 3번째 앨범인 본작은 2000년대 프록 메탈의 새로운 개념 및 최상의 음악적 결론을 담은 텍스쳐라고 해도 될 정도의 완벽한 것이었다. 더 나아가 수많은 장르의 혁신적 사운드의 밴드들과 견주는, 그러면서도 절대로 지지않고 우위를 점하는 무시무시함을 보여주는, 밀레니엄 헤비니스 전반에 있어서 가장 앞서 나가는 밴드로 자리매김 하는데 성공하게 되는 것들을 담는데 있어서도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는 괴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 앨범은 발표와 동시에 2000년대 헤비니스 클래식이 되었고, 그와 동시에 2000년대 가장 위대한 메탈 & 헤비니스 밴드로 올라서게 된다. 당연한 일이었다. 이들이 보여 준 새로운 임팩트는 Dream Theater, Meshuggah, In Flames 는 물론이거니와 Metallica 와 같은 밴드의 위대한 임팩트에 견줄만 했으니까 말이다.
To Sirius
33위 : Disfear – Live The Storm (Relapse, 2008)
90년대 중후반부터 불순물이 절대 섞여서는 안되는 장르 중 하나인 크러스트는 예상치도 못한 번뜩이는 크로스오버 및 앰프효과를 이용하여 탄생 시킨 새로운 스타일/서브 장르화 탄생의 소용돌이를 일으킨다. 70년대말에 등장 한 이례로 처음이었다.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흐름이 일어났는데, 그 중 2000년대 헤비니스 음악을 논하는데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지역은 크러스트의 기원지 중 하나인 스웨덴의 움직임이었다. 그 중 Disfear 는 무조건적으로 체크해야만 한다. The Anti-Cimex 로 시작 된 스웨디시 크러스트 전통만을 극대화한 밴드로 시작, “절대로 변할리 없음” 을 보여주며 독하디 독한 전통을 이어 나가는 밴드로 시작한 이들은 At The Gates 출신의 보컬리스트 Tomas Lindberg 가 가입하자 매우 파격적인 혁신성을 시도하는 밴드로 180도 탈바꿈 하게 된다. 스웨디시 크러스트의 독한 전통에 Entombed, Dismember 와 같이 펑크 사운드의 뿌리/특징을 지닌 올드스쿨 스웨디시 데스메탈/데스 앤 롤과 Motorhead 로 대표되는 질풍노도 락앤롤 센스가 가미되며 메탈릭-락앤롤 크러스트 밴드로 변모 하였고, 그러한 사운드가 지닌 유별난 캐치함의 도입 역시 크러스트를 매우 새롭게 만들었다. 그러한 첫번째 흐름이 Misanthropic Generation (2003) 였고, 그 뒤를 잇는 앨범인 본작은 한술 더 떠서 멜로딕 데스메탈/모던 익스트림 메탈의 모던한 캐치 감각까지 덧붙이기에 이르른다. 모던-메탈릭/락앤롤 크러스트라는 파격적이고도 긍정적인 변화상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데스 앤 롤의 크러스트 & 모던화라고도 이야기 할 수 있는 역발상적인 면모 역시도 굉장했고 말이다. 쉴 새 없이 변화하는 스웨디시 익스트림 사운드의 혁신적 사고방식을 대표하는 이정표이자, 그 이정표의 예상치 못한 재료로 크러스트가 선택되고 맹활약을 펼쳤다는 점, 그로 인해 크러스트라는 장르의 이미지가 송두리채 바꾸었다는 점, 이러한 점들은 2000년대 헤비니스 흐름을 살펴 보는데 빠질수가 없을 것이다.
Get It Off
32위 : Nasum – Helvete (Relapse, 2003)
“80년대 초에 시작 되었던 정치적 성향의 그라인드코어의 부활”, 그것이 Nasum 의 시작이었다. 그런데 밴드는 2번째 앨범부터 그라인드코어가 지닌 음악적 한계를 서슴없이 돌파 해 내기 시작했다. 그라인딩 리프-블라스트 비트로 점철된 그라인드코어 특유의 과격함을 구사 한다는 명제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 허나 그 안에는 그러한 그라인드코어에 절대로 들어 갈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캐치한 보컬라인-연주라인의 존재감, 그런것을 능수능란하게 만드는 치밀한 구성력, 그 구성력을 극단적으로 끌어 올리는 다양한 연주패턴과 의외의 테크니컬한 굴곡감 제조능력, 그로 인해 탄생되는 매우 새로운 모던한 캐릭터성 까지… 한마디로 혁신적인 것들이 넘쳐 흘렀다. 3번째 앨범인 Helvete 는 Nasum 이라는 밴드가 시도한 혁신성의 첫번째 토탈 패키지 그 자체다. 서서히 시도한 새로운 것들은 이 앨범에서 아낌없이 그리고 주저없이 표현 되었고, 그로 인해 그라인드코어는 예상치도 못한 2000년대적인 스타일의 이정표로가 되어 버리게 된다. Helvete 의 혁신화/모던화는 앞으로 등장하는 음악적 욕심을 지닌 그라인드코어 밴드 모두를 변화 시키고야 만다. 요즘 등장하는 A급 그라인드코어 밴드들이 치밀한 구성과 연주, 캐치한 면모, 뛰어난 연주패턴과 테크닉 겸비에 목을 매고 있다는 점은 찾기 어려운 점은 아니다. 심지어 원조 그라인드코어 밴드들도 이러한 새로운 그라인드코어적 면모를 시도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Helvete 이후부터 그러했다. 이 앨범은 2000년대의 FETO 그 자체, 새 천년 시대의 그라인드코어 기준 그 자체 되겠다.
Scoop
31위 : Probot – S/T (Southern Lord, 2004)
Nirvana 의 드러머였고, Foo Fighters 의 리더인 Dave Grohl 은 2001년에 아무도 예상치 못한 뜬금발표 & 행동을 한다. 자신이 오랫동안 메탈헤드였다는 간증과 더불어, 간만에 드러머로 컴백하여 메탈 앨범을 제작 할 것이라는 코멘트가 바로 그것이었다. 충격은 이걸로 끝나지 않았다. Dave 는 자신이 좋아하는 밴드의 보컬을 게스트로 초빙하여, 그 보컬이 활동하고 있는 밴드 스타일대로, 그러면서도 새 프로젝트만의 색채를 지닌 다양한 스타일로 앨범을 채울것을 공표했다. 그리고 보컬리스트로 Venom, Soulfly, King Diamond, D.R.I., Motorhead, Celtic Frost, COC, Trouble, St. Vitus 등 초거물이 줄줄히 Dave 와 작업을 가졌다. 그 중 한명인 Motorhead 의 Lemmy 는 “Dave 그놈 존나 쿨한 새끼야” 라며 극찬을 했다. 앨범은 2004년에 나왔고, 나오자마자 많은 이들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그가 공언한 대로, 그가 원하던 대로 모든것이 완벽하게 구사 되었기 때문이었다. 쓰래쉬, 락앤롤, 둠, 파워메탈 등 수많은 컬트 메탈들의 텍스쳐가 폭발했고, 2000년대에 맞게 & Probot 이라는 프로젝트에 어울리게 모던화/개성화 하는데 있어서 200% 이상의 성공률을 보였다. Dave 팬이건 메탈 팬이건 모두가 경악과 극찬을 해댄건 이상현상이 아닌,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이 앨범은 메탈헤드인 Dave Grohl 자신에게 충실한 앨범이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수많은 컬트 메탈 장르들의 히어로들과 함께 2000년대에 어울리면서도 올드스쿨적 묘미와 위력을 느끼는데 부족함이 없는, 2000년대를 사는 메탈 영 블러드들에게 원조의 맛을 제대로 보여주는 한방으로 큰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본인은 후자가 너무나도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이만한 다이제스트도 없기에 말이다.
Shake Your Blood
30위 : Terror – One With The Underdogs (Trustkill, 2004)
2000년대 들어와 하드코어가 메탈적 특징을 도입하며 매우 다양하고도 확실한 개개인의 개성을 지닌 혁신적 사운드로 거듭나며 밀레니엄 헤비니스의 움직임을 화려하게 만들었지만, 그 새로움은 자의건 타의건 간에 정통적인 하드코어를 구시대의 유물로 만들어 버리고야 말았다. 게다가 이 당시 정통파 하드코어들은 유난히 고정관념적인 사운드 탈피에 대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 주었기에 더욱 악재였다. 수많은 2000년대 헤비니스의 뿌리적인 장르라는 타이틀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허나 매우 뛰어난 정통파 밴드들 역시 2000년대에 부지런히 등장하며 그 위기를 빠르게, 그리고 혁신적으로 해결하기 시작 했는데, 그 으뜸은 단연코 Terror 다. 80-90년대 하드코어의 원초적 매력을 그대로 구현하는 한편, 2000년대의 수많은 혁신적 헤비니스와 겨루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는 “예전 하드코어보다 더욱 빠르고, 더욱 헤비한 어레인지” 에 매진하며 골수적/올드스쿨적인 매력과 새로운 느낌의 매력을 동시에 이끌어 내는 “순도 100% 하드코어 밴드” (메탈코어 아님!) 의 아이콘으로 완벽하게 자리매김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작품은 두번째 앨범, One With The Underdogs 이라고 할 수 있다. 쉴 새 없이 터프한 스피드와 헤비함으로 밀어 붙이며 단숨에 레전드로 올라선 Lowest Of The Low (2003) 이 하드코어 팬들에게는 가장 뛰어난 앨범으로 평가 받지만, 밀레니엄 헤비니스 클래식을 논하는데 있어서 최고작은 이 앨범 일 수 밖에 없다. 말 그대로 긍정척 측면의 모든것을 모두 보여주기 때문이다. 80년대 하드코어의 심플함/직선미, 90년대 하드코어의 헤비함-질주감-헤비 그루브적인 응용법, 2000년대에 어울리는 메탈릭한 도입 & 그러면서도 하드코어적인 & 예전과는 다른 새로움을 한껏 겸비한 하드코어 모두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Terror 의 모든 앨범이 그러한 면모를 보이지만, 빠름-매우빠름-리드미컬-헤비 그루브-미드/슬로우 넘버까지 매우 다양한, 하드코어의 고정관념을 파괴하는 매우 다양한 스타일의 구비와 놀라우리만큼의 자연스러운 흐름, 그 흐름을 만들어 내는 다양한 스타일의 절묘한 위치 선정 능력은 더욱 더 이 앨범의 가치를 올려준다. 정통 하드코어의 진수, 정통파가 가진 음악적 매너리즘의 해결, 더 나아가 새로운 스타일의 헤비니스 음악이 판치는 2000년대에도 큰 존재감을 발휘하는 정통파 사운드의 극치이며,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는건 이 앨범 한장 뿐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Overcome
29위 : Crytopsy – …And Then You’ll Beg (Century Media, 2000)
Cryptopsy 는 데스메탈의 과격한 한계에 도전하는 밴드로 시작했고, 이는 매우 놀랍게도 데스메탈의 음악적 한계에 도전하는 밴드로 발전하게 된다. 밴드는 무지막지한 과격함을 계속 구사하면서, 앨범의 장수가 쌓일 때마다 체력을 바탕으로 한 연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연주, 테크닉을 바탕으로 하는 연주 등 다양한 기준에서 “극한점을 뛰어넘은” 혁신적인 데스메탈 사운드를 구사했고, 데스메탈 밴드로는 매우 보기 드물게 밴드 테크니션 세계에서도 유난히 관심과 호평을 받는 컬트적인 존재로 거듭나게 된다. 그러한 행보의 두번째 앨범인 …And Then You’ll Beg 은 매우 의미심장한 앨범이다. 과격함과 다양한 관점의 혁신적 연주가 점철 된 앨범으로의 가치도 높지만, 철두철미하게 세워진 계획대로의 연주미학과 즉흥적인 연주미학이 동시에 작렬하는 극단적인 기발함에서의 가치는 더욱 높기 때문이다. 특히 후자의 임팩트는 굉장하며 매우 중요하다. 그 어떤 데스메탈 & 모든 종류의 테크닉 구현 헤비니스 사운드 보다도 강렬한 개성을 지녔으며, 테크닉 대향연과 어우러지며 아무도 예상치 못하는 혁신적인 음악적 결과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 앨범은 데스메탈의 정석인 동시에, 데스메탈로 간단히 치부 할 수 없는 새로운 사운드의 탄생이기도 하다. 2000년대 들어서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혁신적이다 못해 기괴하다라고 밖에 말 할 수 없는 테크닉 대방출 집단 및 예상조차 할 수 없는 수십가지 장르/스타일을 믹스쳐한 메탈/하드코어 프록 밴드들이 대거 등장하지 않았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 …And Then You’ll Beg 의 혁신성은 아직도 그들보다 우위에 있는것이 사실이다. 이 앨범이 발표 된 것이 딱 2000년이다. 아직 먹어주며, 아무리 난다긴다 하는 밴드가 등장 하여도 이 앨범의 테크니컬함과 개성창출의 아성에 쉽게 도전하지 못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겠다.
We Bleed
28위 : Deftones – Koi No Yokan (Reprise, 2012)
엔터테인먼트형 헤비니스 음악인 뉴메탈의 창시자이지만, Deftones 는 이쪽 사운드가 돈이 되려는 찰나에 그들만의 음악적인 업적을 달성하기 위한 무모한 도전을 행했고 결국 성공가도로 이어지며 “차원이 다른 밴드” 이자 메탈/하드코어쪽에서 시작된 “상업 헤비니스 장르에 대한 조롱과 무시속에 피어나는 존경심의 근원지” 의 아이콘으로도 완벽한 자리매김을 하게 된다. 그러한 행보의 첫 발걸음이자, 최고의 순간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닌 White Pony (2000) 의 존재감은 단연코 이들 커리어의 최정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가장 최근 앨범인 Koi No Yokan 이 출동하면 어떨까? 이 앨범은 그 White Pony 아성을 깨 부수는데 부족함이 없는 또 다른, 또하나의 금자탑이다. 몸을 날려대는 재미의 헤비-그루브와 음악적 깊이를 따지는 감상적/감성적 헤비니스 음악의 텍스쳐인 White Pony 에서 벗어나고자 부단히 노력했던 모습은 이 앨범의 위대함의 원동력이 된다. 프록적인 아우라 획득, 엑스페리멘탈리즘 구루로의 변화와 발전, 헤비-포스트락/슈게이즈 사운드적인 행보, 그리고 무엇보다 Deftones 화의 완성. 이것들은 White Pony 의 그림자에서의 탈피의 노력들이었다. 이러한 노력들은 꽤 괜찮았긴 했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완벽하지 않으며 설득력이 떨어지는 모습으로만 귀결 된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Koi No Yokan 는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결국 그들이 노린바를 완벽하게 구사하고야 마는, 도전과 성공의 산실이다. Deftones 는 뉴메탈 밴드를 넘어, White Pony 가 이들 최고의 작품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넘어 새로운 헤비니스 사운드의 기준을 또 한번 만드는데 성공한다. 유일무이한 밀레니엄 헤비 아트록 밴드로 완벽한 진화에 성공하게 되었다는 점도 빠트릴 수가 없고 말이다. White Pony 의 위상은 누구나 다 알 것이다. 이 앨범은 그 위상을 위협한다. 더 나아가 수많은 혁신성과 테크닉을 앞세운 모든 헤비니스 밴드들의 위상 역시 위협한다. 그리고 우위에 서고야 만다. 이들은 태생이 달랐다. 그리고 노력했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힘들다는 자기를 넘어서는 결론을 내렸다. 이런 밴드를 어찌 아니 칭송 하겠는가.
Tempest
27위 : Machine Head – The Blackening (Roadrunner, 2007)
잠깐 상업적인 실패를 하긴 했지만 Machine Head 는 엄청난 음악적 행보를 계속해서 보여 온, 진정한 메탈 거물이었다. 90년대 중반을 대표하는 혁신적 메탈인 그루브 메탈 탄생의 주역이었고, 90년대 후반에는 뉴메탈적인 사운드로의 긍정적 변화, 그로 인한 몰락과 화려한 2000년대식 메탈로의 부활과 발전 이라는 말도 안되는 미션들을 척척 해냈기에 그러하다. 그 중 중요한 것은 바로 Machine Head 만의 강렬한 헤비-그루브 사운드의 부활과 새로운 색채를 덧대며 해 낸 2000년대의 발전상이다. 그루브 메탈 창조자로의 모습 부활과 더불어 올드스쿨 쓰래쉬와 수많은 밀레니엄 메탈러들에 뒤지지 않는 모던함을 덧대며 만든 새로운 Machine Head 의 시작점이자,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처절한 바닥에서의 화려한 비상을 보여준 성공신화 Through The Ashes Of Empires (2003) 를 통해 새 천년을 시작했는데, 놀랍게도 이는 예고편이었다. 차기작이자 6번째 앨범인 The Blackening 이야 말로 진정한 한방이었다. 80-90-2000년대 과격 메탈의 모든것을 구사하는 가운데, 거의 모든 곡들이 5-10분대의 장거리 운행을 선보이고 있으며, 프로그레시브적인 구성을 이용한 덩치 불리기적인 꼼수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며, Machine Head 만의 다이하드 메탈만으로 그 큰 스케일을 감당 해 보려 애썼고, 무엇보다 놀라운 음악적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야 마는 저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밴드는 긴 러닝타임속에 헤비한 메탈 음악의 모든 스타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보여 주었다. 느린것, 리드미컬 한것, 빠른것, 절제된 헤비 엑스페리멘탈부터 화려하고 절제감 따위 없는 솔로 퍼레이드, 80년대의 헤비함부터 2000년대의 헤비함까지 모두 말이다. 진정 놀라운 점은 이 모든것들이 철두철미한 기획력과 통제력에 의해 단 한번의 산만함이나 지루함 없이 뛰어나게 진행 된다는 점이다. 이 앨범을 통해 Machine Head 는 Metalica 가 주도한, Exodus 가 도전한, 그리고 수많은 긴 러닝타임의 익스트림 프록 메탈러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야 만다. 2000년대 헤비니스 음악의 특징 중 하나인 긴 러닝타임을 통한 다양한 헤비니스 스타일 구사에 있어서 이 앨범만큼 체계적이고 정돈 된 모습을 보여주는 앨범은 없었다. 한마디로 최고였다. 이 부분만큼 The Blackening 을 능가 하는건 절대로 없다. 단언 할 수 있다. 그리고 단언 해야만 옳다.
Halo
26위 : Opeth – Blackwater Park (Music For Nations, 2001)
Opeth 는 스칸디나비아 데스메탈, 고딕/둠-데스, 기타 비루투오조, 프로그레시브 메탈이 뒤섞인 혁신적인 밴드였다. 이들는 올드스쿨 스칸디나비아 익스트림 메탈의 계보를 잇는 천재 집단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밴드는 그러한 고정관념에 벗어나기 위한 파격적인 혁신을 원했다. 밴드의 리더 Mikael ?kerfeldt 는 60년대 사이키델릭 프로그레시브 텍스쳐의 부활을 행했던 밴드에서, 모던락/얼터너티브 메탈/현대 일렉트로닉스 등 모던한 장르를 덧대 매우 새로운 프로그레시브 락을 만든 Porcupine Tree 에 주목했고, 그 밴드의 리더이자 프로듀서 Steven Wilson 을 기용하는 파격적 선택을 감행하며 앨범을 만들었다. 그렇게 완성 된 Blackwater Park 는 메탈 역사에 길이 남는 충격과 메탈의 모던화의 한가지 사례이자 새로운 시작점으로 기록되는 쾌거를 달성하게 된다. 스칸디니비아 데스메탈로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 빼고는 전부 달랐다. 긴 러닝타임이지만 심플하고 캐치한 구성의 강조, 지금까지의 데스메탈과는 거리가 먼 깔끔하고 모던한 프로덕션과 고전 북유럽 음악에 뿌리를 내렸다는 느낌에서의 탈피, 포크적 색채의 모던락/인디락적인 코드의 현대적 음악으로의 본격적 개조와 성공, 그로 인한 새로운 형식의 포크-엑스페리멘탈-고딕/둠적인 코드의 생성, Opeth 의 커리어와 이어지지만 절대로 지금까지의 데스메탈과는 이어지지 않는 혁신적인 모던-에쓰닉 솔로잉의 구사와 체계적인 정립은 말 그대로 혁신이자 충격 그 자체였다. 이 앨범에서 추구한 북유럽 전통음악적 뿌리를 둔 데스메탈의 모던화는 Meshuggah, In Flames 와 맞먹을 정도의 메탈 음악의 새로운 장을 연 혁신이었고, 이는 새로운 익스트림 프록 메탈의 시작점으로 기록되고야 만다. 또한 유별날 정도의 포크적 색채의 증가는 70년대 말부터 대가 끊겼던, 포크락 중심의 올드스쿨 프록에 대한 관심을 부추기기도 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앨범의 유별날 정도의 모던한 포크-엑스페리멘탈 성향의 깊고 잔잔하며 어두운 무드를 지닌 수많은 프록, 고딕, 둠-데스 밴드들의 모던한 패러다임 시프트의 참고서가 된다는 점이다. 포크적 무드를 지닌 수많은 익스트림 메탈은 지금도 혁신적인 변화를 행하고 있고, 좋은 음악적 결론을 내리고 있다. Blackwater Park 가 그러한 크고도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다. 2000년대 가장 중요한 사건이라 부를 수 밖에 없는, 헤비니스 음악을 논하는데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순간이라 할 수 있겠다.
The Drapery Falls
- Mike Vill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