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s Series #09] 밀레니엄 헤비니스 클래식 100선 Part.5 (24위 – 1위)
24위 : Isis – Panopticon (Ipecac Recordings, 2004)
Isis 는 굉장한 밴드라는 느낌을 본능적으로 밖에 느낄 수 없는 밴드다. 2000년대 헤비니스 특징들 중에서도 굉장히 임팩트 있는 사건들인 “둠/슬럿지/스토너의 패러다임 시프트화 & 하이브리드 화”, “하드코어를 기반으로 하여 다양한 헤비니스 음악 장르/스타일과의 크로스오버”, “메탈/하드코어/펑크/하드코어/헤비니스 음악의 프록 or 포스트락/엑스페리멘탈 락적인 변화” 를 한방에 해결하는 밴드이기 때문이다. “한가지 혁신화 = 한 밴드” 라도 놀라운데, Isis 는 여러개를 해치우는 밴드이며, 그렇게 2000년대 헤비니스를 대통합 하면서 더욱 더 각 장르/스타일의 경계를 부수는데 있어서 아주 임팩트 하다라는 점도 중요하다. 여기에 발화점은 높지만 일단 클라이맥스까지 오면 그 어떤 밴드보다 강렬한 아티스틱한 오오라의 남다른 강렬한 존재감, 긴 러닝타임에도 강렬하게 존재감을 내뿜는 캐치한 악곡 제조와 연주 구사/배치의 센스까지 더해진다면? 이야기는 끝난다. 헤비니스를 지닌 아트락-프록-엣모스페릭-포스트락… 각각의 우두머리는 다를 수 있지만, 종합적은 부분을 따진다면 Isis 를 능가하는 2000년대 밴드는 존재 할 수 없을 것이다. 모든 앨범이 뛰어나지만, 재미적인 대중적 측면과 예술적인 컬트적 측면의 가장 뛰어난 밸런싱을 이룬 Panopticon 이 최고라고 생각된다. 전작이자 두번째 앨범 Oceanic (2002) 을 최고로 치는게 세간의 판단이고, 반론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Oceanic 의 스타일을 그대로 이용 하기는 했지만, 보다 앞서 나간, 그리고 실력 그래프의 꼭지점인 Panopticon 을 이 자리만큼은 좀 더 쳐주고 싶다.
In Fiction
23위 : Darkthrone – The Cult Is Alive (Peaceville, 2006)
블랙메탈 역사상 가장 컬트한 코드의 사악한 사운드를 추구했던, 그와 더불어서 블랙메탈 파이오니어 밴드들 사이에서도 유별나게 아웃사이더, 아니 레프트 핸드 패쓰 그 자체였던 Darkthrone 은 일종의 불경한 사운드의 텍스쳐를 넘어 신성불가침적인 존재로 오랜 시간동안 존재했다. 한마디로 변화, 혁신, 비판등의 행위가 용납은 커녕, 존재 할 수가 없는 밴드였다. 11번째 앨범인 본작은 그것을 적극적으로 부정하는 앨범이다. 물론 Darkthrone 만의 남다른 컬트함으로 말이다. 밴드는 노이즈하고 로우한 프로덕션을 적절히 살리되 지금까지의 블랙메탈이 아닌, 블랙메탈적 관점으로 크러스트 하드코어와 러프한 직선미의 고전 하드락/락앤롤/고전 메탈을 재해석 하며 혁신적이면서도 무모한 음악적 변화를 감행했다. 골수 블랙메탈러들의 처절한 실망감과 비아냥이 있었지만, Darkthrone 은 자신들의 변화는 자연스러웠다고 생각했고 새로운 변화에 대해 매우 자랑스러워 했다. 블랙메탈의 텍스쳐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Darkthrone 만의 로우한 언홀리-사타닉 코드가 담긴 하드코어 펑크적 사운드는 음악적으로 너무나도 획기적이었고 완성도 역시 한번의 시도에 의해 탄생된 것 치고는 굉장히 높았다. 호평은 당연히 비아냥을 압도했다. 이 앨범을 기점으로 많은 블랙메탈 밴드들은 하드코어 펑크적인 색채를 가미하며 Darkthrone 의 새로운 방법론에 동참했다.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크러스트적 색채는 크러스티들로 하여금 블랙메탈을 듣게 만들었고, 그 당시 서서히 떠오르던 크러스트 펑크의 메탈화는 더욱 강해지게 되었다. 더불어서 때마침 상승중이던 언홀리-사타닉한 코드를 지닌 하드코어 펑크와 그라인드코어, 둠-슬럿지-스토너 세력과의 접점을 가지게 되었고, 2000년대 후반에 들어와 사악한 코드를 지닌 다양한 메탈 및 펑크-하드코어의 경계선이 없어지고 통합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내게 된다. 그 시작점에 The Cult Is Alive 가 존재한다. 앨범 자체의 사운드도 훌륭하지만, 다양하고 거대한 씬의 흐름을 크게 바꾸게 했다는 점 역시 이 앨범의 위대함이라 할 수 있겠다.
Too Old Too Cold
22위 : Exodus – Tempo Of The Damned (Nuclear Blast, 2004)
얼터너티브 태풍과 그 포커스를 돈으로 탈바꿈 하기 위해 정신 없었던 메이저 레이블들의 무관심으로 인한 해고, 재기의 미적지근함으로 한계를 보여주며 빠르게 사라진 80 쓰래쉬 히어로들은 Testament 의 보컬 Chuck Billy 의 암투병 기금마련 합동공연인 Thrash Of The Titans 를 통해 1회성 컴백을 타진했는데, 이 공연에서 보여준 놀라운 퍼포먼스는 수많은 메탈 레이블들의 러브콜을 만들어 냈다. 이를 계기로 수많은 밴드들이 컴백했고, 80년대 못지 않은 쾌작들을 양산 해 내며 2000년대 헤비니스 특징 중 하나인 “쓰래쉬 리바이블” 을 만들어 내는 중요한 한 축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그 한 축인 쓰래쉬 올드스쿨러들의 재기를 논하는데 있어서 가장 뛰어난 작품이 본작이다. 쓰래쉬 빅4 는 아니었지만, 그들이 가지지 못한 직선적인 터프함, 뛰어난 구성력과 빅4 밴드들에 전혀 떨어지지 않는 화려한 테크닉으로 중무장한 Exodus 의 모든것이 이 재결성 앨범에서 다시 한번 작렬했다. 이 앨범은 “컴백을 얼마나 잘 하느냐” 의 문제가 아닌, “왕년의 대표작보다 더 뛰어난, 밴드 역사상 최고의 앨범을 만들어 내느냐 못 내느냐” 의 문제를 보여주는 굉장한 앨범이었다. 차원이 달랐다. 쓰래쉬 리바이블 중에서 최고였고, 2000년대 쓰래쉬를 논하는데 최고였으며, 더 나아가 수많은 헤비니스 장르들의 “속도 롤모델” 로 맹활약한 장르인 쓰래쉬의 간판을 책임지는 존재로써 2000년대의 메탈 스피드의 귀감으로도 최고의 모습을 보여 준 부분도 굉장했다. 다시 한번 확실하게 말하겠다. 2000년대 쓰래쉬 베테랑들 중 최고는 Exodus 다. 그 증거는? Tempo Of The Damned 되겠다.
War Is My Sheperd
21위 : Pig Destoryer – Terrifying (Relapse, 2004)
그라인드코어계의 기행집단 (이라고 쓰고 병신 새끼들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Anal Cunt 와 Agoraphobic Nosebleed 에서 활약한 Scott Hull 이 직접 리드하는 밴드인 Pig Destroyer 는 Scott 의 과거 커리어와 별 다를바 없어 보였다. 그러나 밴드는 앨범을 거듭 발표하며 음악적인 심상찮음을 서서히 보여주었고, 3번째 앨범인 본작을 통해 그라인드코어의 혁신화의 끝장을 보여주며 수많은 익스트림 메탈 애호가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전해주기에 이르른다. Nasum 이 그라인드코어의 모던화를 누구보다도 먼저 행했고, 퀄리티도 굉장하지만, 본작 Terrifying 은 조금 늦은 후발주자지만 이 방면에 있어서 최고라고 할 수 있는 결론을 남기고야 만다. 치밀한 구성, 연주 테크닉, 캐치한 훅의 제조와 배치의 센스는 비슷할 지 모르지만, 더욱 더 과격한 면모와 그에 걸맞는 한 수 높은 테크닉의 존재감, 그리고 남다른 프로듀싱 (리더 Scott Hull 은 이 앨범을 기점으로 프로듀서로도 본격적으로 활약을 시작, 큰 족적을 남기는데 성공한다.) 과 트윈픽스를 방불케 하는 폭력과 호러를 주제로 한 미스테리한 컨셉/스토리텔링의 존재감은 유난히 재능과 센스의 전장터였던 2000년대 그라인드코어씬의 진정한 승리자로 자리매김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어렵게 설명 할 필요가 없다. 모든 부분에서 최고였다. 과격함, 혁신성, 테크닉, 그외의 음악적/밴드 이미지 메이킹적인 요소 등 모든 부분에서 말이다. 2000년대 최고의 그라인드코어 앨범이라 단언 할 수 밖에 없는 작품 되겠다.
Gravedancer
20위 : Kreator – Enemy Of God (SPV, 2005)
Kreator 라는 밴드는 그저 독일 쓰래쉬 메탈의 간판주자라고만 받아 들이면 절대 곤란한 밴드다. 매우 미국적이었던 쓰래쉬 메탈을 독일 및 유럽 메탈씬에도 구사 할 수 있을 정도로 철저하게 현지화 시키는 모범을 보여 주었고, 타 밴드들보다 배는 과격한 부분은 데스메탈, 그라인드코어는 물론 블랙메탈의 탄생에도 엄청난 아이디어를 주었다. 그리고 유연하고 캐치한 사운드로의 변화, 쓰래쉬 메탈의 고정관념을 넘어서, 그 어떤 메탈 밴드들과 다른, 메탈 밴드들이 함부로 도전하지 않았던 파격적인 모던화에도 주저없이 도전했고 꽤 인상적인 음악적인 성과를 남겼다. 허나 90년대 말부터 다시금 과격 메탈 사운드가 전반적으로 주목을 받게 될 무렵의 Kreator 의 모습은 명성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먼, “Out Of Metal” 그 자체였다. 밴드의 리더 Mille Petrozza 는 그동안의 탈-메탈적 방황과 녹슨 명성을 별다른 호들갑 없이 Violent Revolution (2001) 이라는 앨범 한장으로 해결했다. 왠지 좀 더 과격하고 빠르고 사악한 카리스마로 악명을 떨친 Kreator 의 전설이 다시 시작 된 것이었다. 그 후속작이자 11번째 앨범인 Enemy Of God 은 더욱 뛰어났다. Pleasure To Kill (1986) 으로 대표되는 초기의 과격함, Extreme Aggression (1989) 로 대표되는 중기의 유연함의 겸비, 그다지 큰 반향을 얻지는 못했지만 분명 Kreator 의 행보에서는 나름 성공적이었던 90년대의 모던함도 매우 긍정적인 모습으로 가세한 작품이었다. 쓰래쉬 스타일로의 첫 컴백 Violent Revolution 도 뛰어났지만, Enemy Of God 은 2000년대 Kreator 를 완벽하게 정의하는 앨범이었다. 완벽함의 강도는 그저 왕년 쓰래쉬 사운드로의 컴백의 이유가 아니다. 지금까지 해 온 모든것의 총결산 및 놀라운 퀄리티로의 귀결, 그리고 무엇보다 쓰래쉬 메탈이라는 간판에 가장 잘 어울리는 스피디하고 터프한 쾌감 창출에 소홀하지 않는, “한마디로 모든 부분에서 최고조” 를 가장 임팩트하게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계속 해 온 쓰래셔 중에서 최고였고, 컴백 한 쓰래셔와 새로 등장한 어린 쓰래셔들과 비교해도 우위에 있다는 점 역시 의미심장 하다.
Enemy Of God
19위 : Cursed – Two (Goodfellow, 2005)
Integrity, Ringworm 이 존재 했고 뛰어난 작품들을 계속해서 남겼기에, 하드코어의 언홀리-사타닉적 테마/사운드의 도입은 그렇게까지 신선하고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Cursed 라는 밴드가 구사 한 언홀리한 하드코어는 확실히 새로운 것이었다. 올드스쿨 하드코어 펑크에 Venom, Slayer, Darkthrone 적인 사악한 메탈적 사운드의 적극 도입, 불경스러운 느낌을 더욱 어둡고 질퍽하고 깊고 음산하게 만들어 주는 크러스트 펑크, 둠/슬럿지 사운드의 범상찮은 난입과 조화가 바로 그러한 새로운 것이었다. 이들이 들려준 다양한 불경스러운 메탈 장르들이 난입한 하드코어는 새로운 하나의 기준이 되었고 사악함을 지닌 혁신적 밴드들의 대거 등장으로 이어지며 언홀리 하드코어라는 하나의 세력을 만들게 된다. 그리고 최근 들어 벌여지고 있는 헤비니스씬의 큰 흐름인 블랙메탈의 하드코어 펑크화, 하드코어 펑크의 언홀리-사타닉한 코드의 메탈 장르 대거 섭취/자기화, 둠/슬럿지/스토너/그라인드코어/올드스쿨 데스메탈/데스 앤 롤/쓰래쉬 문화권의 활발한 교류와 그로 인한 장르 붕괴과 융합에 있어서 가장 확실한 계기로 이 Cursed 라는 밴드가 존재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어마어마 하게 크다. 모든 앨범들이 뛰어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다양한 템포를 기반으로 한 버라이어티한 사악함을 한껏 선보인 두번째 앨범 Two 는 이들의 커리어 하이라 할 수 있겠다.
Fatalist
18위 : Superjoint Ritual – Use Once And Destroy (Sanctuary, 2002)
내공이 딸린다면 이 밴드는 그저 “Pantera 의 보컬 Phil Anselmo 또 다른 메탈 프로젝트” 로 보일 것이고, 내공이 좀 있다면 “Phil Anselmo 와 뉴올리언즈 둠/슬럿지 아이콘 밴드들의 작당 슈퍼 프로젝트” 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정답은 둘 다 아니다. 정답은 “둠/슬럿지의 혁신화 & 혁신적인 크로스오버 슬럿지 쓰래시” 이다. 라인업에서 바로 눈치 챌 수 있는 사운드를 구사하면서도, 모든 이의 예상을 아주 우습게 짓뭉개 버리는 혁신성 역시 장난 아닌 밴드가 이 앨범의 정체다. 독한 어두움과 악마적 주술적 파워의 뉴올리언즈 슬럿지 메탈의 매력은 기본으로 존재한다. 여기에 Phil 의 취향인 80 하드코어 펑크 (주로 Black Flag 에 대한 존경심 표출이다.) 의 도입 된다면? 그로 인해 탄생 된 “슬럿지 메탈의 하드코어 펑크에 대한 애정 표출” 이라는 독창적인 매력이 탄생하게 된다면? 묵직하고 텁텁하지만 슬럿지의 느린 구성과는 전혀 상관없는, 직선적이다 못해 무식하기 그지 없는 파괴적인 질주감으로 점철 된 혁신적인 메탈-하드코어 믹스쳐가 탄생 된다면? 이를 통해서 만들어지는 예상이 맞아 떨어지는 재미와 예상을 빗나가며 탄생되는 재미를 모두 보여준다면? 여기에 통제가 안되는 터프함이 쉴 새 없이 불을 내뿜어 댄다면? 이야기는 끝이지 않은가? 올드스쿨적인 묘미와 새로운 재미, 혁신적인 재미와 똘아이적인 재미가 모두 있으니 이야기는 말 그대로 끝이다. 여기에 Phil Anselmo 가 Panteta 이후 주춤했던 카리스마를 다시금 되찾았다는 점과, 뉴올리언즈 메탈러들이 이 앨범을 기반으로 다시금 좋은 음악적 페이스를 선보이며 매너리즘에 봉착했던 뉴올리언즈 메탈을 다시금 신선하게 만들었다면 정말 이야기는 끝이 된다.
Fuck Your Enemy
17위 : Every Time I Die – Hot Damn! (Ferret Music, 2003)
90년대 말부터 시작 된 프리재즈/아방가르드 재즈, 메탈릭 하드코어, 익스트림 프록 메탈의 혼합과 기괴한 어레인지 아이디어로 탄생 된 케이오틱 하드코어 & 매쓰코어는 2000년대의 헤비니스 및 메탈-하드코어 믹스쳐 공식 중 하나로 굉장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장르다. Every Time I Die 는 이러한 공식을 만든 파이오니어 밴드는 아니었다. 허나 이들은 이쪽 방면 사운드를 그 누구보다 재밌고 유쾌하게 어레인지 해 대며 긍정적인 음악성을 지닌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한 기발한 밴드로는 분명 처음이었다. 기괴한 장르의 믹스쳐 대폭발은 당연히 일어나고 있고, 여기저기에서 숨겨진듯 아닌듯 불쑥불쑥 튀어 나오는 유머러스한 기타 애드립과 뜬금 없지만 재미진 캐치한 팝락 및 하드락적 특징의 난입은 더욱 매쓰코어/케이오틱 하드코어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무리수적인 부분은 분명 존재했다. 하지만 유머러스함을 지닌 재미진 케이오틱/매쓰코어 사운드는 결국 신의 한수로 기록 되고야 만다. 이들은 정신없는 사운드로 상업적 성공과 음악적 호평을 모두 얻어냈고, 더 나아가 이 정신없고 매력 찾기 힘든 장르를 좀 더 쉽고 빠르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으며 다른 밴드들도 체크 해 보게끔 하는 광고맨으로의 역활도 충분히 해 냈다. 내외적 성장을 모두 이뤄낸, 놀라운 성과의 앨범 되겠다.
Ebolarama
16위 : Municipal Waste – Hazardous Mutation (Earache, 2005)
2000년대에 수많은 혁신적 메탈-하드코어 믹스쳐가 판쳐댔기 때문에 쓰래쉬 메탈의 부활은 아무리 생각해도 거짓말 같다. 하지만 2000년대에 가장 많은 신예들의 등장과 왕년 히어로들의 컴백이 가장 활발했던 장르는 쓰래쉬 라는건 순도 100% 의 진실이다. 메탈 레이블은 물론, 메탈을 소화 할 수 있는 하드코어 및 헤비니스 레이블 역시 쓰래쉬 메탈러의 앨범을 선보일 정도로 뜨거웠다. 헤비 언더그라운드에서 장발, 패치/버튼/스파이크가 덕지덕지 붙여진 배틀자켓, 7부 빈티지 청바지, 오픈 핑거 가죽 글러브, 흰색 하이탑 스니커를 입은 열혈 해드뱅어를 최첨단 시대에 득시글 거리게 만들었다는 점도 놀라운 부분이다. 이러한 기현상을 만들어 낸 것은 쓰래쉬 빅 4 도 아니고, 왕년 쓰래셔들의 컴백도 아니었다. Municipal Waste 라는 밴드가 그렇게 만들었다. 이 모든 기현상을 그들이 100%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 이유는 이들의 두번째 앨범인 Hazardous Mutation 때문이다. 말 그대로 “80년대에 존재 할 법한 쓰래쉬 메탈헤드 패션을 한” 놈들이 갑자기 나타나서 D.R.I. Nuclear Assault 로 대표되는 크로스오버 쓰래쉬의 모든것 & 직선미 하나만큼 일품인 베이에이리어 쓰래셔들의 클래식과 똑같은 오오라의 쓰래쉬 메탈의 모든것을 동시에 구사했고, 이러한 기현상이 만들어지고 말았다. 그게 다다. 이유를 굳이 꼽자면, “모든 이들이 이성을 잃어버릴 정도로 죽여주는 쓰래쉬를 들려줬음” 일 것이다. 이 앨범 Hazardous Mutation 은 쓰래쉬에 낀 쓰잘데기 없는 아티스트 놀음, 대중화, 현대화, 여타 인기 헤비니스에 묻어가기가 전혀 없었고, 머리를 돌려대는데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메탈릭 스피드” 에 편집증적으로 집착했다. 그리고 인정받고 성공했다. 메탈이라는 장르 역시 장사이기에 대중적인 면모를 감안 안 할 수 없지만, 종종 다이하드함으로 점철 된 똘아이들이 나타나 예상치 못했지만 매우 반가운 충격을 주며 이 장르를 신선하게 만들곤 한다. 그러한 흐름을 보여준 밴드들 중 2000년대 최고봉은 이들이다. 그 어떤 헤비니스 흐름보다 임팩트한 크기의 후폭풍까지 낳았다. 그리고 그 어떤 쓰래쉬 밴드들에게 지지않는, 락스타와는 거리가 먼 장르인 쓰래쉬로 락스타가 되었고 그에 딸려오는 부와 명성에 신경쓰느라 골머리를 앓는 수많은 밴드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가하는, 한마디로 팬들이 원하는 궁극체를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너무나도 중요한 앨범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음악적인 혁신성은 그닥이지만, 메탈이 주는 쾌감 창출에 있어서 이만한 앨범은 없다. 그만큼 이 앨범은 한마디로 “죽여준다”.
Unleash The Bastards
15위 : Darkest Hour – Hidden Hands Of A Sadist Nation (Victory, 2003)
2000년대 메탈에 대해서 왈가왈부 하는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게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2000년대 메탈이라는 “껀수” 가 등장하기 전부터 Darkest Hour 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메탈과 하드코어의 새로운 믹스쳐 공식을 누구보다도 먼저 시도 했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식 메탈릭 하드코어와 스웨디시 멜로딕 데스메탈의 믹스쳐라는 2000년대 메탈의 가장 큰 흐름을 논하는데 있어서 그 누구보다도 먼저 시도했다는 점, 그리고 타 파이오니어들 보다도 더욱 뛰어난 음악적 결과물과 혁신적인 강도에 맞장 뜰만한 무지막지한 과격함으로 점철된 결론을 내 놓으며 더욱 더 자신들의 가치를 빛냈다는 점은 매우 의미하는 바가 크다. 세번째 앨범인 Hidden Hands Of A Sadist Nation 은 그러한 강렬함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앨범이다. 유럽 익스트림 메탈과 미국 하드코어와의 만남도 놀랍지만, 대체적으로 멜로디컬하고 파퓰러한 코드로의 어레인지로의 시도와는 달리 메탈과 하드코어의 공통점인 파워와 스피드에 광적으로 집착하고 또 집작한다는 점은 놀랍다는 레벨을 넘어 징글맞을 정도다. 단순 무식 과격함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하다. 단 한번도 쉬지않는 브루탈한 페이스가 압권이지만, 그 과격무쌍한 흐름속에 다양하고 인상적인 리프 메이킹, 놀라운 센스와 실력의 곡 전개, 그리고 테크닉 발휘에 절대로 자제하지 않는 과감함, 유럽 익스트림 메탈 + 미국 하드코어 그 이상의 혁신적 믹스쳐를 통한 다양한 센스의 적재적소의 발휘 등 음악적인 부분 역시 만만찮게 강렬한 앨범이 본작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웨덴 원정 & 멜로딕 데스메탈 프로듀스의 넘버원 명장 Fredrik Nordstr?m 의 기막힌 프로듀스가 더해진다면? 무슨말이 더 이상 필요한가. 2000년대 최고의 메탈-하드코어 믹스쳐 앨범이라는 말 하나면 될 것이다.
The Sadist Nation
14위 : Baroness – The Red Album (Relapse, 2007)
Mastodon 이라는 밴드의 등장으로 인하여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둠/슬럿지/스토너와 프로그레시브 메탈 세계의 경계선의 무너짐 및 두 장르의 크로스오버로 인한 혁신적인 믹스쳐는 등장과 동시에 2000년대 헤비니스의 중요하고도 거대한 움직임으로써 완벽하게 자리매김 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기준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스타일을 지닌 밴드들이 등장, 더욱 더 슬럿지-프록의 행보는 의미심장 해졌다. Mastodon 이 이러한 흐름을 촉발 시키기는 했지만, 그들에게 모든 공이 돌아 갈 수 는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촉발은 그들이 시켰을지 모르지만, 슬럿지와 프록의 경계점을 더욱 확실하게 없애는데 뛰어난 활약을 보인 촉매제 밴드로 Baroness 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Baroness 역시 슬럿지와 프록의 믹스쳐와 모던화를 시도한다. 하지만 이들은 너무나도 극명하게 Mastodon 과는 다른 그들만의 스타일을 지녔음을 보여준다. 포스트락/엣모스페릭/엑스페리멘탈적인 코드의 유별난 존재감과 그를 바탕으로 천천히 그리고 탄탄하게 만들어지는 거대한 스케일의 제조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슬럿지-프록 공식은 “색다른 것” 의 수준이 아닌, “완벽히 새로운 것” 의 레벨이었다. 첫 풀렝쓰 앨범인 The Red Album 부터 대단한 것을 만든 것이다. 이 앨범의 등장과 동시에 모든 이들이 경악했고, 누구도 의심치 않게 이 앨범은 그 어떤 시대가 와도 최고의 앨범이 될 것임을 자연스레 증명했다. 가장 대단한 점은 이 앨범을 기점으로 슬럿지-프록의 방법론의 레벨의 차원 자체가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며, 포스트락/엣모스페릭/엑스페리멘탈 락 세계와의 교류와 경계붕괴 역시 본격적으로 행해졌다는 점이다. 많은것을 시사하는, 그러한 앨범이다.
Wanderlust
13위 : Between The Buried And Me – The Silent Circus (Victory, 2003)
2000년대에 혁신적인 메탈-하드코어 믹스쳐가 있었지만, 혁신적인 헤비 장르-프록의 믹스쳐가있었지만, BTBAM 만큼 괴물의 영역까지 도달 한 밴드는 보기 드물다. 헤비한 음악을 들어 봤다면 이 말을 쉽게 부정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밴드는 등장과 동시에 그러한 괴물적 감각을 뽐냈다. Suffocation, Atheist 로 대표되는 테크니컬-퓨전/프록 데스메탈을 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케이오틱/매쓰코어와 한번에, 그것도 완벽하게 접목 시켰으며, 여기에 연주 괴물들의 솔로 앨범에서의 테크닉 대향현, 노이즈코어/아방가르드 재즈/프리-재즈적의 메탈-하드코어적인 재해석을 통한 적절한 애드립, 스탠다드팝이라던지 락 오페라적인 구성과 그에 걸맞는 캐치한 보컬라인의 존재감 등 예상치 못한것들/어울리지 않을법한 것들을 하나 둘 뒤섞고 한데 어우러트리고 정리하는데 전혀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어찌 아니 괴물이라는 표현을 아니 쓸 수 있을까? 2번째 앨범 The Silent Circus 는 그러한 괴물 음악의 첫번째 이정표였고, 등장과 동시에 수많은 음악씬을 초토화 시키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익스트림 메탈 언더그라운드, 전방위적인 하드코어씬, 퓨전-테크니컬 연주인들의 세계, 프록씬, 아방가르드 재즈-믹스쳐씬 모두 초토화 시켰다. 무엇보다 과격함, 혼돈감, 극단적인 테크닉 표출이라는 매우 불경스런(?) 집착으로 탄생 된 사운드가 엄청난 인정을 받았다는 점은 의미가 엄청나기도 했다. 밴드는 2000년대 최고의 메탈-하드코어 믹스쳐 팀이 되었고, 밀레니엄 프록 메탈의 뒤틀린 감성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기타 비루투오조 및 테크니컬 연주 표출 집단의 방법론이 파격적으로 개선한 팀으로도 엄청난 각광을 받았다. 한마디로 전방위적인 락-메탈-하드코어 세계에 대한 혁명이었다. 친절하게 들리는 음악은 아니지만, 친절할 필요없는 혁신이기에 더욱 더 혁명적이라 할 수 있겠다.
Mordecai
12위 : Tragedy ? Vengeance (Tragedy Records, 2004)
크러스트 펑크/하드코어의 미덕은 Discharge 가 개발한 D-비트에 대한 숭배, 그뿐이었다. 그러한 흐름은 20여년간 지속 되었고, 크러스트는 음악적인 새로움과는 거리가 먼 장르로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다. 허나 2000년에 들어오며 그러한 미덕은 새로운 형식과 뛰어난 음악적 아이디어를 앞세운 2000년대 크러스터 밴드들에 의해 개박살이 나고야 만다. 그 중심, 선봉에 이 밴드 Tragedy 가 있다. 이들 역시 D-비트의 전통을 이어간다. 그러나 그건 그저 한가지 특징일 뿐이다. 슬럿지 특유의 어둡고 끈적한 헤비함의 도입, 크러스트와 슬럿지의 믹스로 인한 어둡고 질펀한 독창적 사운드 프로덕션의 탄생, 그리고 크러스트 펑크 특유의 “현실 지옥도” 적인 표현법에 어울리는 드라마틱한 구성 & 묵시록적인 감성코드의 구축과 그를 이용한 구성과 연주라는 매우 다양하고도 과감한 시도를 통해 완벽히 새로운 개념의 크러스트 사운드가 탄생하게 되었다. 그로 인해 크러스트 펑크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 한 것은 물론이었으며, 놀라울 정도로 메탈, 하드코어, 메탈코어, 그라인드코어, 쓰래쉬 등 수많은 헤비니스 씬에서 Tragedy 의 팬임을 자청하는 인물들이 마구마구 등장했다. 혁신적인 밴드들이 좋아아는 페이보릿 밴드로 알려지며 수많은 전방위 헤비니스 뮤직의 팬들의 관심을 끌게 한 면모 역시 굉장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Tragedy 의 앨범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또한 각기 다른 개성도 있다. 단 한장을 뽑는다면, 이 테마에 어울리는 선정이라면 2번째 앨범인 Vengeance 가 되겠다. 크러스트의 긍정적 혁신화는 말 할것도 없으며, 드라마틱한 아포칼립스를 만들어 내는 방법론의 신중함이 가장 뛰어나기 때문이다. 서서히, 그리고 단단하게 만들어 나가며, 폭발 시킬 때 아낌없이 폭발하는 방법론의 신중함은 타 앨범보다 그 무게감이 다르기 때문이다.
A Call To Arms
11위 : Cannibal Corpse ? Kill (Metal Blade, 2006)
Cannibal Corpse 는 데스메탈의 잔인성을 가장 극단화 한 밴드로 악명을 떨치고 있지만, 그러한 이슈 보다는 정통 데스메탈을 끊임없이 발전 시키며 굉장한 롱런적인 인기와 그에 합당한 음악적 실력을 엄청나게 보여주는 진정한 익스트림 메탈의 거장이라는 평이 더 어울리는 밴드다. 이들은 모든 메탈의 암흑기라 할 수 있는 90년대를 살아 남았고 (오히려 최고의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기도 했다!), 수많은 혁신 메탈 및 헤비니스 음악이 판치는 2000년대에도 엄청난 음악적 경쟁력을 보이며 하락세를 전혀 보여주지 않으면서 경이로움의 아이콘으로 탈바꿈 한 지 오래다. 그 중에서도 10번째 앨범인 본작은 어마어마한 의미를 지닌다. 과격무도한 진행속에 다양한 패턴과 스타일을 지닌 리프들, 두 말 하면 입아플 정도의 이들 특유의 부르탈리즘, The Bleeding 앨범부터 밴드의 의외의 면모인 동시에 또 다른 트레이트 마크인 리듬-그루브적인 부분, 그런것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의외의 캐치함까지, 모든 Cannibal Corpse 의 장점이 유난히 평균치보다 더 뛰어나게 터져 나온 앨범이라는 점이 일단 그 이유다. 또 하나의 장점은 바로 귀감이 된다는 점이다. 2000년대 후반에 등장한 데스코어 신예들의 롤모델은 Cannibal Corpse 였고, 이 앨범이 발표 될 즈음은 데스코어의 커리어하이를 기록하던 시기였는데, 이 앨범에서의 유별난 음악적 파워는 후배 밴드들에게 무언가 한 수 보여주는것인 동시에, 그러한 음악을 즐기기 시작한 어린 친구들에게 까지 올드스쿨이 왜 중요한지 제대로 보여주었다. 이는 올드스쿨 메탈러가 최근 시대에 보여 준 최고의 모범적 음반 사례였다. 종합 해 보자. 떨어지지 않다 못해 오히려 최근작 중에서도 단연코 뛰어난 음반 제작의 성공, 그 쾌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때 마침 인기를 얻기 시작한 신 메탈 장르 탄생의 선구자로써의 위엄, 그리고 그러한 장르를 듣는 어린 팬들에 대한 존경과 관심 얻기에 대한 성공까지 이뤄낸 앨범이라는 거다. 완벽하디 완벽하다. 이보다 더 뛰어난 베테랑 앨범은 없었다. 2000년대 헤비니스를 논하는데 있어서 노장/올드스쿨의 최고봉 앨범으로 바로 거론 되어야 하겠다.
Make Them Suffer
10위 : Trash Talk – Eyes And Nine (Trash Talk Collective, 2010)
하드코어 펑크는 수많은 혁신적 헤비니스들의 등장으로 인해, 2000년대를 책임질 정통파 신예들의 예상치 못한 후잡함에 의해 올드스쿨 하드코어 펑크는 시윈하게 뒤로 밀려지고야 만다. 하지만 그것은 2000년대 초중반의 이야기였다. 2000년대 후반부터 하드코어 펑크의 정통적인 묘미를 추구하는 동시에, 이 장르가 가진 “혁신화 불가능” 이라는 고정관념을 아주 간단히 개박살내는 굉장한 음악적 센스와 카리스마 까지 갖춘 신예들이 등장하며 다시금 올드스쿨 사운드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치게 하고야 말았기 때문이다. 그 중 단연코 탑인 밴드이자, 타 밴드와 차원이 다른 존재인 Trash Talk 는 한마디로 “실시간 레전드” 그 자체인 밴드이다. Black Flag 으로 대표되는 올드스쿨 하드코어 펑크 특유의 파워, 스피드, 분노를 기반으로 한 강렬한 캐릭터 구축의 전통을 이어가는 밴드로 시작했고, 그 전통을 기반으로 쓰래쉬코어, 파워바이올런스, 둠/슬럿지, 노이즈 헤비락, 펑크 기반의 그라인드코어 등 수많은 장르의 로우함과 부르탈함까지 자기화 시키는데 대성공 (그냥 성공이 아님이 중요하다!) 했으며, 무엇보다 엄청난 카리스마의 라이브를 보여주며 2000년대 최고의 라이브 밴드로도 등극하는데 성공했다. 그 최고의 순간이 바로 이 앨범이다. 올드스쿨 하드코어 펑크의 묘미의 모든것과 그것을 기반으로 하여 발전 된 다양한 장르들과의 접목과 자기화와 혁신화의 대성공, 그리고 극단적인 묘미의 극대화까지 완벽함을 보여주는 앨범이다. 그리고 이 명성을 만들어 내는데 있어서 필요한 앨범 제작, 홍보, 판매, 투어 활동에 관한 모든것, 머천다이즈 제작 홍보 판매까지 모두 자신들의 손으로, 즉 DIY 의 극치로 얻어 냈다는 점은 빼 놓지 말고서 거론해야 하는 부가적인 장점이기도 하다. 과격함 100점, 혁신적인 면모 100점, 기획력 100점, 애티투드 100점, 한마디로 음악적인 부분 및 외적인 부분 모두 만점인 앨범 되겠다.
Explode
9위 : Boris – Pink (Diwphalanx/Southern Lord, 2005)
Black Sabbath 로 부터 시작하여, 둠/슬럿지/스토너 메탈로 발전되면서 강해진 앰프에서의 헤비한 파워의 출력 미학의 컬트함은 드론 메탈이라는 매우 독하고, 매니악 하며, 심지어 변태적으로 느껴질 정도의 전위 예술로 변화하게 된다. 재밌는 점은 지금까지의 락 음악의 서브 장르/스타일화는 거의 100% 서양 세계에서 등장했지만, 이 드론 메탈은 미국과 더불어 일본에서 시작 되었다. Boris 라는 밴드가 그렇게 만들었다. 그리고 더 재밌는 점은 Boris 라는 밴드가 드론 메탈의 모든것을 정의했지만, 자신들이 내린 장르/스타일을 벗어나기 위해 가장 처절한(?) 음악적 사투를 벌였다는 점이다. 밴드는 “헤비함” 이라는 특징이 들어 있는 모든 장르뿐만 아니라, 그 장르의 거장들의 스타일의 대부분을 흡수하며 예상 할 수 없는 변화와 진화를 거듭했는데, 그러한 극단적 진화의 최종 종착역이 바로 이 앨범이다. 기타와 앰프 및 수십가지 출력 자제를 풀 볼륨으로 올리고 연주시 나오는 먹먹한 헤비함의 컬트한 사운드 색채를 기반으로 한 거대한 스케일의 드론 메탈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Black Sabbath 의 헤비 약물 블루스, Deep Purple 의 고출력 스피디 락앤롤, MC5 와 같은 개러지 펑크의 에너지, Boris 의 컬트적 헤비함과 어우러지는 프록-엑스페리멘탈-노이즈락-포스트락 등 다양한 장르들의 시도와 자기화 등등등… 한마디로 앰프가 감당 할 수 없는 헤비한 출력을 시도하는 모든 장르들을 섭렵하려고 노력하는 앨범이다.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광폭한 파워와 스피드의 락앤롤과 거대한 스케일과 아트함을 지닌 전위 예술의 특징까지 모두 섭렵하려는 야심도 있다.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완벽하게 완성 시켰다. “헤비함의 다양한 방법론의 모든 정복과 혁신화의 완벽 성공” 을 이룬 괴물과도 같은 앨범이었다. 차원이 다른 물건, 그 자체다. Pink 라는 앨범은 헤비함의 신이 강림 했음과 같다는 설레발을 쳐 줘야만 하는, 그런 앨범 되겠다.
Pink
8위 : Hatebreed – Perseverance (Universal, 2002)
하드코어는 날카롭고 빨랐지만, (필연적으로 있을 수 밖에 없던) 메탈 팬/밴드들과의 교류와 인정은 하드코어라는 장르로 하여금 헤비함을 가지게 만들었고, 나날히 그 헤비함을 강하게 만들었다. 하드코어의 성장과 몰락과 재기속에서 그러한 하드코어의 헤비함은 나날히 발전을 거듭했는데, 그 정점에 도달한 것이 바로 이 앨범이다. 하드코어의 헤비함의 극이라고 생각했던 뉴욕 하드코어의 광팬인 동시에, 각종 데스메탈과 슬럿지 메탈의 광팬이기도 했던 젊은이들이 모여 만든 Hatebreed 는 과격 메탈은 물론이거니와 과격 하드코어 세계에서도 끝장을 보려는 극단주의자들이었고, 매우 당연하게도 2000년대를 대표하는 혁신적 사운드로의 평가 및 헤비 카타르시스의 끝장을 제공하는 최고의 밴드로의 극찬을 얻어 내는데 성공한다. 여기에 폭동과도 같은 분위기를 이끌어 내는 무시무시한 라이브 실력과 단 한장의 앨범의 힛트로 수많은 메이저 레이블들의 러브콜과 이적이라는 이슈까지 더해졌기에 그 위상은 더욱 더 굉장했다. 이들의 두번째 앨범인 Perseverance 는 과격한 묘미, 예상치 못한 음악적 재미, 그 당시의 헤비 음악 비즈니스의 한 페이지를 쓴 이슈성이 극에 치달았을때 나온 앨범이다. 최고의 음악적 실력과 최상의 파괴적 카타르시스를 제공했고, 팬들의 피드백 역시 굉장했다. 더불어서 이들의 극단적 하드코어-메탈 믹스쳐 공식은 지금까지 있었던 서로간의 교류와 인정의 최고를 기록하는 일대 사건이기도 했다. 너무나도 유별날 정도의 교류와 인정은 (밴드와 밴드, 팬들 끼리와의 교류 모두 말이다) 2000년대 메탈-하드코어 비즈니스의 새로운 이정표이자, 또 하나의 헤비니스 문화의 새로운 장을 여는 순간이기도 했다는 점 역시 빠트릴 수 없는 이들의 금자탑이다. 막말로 메탈과 하드코어의 경계를 무너트린 2000년대 밴드들 중 가장 최고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 시작이자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 낸 앨범은? 바로 이 앨범이다. 이러한 장점 역시 빠질수가 없는 작품 되겠다.
I Will Be Heard
7위 : Killswitch Engage – Alive Or Just Breathing (Roadrunner, 2002)
KsE 는 하드코어와 메탈을 접목 시키는 밴드였지만, 혁신적인 결론을 내리는데 있어서는 그 어떤 밴드와 비교 자체가 될 수 없는 최상의 결론을 내린 바 있는 차원의 다른 밴드다. 메탈릭 하드코어의 익스트림 메탈화라는 하드코어-메탈 믹스쳐도 충격적이었지만, 메탈릭 하드코어-멜로딕 데스메탈-유러피안 파워메탈-AOR 적인 보컬라인을 한데 섞고 뛰어나게 조화 시킨 KsE 의 음악은 차원이 다르다라는 말 밖에는 할 수 없다. 여기에 과격 메탈에 절대로 들어 갈 수 없었던 감성적인 면모 (클린 보컬 파트와 감성적 표현이 강한 가사), 지금까지의 메탈 및 하드코어와 다른 모던한 연주와 구성, 그리고 스튜디오 프로덕션에 의한 새로운 혁신적 사운드의 탄생까지 이어진다면? 한마디로 “새로운 메탈종의 탄생” 그 자체라고 표현 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이들의 등장으로 인해 New Wave Of American Heavy Metal 이니, 밀레니엄 메탈이니 부를 수 있는 새로운, 지금까지의 메탈 및 하드코어의 고정관념을 송두리째 무너트리는, 그와 동시에 메탈과 하드코어의 전통을 이어 나가는데에도 부족함이 없는, “밀레니엄에 어울리는 진정한 의미의 새로운 헤비니스의 시작” 이 이루어졌다는 점은 너무나도 의미가 크다. 이 앨범의 존재는 “이 기획이 만들어 진 원동력” 이기도 하다. 그러한 점에서 이 앨범은 중요하다. 이 기획의 기준이 퀄리티가 아니라, 새로운 개념을 만든 사건적인 부분에 의해 논하는 것이었다면, 이 앨범은 단연코 1위다.
My Last Serenade
6위 : Lamb Of God -As The Palaces Burn (Prosthetic, 2003)
Lamb Of God 은 정통 하드코어의 극단화 Hatebreed, 미국 하드코어와 유럽 익스트림 메탈의 접목과 그 이상의 혁신화를 거둔 Killswitch Engage 와 똑같은 지분의 밀레니엄 메탈의 혁신적 공식을 가진 밴드다. 그루브 메탈, 쓰래쉬 메탈, 메탈릭 하드코어, 써던/하드락, 테크니컬 메탈 연주 음악의 묘미가 뒤엉킨 이들의 음악은 표면적인 새로움은 조금 약했지만, 내면적인 깊이는 너무나도 강했고, 다른 밴드들과는 차원이 다른 호평 어린 피드백을 기록하게 된다. 특히 2000년대 메탈-하드코어-헤비니스 음악계에 수많은 혁신적 밴드가 등장했고, 예상치 못한 레벨의 대단한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지만, 이들만큼 “한계를 뛰어 넘은 인기가도” 를 구가한 밴드가 없다는 점은 2000년대 헤비니스 음악을 살펴 보는데 있어서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되는 부분이다. 80년대엔 Metallica, 90년대에 Pantera 가 최고봉이었다면 2000년대의 최고 인기 밴드는 Lamb Of God 이지 않던가? 이들에게는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한 장르, 한 시대, 한 스타일의 한계를 넘어서는 카리스마가 있었고 모든 앨범에서 그러한 것들을 발휘했다. 두번째 앨범인 As The Places Burn 는 최고의 증거물이다. 정통적이면서도 혁신적인 헤비함, 메탈과 하드코어의 경계를 붕괴 시켜버리는 스타일, 속도-그루브-테크니컬함 등 헤비 음악이 지닌 모든 스타일의 극단적 결론까지 완벽하지 않은가? 거기에 놀라운 레벨의 대중미와 컬트적 색채의 균형까지 더해진다면?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한가지 스타일/장르에서 논한다면 이들과 이 앨범을 능가 할 앨범은 있겠지만, 토탈적인 결론을 내린다면 이들과 이 앨범을 능가 할 앨범은 없을 것이다. 최종평가의 승리자는 이 물건인 것이다.
Ruin
5위 : In Flames – Reroute To Remain (Nuclear Blast, 2002)
스웨덴 예테보리의 젊은 메탈러들이 행한 “데스메탈의 멜로디컬한 어레인지” 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혁신적인 시도였고, 앨범이 거듭 발표되며 더해지는 강력한 존재감을 더해가며 멜로딕 데스메탈이라는 하나의 익스트림 장르/스타일은 완벽하게 정립 되었다. In Flames 는 그러한 현상을 리드한 파이오니어 중 하나였고, 타 밴드들과는 비교를 할 수 없는 음악적 실력과 센스, 인기까지 남달리 앞서 나가던 밴드이기도 했다. 그걸로 이미 밴드는 레전드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밴드의 진정한 진가는 그 이후에 발휘 되었다. 이들은 6번째 앨범인 본작을 통해서 멜로딕 데스메탈 이라는 장르를 유러피언 메탈 토양의 사운드에서, 미국식 헤비-그루브 사운드에 영향받은 익스트림 메탈로의 변화를 감행했다. 특징이 조금 바뀐 이색작이라 이해하지 말자. 그건 어마어마한 오산이다. 유러피언 메탈이 미국식 헤비니스를 머금는 첫번째 순간이었고, 아무도 예상치 못한 뛰어난 두가지 메탈-헤비니스 음악의 뛰어난 융합과 공존을 보여줬으며, In Flames 라는 밴드가 지닌 모든것을 그대로 이어 가면서도 완벽하게 새로운 밴드로 태어나는 놀라운 혁신의 터닝포인트가 되었고, 무엇보다 익스트림 메탈이 행하는 첫번째 모던한 변화로 대성공을 거둔 이정표가 된 앨범이 바로 본작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혁신성은 차원이 다르다는 점은 매우 특별하게 중요하다. 2000년대 들어서 많은 파이오니어 밴드들이 스타일이 고정화 되어가는/되어버린 멜로딕 데스메탈을 새롭게 들리게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성과를 남겼지만, 이 앨범처럼 “멜로딕 데스메탈의 카데고리를 초월한 혁신” 을 담아 내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앨범이 발표되는 시기에는 멜로딕 데스메탈에 강한 영향을 받은 획기적인 형식의 메탈 & 메탈-하드코어 믹스쳐 밴드들이 미국에서 선풍적인 주목을 받던 때였고, In Flames 역시 그러한 밴드들의 롤모델로써의 언급이 자주 되었다는 점, 그리고 때 맞춰 본격적인 미국 데뷔를 하던 찰나에 발표되며 존경과 관심을 제대로 뽑아 내는데 성공 했다는 점 역시 중요하다. 한마디로 새로운 천년에 어울리는 새로운 메탈의 모든것인 앨범이다. 많은 밴드들이 그러한 결론을 내리는데 성공했지만, 이 앨범에서의 성공은 차원이 다르다. 유럽씬과 미국씬 모두에서 이뤄낸 월드와이드적인 혁신인데 (사운드로나, 비즈니스 적으로나, 피드백의 강도나 모두 말이다) 차원이 다를 수 밖에 없는것 아니겠는가?
Cloud Connected
4위 : The Dillinger Escape Plan – Miss Machine (Relapse, 2004)
락 음악 역사에 등장한 수많은 장르의 정형적인 스타일에 대한 의도적인 안티로 인해서 탄생 된 수많은 장르들의 융합과 음악적 발전은 헤비니스 계열 음악에도 침투 된 건 당연한 일이었고, 나름 매우 전통깊은 흐름이기도 했다. 이모코어, 매쓰코어, 케이오틱 하드코어, 스크리모, 포스트 메탈 등이 바로 그렇게 탄생 된 장르들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탄생 된 전형적인 장르/스타일에 대한 음악적 안티테제의 대폭발 역시 2000년대 헤비니스의 한 페이지를 써 내리고야 말았다. 그 중의 최고봉이자 이정표가 바로 DEP 라는 밴드다. 6-70년대 사이키델릭 프록에 존재했던 기괴한 관점의 기타 사운드 실험/탐구, 그러한 프록에 반대하던 크라우트락/엑스페리멘탈/매쓰락/포스트락/아방가르드 & 프리재즈-헤비락 퓨전의 흐름, 그러한 사운드의 펑크-하드코어적인 융합의 2000년대 스타일을 추구하는 밴드로 시작했고, 이런 학구파적인 흐름과 전혀 다른 & 그 어떤 헤비 밴드들 보다 지랄맞은 폭력과 혼돈의 대폭발을 추구하는 파티 크래셔로 엄청난 이미지를 남기며 서서히 성장 해 온 밴드가 DEP 의 간략한 프로필이다. 두번째 풀렝스 앨범인 본작은 그러한 성장점의 극을 보여주는 앨범이자, 그와 동시에 이 밴드가 타 케이오틱/매쓰코어 밴드들과는 같은 공간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모든 이에게 전해주는 “차원초월” 의 시작점을 보여주는 일대사건과도 같은 작품이다. 쉴 새 없이 메탈-하드코어 믹스쳐 사운드 테러를 가하는 한편, 그 테러속에 숨겨진 락앤롤 안티테제 공식과 스타일의 가장 뛰어난 체계화의 완성, 그리고 그러한 안티테제 역사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놀라운 혁신화를 감행하는, 그러한 혁신화를 추구하는 동료/라이벌들과 차원을 달리했다. 레이블측은 이 앨범을 홍보 할 때 “지금까지 만들어진 The Beatles 의 음악적 모든것을 부정하고 박살내는 앨범” 이라는 설명을 달았는데 이는 이 앨범의 모든것을 설명하는 문구이기도 했다. 그리고 매우 매우 놀랍게도, 이 앨범은 컬트한 음악을 듣는 젊은 친구들뿐만이 아니라, 연륜과 지위가 있는 올드락 평론 구루들에게도 열렬한 호평을 얻어내기도 했다. 굉장히 불친절 하고 기괴하며 쉽게 이해 할 수 없는 컬트적 위치의 사운드의 앨범이지만, 이 앨범은 누구나 들어야만 하는 2000년대 클래식이 되고야 만 것이다. 이러한 극단적 호평의 피드백으로 모든것이 설명되는 앨범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렇게 부를 수 밖에 없는 차원이 다른 껀수를 자랑하는 앨범이라는 점이 중요하겠다.
Panasonic Youth
3위 : Mastodon – Leviathan (Relapse, 2004)
슬럿지 메탈은 Black Sabbath 의 도프한 헤비-블루스의 지독하고도 컬트한 어레인지의 극단적 형태로 설명 할 수 있는 장르였고, 블랙메탈, 크러스트와 더불어서 “변화가 있을수가 없는” 장르로 8-90년대를 살아 온 다이하드 장르 그 자체였다. 그 누구도 이 장르가 변화 하리라 생각치 않았다. 그러한 생각 자체가 일종의 신성모독과도 같았다. Mastodon 이라는 밴드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그러했다. 데뷔 풀렝스 Remission (2002) 부터 범상치 않았다. 슬럿지 메탈 그 자체였지만, 그와 동시에 매우 변화무쌍하고 현란한 구성과 연주를 자랑하며 뭔가 다른 밴드라는 냄새를 심각하게 풍기며 음흉하게 등장했기 때문이다. 2번째 앨범에서는 그러한 우려가 대사건으로 확장 되고야 말았다. 유명 고전소설 “백경” 을 테마로 한 스토리라인, 슬럿지 메탈을 구사하되 절대로 그 그 카데고리안에 둘 수 없는 변화무쌍한 익스트림 메탈 계열의 연주 테크닉, 낌새를 보이는 수준에서 본격적인 밴드만의 팀컬러로 치고 올라 온 고전 프록에 대한 탐구-자기화-모던화-슬럿지 메탈화의 대성공은 말 그대로 “새로운 종의 탄생” 과도 같은 것이었다. 이 앨범으로 인해 슬럿지 메탈은 새로워졌고, 고전 프록의 전통계승과 극단적 혁신화가 시작 되었으며, 한마디로 “매우 다른 종자” 였던 메탈과 프록의 있을 수 없는 문화권 공존화가 이루어졌다. 그와 동시에 Mastodon 은 Black Sabbath 의 전통과 Pink Floyd 의 전통을 잇는 새로운 클래식 락 타이탄으로 엄청난 명성가도를 달리게 된다. 현재 밴드의 이미지는 소수의 사람들이 듣는 컬트한 사운드의 메탈 밴드가 아닌, 모두가 인정하는 2000년대 최고의 천재 락 밴드로 확고부동한 위치를 자랑하고 있다. 심지어 미국 문화 도서관에 중요 자료로 밴드가 기록되기도 했다. 그러한 현상을 낳은 앨범이다. 이 앨범은 그저 2000년대 헤비 클래식의 레벨이 아닌 것이다. 2000년대 팝 음악 전체 카데고리에서의 클래식 레벨이다. 그저 헤비할 뿐이다. 그 정도의 위치의 앨범 되겠다.
Blood And Thunder
2위 : Meshuggah – Nothing (Nuclear Blast, 2002)
Meshuggah 라는 밴드의 등장은 메탈 역사상 가장 이해하기 힘든 연구과제 그 자체였다. 익스트림 메탈의 전통을 이어가는 밴드인 동시에 그 전통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파괴하기 위해 편집증적으로 탐구하며 극단점을 향해가는 밴드였기 때문이다. 데스메탈, 쓰래쉬메탈. 프로그레시브, 아방가르드 재즈-퓨전, 고전 신디사이저 프록 & 뉴에이지, 사운드트랙/스코어, 크라우트락, 엑스페리멘탈리즘을 뒤섞고 아무나 쉽게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기괴하게 비틀고, 거기에 현기증과 짜증어린 쾌감을 자아내는 기괴한 박자 및 곡 전개-리프/솔로-박자-기타톤 제조까지 가세, 한마디로 “연구과제적 익스트림 메탈” 을 제조 해 냈다는 점에서 그러한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이들의 등장은 40년의 메탈 전통에 도전하는 극단적인 혁신이었고, 극단적인 호평을 얻어 내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이들만의 명성은 90년대에 시작 되었다. 하지만 2000년대에도 그 명성이 이어지고 있으며, 오히려 2000년대 메탈을 논하는데 빠질 수 없는 중요 요소로 평가 받으며 커리어 하이를 기록중이다. 그 중심에 있는것이 이 앨범이다. 서서히 정형화 되어가던 자신들의 스타일을 더욱 더 기괴하고 이해하기 만들기 위해 극단적으로 노력한, 한마디로 팬들 조차도 노력해야 이해 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모든것을 쏟아 부은 이 앨범은 Meshuggah 가 또 한번 새로운 사운드의 밴드로 거듭 날 수 있었던 또 하번의 시작이기도 했다. 또한 이 앨범이 발표되던 2002년은 수많은 혁신적 사운드의 밴드들이 메이저 무대로 넘어오던 시기였고, 극단적인 기괴함의 혁신성을 자랑하던 밴드이자 그 혁신성을 더욱 더 어렵게 뒤튼 이 앨범은 평단의 극단적인 호평을 자아 내고야 말았다. Ozzfest 에 출연하여 페스티벌을 초토화 시킨것도 모자라, Ozzy Osbourne 에게서 호평을 이끌어 낼 정도로 주최측 까지도 초토화 시켰다는 점이 그 증거다. 그걸로 끝나지 않는다. 10여년이 지난 지금, 이들의 스타일을 기반으로 한 젊은 미국 메탈 밴드들 (Djent 라고 불리우는 친구들) 의 등장, 다양한 메탈 및 메탈-하드코어 믹스쳐 사운드의 프로덕션 스타일 모방이 쉴 새 없이 행해지고 있고, Meshuggah 에 대한 존경심이 Metallica 만큼 성장 해 온 것 역시 빠질수가 없다. 최근 등장한 Meshuggah 스타일의 긍정적 응용에 의한 새로운 헤비니스 흐름의 탄생의 근원이 바로 이 앨범이기 때문이다. 이 앨범은 하나의 장르이자, 하나의 세력을 만든 것이다. 2000년대 있었던 흐름 중 굉장히 중요한 세력을 말이다.
Rational Gaze
1위 : Converge – Jane Doe (Equal Vision, 2001)
이들은 모든것을 행하는 밴드였다. 메탈과 하드코어를 믹스했고, 심지어 그라인드코어/패스트코어/쓰래쉬코어/파워바이올런스적인 장르들 역시 섞으려 노력했다. 90년대 초중반부터 등장한 케이오틱 하드코어/매쓰코어와 같은 락 전통에 대한 안티테제적 체계적 혼돈미 역시 시도했다. 메인으로 내세우지는 않았지만, 둠-슬럿지 적인 사운드도 시도했고, 90-2000년대적인 슬럿지-하드코어 믹스쳐로의 결론 역시 꽤나 의미 심장하게 내세웠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것을 섞되, Converge 라는 밴드가 아니면 절대로 재해석 할 수 없는 새로운 사운드로 탈바꿈 하는데 성공했다. 비명 혹은 단발마에 가까운 극단적인 보컬과 격렬하고 기괴한 연주의 극단적 표현, 라이브적인 러프함이 살아있는 & 그와 동시에 그 어떤 사운드와 차별화 되는 프로덕션, 극단적인 사악함과 혼돈속에 너무나도 체계적이며 그 어떤 밴드와도 닮지 않은 스타일을 지닌 곡 구성-연주 패턴-테크닉 발휘의 완벽함을 보여줬고, 심지어 엘범 패키지의 아트웍 디자인과 비디오클립 제작, 머천다이즈 제작 등 비즈니스적인 부분까지도 자신들이 직접 해 내기도 했다. 이 모든 행위에서 나타나는 차별화와 그들만의 개성 및 퀄리티는 극단점에 존재한다. 수많은 혁신적 헤비니스 밴드들 보다도 혁신적이었고, 무엇보다 극단적인 혼돈미와 파괴감과 과감성과 무모함을 지녔다. Converge 만큼의 독자적인 위치와 깊이와 명성, 그리고 자신들만의 음악적/비즈니스적 세계를 지닌 밴드는 없다. 그것 만으로도 이 앨범의 가치는 단연코 최고라 할 수 있다. 차원이 다른 밴드들 중에서도 또 한번 차원이 다른 무언가를 보여준다. 말 그대로 최고다. 상상 한 것 보다 1000배는 강렬하게 말이다. 새로운 스타일의 강도, 사운드의 과격한 강도,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강도, 전략-비즈니스적인 강도, 모든 부분에서 최고다. 한 파트도 이들을 쉽게 능가할 밴드는… 없다. 단연코 없다. 1위일 수 밖에 없는 존재, 그리고 앨범 되겠다.
Fault And Fracture
- Mike Vill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