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sSeries #21] Thrash Metal Revival (3/3) : 2부 “쓰래쉬 영건들의 홍수 / 예상치 못한 신조류 확정”

[VillainsSeries #21] Thrash Metal Revival (3/3) : 2부 “쓰래쉬 영건들의 홍수 / 예상치 못한 신조류 확정”

2000년대 초반의 메탈씬은 “누가 더 신선한 코드를 가지고 메탈을 변화 시키는가?” 에 대한 대 격전장이었다. 멜로딕 데스메탈, US 메탈릭 하드코어, 뉴메탈, 프로그레시브 메탈, 기타 비루투오조, 블루스/서던락 등의 수많은 장르들이 다양하고도 자유롭게 섞이기 시작했고, 그렇게 탄생 된 수많은 밴드들은 지금까지의 메탈 음악이 지닌 고정관념을 송두리채 뒤 바꿔 놓을 정도로 큰 반향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메탈은 더 이상 장발, 가죽재킷, 금속 징으로 대표되는 빈티지한 컬트 음악 장르가 아니게 되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모던한 메탈/하드코어 믹스쳐 사조는 New Wave Of American Heavy Metal 이라는 단어까지 탄생하게 했다.

“메탈은 쉴 새 없이 모던하게 변하는 장르” 라는 인식이 완벽하게 자리잡은 2005년, 정말 의외의 앨범 한장이 등장하여 메탈씬에 적잖은 화제를 불러 일으킨다. 미국 버지니아 리치몬드 출신의 밴드 Municipal Waste 의 두번째 앨범인 Hazardous Mutation 이 바로 그것이다. 수많은 신예 밴드들이 이런저런 헤비니스 장르를 융합하고 개조하여 새로운 메탈 사운드를 만들어 내는데 매진한 반면, 이들은 90년대 들어와 기억의 저편으로 떠밀려 나간 “크로스오버 쓰래쉬” 를 징글맞을 정도로 집착하며 시대를 역주행 해 나가던 황당한 밴드였다. 80년대 메탈헤드 그 자체인 비주얼/패션에서 오는 부가적 쇼킹함도 꽤나 화제였었다. 시대착오자의 극을 보여주는 괴짜들이었고, 구닥다리라며 배척 받을 소지가 다분했다. 하지만 이들은 비평적으로나 상업적으로 성공했고, 엄청난 다이하드 팬층을 순식하게 구축하게 된다.

municipalwaste
2000-2010년대에 지극히 80년대 메탈인 쓰래쉬 메탈을 구사하는 젊은 밴드들이 판치게 만든 바로 그 밴드, Municipal Waste

Hazardous Mutation 은 너무나도 무시무시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기에 비평적으로나, 상업적으로나 성공 할 수 밖에 없었다. D.R.I, Suicial Tendencies, Corrosion Of Conformity, Nuclear Assault, S.O.D. 와 같은 당대 크로스오버 쓰래쉬 아이콘들을 바로 떠오르게 만들 정도로 짦고 간략하고 빠르게 달려댔고, 적절한 타이밍에 화끈한 기타 솔로까지 뿜어댔다. 반응은 빠르고 강렬했다. 80년대 쓰래쉬 메탈 아이콘들의 컴백에 한껏 고무 된 분위기 속에서 발표 되었기에 언론의 나이스 타이밍적인 호평/설레발은 당연했고, 쓰래쉬 메탈 실시간 경험자들은 올드 메탈팬들의 반응도 괜찮았다. 정말 놀라운점은 10-20대 어린 메탈 팬들이 빠르게 이들에게 몰려 들었다는 점이다. 그렇게 이 시대착오자 밴드는 어린 메탈러들 사이에서 먹어주는 핫 한 아이콘이 되어 버렸다. 메탈 역사 전체를 따져 보아도 유례를 따져 볼 수 없었던, 말 그대로 “기현상” 이었다. 생각 해 보라. 90년대 들어 오자마자 폐기처분 되었던 수많은 메탈 장르들 중 유난히도 푸대접 받은 쓰래쉬 메탈이란 장르가 2000년대 어린 친구들에게는 핫 아이템이라니… 정말 흥미진진한 사건이 아니던가?

흥미로운 점은 “어린 팬들이 Municipal Waste 에만 몰려대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는 점이다. 이 밴드에 한껏 고무 된 어린 팬들은 80년대 메탈헤드들 처럼 머리를 기르고, 구멍나고 색 빠진 7부 스키니 & 하얀색 하이탑 스니커를 즐겨 신고, 메탈 밴드 패치와 금속 징이 덕지덕지 박힌 배틀 재킷을 만들고, 챙을 있는대로 뒤로 꺾은 스냅백을 쓰고 다니며 쓰래쉬 부심을 부리기 시작했는데, 그 중 가장 돋보이는 행위는 “Municipal Waste 말고 다른 쓰래쉬 영건들이 누가 있는지에 대한 탐구” 였다. Municipal Waste 이 2005년에 대박을 쳤기에 그들을 시작으로 보는 경향이 있겠지만, 실은 90년대 후반 – 2000년대 초반부터 쓰래쉬 메탈 리바이블 영건들은 메탈과 하드코어씬의 구석중의 구석에서 조용하게, 그리고 꾸준하게 등장한 상태였다. Municipal Waste 이 인기 밴드가 되자, 언더그라운드 구석에 있었던 밴드까지 거의 반 강제적으로 화제가 되었다. 그리고 쉴 새 없는 나름 빅 사이닝이 계속되기 시작한다. 8-90년대 클래식 데스메탈, 그라인드코어 클래식으로만 먹고 사는 & 90년대 중후반부터 발굴한 신예들이 상업적 성과들로는 영 아니었던 레이블인 Earache Records 가 Municipal Waste 로 엄청난 선전을 보이자, 수많은 메이저 메탈 레이블들이 싹수가 있다고 생각한 쓰래쉬 메탈 영건들을 닥치는데로 영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전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메이저 메탈 레이블들은 쓰래쉬 메탈 영건들의 영입 & 앨범 발매에 엄청난 열을 올려댔다. Century Media, Metal Blade, Nuclear Blast, Prosthetic, Napalm, Relapse 등 신/구 레이블 할 거 없이 덤벼댔다. 그렇게 영건들을 중심으로 한 쓰래쉬 메탈 황금기가 열렸고, 쓰래쉬 메탈은 완벽하게 2000-2010년대를 대표하는 헤비 뮤직 아이콘이 되어 버렸다. 아이러니 해 보이지만, 꽤나 자연스럽고도 설득력 있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쓰래쉬 메탈 영건들은 생각보다 빠른 위기를 겪게 된다. 그 위기란 빠른 음악성 고갈이었다. 메이저에서의 첫 앨범들은 나름 괜찮았지만, 그 이후 앨범들은 급격한 음악성 저하를 겪게 되었는데, 이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수많은 밴드들이 언더그라운드에서 메이저로 빠르게 콜업이 되었고, 이는 “어느 정도의 상업적 성공을 보장해야 한다” 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메이저에서의 첫 앨범에서 자신들이 지닌 음악적 역량을 올인하며 일단의 성공을 거두었지만, 결국 차기작들에서 보여 줄 것이 없어 지지부진함으로 돌려막는 상황이 대거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메이저에서의 첫 앨범에 자신들의 음악적 역량을 올인한 것도 모자라, 1-2년 텀으로 앨범을 계속 양산 해 댄 실수가 더해졌고, 그렇게 쓰래쉬 메탈 영건 붐은 놀라우리 만큼 빠르게 식었다. 팝펑크, 뉴메탈, 데스코어만큼이나 10대 팬들의 과도한 사랑으로 인한 거품 헤비니스 장르라는 오명까지 덩달아 얻게 되기도 했다.

그래도 쓰래쉬 메탈은 아직도 그 이미지가 2010년대에도 건재하다. 빠른 명예실추에 걸맞는 빠른 음악적 명예회복이 보기보다 빠르게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음악적 아이디어가 충분히 모이지 않은 채 1-2년 텀으로 여러장의 앨범을 양산 해 내며 위기에 몰렸던 밴드들은 충분한 휴식/재충전의 시간을 들여 새 앨범 제작에 대한 심혈을 기울였고, 그렇게 만들어진 꽤 긴 텀의 신작은 하나같이 뛰어난 음악적 결론을 내리는데 성공했다. 또한 메이저 레이블들의 앞다툰 영입 러쉬 속에서도 선택을 받지 못했던 함량미달 밴드들이 언더그라운드에서 기량을 갈고 닦으면서 뒤늦게 포텐이 폭발, 쓰래쉬 메탈 영건들이 한물 갔다라는 인식을 뒤집어 버리고 있다는 점 역시 빠트릴 수 없기도. 여기에 메탈릭 하드코어, 올드스쿨 스트레이트 엣지 하드코어를 구사하던 밴드들이 “예전부터 쓰래쉬메탈 팬이었다. 예전에 하던 밴드가 해산 했는데, 이 기회에 쓰래쉬 메탈 밴드를 해 봐야겠다” 하면서 쓰래쉬 메탈에 도전, 의외로 뛰어난 음악적 결론들을 내리며 하드코어씬에 신선한 기운을 불어넣고 있는 점 또한 흥미진진한 새 흐름이기도 하다. 그렇게 2005년에 시작되어 현재 10주년을 맞이하며 계속 새로운 스토리를 써 내려가고 있는 흐름, 바로 쓰래쉬 메탈 영건들이다.

[쓰래쉬 메탈 영건 앨범 추천 20선]
20. Lazarus A.D. – The Onslaught (Self-Release,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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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위스콘신 출신의 쓰래쉬 메탈러 Lazarus A.D. 의 데뷔 풀렝스 앨범. 쓰래쉬 메탈 황금기 시절의, 소위 “완성된 쓰래쉬 메탈” 을 구사하며 시원한 질주, 미드-슬로우 템포의 가미를 통한 기승전결 디테일화, 적절한 리듬/그루브의 첨부로 인한 엔터테인먼트 강조 등 메이저 쓰래쉬의 모든것들을 충분히 구사한다. 여기에 2000년대 멜로딕 메탈코어적인 모던함 또한 적절히 가미, 무난한 코드로만 채운 쓰래쉬 사운드가 재미없이 들리게 하지 않는 노력도 행하고 있으며 결론도 꽤나 괜찮게 내려지고 있는 편. 2000년대 모던 메탈요소가 괜찮게 첨부 된 Anthrax, Overkill, Onslaught 의 중기 스타일이라고 정의 할 수 있는 한장. 2007년에 자신들이 직접 발표하고 소규모로 유통한 앨범이지만, Municipal Waste 의 대박으로 인한 팬들과 레이블들의 탐색전으로 인해 반 강제적으로 준 메이저급 필드에 끌려나올 정도로 (= 2009년에 Metal Blade 와 계약하며 재발매 됨)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는 뒷배경 또한 필수체크 요소이기도 하다.

19. Merciless Death – Evil In The Night (Self-Release,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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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의 3인조 쓰래쉬 메탈러 Merciless Death 의 데뷔작. 정통 헤비메탈의 끈을 놓치 못했던 쓰래쉬 메탈 초창기다운 과도기적 매력, 곡 구성/연주 스타일/프로덕션을 깔끔하게 다듬지 않고 로우한 맛을 극단적으로 살리며 쓰래쉬가 가진 컬트함을 극단적으로 키워 나가고 있는 한장이다. 쓰래쉬 극 초기의 미숙한 매력을 극단적으로 살린 한장이며, 스타일이 그러할 뿐이지 생각보다 완성도 및 음악적 설득력은 굉장히 뛰어난 편이다. 쓰래쉬 리바이블 영건들의 대부분이 완성된 쓰래쉬를 추구하지만, 이들은 그것과 거리를 두고 있으며 그에 합당한 로우한 맛이 제대로이다. 꽤나 메이저적인 쓰래쉬 리바이블과 거리를 두는, 이들만의 고집에 제대로인 한장 되겠다. “예전에 마이너함을 극대화한 컬트한 쓰래쉬 밴드도 꽤나 있었지” 하는 다시금 상기 시키는 한장. 자신들이 직접 100장만 제작한 앨범이지만, 꽤나 입소문을 타며 Heavy Artillery Records 를 통해 재발매 된 이색 이력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색다른 방법론 및 마이너한 쓰래쉬 메탈에 대한 존재감을 다시금 상기하게 만드는 의미심장한 한장 되겠다.

18. Extinction A.D. – Plague Prophecy (Good Fight Music,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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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홀리함, 암울함이 돋보이는 독특한 하드코어 펑크 밴드 This Is Hell 이 해산하고, 거의 대부분의 멤버들이 새롭게 뭉친 밴드. 하드코어 펑크 밴드 멤버들이 “우리 쓰래쉬 메탈의 오랜 팬이었음. 쓰래쉬 할거임” 이라고 발언하며 탄생 된 밴드라 의심의 눈초리가 있었으나, 그런 의심쩍은 눈길은 오래가지 않았다. 데뷔 EP 인 Plague Prophecy 부터 장난이 아니었기 때문. Metallica, Testament, Exodus 가 바로 생각 날 정도로 기승전결, 완급조절이 뛰어난 완성형 쓰래쉬 메탈을 들려주고 있으며 질주감, 그루브, 슬로-미드템포 등을 골고루 사용하며 무난함을 최대한 추구하고 있다. 메이저 필드를 경험한 쓰래쉬 메탈러들의 무난함을 좀 과하게 응용하는 편이고, 쓰래쉬 메탈 영건들의 공통분모인 “크로스오버 쓰래쉬적 객기적 재미” 와는 거리가 좀 있기에 조금 심심한 편이기도 하다. 하지만 메이저급 쓰래쉬 메탈러들의 초기의 시원스런 스피드 객기, 중기의 변화무쌍 하고도 탄탄한 구성미 & 완급조절을 완벽하게 사용하기에 과하게 평가절하 하기에도 그러하다. 단 한장에 EP 에서 동급최강 구성미를 자랑하는 부분은 높게 평가 해야만 옳을듯. 쓰래쉬 영건, 베테랑 쓰래셔, 정통 하드코어 펑크/메탈릭 하드코어 밴드들 등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공연하며 빠르게 팬 베이스를 늘렸고, 좋은 분위기속에 발표 된 2015년 풀렝스 앨범 Faithkiller 또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중이다. 무난함이 가장 오래 간다는 나름 진리를 보여주는 멋진 밴드. 메탈릭 하드코어 전문 레이블 Good Fight Music 을 통해서 발표 된 것도 흥미로운 부분.

17. Warbringer – War Without End (Century Media,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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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뉴베리파크 출신의 쓰래셔 Warbringer 의 데뷔 풀렝스 앨범. Municipal Waste 로 인해 쓰래쉬 메탈이 확실한 대세로 떠오르자 수많은 준-메이저 메탈 레이블들이 그와 비슷한 영건들을 대거 수집하기 시작했는데, Warbringer 역시 그러한 흐름속에 Century Media 로 빠르게 데뷔한 케이스의 밴드. 쓰래쉬 메탈이라는 장르가 완벽하게 자리잡기 이전의, 정통 헤비메탈적 코드가 진한 프로토 쓰래쉬를 구사하는 것이 이 밴드만의 특징이다. 곡 전개나 연주의 테크니컬한 부분에서도 프로토 시절의 미숙함이 드러나며, 그로인한 독특한 팀 아이덴티티 창출과 너무 빨리 메이저 필드에서 데뷔했구나 하는 안쓰러움이 동시에 교차하기도 한다. 상당히 좋은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한 앨범이지만, 자신들의 색채를 완벽하게 정립하기 이전에 준 메이저 필드에서의 성공기준에 합당하는 기량을 있는대로 이 앨범에서 쥐어 짜 내렸기에 앞으로가 걱정되는 부분 또한 은근 지적받은 앨범. 예상대로 차기작들은 영… 6년의 시간동안 4장의 앨범 발표라는 무리한 페이스로 달려와 명성이 많이 떨어진 상태이기도. 현재 푹 쉬며 음악적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있기에 앞으로의 행보가 꽤나 기대중 이기도 하다. 이 앨범에서 보여 준 뛰어난 팀 컬러와 만만찮은 기량은 아직도 인상적이기에 말이다. 만개하진 못했지만, 계속해서 Warbringer 라는 밴드에게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가 있는 한장.

16. Rumpelstiltskin Grinder – Living For Death, Destroying The Rest (Relaps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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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펜실베니아 출신의 개성만점 쓰래쉬 영건 Rumpelstiltskin Grinder 의 두번째 풀렝스 앨범. 고어 그라인드코어 밴드 XXX Maniak 출신 멤버들이 주축이 되어 결성 된 밴드답게 잔인함이 적절히(?) 가미 된 호러/스플래터 테마를 가사로 삼고 있고, 그에 걸맞게 고어/부르탈 데스메탈적인 리프 센스가 다량 함유 된 쓰래쉬를 구사한다. 고어/브루탈 데스메탈만큼 과격한 사운드를 선사하진 않는다. 딱 쓰래쉬 메탈 스탠다드에 맞춘 사운드에 리프 센스를 사용할 뿐이지만, 결론은 꽤나 신선하기 그지 없다. 이러한 유혈낭자한 스플래터적 쓰래쉬를 구사하는 아이콘 밴드들인 Accussed, Ghoul 와 일맥상통 하는 것들을 꽤나 들려 주면서도, 그들이 지닌 크로스오버 쓰래쉬 & 익스트림 메탈적 코드의 1차원적인 단순무식함과는 거리를 두는 영악한 한장이기도 하다. 쓰래쉬 메탈 중후기 특유의 변화무쌍한 구성미를 통한 뮤지션쉽 표출과 일맥상통하는 것들을 유열낭자 테마와 그럴싸 하게 매치업 시키며 더욱 더 자신들의 매력을 극대화 시킨다는 점은 매우 매우 인상적이다. 이들이 발표한 3장의 앨범중에서 스플래터적 컬트함의 가장 딥한 뮤지션쉽화를 보여준 본작은 가희 최고라 할 수 있다. 크게 되지는 못한 밴드이기는 하지만, 독특한 개성 만큼은 최강 그 자체 되겠다. 개성만을 놓고 본다면 이 앨범이 넘버원!

15. SSS – Short Sharp Shock (Thrashgig,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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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래쉬 메탈 영건들의 주 된 등장은 미국이었지만, 생각보다 유럽 지역에서의 영건들의 등장도 꽤 많았고 음악적 임팩트함 역시 괜찮았다. 영국은 그 중 가장 돋보이는 지역이하 할 수 있는데, Municipal Waste 를 크게 만든 Earache Records 가 차기 프로젝트로 크게 키워 낸 밴드들인 Evile 과 SSS 가 영국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인 영국 리버풀 출신의 SSS 는 꽤나 독특하기 그지없는 밴드다. 하드코어 펑크 밴드들이 메탈에 관심을 가지고 적당히 도입한 “극초기 크로스오버 쓰래쉬” 라는 빈티지함을 추구하고 있으며, 굉장히 올드스쿨한 하드코어 펑크적 색채가 진한 컬트함이 인상에 바로 남는 밴드이기도 하다. 80년대 하드코어 펑크 초창기 특유의 부족한 뮤지션쉽 & 그를 메꾸는 1-2분대의 짦고 굵은 극단적 객기표출의 메탈화에서 오는 유치하지만 강렬한 설득력은 매력적이기 그지없다. 쓰래쉬코어/파워바이올런스가 지닌 쓰래쉬 애호 전통에서 비롯 된 Municipal Waste 의 데뷔작 Waste’ Em All (2003) 에서의 저질 쾌감과 일맥상통하는 작품이라는 컬트함 역시 이 앨범만의 매력적 요소이기도. 2006년에 자신들의 레이블 Thrashgig 통해 발표 했지만, 이 앨범을 발표한지 머지않아 Earache 와 계약하고 2007년에 재발매 되어 꽤나 잘 보급 된 한장이라는 이력도 있다.

14. Gama Bomb – Citizen Brain (Earache,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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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ile, SSS 와 더불어 Earache Records 의 “UK 쓰래쉬 영건” 으로 맹활약 한 바 있는 아일랜드 출신의 Gama Bomb 의 두번째 풀렝스 앨범. 하드코어 펑크와 메탈의 만남을 통한 극 초창기 크로스오버 쓰래쉬코드의 SSS, Metallica 초기 스타일 그대로라 할 수 있는 Evile, 이 두 스타일의 딱 중간에 있는 쓰래쉬 메탈을 들려준다. 하드코어 펑크적인 질주감 대거 차용, 심플하디 심플한 구성, 처음부터 끝까지 스피드를 추구하는 일직선 코드 등 초창기 베이 에이리어 쓰래쉬 메탈 아이콘들의 1집 클리셰들의 총 집합적 묘미의 극치를 들려준다. Exodus, Death Angel, Forbidden 의 데뷔작을 기억한다면 이들이 무슨짓을 하는지 바로 이해들 하실듯. 한치의 휴식없이 달려대는 유쾌만점 질주감각에서 오는 1차원적 쾌감, 일단 달려대는 가운데 곡 구성을 꾸려 나가긴 하지만 꽤나 기승전결 및 기타 솔로 타임이 탄탄함에서 비롯되는 만만찮은 뮤지션쉽 깊이, 이 두가지 이질적 요소의 조화 또한 근사하다. 유치한 재미 + 음악적 깊이에 의한 재미라는 코드 또한 베이 에이리어 초기 명작과 꼭 닮았다. 베이 에이리어 쓰래쉬에 관심들 있다면 꼭들 경험 하시길.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13. Evile – Skull (Earache,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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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래쉬 리바이블 영건들을 논하는데 있어 절대 빠트릴 수 없는 지역이 된 영국이라는 점을 모든 메탈러들에게 인식하게 만든 영국 쓰래쉬 리바이블 불변의 원탑, Evile 의 4번째 앨범. 아마도 “왜 데뷔작 Enter The Grave 가 아닌거지?” 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Metallica 의 초기작 Kill’ Em All, Ride The Lightning 에 대한 완벽한 미니멀 카피 (다운그레이드 카피 아님!) 보여 주었고, Municipal Waste 를 힛트 시킨 Earache 가 후속타로 가장 공을 들인 밴드였기에 평론적으로나 상업적으로나 인상적인 성공을 거둔 Enter The Grave 는 뛰어난 앨범임에는 확실하다. 하지만 이들 또한 너무 빨리 준 메이저급 레이블에 등장 했으며, 빠른 텀/잦은 릴리즈로 빠르게 기량이 저하되는 위기에 봉착 한 바 있다. 하지만 4번째 앨범 Skull 은 다르다. 더욱 더 스피드를 증가 시켰고, 그에 걸맞는 타이트하고도 다이나믹한 구성을 한층 업그레이드, “기량발전”이라는 결론을 내리며 밴드 가치를 다시 확고하게 만들었다. Metallica 초기의 남다른 리듬웍을 앞세운 질주감각, 중후반기의 변화무쌍한 구성력을 십분 활용, 일전에 들었던 다운그레이드 카피라는 비아냥 마저 멋지게 깨부수고 있다는 점 또한 강렬하다. 데뷔작 Enter The Grave 가 화제성은 더 강할지 모른다. 허나 음악적 레벨을 놓고 본다면? Skull 이 최고다. 빠르게 닥쳐온 쓰래쉬 영건들의 위기를 그 누구보다 빠르게, 누구보다 효과적으로 해결 했다는 점 또한 빠트려서는 곤란.

12. Entrench – Violent Procreation (War Anthem,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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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출신의 3인조 쓰래쉬 메탈러 Entrench 의 2번째 풀렝스 앨범. Destruction, Sodom, Kreator, Sepultura, Slayer, Onslaughter, Sabbat, Sacrifice, Artillery 와 같은 극단적인 스피드와 그에 합당하는 사악함의 끝장을 보여주는 매우 공격적인 코드의 컬트 쓰래쉬 밴드들을 바로 떠올리게 할 정도로 극단적인 쓰래쉬 메탈을 추구한다. 초과격 쓰래쉬 아이콘들의 초기작이 매우 공격적이며 사악하며 로우한 맛이 일품이긴 하지만, 곡 구성과 연주 테크닉에 있어서는 한숨이 절로 나올 정도로 저질인데 비해, 이들은 극단적인 공격성을 추구 하면서도 매우 체계적인 곡 전개 및 괜찮은 레벨의 기타 솔로잉을 구사하며 그 단점마저 해소하는 실함을 지니고 있다. 앞서 열거한 이런저런 초과격 쓰래쉬 아이콘들이 과격한 스타일을 유지 하면서 뛰어난 구성과 연주력을 선보이지 못하지 않았던가? 이 앨범은 그 불가능해 보였던 미션을 완벽하게 해 내는 작품 되겠다. 널리 알려진 앨범은 아니지만, 쓰래쉬 영건들을 논하는데 있어서 절대로 빠트릴 수 없을 정도로 사운드적 임팩트함과 뮤지션쉽의 튼실함이 완벽한 한장임에 틀림이 없다.

11. Vektor – Black Future (Heavy Artillery,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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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리조나 출신의 4인조 프록 쓰래쉬 메탈러 Vektor 의 데뷔작. 눈치가 빠른 분들이라면 로고 디자인만 봐도 딱 감이 올 것이다. 그렇다. 디스토피아 미래상을 그린 공상과학적 프록 쓰래셔 Voivod 에 대한 강한 오마쥬를 보여주고 있는것들이 이들의 특징. Voivod 에게 큰 영향력을 받았음을 숨기지 않지만, 그와 동시에 자신들만의 개성 또한 왕창 표현하고 있는 패기 넘치는 한장이기도 하다. Voivod 특유의 공상과학적 테마가 떠오를 정도의 리프 센스도 선보이고 있지만, Voivod 보다는 좀 더 헤비한 사운드의 추구와 쉴 새 없이 내뿜는 변화무쌍한 성을 통해 발생하는 타이트함을 구사하며 Voivod 에 대한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노력 또한 만만찮은 임팩트함을 발생하고 있다. 10분이나 되는 대곡을 3곡이나 선보이고 있고 그에 합당한 차분한 거대 스케일 메이킹, 쓰래쉬 메탈이 지닌 다양한 코드의 모든 구사까지 완벽하게 선보이고 있다는 점 또한 만만찮다. Metallica 중후기 특유의 타이트 하고도 거대한 스케일 메이킹 또한 느낄 수 있는 한장. 데뷔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들을 구사하고, 매우 디테일하고 딥하게 만들어 나간 바 있는 괴물같은 기량을 담는데 성공했다. 아주 크게 성공한 앨범은 아니지만, 존재감 만큼은 차원이 다른 한장.

10. Revocation – Chaos Of Forms (Relapse,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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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사추세츠 보스턴 출신의 테크니컬 메탈 트리오 Revocation 의 3번째 풀렝스 앨범. 정확하게 따져 본다면 Revocation 은 “100% 쓰래쉬 메탈” 로 보기 어려운 밴드임에는 확실하다. 80년대 말 – 90년대 데스메탈에서 발생 된 “데스메탈의 프로그레시브/비루투오조화” 와 같은 복잡하고 변화 무쌍한 전개/연주 패턴, Trivium 과 같은 친 80 쓰래쉬 메탈적인 모던 메탈과 같은 요소가 매우 진하기 때문이다. 허나 그 두가지 요소를 지닌 새로운 스타일의 쓰래쉬 메탈이라 불리워도 될 정도로 쓰래쉬 특유의 스피드를 위주로 한 스트레이트한 스타일도 제대로이다. 또한 데스메탈 및 멜로딕 메탈코어 또한 쓰래쉬 메탈에서 강한 영향력을 받은 장르가 아니던가? 테크니컬 데스메탈의 테크닉, 멜로딕 메탈코어의 모던함을 머금은 새로운 형태의 쓰래쉬 메탈로 바라봐도 전혀 틀린 말은 아닐것이다. 그러한 관점으로 봐도 무방하며, 매우 유니크하며 매우 음악적 설득력 뛰어난 한장 되겠다.

9. Dust Bolt – Awake The Riot (Napalm,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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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래쉬 메탈 하면 빠질 수 없는, 쓰래쉬 리바이블이 어쩌건 저꺼건 간에 정기적으로 쓰래쉬 신예가 차근차근 등장하고 있는 독일 출신의 밴드 Dust Bolt 의 2번째 앨범. 데뷔 EP 와 풀렝스 앨범에서는 그저 “이런 애들도 있다” 정도였지만, 2집에서 포텐이 대폭발하여 꽤나 임팩트한 충격을 남긴 바 있는 앨범이기도 하다. 베이 에어리어 쓰래쉬, 뉴욕 쓰래쉬, 크로스 오버 쓰래쉬, 80년대적인 것들, 2000년대 쓰래쉬 영건들에게서만 보여지는 패기 등 거의 모든것들이 무난하게 구사된다. 너무 무난해서 Municipal Waste, Exodus, Havok, Anthrax 등의 영악한 카피라고 딴지를 과감히 걸 정도로 여기저기에서 떼어 온 것들도 좀 과하지 않나 싶을 정도의 한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이 앨범은 굉장한 한장이다” 라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다. 앞서 열거한 것들을 너무나도 쓰래쉬 메탈 쾌감 대폭발하게 잘도 조합/응용해서 그럴싸한 한장으로 귀결 해 냈기 때문. 한곡만 들어보면 촉이 올 정도의 굉장한 설득력도 무서운 한장.

8. Ramming Speed – Doomed To Destroy, Destined To Die (Prosthetic,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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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icipal Waste 초기의 저질 쓰래쉬코어/파워바이올런스 스타일에 대한 마이너 카피인 데다가, 음악적 발전없이 그러한 스타일의 지나친 반복/정체로 인해 “얘네는 안되겠구만” 도장이 제대로 찍히며 뒤로 한참 밀려난 밴드였던 Ramming Speed 의 대변신을 보여주는 충격과 공포의 한장. 두장의 EP, 한장의 앨범, 1장의 스플릿을 통해 내려진 평가는 “얘네는 도저히 안되겠구만” 그 자체였지만, 준 메이저급 메탈 레이블 Prosthetic Records 로 이적하며 발표 된 본작은 엄청난 발전과 변화를 보여주며 대박 밴드 반열에 오르게 된다. Testament, Exodus 와 같은 스피드 일변도 & 변화무쌍하며 탄탄한 구성력을 자랑하는 베이 에어리어 쓰래쉬 텍스쳐 스타일로 변화 했으며, 그러한 변화에 걸맞게 꽤나 다양한 질주 패턴의 구축은 매우 인상적이다. 초기의 쓰래쉬코어/파워바이올런스 스타일을 새로운 스타일과 매우 잘 믹스, 익스트림함과 뮤지션쉽 모두가 돋보이는 양질의 초과격 사운드까지도 제공, 청자들을 충격의 도가니의 극치로 몰아 넣는다는 점 또한 간과해서는 곤란. 수많은 쓰래쉬 메탈 영건 아이콘들이 음악적 한계치에 도달하여 골골대고 있을때 등장, 자신들만의 가치 업그레이드 뿐만 아니라 씬 자체를 살려 낸 업적도 또한 빠트려서는 곤란한 한장이기도!

7. Lost Society – Fast Loud Death (Nuclear Blast,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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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두장의 데모로 메이저 메탈 레이블 중에서도 A-클래스로 손꼽히는 Nuclear Blast 와의 계약을 단박에 따낸 핀란드 출신의 10 후반-20대 초반의 영건 중의 영건 쓰래셔 Lost Society 의 데뷔 풀렝스. 쉴 새 없이 뿜어내는 스피드 일변도의 구성을 기반으로 하여, 다양한 리프와 템포 솔로 플레이 등 변화무쌍한 기타 플레이를 다양하게 얹어내며 과격함과 다채로움의 끈을 놓치 않는, 매우 타이트하고 딥한 한장이다. 마이너함과 메이저틱함의 황금비율을 보여주는 Anthrax, Overkill 과 같은 밴드와 일맥상통하는 것을 추구하는 친구들이며,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꽉차고 스무쓰한 앨범 진행은 너무나도 인상적이다. 매우 스트레이트 하지만, 스무쓰한 진행력 또한 만만치 않은 매력을 가지고 있는 한장. 유럽을 근간으로 한 쓰래쉬 영건들 중에서 최강자적인 한장 되겠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데뷔작이다. 그런데도 완벽하다.

6. Skeletonwitch – Beyond The Permafrost (Prosthetic,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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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NWOAH 라 불리우는 2000년대 미국 메탈 신조류에 많이 묻어가는 경향이 있기는 했지만, 그에 걸맞는 과거와 다른 신조류 메탈 센스를 함유하고 있는 밴드이기는 하지만, 그 뿌리만큼은 확실한 쓰래쉬 메탈이기에 쓰래쉬 메탈러로 부를 수 밖에 없는 밴드 Skeletonwitch 의 두번째 풀렝스 앨범. 80 US 쓰래쉬 메탈의 색이 매우 진하지만, 멜로딕 데스메탈 & 멜로딕 블랙메탈이 바로 연상되는 유러피언 익스트림 메탈적인 멜로디 라인을 근간으로 한 질주감각 또한 강렬한 한장이기도 하다. 그 두가지의 한방에 뒤섞여 달려 댄다고 한다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필요가 없을듯 싶다. 쓰래쉬 메탈적 관점 뿐만 아니라, 헤비니스 장르적 전반으로 따져 보아도 매우 유니크 하기 그지 없는 한장. 이 두번째 앨범은 가장 쓰래쉬 메탈적인 질주감이 돋보이는 한장이며, 쓰래쉬 메탈 영건을 논하는데 있어서 절대로 빠질 수 없는 존재감을 자랑한다.

5. Dew-Scented – Issue VI (Nuclear Blast,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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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래쉬 메탈 리바이블이 오기 전부터 존재했고, 정확히 말해서 멜로딕 데스메탈에 한발을 걸치고 있는 모던 쓰래셔 (= The Haunted) 들의 황금기에 등장한 밴드이지만, 그래도 쓰래쉬 메탈 리바이블을 논하는데 절대로 간과 할 수 없는 존재가 된 독일 출신의 모던 쓰래쉬 베테랑 Dew-Scented 의 6번째 앨범. 이들의 초기작은 차가운 톤의 프로덕션과 기계적인 리듬웍을 통한 테크니컬 쓰래쉬였지만, 중반기 들어와 박진감과 유연함을 덧댄 쓰래쉬 메탈 텍스쳐 사운드를 추구하기 시작했는데, 그 기간에서 발표 된 앨범 중 가장 뛰어난 결과를 남긴 앨범이 본작이다. 멜로디를 위주로 한 빈티지함과 뻑뻑한 리듬웍을 중시한 모던함의 조화가 가장 잘 이루어진 한장으로, Dew-Scented 의 다양한 음악적 코드를 가장 잘 표현한 한장이기도 하다. 이 앨범을 기점으로 하여 차후 행보들이 은근히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 쓰래쉬 리바이블에 맞물려 떨어졌고, 아예 미국쪽 레이블인 Prosthetic Records 로 이적하여 미국 쓰래쉬 영건들과의 잦은 교류로 인해 남다른 존재감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기도 하다. 워낙에 팀 자체가 빈티지 쓰래쉬와 모던 익스트림 메탈의 요소를 잘 비벼내고 있기에 미국 시장에서의 호평은 당연 했기도. 그러한 독특한 행보의 시발점이 바로 본작이다. 쓰래쉬 메탈 영건들을 논하는데 있어 꽤나 중요한 앨범이라 할 수 있겠다.

4. Toxic Holocaust – Chemistry Of Consciousness (Relapse,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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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harge, The Exploited, Charged GBH 와 같은 고전 스피드 펑크의 메탈화를 꾀하는 밴드이자, Municipal Waste 처럼 패스트코어/파워바이올런스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는 밴드이기도 한 Toxic Holocaust 의 5번재 풀렝쓰 앨범. 진한 패스트코어/파워바이올런스 색채와 그 스타일에 대한 조금 과한 집착성 때문에 음악적 성장이 조금 더딘 편 이었었다. 그러한 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준 메이저 메탈 레이블 Relapse Records 에서의 첫 앨범 An Overdose Of Death… (2008) 는 “잘 하지도 못하는데 인기만 많다” 라며 과대평가 된 밴드라는 시선을 받으며 나름 위기에 봉착 하기도 했으나, 차기작 Conjure And Command (2011) 에서 작곡과 앨범 구성력에 신경을 쓰며 엄청난 변화/성장세를 기록했으며, 그 뒤에 나온 이 앨범은 Toxic Holocaust 의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할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진화를 보여주고 있다. 70년대 스트릿펑크/크러스트 특유의 심플-다이하드함을 근간으로 한 질주감각에서 나오는 펑크 기반의 매력은 여전하며, 거기에 적절히 초창기 쓰래쉬를 가미하고 다양한 템포로 조절하며 그 매력을 극대화하는 방법론을 사용하고 있으며, 초기 Megadeth, Metallica 를 연상 시키는 메탈 베이스 위주의 본격 프로토 쓰래쉬 사운드 또한 꽤나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내는 등 생각보다 구색력이 다양하다. 전작에서도 그러했지만, 더욱 더 다양해진 곡 전개 패턴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앨범 전체적 다채로움은 더욱 더 인상적이다. 꽤나 매니악한 코드가 확실하게 살아 있으면서도, 그와 정 반대의 다양한 음악적 구색력과 깊이를 구축 해 둔 영악한 명작이다.

3. Havok – Time Is Up (Candlelight,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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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콜로라도 덴버 출신의 4인조 쓰래셔 Havok 의 2번째 풀렝쓰 앨범. “베이 에어리어 쓰래쉬 리바이블 토탈 패키지” 로 간단하게 설명 할 수 있는 앨범이다. 스피디한 구성을 주로 하고 있지만, 미드-슬로우 템포, 헤비 그루브 등을 십분 이용, 더욱 더 명확한 캐치함과 변화무쌍한 구성력을 통해 쓰래쉬 메탈이 지닌 장점을 극대화 하고 있다. 다양한 템포 변화를 통한 각기 다른 매력의 넘버들을 꽉 채워 넣으며 앨범 전체적인 다양함을 꾀하는 매력도, 한곡 한곡마다 쉴 새 없이 매우 다이내믹한 변화상과 그것을 기반으로 한 심도있는 연주를 통해 극대화 한다는 각 트랙마다의 변화무쌍함 추구에서의 매력도 굉장하다. 고전 헤비메탈 근간의 프로토 쓰래쉬, 베이 에이리어 쓰래쉬의 초기다운 스피드 일변도 구성 & 중기에서의 다양한 구색력 자랑, 그루브 메탈적인 현대화 등 쓰래쉬 메탈의 모든 연대기를 꽤나 알차게 담았다는 장점도 빠트릴 수 없다. 여기에 트윈 기타 시스템이 펼치는 솔로 배틀까지 첨가 된다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필요 없을듯. 완성형 쓰래쉬를 포커스로한 영건들은 참으로 많지만, 이들만큼 독보적이진 못할것이다. 다채로움만을 논한다면? 이 앨범이 최고다.

2. Power Trip – Manifest Decimation (Southern Lord,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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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 달라스 출신의 5인조 밴드 Power Trip 의 데뷔 풀렝스. “Kreator, Sepultura, Sacrifce 로 대변되는 초과격 쓰래쉬의 모든것을 들려주고 있다!” 라고 간단히 모든것이 설명되는 밴드다. 심지어 초과격 쓰래쉬 아이콘들의 초기작에서 발견되는 “에코빨 과도하게 쩌는 저예산 프로덕션의 독특한 묘미” 까지 근사하게 재현 해 내며 과격함과 사악함의 맛을 극단적으로 끌어 올리는 신선한 컬트 코드까지 더해 어마어마한 매력을 창출하고 있기도 하다. 초과격 쓰래쉬 특유의 무지막지한 스피드를 추구하고 있지만, 그와 똑같은 비율로 크로스오버 쓰래쉬, 베이 에어리어 쓰래쉬의 펑크 믹스쳐적 느낌과 기승전결 확실한 변화무쌍한 전개력까지 더해 음악적으로도 매우 높은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는 요소 또한 다분하게 갖추고 있다는 점도 무시 할 수 있는 이들의 장점이다. 두장의 EP 로 예행연습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만든 음반이지만, 팀 컬러적으로나 음악적 깊이로나 완벽에 가까운 어마어마한 앨범이다. 쓰래쉬 메탈 리바이블 영건들의 음악적 위기속에서 발표되어 다시금 이 장르를 신선하게 만들었다는 업적도 빠트릴 수 없으며, 그 업적을 달성한 밴드 중에서 범접 할 수 없는 최고의 기량을 보여 주었다는 말 또한 반드시 남겨야만 하기도 하다.

1. Municipal Waste – Hazardous Mutation (Earache,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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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래쉬 리바이블 영건들이 2000-2010년도에 들끓게 만든 장본인, 수많은 밴드가 등장 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밴드임을 새 앨범들을 통해 계속해서 증명하고 있는 미국 버지니아 리치몬드 출신의 4인조 Municipal Waste 의 2번째 앨범. 앞서 설명 했다시피 수많은 쓰래쉬 메탈 영건들이 주목받게 만든 원인이 되는 앨범이며,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이 주제를 논하는데 있어 절대 변치않을 최고의 앨범” 이라고 불릴만큼 지금도 무시무시한 한장이기도 하다. Nuclear Assault, D.R.I., Suicidal Tendencies 가 바로 생각나는 크로스오버 쓰래쉬의 모든것들 들려주고 있으며, 군더더기 없이 2-3분에 확실한 기승전결적 구성과 화려한 솔로까지 모두 해치우는 심플한 쾌감창출에 여념이 없기도 하다. 매우 심플하게 진행되지만 앨범 전체적으로 지루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다양한 스타일의 곡들을 만들어 두었으며, 모든곡이 다 이어지며 마치 한곡인양 느껴지는 배치 센스 또한 기가 막히다. 스트레이트함의 극치를 보여주지만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리듬/그루브, 정지했다 다시 달리기 기법, 떼창 등을 얹어내며 흥미로움을 극대화 했다는 점 또한 빠트릴 수 없는 이 밴드 & 이 앨범의 장점이기도 하다. 보컬리스트 Tony Foresta 의 엄청난 카리스마 또한 빠트릴 수 없기도 하다. 꽤나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흥미진진함을 느낄 수 있으며, 이를 능가하는 한장이 없다는 점은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고의 앨범의 자격이 있는 한장이며, 2000년대에 컴백한 쓰래쉬 베테랑 아이콘들의 명작들과 1-2위를 견주는 앨범이라는 점 또한 놓쳐서는 곤란 하겠다.

- Mike Vill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