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sSeries #22] Misfits 재결성 특집 : All About Misfits 1977-2016

[VillainsSeries #22] Misfits 재결성 특집 : All About Misfits 1977-2016

1. Misfits 는 미국 뉴저지 로디에서 1977년에 결성, Glenn Danzig 이 탈퇴하는 1983년까지 1기 활동을 가졌으며, 원년 베이시스트 Jerry Only 를 중심으로 1995년에 재결성하여 지금까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밴드다. 이는 해산이나 주요 핵심 멤버의 사망으로 인해 활동이 불가능한 70 펑크 아이콘들의 예와는 다른, “평생 현역” 급 활동이기에 의미가 깊다 할 수 있다.

2. 밴드의 보컬리스트이자 메인 송라이터인 Glenn Danzig 을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내가 곧 Misfits” 라는 이념 아래 매우 철권통치적으로 굴러간 밴드다. Danzig 의 독불장군 마인드로 인해 쉴 새 없이 멤버 체인지가 이루어졌고 “나름 콩가루 밴드” 이미지가 강한편. 하지만 Danzig 이 워낙에 뛰어난 작곡가인 데다가, 무대위에서의 카리스마도 엄청 났으며, 철두철미한 밴드 매니징을 통해 의외로 밴드를 잘 이끌어 온 바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힘들기도 하다. 더불어서 또 다른 원년 멤버인 Jerry Only 의 든든한 백업도 만만 찮았으며, 그 또한 밴드 매니징을 잘 갈고 닦아 Danzig 과의 결별 후 1995년부터 지금까지 Misfits 를 잘 이끌어 온 바 있기도 하다.

3. Glenn Danzig, Jerry Only 를 제외하면 꽤 자주/많이 멤버 체인지가 있었고, 길게 머무른 밴드는 없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Misfit 클래식 라인업” 하면 보컬 Glenn Danzig, 기타 Doyle Wolfgang von Frankenstein, 베이스 Jerry Only 의 3인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기타리스트이자 Jerry Only 의 동생이기도 한 Doyle 은 좀 늦게 Misfits 에 합류 한 바 있으나 Walk Among Us, Earth A.D./Wolfs Blood 와 같은 대표작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남긴 바 있기에 클래식 멤버로 쳐 주는 경향이 짙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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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부터 Jerry Only, 세번째 Glenn Danzig, 맨 우측이 Doyle Wolfgang von Frankenstein,
이것이 (대충) Misfits 의 클래식 라인업이다.

4. Misfits 에서 드럼을 친 사람들 대부분은 나름 실력이 괜찮았으나, 죄다 Danzig 의 성에 차지 않는다는 명목하에 유난히도 많이 바뀌어 오리지널 멤버로 거론되는 인물은 거의 없는 편이다. 그나마 자주 거론되는 인물은 Black Flag 에서 활약 한 바 있으며, Danzig 시절 앨범들 중에서 가장 터프한 스피드를 자랑하는 Earth A.D./Wolfs Blood, Misfits 재결성 후반기에도 활약한 바 있는 Robo 정도?

5. 오리지널 멤버로 불리우는 Jerry Only 도 엄격하게 따지면 창단 멤버는 아니다. Misfits 가 Danzig 을 중심으로 3인조로 결성 된 지 한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두 멤버가 도망(?) 가 버리는 상황을 맞이하는데, 그 이후 처음으로 받아 들이는 멤버가 Jerry Only 였다. 뭐… 결성 한달후에 들어 온 것이니 오리지널 멤버라 생각해도 무방 하겠지요?

6. Misfits 는 간략하게 펑크 밴드로 취급되지만, 실제로는 좀 이래저래 썰을 풀어야 할 정도로 나름 복잡한 음악적 특징을 가진 밴드다. 밴드는 펑크라는 장르에 어울리는 스트레이트함을 지니고 있지만, 보컬 라인의 흐름은 5-60년대의 클래시컬한 락앤롤/버블검 팝의 빈티지함을 지니고 있기 때문. 밴드의 중기작인 Earth A.D./Wolfs Blood 에서는 헤비한 기타톤과 더욱 더 빠른 스피드를 추구하며 메탈과 펑크의 크로스오버 사운드를 제시 하였고, 이는 “프로토 크로스오버 쓰래쉬” 라 칭해도 무방할 것이다. 게다가 Misfits 의 등장 시기는 “70 펑크” 의 쇠퇴 막바지인 동시에 “하드코어 펑크” 라는 새로운 사조가 시작되는 시기였다. 이는 정말 흥미진진 할 수 밖에 없는데, 밴드의 데뷔작 Walk Among Us 까지는 70 펑크적이며, Earth A.D./Wolfs Blood 는 하드코어 펑크적이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7. Misfits 매우 광범위한 펑크/메탈 서브장르들에게 영향을 준 밴드이며, 지금도 새롭게 등장하는 새로운 서브장르/스타일에 영향을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기도 하다. “5-60년대 락앤롤 클래식의 스피디한 펑크화” 에서 보여 준 스피드 감각과 캐치한 감각의 보컬라인의 황금조합은 팝펑크에게 큰 영향을 준 바 있고, 중기에서 보여준 헤비하고 빠른 스타일은 쓰래쉬 메탈을 비롯하여 크로스오버 쓰래쉬, 메탈릭 하드코어, 메탈코어, 데스메탈, 블랙메탈까지 매우 다양한 메탈/하드코어/헤비니스 장르에 영향을 준 바 있다. 90-2000년대 들어와 펑크 기반의 로커빌리, 고전 블루스/락앤롤 리바이블 밴드들이 Misfits 의 호러블함을 대놓고 참고하고 있다는 점, 밴드가 지닌 호러블한 이미지가 80년대 펑크/하드코어 붐과 오묘하게 맞아 떨어지며 긴밀한 관계를 가진 고쓰락/데쓰락 계열과 맞아 떨어지며 고쓰/데쓰락 계열에서도 알아주는 중요 인사가 되었다는 점, 고쓰 계열이 8-90년대 들어와 일렉트로닉스/인더스트리얼 사조의 싸이버 고쓰로 변화하는 와중에서도 적잖게 Misfits 의 영향력을 안고 갔다는 점, 90년대 말부터 등장한 새로운 틴에이지 팝펑크 사조 및 이모와의 조우로 My Chemical Romance, AFI, Alkaline Trio, Avenged Sevenfold 와 같은 다소 쌩뚱맞은 밴드들에게도 큰 영향을 준 바 있다는 점 등의 의외성도 빠트려서는 곤란하다. (틴에이저용 밴드와 다이하드 메탈/펑크 밴드 모두에게 영향을 준 유일무의한 밴드의 위엄!) 그리고 이러한 예상치 못한 음아계에 대한 영향력 전파는 80년대 말부터 2010년대까지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 전망되기에 Misfits 의 음악적 영향력은 실로 대단 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선 고작 “Metallica, Guns N’ Roses 가 커버해서 유명해진 밴드” 로 여겨지고 있겠지만 말이지.

8. 잘 알려져 있다시피 밴드는 좀비 컨셉의 호러블한 비주얼을 자랑하고 있다. 5-60년대의 B급 무성영화 호러 무비 및 7-80년대의 좀비 영화에 대해 비주얼적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으며, 이는 5-60년대 고전 락앤롤/버블검 팝 보컬라인을 이용한다는 음악적 특징과 만나 기가 막힌 시너지 효과를 자아내기도 했다. “비주얼과 음악의 조화” 를 논하는데 있어 Misfits 는 언제나 1-2위를 다툴 정도로 그 조화가 굉장하기도. 더불어서 각 멤버들의 개성이 확연한 좀비 컨셉 비주얼은 (Danzig 이 매우 엄격하게 매니징 했다고 한다. 두드려 패 가면서도 말이다!), 훗날 블랙메탈 콥스페인팅이라던지, GWAR 나 Slipknot 과 같은 기괴한 비주얼을 컨셉으로 삼는 밴드들에게 적잖게 영향을 주었다는 점,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겠다. “락 음악과 분장” 을 논하는데 있어 최고의 밴드중 하나이기도.

9. B급 호러영화와 딱 맞아 떨어지는 빈티지한 음악코드와 비주얼과 새로운 격렬 락앤롤 사조 펑크/하드코어와의 만남은 매우 기발한 것이었지만, 그와 동시에 펑크 평균치와는 매우 다른 이방인적인 것이기도 했다. 밴드마다 다른 음악적 스타일, 비주얼, 테마/메시지를 가지고 있으며, 그 다름을 서로간 인정 해 주는 미국 하드코어 펑크씬에서는 독보적인 컬트 밴드로 인기를 얻었지만, 그러한 “문화적인 측면으로의 펑크” 보다는 “워킹클래스에서 비롯된 계급적인 측면에서 비롯 된 펑크” 의 측면이 강한 영국에서는 활동 초기 당시에 영 못마땅한 대접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실제로 Misfits 가 영국 투어를 갔을 당시에 영국 스킨헤드와 시비가 붙어 서로 주먹다짐을 하고, 출동한 경찰에 두들겨 맞고 체포되어 이틀간 경찰서에 구금 된 바 있다고 전해지며, 이 껄끄러운 사건은 Misfits 의 대표곡 중 하나인 London Dungeon 이 탄생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10. 밴드의 리더 Glenn Danzig 의 화끈한 성깔의 명성은 Misfits 와 함께 시작 되었다. 그는 독특한 Misfits 라는 밴드의 개성을 강하게 갈고 다듬기 위해 말 안 듣고 게으른 멤버들을 주먹으로 다스린 것으로 매우 유명하며, 심지어 그 사실을 쉬쉬 하며 숨기지 조차 않았다. 드럼을 잘 못 친다는 이유로 두드려 패고, 밴드의 강인한 이미지를 구가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인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라” 라는 명령에 게으른 밴드도 패는 등… 여하간 주먹으로 모든걸 해결했다. (그 결과 쉴 새 없는 멤버 변동이 생기기도 했다.) Danzig 은 Misfits 초기엔 타 멤버에 비해 키도 몸집도 작은 인물이었지만, 피트니스에 쉬지 않고 매진, 80년대 말부터 시작한 자신의 솔로 프로젝트 Danzig 밴드에 이르러스는 프로레슬러를 연상케 하는 근육 떡대까지 진화 하게 된다. 육체가 점점 근육질로 바뀌면서 성격도 나날히 개차반 된 걸로 유명하며, Misfits 시절부터 공연장에서 깝치는 관객들을 직접 주먹으로 다스리기도 했다는 건 뭐 모두가 아는 이야기. 80년대 하드코어 펑크 보컬리스트들이 공연도중 자신들을 도발하는 관객들을 그냥 두지않고 바로 1:1 맞다이를 뜨는걸로 유명했지만, (Black Flag 의 Henry Rollins 를 제외하면) Danzig 만큼 살벌한 참교육을 시전하는 인물은 없었다고 전해진다. 80년대 말부터 시작한 Danzig 밴드 활동 당시에는 너무 과하게 민감하게 관객들에게 반응하는걸로도 악명 높았고 (예: 그저 사진을 찍었을 뿐인데 패 버림) 동료밴드/관계자 및 팬들에게 “에고 엄청 센 깡패 새끼” 로의 비난도 굉장히 많았다. 허나 Danzig 은 (뒤에 후술할) 2000년대 초반 자신의 오프닝을 담당한 하드코어 밴드 North Side Kings 의 보컬과의 트러블이 있었고, 이에 자신이 직접 맞다이 신청 하자마자 원펀치 KO 되는 수모를 겪으며 “약한 사람 앞에서나 주먹질 하는 허당” 으로 처절하게 그 이미지가 몰락하는 수모를 겪기도 한다.

11. 밴드명 Misfits 는 동명의 영화에서 따왔다. 마릴린 먼로의 마지막 영화로도 유명한 바로 그 영화 말이다. 영화 Misfits 는 촬영 완료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인 10일 후 주연 배우인 클라크 게이블이 심장마비로 사망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릴린 먼로가 의문사로 바로 이어졌으며, 또 다른 주연급 배우인 몽고메리 클리프트 역시 6년 뒤에 사망하며 뒤숭숭한 뒷 이야기를 남긴 바 있다. 몽고메리 클리프트는 영화의 TV 방영날 사망한다. 몽고메리의 비서가 오늘 TV 에서 Misfits 영화를 하는데 다시 볼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하게 되는데, 이에 대해 몽고메리가 “절대 안 볼거다” 라는 말을 남겼는데, 놀랍게도 그날 밤 그는 심장마비로 운명을 달리하게 되었다고… 여담으로 Misfits 영화 촬영 당시에 마릴린 먼로가 하도 히스테릭 하게 굴어 두 남자 주연 배우들은 그 영화 이야기만 나오면 진저리를 쳤다고… 여하간 당대의 명배우 셋을 골로 보내버린 이 저주받은 영화는 Misfits 라는 밴드 이미지에 딱이었고, Danzig 은 호러블한 자신의 밴드명으로 딱이라 생각하여 그 이름을 차용하게 된다. 더불어서 그는 영화 Misfits 를 둘러 싼 저주스런 비하인드 스토리를 이용한 Who Killed Marilyn? 이라는 밴드의 대표곡도 남겼다. 참고로 그 곡은 Misfits 의 이름이 아닌, Glenn Danzig 의 이름으로 발표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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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명의 유례가 된 Marilyn Monroe 의 유작 영화인 Misfits

12. Danzig 은 Misfits 라는 밴드를 시작함과 동시에 자신의 밴드 음반 발매 또한 직접 관리했다. 그는 자신의 레이블 Blank Records 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 데뷔 싱글 Cough/Cool 을 1977년에 발표한다. 이 곡은 전형적인 펑크 사운드와 거리가 있는 고딕/포스트 펑크풍의 곡이며, 일렉트릭 피아노와 베이스만으로 만들어진 곡이다. 전체 커리어를 보면 쌩뚱맞은 곡이지만 이런저런 컴필레이션 앨범에 자주 수록되는 나름 인기곡 이기도. Misfits 에 좀 안 어울리는듯 하지만, Danzig 이 Misfits 탈퇴 이후 결성한 Samhain 이 고쓰/데쓰락 사운드를 들려 주었기에 Danzig 의 전체 커리어를 논한다면 꽤나 중요한 곡이라고 할 수 있겠다.

13. Cough/Cool 싱글은 밴드의 베이시스트 Jerry Only, 그 이름을 탄생케 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그는 Cough/Cool 싱글때만 하더라도 본명인 Jerry Caiafa 로 활동 하였는데, 이 싱글엔 그의 성이 오타가 나서 Caifa 로 기재되게 된다. 오타가 발견되자 Danzig 은 Jerry 에게 “앞으로 Jerry 라는 이름만으로 활동해라” 라며 투덜 거렸는데, Jerry 는 “Jerry 라는 이름만으로” 를 캐치하여 자신의 예명의 성을 Only 로 짓기에 이르른다. “Jerry 라고만 써라 -> Jerry Only 라는 예명의 탄생” 이라는 아이러니함을 가지게 되었다는 이야기. 여하간 그는 이 아이러니함으로 탄생 된 예명을 지금도 쓰고 있으며, 아주 유명 하기까지도 하다.

14. Blank Records 는 얼마 지나지 않아 Plan 9 Records 로 개명한다. 메이저 레이블인 Mercury Records 의 산하에 동명의 레이블이 있었고, Mercury 측은 Danzig 에게 “레이블 명을 우리 명의로 넘겨라. 그 대신 우리가 가진 스튜디오를 30시간을 무료로 빌려주겠다.” 라는 제안을 하였고 Danzig 은 이를 받아 들인다. Danzig 은 그 30시간을 투자하여 1978년에 첫 풀렝스 앨범 제작에 들어 갔으며, 이는 진정한 의미의 밴드의 첫 앨범 Static Age 가 된다. 그리고 바뀐 이름 Plan 9 Records 는 그 유명한 막장 호러/싸이파이 영화 Plan 9 From Outer Space 에서 따 온 것이다. 그 영화는 하도 유명하니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 하도록 하겠다. 여하간 좀비 드라큐라 외계인이 싸구려틱 하게 등장하는 그 영화명을 레이블 명으로 선택 한 것은 매우 탁월하다 할 수 있겠다. Plan 9 Records 는 Misfits 의 일련의 앨범들은 물론이고, Samhain 과 Glenn Danzig 의 솔로 작품들도 발매 된 바 있다. 이 레이블은 훗날 있을 Danzig 과 Jerry 의 Misfits 브랜드의 법적 분쟁을 겪으며 1995년에 문을 닫기에 이르른다. 일련의 Misfits 앨범은 준 메이저급 레코드 레이블이자, 배급사로 더 유명한 Caroline Records 에서 유통을 거쳤고, 법적분쟁 이후에는 아예 Caroline Records 발매 & 수익을 서로 분배한다 라는 법칙으로 지금도 유통중이다.

15. Misfits 의 첫 앨범이 될 Static Age 는 Danzig 이 앨범의 프로덕션이 마음에 들지 않아 발매를 포기 한 바 있었다. 또한 2년뒤에 레코딩 한 12 Hits From Hell 또한 발매를 포기했다. 실제로 발매가 되었다는 이유 만으로 1982년작 Walk Among Us 가 그들의 데뷔 풀렝스가 되어 버린 케이스. 시간이 지나 1994년에 Static Age 가 발매되고 이런저런 Misfits 에 대한 뒷 이야기들이 서서히 퍼져 나가고 현재에 이르러서는 Static Age 가 데뷔작, 12 Hits From Hell 이 2번째 앨범, Walk Among Us 가 3번째 앨범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는 Misfits 를 알아가는데 있어서 나름 꽤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음악적 변화상이 분명이 존재하고 있고 이것저것 비교하며 듣는 재미가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16. 1-3집의 뒤죽박죽인 분위기가 나와서 이야기 하는데, Misfits 의 음반을 알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왠만해서는 하나도 놓치지 말고 전부 듣고, 모으고 해야한다.” 라는 점이다. 이런저런 베스트 컴필레이션도 있고, 앨범마다 겹치는 곡도 많아도 그러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같은 곡이라도 각기 다른 앨범마다 믹스/프로덕션이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같은 곡이지만 같은 세션/다른 믹스도 있으며, 같은 곡이지만 각기 다른 시기에 녹음한 곡 등등 다소 두서 없으며 매우 방대하다. 컴필레이션 앨범들인 Collection 1,2 와 Legacy Of Brutality, 심지어 박스셋의 음원까지도 다 다르다. Misfits 의 컴필레이션 앨범은 컴필레이션 앨범이 아닌, 그냥 별개의 풀렝스 앨범으로 생각하는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같은 곡이라도 세션과 믹스가 다르다는 점은 Plan 9 에서 발표한 7인치 싱글 및 EP 또한 다르지 않나 하는 생각도 전해 줄 정도이며, 이는 Plan 9 에서 발매 된 Misfits 의 초기 7인치들이 지금도 활발하게 고가에 거래되는 기현상을 낳을 정도까지 발전했다. 다시 이야기 하지만 Misfits 는 되도록 다 듣고 모으고 할 필요가 충분하다.

17. 밴드의 첫 앨범 Static Age 는 “왜 이걸 발매 안하고 묻어 버렸지?” 하는 생각이 절로 나는 명작 앨범이다. 프로덕션에서의 약간의 아쉬움이 있을뿐, Misfits 하면 떠오르는 펑크다운 강렬한 스트레이트함과 고전 락앤롤/버블검 팝의 기막힌 조화는 감탄을 절로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다. Misfits 의 절대 원탑 앨범인 Walk Among Us 의 곡들 보다도 더욱 훅이 넘치는 곡들이 넘쳐 난다는 사실도 있으며, Misfits 를 대표하는 수많은 명곡들이 이 앨범에서 마구 날뛰고 있다는 점도 무시 할 수 없다. 이 앨범은 오랜 시간동안 묻혀 있다가 Danzig 과 Jerry 사이의 법적 공방이 끝나고 난 뒤에 1996년에 발매 된 박스셋의 4장 중 한장으로 소개 되었고, 이듬해인 1997년에 독자적인 아트웍과 라이너노트/부클릿을 포함하여 발매 되었다. 지금도 유통되고 있기에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 한장이기도 하다. 여담으로 이 당시 레코딩에서의 4곡을 추려 Bullet EP 를 1978년에 발매 하기도 했으며, 이 EP 의 커버는 1997년 재발매작의 CD 프린팅 아트웍으로 쓰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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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fits 의 실질적 데뷔작 Static Age, 녹음은 1978년 / 피지컬 발매는 1997년

18. Static Age 당시의 활동을 통해 밴드는 우리가 아는 Misfits 의 이미지를 확립하게 된다. 좀비 분장, 앞머리를 모아서 길게 내린 Devilock 이라는 기괴한 헤어스타일 (80년대 펑크 키즈들이 엄청나게 따라 한 것으로 유명하며, 8-90년대에 인기 밴드가 되는 이런저런 멤버들도 그 헤어스타일을 따라 한 바 있다고 고백 하기도 했다.), Glenn Danzig 의 어마무시한 무대 위에서의 카리스마와 폭력성 등 말이다. 이 때를 기점으로 Misfits 를 지칭하는 독창적 브랜드인 Horror Punk 가 탄생하게 된다.

19. 1979년에는 Horror Business 와 Night Of The Living Dead, 2장의 7인치 싱글을 발표하는데, 이 싱글에서의 곡들은 Static Age 에서의 세션이 아닌 새로이 녹음한 곡들이기에 따로 들어 볼 것을 권하는 바이다. 또한 Horror Business 는 Misfits 의 온갖 커버 아트웍 및 머천다이즈에 등장하는 캐릭터인 Crimson Ghost 가 첫 선을 보인 작품이기도 하다. 1946년에 발표 된 영화 The Crimson Ghost 에서 그대로 차용한 것이라고. 자신들을 대표하는 캐릭터를 갖게 된 밴드는 실크스크린 기법을 이용, DIY 로 머천다이즈를 손수 만들기 시작했고 이는 지금까지 Misfits 의 주요 수입원으로 쏠쏠하게 이용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며 Crimson Ghost 는 별의 별 곳에 다 박혀 나오게 된다. 머그컵, 텀블러, 라이터, 모자, 헬멧, 프리스비 등등등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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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fits 하면 생각나는 해골 캐릭터 Crimson Ghost 가 처음으로 등장한 Horror Business EP

20. 이 시기를 기점으로 Danzig 은 악명높은 팬클럽 Fiend Club 을 창단 시킨다. Misfits 를 광적으로 따르는 집단인 Fiend Club 은 Kiss Army 와 더불어 지금도 매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역사와 전통이 넘치는 팬클럽으로 유명하며, Misfits 의 공연장에 언제나 등장하여 있는대로 깽판을 놓는 악명높은 집단으로도 유명했다. 80년대 공연장 슬램 집단을 논하는데 빠지지 않는 광기의 무리들 그 자체였으며, 이 팬클럽의 취지는 딱 두가지 “사악함의 표출” 과 “즐겁게 놀것” 두가지 였다고 전해진다. Fiend Club 은 Misfits 의 해산 이후에도 건재했고, Jerry Only 를 중심으로 한 2기 Misfits 시절에도 그러했다. Danzig 시절 Misfits vs Jerry Only 를 중심으로 한 2기에 대한 논쟁이 매우 뜨거웠는데, Fiend Club 은 그 두 세력을 모두 인정 해 주는 대범함을 보여주기도 했으며, 당연 Danzig 의 이런저런 솔로 커리어에도 호의적이었다. 90년대 중반부터 시작 된 인터넷 붐과 더불어 Fiend Club 은 인터넷 위주의 모임으로도 변화를 가졌고, 지금도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한 그 존재감이 굉장하기도 하다. 가입비를 내면서 가입하는 유료 회원제로도 유명하며, 가입과 동시에 특전 아이템을 증정하며, Fiend Club 독점 머천다이즈 구입 특전을 비롯, Misfits 멤버와의 적극적 소통과 만남, 회원끼리의 만남, 중고장터 활발함 등 다방면으로 활동이 예나 지금이나 왕성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초기 Misfits 의 일련의 싱글 및 EP 는 유난히 Fiend Club 멤버들에게만 주는 특전 아이템이 포함되는 레어판이 많기도 하다. 이 또한 콜렉터들의 주요 타깃으로도 유명. 80년대 당시 팬레터를 적극적으로 이용 했다고도 전해지며, 매우 까칠하기로 소문난 그 Danzig 이 손수 팬클럽 일원들이 보낸 사연에 정성스레 자필로 답변을 해 줄 정도로 팬클럽에 대한 애착이 대단 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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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도 건재한 Misfits 팬클럽 Fiend Club 로고. 뱃지화 되어 유명세를 떨친 바 있다.

21. 1980년에 EP Beware 를 발표 하였고, 이 시기를 기점으로 창단 멤버는 아니지만 지금까지도 Misfits 의 기타리스트 하면 거론되는 Doyle Wolfgang von Frankenstein 가 밴드에 가입하게 된다. Doyle 은 Jerry Only 의 동생이었으며, 밴드 로디를 하다가 가입하게 되는 사연을 가지고 있다. 그는 엄청나게 큰 키와 근육질을 자랑하는 인물인 데다가, 매우 빠르고 빡시게 기타줄을 갈겨 댈 줄 알았다. 그 모습은 터프 & 호러블 그 자체… 테크닉적인 부분에서는 그저 그래도, 무대위에서의 위용은 어마어마 했고 Misfits 의 특징의 한 축을 충실하게 담당했다. 현재 51세의 나이에도 짱짱한 근육과 힘이 넘치는 기타 연주를 맘껏 갈겨대는 관리의 화신. 게다가 어리고 이쁘고 잘 나가는 여친까지 있더라. 이는 뒤에 이야기 하도록 하겠다.

22. Doyle 이 들어오기 전에 밴드는 1980년에 풀렝스 앨범 제작을 위한 레코딩에 들어 간 바 있었다. 하지만 이 당시 세션은 Danzig 이 마음에 들지 않아 이 역시 파기 되는데, 이는 2집 12 Hits From Hell 이 된다. 12 Hits From Hell 은 Static Age 와 마찬가지로 2001년경에 리마스터링으로 재발매 되기로 결정이 되었지만, 발매 직전에 발매 취소가 결정나며 결국 세상에 나오지 못하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정식 앨범을 찍어내는 도중에 발매취소/전량파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발매를 위해 한창 찍어내던 도중에 아트웍, 라이너노트 등 부클릿적인 부분을 마음에 들지 않아했던 Danzig 과 Jerry 가 의기투합하여 파기 하자고 결정을 내렸기 때문. 그나마 다행인것은 발매취소/전량파기 이전에 업계 관계자들에게 프로모션 카피를 이미 다 돌린 상황이었다는 것이며, 그 당시 카피들이 mp3 화 되어 이런저런 파일 공유로 널리 퍼져 의외로 Misfits 팬들이 쉽게 들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렇게 소량 뿌려진 프로모션 카피는 100-300달러라는 무시무시한 가격으로 종종 아마존과 이베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12 Hits From Hell 은 그렇게 좋은 앨범은 아니다. 레코딩 프로덕션도 그다지 좋지 않고, 훗날 나오는 앨범들에서 이 앨범의 곡들이 대거 재활용 된 데다가 더욱 더 프로덕션이 좋았다는 이유도 있으며, 앨범 전체적인 흐름이 Misfits 의 이런저런 앨범들에 비해 꽤 떨어지는 퀄리티였기에 좋은 평가를 내리는 힘든편. 생각보다 “흥미위주로 들을 것” 정도의 가치만이 있을 뿐. 그래도 Misfits 팬들은 다 들어야 하는 저주에 걸려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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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인 2집, 하지만 결국 세상에 빛을 보지 못한 12 Hits From Hell.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매우 쉽게 들을 수 있지…

23. 1980년에 12 Hits From Hell 의 녹음 당시의 곡들 중 3곡을 추려 싱글 3 Hits From Hell 을 발표하는데, 이게 또 가관이 그지 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이 싱글은 꽤나 자주 오랫동안 재발매가 이뤄졌는데, 그러는 동안 라벨색, LP 구멍, Fiend Club 을 위한 특전 삽입 등 천차만별로 발매 되었고, 결국 “그 많은 버전을 다 모으는건 무리” & “누구 말이 진실이고 거짓인지도 구별하기 힘듬” 이라는 상황까지 발전한다. 여하간… 이 싱글은 Doyle 의 첫 레코딩 결과물 이었다.

24. 이런저런 복잡한 일이 있었지만 밴드는 1981년에 또 한번 과감히 풀렝스 레코딩에 착수했고, 이는 밴드의 첫 앨범이자 세번째 앨범인, 여하간 밴드의 넘버원 레코드이자 올타임 마스터피스가 되는 Walk Among Us 가 되어 1982년에 발표된다. 70 펑크의 막바지를 빛내는 앨범인 동시에, 80년대 하드코어 펑크의 새벽을 알리기도 하는 앨범이었으며, 5-60년대 고전 락앤롤/버블검 팝의 보컬 센스를 강하게 보여 준 이 앨범은 예나 지금이나 엄청난 호평을 낳은 바 있다. 하지만 이 앨범은 판권이 엄청 꼬여버린 작품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원래 자신들의 레이블인 Plan 9 을 통해서 발표 될 예정이었지만, 나름 메이저 레이블이었던 Slash Records 의 산하인 Ruby Records 가 관심을 가져했고 그에 대해 Danzig 가 OK 를 하며 Ruby Records 를 통해 발표 되었다. 그런데 Ruby 의 모기업인 Slash 가 자금난으로 London Records 로 팔려갔고, 또 London 은 United Artist 로 팔려갔다. United Artist 는 모기업인 Warner Bros 가 Mercury 로 넘어가며 덩달아 넘어갔으며… 그렇게 판권은 미친듯이 꼬여갔으며, 이는 1996년에 Misfits 의 박스셋을 낼 때 Walk Among Us 를 도저히 포함 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그렇게 박스셋에서 이들 최고의 작품 Walk Amoung Us 는 포함되지 못하게 된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Walk Among Us 판권은 미친듯이 꼬였지만, 과거 작품들을 이래저래 추려서 잘 내는 Warner 산하의 Rhino Records 에서 지금도 잘 찍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엄청 꼬인것에 비해 나름 메이저 레이블 발매작이라 구하기는 무지 쉬운 아이러니한 앨범 그 자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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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있어야 하는 앨범, Misfits 의 1집이자 3집… Walk Amoung Us

25. Walk Amoung Us 가 발매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밴드는 7곡짜리 라이브 EP 인 Evilive 를 발표한다. 이 앨범은 1987년에 다른 아트웍 & 12곡의 풀 앨범 사이즈로 디럭스 재발매 되기도 한다. 사운드 프로덕션이 그렇게 좋지는 않지만, 앨범보다 배는 거칠고 멘트 또한 거침없는 (팬들을 위협하는 Danzig 의 패기가 그대로 노출된다.) 걸로도 유명하기 그지 없는 앨범이기도 하다. 이 역시 재발매 앨범 버전으로 계속 발매되어 나오고 있기에 구해 듣기는 매우 쉬운편이기도 하다.

26. Evilive 앨범 제작/발표 당시 Danzig 은 슬슬 Misfits 에 싫증을 느끼기 시작했고, 싱글 하나만 하고 그만 두려고 했으나, 그 계획은 풀렝스 앨범 제작으로 변화한다. 1982년에 본격적 녹음에 들어간 이 세션은 Earth A.D./Wolfs Blood 앨범이 되어 1983년에 발표된다. 5-60년대 고전 락앤롤/버블검 팝은 매우 비중이 적어지고, 메탈을 연상케 하는 헤비한 기타와 과격하기 그지 없는 광폭한 스피드로 화끈한 변신을 시도한 앨범이었다. 이 앨범은 80년대에 있었던 메탈과 펑크와의 만남인 “크로스오버 쓰래쉬” 의 청사진과도 같은 앨범이었고, 쓰래쉬메탈 및 데스메탈 계열에 큰 영향을 준 바 있었다. 총 9곡/14분이라는 빈약하기 그지 없는 사이즈로도 유명했고, 훗날 CD 로 재발매 되며 1984년에 발표한 2곡짜리 7인치 싱글 Die, Die My Darling 이 보너스트랙으로 첨부 되었다. 그리해도 11곡/21분 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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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fits 앨범 커리어상 가장 과격하고 가장 이질적인 앨범 Earth A.D.
물론 죽인다.

27. Misfits 에 대한 흥미도가 나날히 떨어져 가던 Danzig 은 1983년 10월 29일 디트로이트에서 가진 공연에서 빡이 제대로 쳐서 밴드를 그만두게 된다. 그 당시 Misfits 의 드러머였던 Brian Damage 는 술에 잔뜩 취해서 드럼을 못 치는 상황이었고, 이런저런 밴드 드러머로 공연을 가졌지만 Danzig 은 마침 밴드도 재미없겠다 빡도 제대로 쳤겠다 싶어서 관객들을 향해 “이게 Misfits 마지막 공연이다” 라고 질러 버리게 된다. 다들 그냥 해 본 말이라 생각했지만, Danzig 은 매우 심각 했으며, 그의 발언은 사실이 되었다. Danzig 은 그 날을 마지막으로 Misfits 에 절대 돌아오지 않았다.

28. Danzig 이 밴드를 나가긴 했지만 Misfits 의 이름으로 2장의 앨범이 추가로 발매 되었다. 1985년에는 Static Age 시절의 음원을 모은 Legacy Of Brutality 가, 1986년엔 미발표곡/미발표 세션과 이런저런 대표 앨범에서의 셀렉션을 담은 셀프타이틀 컴필레이션을 발표한다. 이 앨범들은 훗날 Static Age 의 재발매, 박스셋 발매가 되면서 유명무실 해 지지만… 알고보면 그렇지 않다. Danzig 이 두 컴필레이션을 만들면서 이래저래 악기 파트 오버더빙에 믹스까지 다시 손대며 최종 결과물의 음원이 매우 독특하게 나왔기 때문이다. “그냥 함 들어주면 좋다” 정도이긴 하지만, 안 듣고 넘어가기엔 좀 아깝고 애매해서 듣게 되는 앨범의 위치라고나 할까? 여하간 뭐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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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해산 당시에 발표 된 두 컴필레이션 앨범 Collection I 과 Legacy Of Brutality.
말이 컴필레이션 앨범이지 믹스가 독특해서 그냥 정규작 취급 당하고 있다.

29. Misfits 를 떠난 Danzig 은 Eerie Von 과 함께 새 밴드 Samhain 을 1983년에 결성한다. 고쓰, 데쓰락, 블루스가 혼재 된 사운드를 들려 준 이 밴드는 Misfits 시절의 빠른 펑크와는 차이가 컸지만, 뛰어난 개성 및 카리스마는 여전했고 Misfits 의 팬 베이스를 그대로 가져가는데 성공한다. Samhain 은 1987년에 Danzig 의 본격적인 솔로 밴드 활동을 위해 활동을 중단했으며, Initium (1984), Unholy Passion EP (1985), November-Coming-Fire (1986), Final Descent (1990) 와 같은 일련의 앨범을 발표 하였다. Misfits 와 달리 90년대 말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1회성 재결성을 여러번 가진 바 있는, 나름 Danzig 의 애정이 충만한 밴드이기도 하다. Samhain 활동 당시에 만들어진 뿔이 난 괴물 해골 로고는 이 당시 탄생 되었으며, Danzig 솔로 밴드 활동에서도 재활용 되며 더욱 더 유명해 지기에 이르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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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hain 의 데뷔작 Initium. 야 이거 완전 생긴게 Misfits 아니냐…..? 읍읍!!!

30. Danzig 의 갑작스런 탈퇴로 커리어가 본의 아니게 종결 된 Misfits 의 핵심 멤버 Jerry 와 Doyle 은 고향 뉴저지로 돌아와 아버지의 기계 부품 제조업을 도우며 평범한 삶을 이어간다. Jerry 는 결혼도 하게 되고, 아이도 낳고 그러면서 가정에 충실한 남자로 변했다. 가족을 위해 헌신 하려는 마음가짐이 점점 커지던 Jerry 는 크리스천이 되기도 했다. 그의 크리스천 믿음은 음악과도 이어져 사악한 이미지의 Misfits 를 뒤로 한 채 무려 전사 컨셉의 크리스천 헤비메탈 밴드 Kryst The Conqueror 를 1987년에 결성하게 된다. 이 밴드는 1989년에 EP Deliver Us From Evil 을 발표 한 바 있기도 하다. Misfits 시절의 동료 Doyle, 훗날 Misfits 의 재결성 라인업의 드러머도 뛰게 되는 Dr. Chud 이 참여 했으며, 보컬은 무려 Yngwie Malmsteen 에서 뛴 바 있는 Jeff Scott Soto (정식 멤버는 아니고 고용한 보컬 이었다고 한다.) 이었다고 한다. Skid Row 의 베이시스트인 Dave “The Snake” Sabo 가 게스트로 참여 하기도 했다고… 이 밴드는 단 한번도 라이브를 가진 적 없다고 하며, 결국 Jerry Only 의 흑역사로 귀결 되고야 말았다. 왜냐면 90년대 중반에 다시 Misfits 를 재결성 하게 되니까 말이지…

31. Samhain 활동에 한창이던 Glenn Danzig 은 고전 락커빌리/블루스, 하드락, 80년대말-90년대초의 헤비메탈의 모던함을 고루 담은 자신의 솔로 밴드 Danzig 을 1987년에 결성한다. 당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던 프로듀서/음반 기획자/레이블 운영자인 Rick Rubin 과 손을 잡았고, 그렇게 그와 함께 제작한 4장의 정규작과 1장의 EP 는 대박을 치게 된다. 그렇게 Danzig 은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에서 월드와이드 락스타로 신분상승, 80년대 말 – 90년대 락 아이콘으로 정착하며 성공가도를 달리게 된다. 밴드 결성의 해인 1987년에 영화 Less Than Zero 사운드 트랙에 고전 락앤롤의 아이콘이자 대선배 Roy Orbison 과 함께 Life Fades Away 를 제공하며 큰 화제를 낳았기도 했으며, 신곡과 라이브 트랙이 혼재 된 Thrall: Demonsweatlive 의 수록곡이자 셀프타이틀 데뷔작의 곡을 새롭게 녹음한 Mother 93 은 90년대 MTV 를 논하는데 있어 빠질 수 없는 초 인기 비디오클립으로써 한 시대를 크게 풍미 했다는 점 또한 빠트릴 수 없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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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enn Danzig 의 솔로 밴드 Danzig 의 1988년 결성 당시의 모습.


세기의 락 비디오클립인 Mother 93

32. 90년대 들어와 Jerry 와 Doyle, 그리고 Danzig 은 꽤나 긴 법적 싸움에 들어간다. Misfits 의 모든 곡이 Danzig 의 작곡으로 올려져 있는데 이에 대해 Jerry/Doyle 이 “Misfits 의 곡들 중 1/3 가량은 우리들이 만들었다” 를 주장하며 개런티를 요구 했고, 이에 대해 Danzig 은 “Misfits 라는 밴드의 이미지/컨셉/로고는 내가 만든것이니 내 것이며 너희들이 절대 사용 할 수 없다” 로 팽팽히 맞섰다. 1995년에 결말이 난 이 법적투쟁은 양쪽 모두 이해 할 수 있게끔 잘 조율 되었다. Jerry/Dolye 은 Misfits 라는 이름으로 활동 할 수 있으며, 그 대신 Danzig 에게 밴드명 사용 및 머천다이즈 판매에 대한 일부 개런티를 지불 하게끔 말이다. Misfits 라는 이름을 사용 할 수 있게 된 Jerry 와 Doyle 은 바로 재결성 작업에 들어간다.

33. Misfits 의 상표권 분쟁이 끝나자 이런저런 Misfits 의 앨범들과 머천다이즈들이 속속들이 등장했다. 이는 매우 당연했다. Metallica, Guns N’ Roses 와 같은 빅스타들이 Misifts 를 꽤나 커버하여 Misfits 가 꽤나 대중에게 알려졌으며, Green Day 를 위시로 한 90년대 인기 펑크 밴드들 또한 Misfits 에 대한 애정을 속속들이 드러 내면서 그 열기를 더해갔기 때문이다. Danzig 밴드의 메이저 힛트도 빠트리면 곤란하기도 하고 말이다. Misfits 는 80년대 컬트 밴드에서, 새로운 펑크 흐름에 촉각을 세우는 어린 매니아층과 이런저런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비운의 실력파” 로 자리매김 하게 되었고 그 열기에 발 맞추어 새로운 컴필레이션 앨범 Collection II (1995), 4CD 박스셋트인 The Misfits (1996), 1978년에 발표 될 예정에 있었던 실질적 데뷔작 Static Age (1997) 가 차례대로 발표 되었다.

34. 1995년에 발표 된 새로운 컴필레이션 앨범 Collection II 는 밴드의 미발표곡과 대표곡이 가장 잘 섞여 있으며, 믹스/마스터링 역시 매우 뛰어난 앨범으로 “Misfits 를 알아가는데 있어 가장 먼저 선택하면 좋은 앨범” 으로의 가치가 지금까지도 충만한 앨범으로 남아있다. (수록곡 중 하나인 Mephisto Waltz 는 Misfits 의 곡이 아니라는 아이러니함이 있다. 이 곡은 Samhain 멤버들과 결성 일보직전에 만든 곡이라고.) 허나 Collection 1편이 나온 바 없는데 2 라는 이름을 달고 나와 한동안 “으잉?” 하는 반응이었다. 졸지에 1986년에 나왔던 셀프타이틀 컴필레이션 앨범이 Collection 1 이 되었고, 지금도 Collection 1 하면 1986년의 셀프타이틀 컴필레이션을 지칭하는 것으로 자연스레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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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문제가 끝나자마자 나온 컴필레이션 앨범이자 밴드의 진정한 베스트 앨범인 Collection II

35. 1996년에 발표 된 The Misfits 박스셋은 이들을 알아가는데 있어 가장 흥미진진한 작품이었다. 4장의 CD 를 통해 밴드의 모든 대표곡이 실린 박스셋으로 1번장엔 Collection 1-2, 2번장은 Legacy Of Brutality / Evilive / Earth A.D./Wolfs Blood 와 같은 정규작의 곡들을 모두 모았으며, 3번장은 미발표 음원 모음집 (밴드들도 언제 어디서 녹음한지도 모르고 있는 정체 불명의 곡들이 잔뜩이다!), 4번장은 Static Age 로 이루어져 있다. 관 모양의 박스 패키징도 화제였으며, 활동 당시의 이야기와 이런저런 레어 사진들이 제대로 적혀있는 라이너노트 등 볼거리도 충만한 박스셋이었다. Fiend Club 에게만 주어지던 특전 뱃지도 들어 있어 당시에 나름 화제였기도. Misfits 를 제대로 알아가는데 있어 최고의 아이템이지만, 안타깝게도 밴드의 대표작 Walk Among Us 의 기괴한 판권꼬임으로 인해 안타깝게도 그 앨범의 내용물은 누락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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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 당시 화제였던 Misfits 의 박스셋. 패키지 부터 관짝인게 그냥…으아~

36. 1997년에 밴드의 첫번째 트리뷰트 앨범인 Violent World 가 발표된다. 상업적 성공을 거두고 대중적으로 크게 알려진 바 있는, 그러한 밴드가 아닌 밴드가 트리뷰트 앨범이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화제였던 앨범이었으며 하드코어, 메탈코어, 팝펑크, 인더스트리얼 메탈 등 수많은 장르들의 유명인사들이 참여하여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참여 밴드들은 알려주지 않겠다. 직접 찾아보며 그 대단함을 확인 해 보시길.

37. Jerry 와 Doyle 은 Kryst The Conqueror 시절에 함께 하였던 드러머 Dr. Chud 를 영입하며 Misfits 재결성에 한창 이었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Danzig 의 공백을 메울만한 인재” 를 구하는데 난항을 겪고 있었다. 한 음악 프로듀서가 Jerry 에게 괜찮은 인재가 있다며 소개를 시켜 주었고, 그를 오디션 해 본 Misfits 의 멤버들은 그 친구가 프론트맨으로 딱이라고 판단했다. 그렇게 새 보컬로 낙점 된 인물은 Michael Emanuel 이라는 소년이었으며, 무려 당시 나이는 19세였다고. 그는 Misfits 의 전통인 “호러블한 가명을 사용 해야 함” 에 입각하여 Michael Graves 가 된다. 그 역시 밴드를 하려고 준비중이었는데, 그가 하고파 했던 음악과 Misfits 의 음악과는 굉장한 차이가 있었다고도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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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ry Only 를 주축으로 한 2기 Misfits
좌로부터 Doyle, Michael Graves, Jerry Only, Dr. Chud

38. 재결성한 Misfits 는 무려 초 메이저 레이블 Geffen 과의 계약을 따낸다. Misfits 의 명성이 꽤나 괜찮았던 분위기라 좋은 계약이 따 졌던 것이며, 그렇게 새 라인업의 2기 Misfits 로의 첫 앨범 American Psycho 가 1997년에 발표된다. 빌보드 앨범차트 117위도 오르고, 싱글컷 Dig Up Her Bones 이 뮤직비디오로도 선보이는 등 꽤나 괜찮게 메이저 레이블 아티스로의 행보를 걸었지만, 그 앨범은 메이저 레이블 Geffen 이 원하는 만큼 팔리지는 않았고, 호평과 혹평이 골고루 나오면서 세간의 평가 또한 꽤나 엇갈렸다. Misfits 와 Geffen 은 아쉽게도 한장의 앨범만을 남기고 결별하게 된다.

39. Geffen 과 결별 하긴 했으나, 메이저급 메탈 레이블이자 스타 밴드를 만들어 낼 줄 아는 실력 또한 가지고 있는 Roadrunner Records 가 이들에게 달려 들었고 바로 계약을 성사한다. 그렇게 재결성 후 두번째 앨범인 Famous Monsters 이 1999년에 발표한다. 하지만 이 앨범 역시 레이블이 기대한 만큼의 판매고를 달성하지 못했고, 2001년에 재결성 당시 발표한 7인치 싱글들과 이런저런 미발표곡을 담은 컴필레이션 앨범 Cuts From The Crypt 를 마지막으로 Roadrunner 와도 결별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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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는 좋지 못했지만, 세간의 우려 보다는 훨씬 뛰어났던 2장의 작품,
American Psycho 와 Famous Monsters

40. 2기 Misfits 는 메이저에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생각보다 꽤 괜찮은 성과를 남긴건 사실이기도 했다. “Danzig 이 Misfits 인데 그 없이 무슨 Misfits?” 라는 비아냥이 매우 강했지만, 두장의 앨범 American Psycho 와 Famous Monsters 에서 보여 준 음악들은 많은 이들의 걱정 어린 시선보다 뛰어났다. 두 원년멤버 Jerry 와 Doyle 이 만들어 내는 왕년 못지 않은 사운드는 적잖은 팬 베이스를 구축 했으며, Fiend Club 과 같은 오랜 역사의 팬클럽에서도 확실히 인정을 해 주기도 했다. 이때의 비아냥과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잘 괜찮은 음악들을 선보여며 잘 극복 해 낸 밴드는 2010년 중반까지 Dazig 없는 Misfits 를 별 무리없이 꾸려 나가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41. 2기 Misfits 는 메이저 프로레슬링 단체 WCW 에서도 꽤나 모습을 비추었다. 자국인 멕시코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미국까지 진출 해 낸 바 있는 좀비/호러블 컨셉의 프로레슬러 Vampiro 를 서포트 하는 역활로 자주 나왔다. 아쉽게도 그당시 Vampiro 는 WCW 를 대표하는 탑 레슬러는 아니었고, 미들카터 악역이라 그렇게까지 큰 스포트 라이트는 받지 못했다. Vampiro 를 보좌하기 위해 우르르 몰려 다니던 Misfits 는 건장한 육체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본상) 이런저런 레슬러들에게 신나게 두들겨 맞고 당하는 역만 맡다가 조용히 사리졌다. 나름 지우고픈 가슴 아픈 기억이라고나 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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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W 에 출연 당시의 Misfits. 근육이 하도 좋아 누가 프로레슬러고 누가 밴드인지 모르겠네…

42. 1999년작 Famous Monsters 에서의 첫 싱글컷 Scream! 은 무려 좀비 영화의 대거장 George A. Romero 가 참여, 비디오클립이 만들어져 꽤나 화제였다. 응급실에 공연장에서 다친 사람들과 Misfits (좀비 상태로 등장) 멤버들이 실려오고, 좀비 Misfits 가 이놈저놈 신나게 물어대며 병원이 아수라장이 된다는 내용으로, Misfits 의 이미지와 기가 막히게 떨어지는 명 비디오클립 이었다. 2기 Misfits 가 1기보다 뛰어난 단 하나의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Scream! 의 비디오클립일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급의 세기의 비디오클립. 다만 앨범이 크게 힛트하지 못해 꽤나 묻힌감도 없잖아 있기도… 한편 밴드는 George A. Romero 의 2000년작 영화인 Bruiser 로 깜짝 출연 하기도 하였다.


백문이 불여일견급… George A. Romero 감독의 비디오클립 Scream!

43. Misfits 는 Famous Monsters 발매와 동시에 일본으로 투어를 떠나게 되는데, Roadrunner 는 나름 비슷한 컨셉을 가진 신예 밴드를 Misfits 의 오프닝으로 붙여 주었다. 그 밴드는 서서히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신예 Slipknot 이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Slipknot 은 서서히 성장하여… (중략)

44. Roadrunner Records 에서의 활동은 꽤나 괜찮았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메이저 레이블급은 아니어도, 마이너에서 머무르기는 네임벨류가 큰 준 메이저 밴드인 2기 Misfits 에게 Roadrunner 는 딱이었다. Roadrunner 에서 발표한 Famous Monsters 은 Danzig 없는 Misfits 앨범 중 가장 뛰어난 앨범이기도 했다. 평은 그저 그랬지만, 팬들의 반응은 꽤나 괜찮았다. 올드팬의 지지도 꽤 묵직했고, 어린 팬들의 유입 속도도 괜찮은 편이었다. 하지만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보컬 Michael Graves, Dr. Chud 두 사람이 한번에 밴드를 나가면서 밴드 미래가 불투명 해졌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 Doyle 이 이혼과 재혼,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쉬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결국 밴드는 파멸된다. Jerry Only 만 남은 2기 Misfits 는 그렇게 막을 내리게 된다. Misfits 는 활동 중단을 선언한다. Michael Graves, Dr. Chud 는 Misfits 에서의 호러 펑크 컨셉을 가지고 각자 새 밴드와 솔로 활동을 전개 했으며, 지금도 하고 있지만 반응은 미비했다.

45. Misfits 의 좋지 못했던 2기 활동과 별개로 Danzig 의 상황 또한 영 좋지 못했다. Danzig 은 자신의 4장의 앨범을 엄청 팔아 치웠고 그런지 열풍에도 쓸려 내려가지 않으며 90년대에도 건재 했지만, Danzig 의 제작을 총괄담당한 Rick Rubin 과 그의 레이블 Def Jam/American Recordings 로부터 음반 판매에 대한 개런티 정산을 거의 받지 못했다고 한다. 결국 Danzig 과 Rick 은 이 문제로 결별한다. 그 와중에 이런저런 핵심 멤버들 또한 Danzig 과 결별 했는데, 이는 Danzig 의 음악적 몰락으로도 이어진다. Danzig 은 디즈니사가 경영하는 Hollywood Records 로 옳겨 (정말 웃긴건 디즈니가 운영하는 공연장 House Of Blues 에서 Danzig 은 “악마적인 이미지의 밴드” 를 이유로 출연 중지를 먹은 바 있다고!) 1996년에 Blackacidevil 로 새 출발을 하지만 반응이 예전만큼이 아니었다. 그도 그럴것이 고전 블루스와 헤비메탈의 멋진 만남을 보여준 과거와는 달리, 고쓰/인더스트리얼 풍의 새로운 스타일로 변화하며 생기는 이질감 + 예전 작품들만큼 곡들 퀄리티가 좋지 못함 이라는 악재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 뒤에 발표 된 1999년작 6:66 Satan’s Child 은 무려 “마이너” 에서의 작품이었고, 이 또한 전작만큼이나 아리까리 했다. 그 뒤로 Danzig 은 쭈욱 완만한 내리막을 걷게 된다. 80년대 말 – 90년대 초만 하더라도 영원히 무너지지 않을것만 같던 컬트한 캐릭터와 사상을 지녔던 락스타 Danzig 이 말이다. 그리고 그는 왕년의 음악적 위용을 찾는데 무려 14년의 시간이 걸리게 된다.

46. Jerry Only 는 결국 자신 혼자 남게 되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베이스뿐만 아니라 보컬리스트로도 자리를 잡는 가운데, Black Flag 출신의 Dez Cadena 를 기타로, Ramones 출신의 Marky Ramone 을 드럼으로 영입하며 3기 Misfits 를 가동한다! 그와 동시에 Misfits 25주년 투어를 감행했고, 이 3기 라인업은 전당포 라인업에도 불구하고 꽤 괜찮다는것을 확실히 각인 시키기도 했다. 자신의 레이블 Misfits Records 를 런칭, 2003년에 새 앨범이자 5-60년대 버블팝 커버 앨범인 Project 1950 으로 예상외의 음악적 한방을 제대로 보여주며 내부 사정이 좋지 않아도 음악적 건재함을 통해 Misfits 가 아직 먹어주는 밴드임을 괜찮게 과시했다. Marky Ramone 의 탈퇴 후에는 Misfits 에서 활동한 바 있는 과거 드러머 Robo 와의 재결합 또한 보여주며 노스텔지어의 자극이라는 이벤트도 행했었고 말이다. 한편 밴드는 Misfits 의 컨셉을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기가 막히게 차용한 Balzac 와 스플릿 싱글을 발표 하기도 했으며, Balzac 의 일련의 앨범들을 미국 시장에 발매 하기도 하였다. 2006년에는 Misfits Records 의 공동 창업자이자 영화 제작자 John Cafiero 와 Richard Hell And The Voidoids 에서 활약 한 바 있는 Ivan Julian, 3기 Misfits 멤버들과 함께 프로젝트 밴드 Osaka Popstar 를 결성, 과거의 락앤롤 명곡 / 세일러문 및 철완 아톰 주제가 / 이런저런 펑크락 명곡을 커버한 앨범 Osaka Popstar And The American Legends Of Punk 라는 앨범을 발표하여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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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fits 3기. Robo, Jerry Only, Dez Cadena.

47. 한편 투어로 먹고 살던 Danzig 은 2004년에 월드와이드로 대망신을 당하게 된다. 메탈릭 하드코어 밴드 North Side Kings 의 보컬리스트 Danny Marianinho 와의 말싸움 끝에 싸움을 걸은 Danzig 은 싸움과 동시에 날아온 상대방의 무시무시한 훅 한방에 KO 당해 버린것! “싸움이 벌어진 이유” 서부터 “싸움의 전개와 결말”, “그 뒤의 정신승리”, “10년뒤 이야기” 까지 Danzig 의 완패였다. 내용은 이러했다. North Side Kings 는 Danzig 의 공연장에 도착하자 마자 분개 할 수 밖에 없었는데, 본의 아니게 공연이 늦게 시작 되었고 출연진 순번이 뒤로 미뤄지게 되자 Danzig 이 이런저런 오프닝 밴드를 자르고 사정을 봐 주지 않은채 자기가 원래 하기로 시간대에 공연을 하고 일정을 끝내 버렸다. 이에 대해 화가 난 North Side Kings 의 보컬리스트 Danny Marianinho 는 팬들에게 사인을 해 주는 Danzig 에게 찾아가 “당신은 형편없고 거만한 락스타 개자식” 이라고 용기있게 Danzig 을 면전에다 비판을 가했고, 이에 대해 발끈한 Danzig 은 한판 제대로 붙어 보자는 신호인 “가슴팍 밀치기” 를 시전하여 싸움을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Danny 의 훅이 제대로 Danzig 의 안면에 꽃혔고, 그대로 싸움은 끝이난다. 그리고 그 모든것을 North Side Kings 의 다른 멤버가 비디오로 찍었으며, 그걸 이런저런 뉴스 사이트 및 커뮤니티에 공개되고 전파되어, Danzig 은 실속 없는 허당 터프가이로 전락하게 된다. 지금 생각하면 놀라운점은 그 당시엔 YouTube 나 Torrent 같은 것도 없었는데 비디오 공유가 엄청나게 빨리 전파 되었다는 점이다. 그때의 참상은 현재 YouTube 에서 “매우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리고 North Side Kings 는 Danzig 의 악마 로고를 “양쪽 눈에 X 자 / 코피를 흘리는” 모양으로 개조하고 자신의 밴드명을 적은 조롱조의 머천다이즈 티셔츠를 출시, 극딜의 극치를 보여주기도 한다. 더 웃긴건 Jerry Only 와 North Side Kings 가 우연히 만나 그 머천을 들고 같이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쫙 다 퍼졌다는 것이다. 이 또한 구글링을 통해 지금도 아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Danzig 의 커리어 최악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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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딜의 현장…

48. Danzig 이 KO 당한 이후의 이야기도 엄청 흥미진진 했다. Danzig 을 KO 시킨 North Side 의 보컬 Danny 는 엄청난 양의 협박 메일 받았으며, 이에 대해 그는 온라인을 통해 자초지종을 매우 차분히 설명, 글로 Danzig 을 또 한번 골로 보내 버린다. 오프닝 밴드를 짜른 Danzig 의 만행을 소개했고, “6시간이나 운전하고 와서 공치고 가면 여러분이라면 기분 좋겠어요?” 라고 말하는 등 사람들에게 차근차근 자신의 상황을 설명 했으며, 비디오를 통해 자신이 먼저 선빵을 당했음도 공개했다. 초반에는 Danny 가, 후반에는 Danzig 이 욕을 겁나 먹으며 한동안 인터넷 포럼을 뜨겁게 달구었던 2004년의 이 사건은 역사속으로… 사라지는줄 알았지? 몇년뒤 Danny Marianinho 는 음악 언론 Noisey 와의 인터뷰 및 칼럼을 기고하며 예전 일을 또 한번 꺼내어 Danzig 에게 다시금 빅엿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 사건의 자초지종을 인터넷에 공개 할 때 선보였던 그의 남다른 필력이 몇년뒤 불을 뿜은것! 그게 다가 아니다! Danny Marianinho 는 2012년에 Don’t Ever Punch A Rockstar: A Collection Of Hate Mail And Other Crazy Rumors 라는 책 까지도 발표한다! Danzig 을 KO 시켰을때 받은 모든 협박메일과 자신을 둘러싼 말도 안되는 루머를 재미지게 구성한 저서였으며, TV 뉴스 프로그램에 나와 책 홍보 + 그때 상황을 또 한번 이야기 하기도! 이런일이 있었는데 Danzig 은?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 2008년에 가진 인터뷰에서 “그냥 내가 한대 맞아 준거다. 비디오로도 찍고 있는데 괜히 주먹으로 맞대응 하고 그랬다가 큰 소송 걸려서 돈 많이 물어줘야 하는거 보다는 낫지 않느냐.” 라는 정신승리 1회 빼고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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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서적, Don’t Ever Punch A Rockstar: A Collection Of Hate Mail And Other Crazy Rumors

49. Danzig KO 당한 이야기는 이걸로 끝이 아니다. 또 있다. Danzig 이 KO 당한 사연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자, “90년대 중반에도 허당이었어” 라는것이 재발굴 된 것! 그것도 무려 팝메탈 밴드 Def Leppard 에게 당한 이야기라 또 한번 인터넷이 후끈 달아 올랐었다. 사연은 이러했다. Danzig 이 Def Leppard 등과 투어를 하게 되었는데, Danzig 이 양파 수프를 들고 백스테이지를 바쁘게 걸어가는데 한 여자가 통행에 방해가 되어 소위 “비켜 썅년아” 를 질러 버렸다고 한다. 근데 그 여자는 Def Leppard 의 기타 Vivian Campbell 의 아내였고, Vivian 은 그 모든 과정을 눈으로 직접 목격 한 상황이기도 했다. 그는 길을 가고 있는 Danzig 뒤에서 킥을 몇차례 먹였고, Danzig 은 그 습격(?) 에 수프를 바닥에 쏟았다고. 당연히 싸움이 시작 되었지만, 이내 주변 사람들의 제재로 일단락 되었다고 한다. 항간의 소문에는 가라데 검은띠의 소유자인 Def Leppard 의 보컬 Joe Elliott 이 출동하자 Danzig 이 바로 분노 조절 장애를 극복하게 되었다는 카더라가… 진실은 저 너머에… 여하간 Danzig 의 2004년 원펀치 KO 는 이러한 과거까지 들추게 될 정도였다.

50. 2004년 Danzig 이 원펀치 KO 되어 그의 존재가치가 바닥을 친 한해인 동시에, 그에 대한 주가가 다시금 폭등하는 계기가 되기도 된 해이기도 했다. Misfits 의 기타리스트 Doyle 이 Danzig 의 투어에 참가, Danzig 의 공연 시간 절반을 Misfits 곡으로 채우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이벤트를 열었기 때문. 당연히 락 커뮤니티는 폭발 했으며, “Misfits 의 재결성이 곧?” 하는 예상까지 바로 이어졌으나, 이런저런 인터뷰를 통해 Danzig 과 Jerry 는 “그런일 없다” 라며 그 둘의 인간 관계가 갈때까지 간 상황을 보여 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냥 1회성 이벤트구나” 하고 치부하기도 매우 찜찜 하기도 했는데, 왜냐하면 Danzig 과 Doyle 은 2006년까지 Misfits 추억팔이 이벤트를 꽤 자주 선보였기 때문이다. 그럴때마다 Misfits 재결성 이야기는 계속 나왔고, 이에 대해 Danzig 과 Jerry 는 “그런일 없다” 라며 약속이나 한 듯 일관되게 반응했다. 그리고 10년뒤… (중략)

51. 한편 다중 복합적 개인사로 인해 2기 Misfits 에서 탈퇴한 Doyle Wolfgang von Frankenstein 은 나름 독자적인 행보를 걸어 온 바 있었다. Gorgeous Frankenstein 이라는 밴드를 결성하여 2007년에 셀프 타이틀 데뷔작을, 자신의 이름을 내 건 솔로 데뷔작 Abominator 을 2013년에 발표 한 바 있으며, 2016년엔 2번째 풀렝스 As We Die 를 발표 할 계획에 있다고 전해진다. 투어 활동도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해 오고 있으며, 무엇보다 51세의 나에도 여전한 근육질 몸매와 광속의 다운피킹 폭격을 여지없이 선보이는 관리의 화신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Danzig 과의 라이브도 하고, (형이라 그런지 몰라도) Jerry 측에서도 별 다른 안 좋은 말도 나오지 않는걸 봐서는 행실도 괜찮은듯? 또한 2010년대 들어와 Dolye 은 The Agonist 의 보컬리스트였으며, 최근 Arch Enemy 로 스카웃 된 여성 메탈 보컬리스트 Alissa White-Gluz 와의 연인관계에 이르르며 꽤나 화제를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둘의 나이차는 무려 20세이며, 투어 및 각종 이벤트와 시상식에서 커플 동반을 언제나 선보이기도 하는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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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락 음악계에서 가장 핫 하신 커플이라고 전해집니다.

52. 2004년에 참교육(?) 을 받았던 탓인가? 흥미롭게도 나날히 하강곡선을 그리던 Danzig 의 음악 커리어는 쭉빵 한대 거하게 맞고 나서 서서히 반등의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다. 자신의 음악 인생을 정리한다는 의미의 투어 슬로건을 확실히 내 걸으면서 Samhain, Doyle 와의 리유니언도 보여주며 이목을 끌었고, 8번째 솔로 앨범 Circle Of Snakes (2004) 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더욱 주목하게 만들더니만, “메이저와의 결별 이후 Danzig 솔로작 중 최고” 라 할 수 있는 Deth Red Sabaoth (2010) 가 등장, 자신만의 위상을 다시 확실하게 회복 시키는데 성공하고야 만다. 이러한 놀라운 기량 회복의 배후에 Prong 의 기타리스트인 Tommy Victor 를 빠트릴 수 없기도 한데, 그는 원래 Danzig 밴드의 파트 타임 투어 기타리스트로 뛰던 양반이었으며, 마이너 시절 Danzig 의 이런저런 앨범들에는 참여조차 못하던 상황이었으나, 2000년대 후반들어 정식 기타리스트로 채용되고 그렇게 발표한 두장의 근작들이 눈에 띄게 Danzig 의 음악적 위상을 회복 시켜 준 것을 보면 언급을 아니 할 수가 없는 수준이기도. 여전히 독불장군인 Danzig 이 꽤나 오래 품고 있었다는 점, 두장의 앨범에서의 합작에서 보여준 음악적 화학반응도 좋고, Danzig 입에서 좋지 않은 소리도 안 나오는 점에서 비춰 보면 Tommy 는 Danzig 의 은인이 아닐까 하다. 물론 Tommy 도 Danzig 덕을 많이 보기도 했고… (완전 망한 Prong 의 90-2000년대 초중반 커리어를 감안하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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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 최대의 아웃풋, Deth Red Sabaoth

53. 한편 3기 Misfits 는 3기로써의 진정한 첫 풀렝스 The Devil’s Rain 을 2011년에 발표한다. 그리고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아… 드디어 Jerry Only 가 음악적으로 한계가 왔구나… 그동안 잘 해 왔지…:” 라는 의미로 말이다. 그 음악적 부실함은 라이브 앨범 Dead Alive! (2013) 으로 둘러 막았다. 과거의 명곡 레파토리보다 최근작에서의 곡들이 많이 걍 뭐 반응 및 평가는 그러했지만 말이다. 한편 3기 기타리스트로 활약하던 Dez Cadena 는 암 선고를 받았고, 투병/치료비가 부족하다고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현재 수많은 동료 및 후배 펑크락 유명 인사들이 그의 치료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이벤트를 열고 있는 중이기도.

54. 2014년에 Danzig 은 뜬금없이 Jerry 의 Misfits 에게 법적 배틀을 신청한다. 이유인 즉슨 “내가 Misfits 브랜드가 Jerry Only 에 의해 착취 당하고 있다. 더 많은 개런티를 받아야 한다.” 였다고… 법원은 시원스레(?) Danzig 의 법적 주장에 대해 설득력이 부족하다며 “기각” 을 선언한다. 세간의 평가 또한 기각 당할 만 했다는 평가. 그러나 이 뜬금없는 법적 도발은 Misfits 의 재결성에 큰 도움이 되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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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도 믿을수가 없는, 기대감만큼 불안감도 엄습하는, Riot Fest 에서의 재결성 플라이어!

55. 2016년 5월 12일, 매우 반갑고도 걱정되는, 자신의 눈과 귀를 의심 할 수 밖에 없는 뉴스가 뜬금없이 터져 나온다. 바로 “2016년 9월에 열리는 Riot Fest 에서 Danzig, Jerry, Doyle 이 모여 원년 Misfits 라인업으로 공연함” 이 바로 그것. 발표와 동시에 인터넷은 폭발했고, 각 멤버들 역시 각종 음악 언론과 SNS 를 통해서 “재결성 맞음” 을 쿨하고도 빠르게 인정하며 그 열기에 기름을 콸콸콸 부어댔다. 1983년 Danzig 의 탈퇴 이후, 지금까지 철천지 원수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Danzig 과 Jerry 였기에 재결성 뉴스는 눈으로 보고도 믿을수가 없을 정도로 너무나도 쇼킹한 사건 이었다. 환호와 함께 걱정의 목소리도 같이 터져 나왔다. 두 사람과의 관계가 진전 되었다는 보도가 전혀 없었다는 점, 공연이 시원스레 파기 되어도 전혀 이상 할 것이 없다는 점, 공연 도중에 치고박고 싸운다 해도 이 역시 전혀 이상 할 것이 없다는 점에서 말이다. 전 세계의 락 음악 팬들은 이러한 결정에 대해 매우 반가움을 표현하고 있으면서도, 매우 걱정하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불안하기 그지 없는 재결성은 유례가 없지 않을까나?

56. Jerry Only 는 재결성 공연 오피셜 뉴스가 터져 나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행한 인터뷰에서 재결성에 대한 자신의 심경을 발표하며 흥미로움을 더해갔다. 그는 2014년에 있었던 또 한번의 법적 분쟁이 끝나고 법원 문을 열고 나가며서 “조만간 재결성이 이뤄지겠구나” 를 예감 했다고 하며, 마이클 조던과 래리 버드를 빗대며 “농구 코트 안에서 그 둘은 서로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코드 밖에선 술도 한잔 하면서 친하게 지내지 않았습니까? Danzig 과 나는 친구는 아니지만 쿨하게 지낼 수 있죠.” 라고 발언, 리유니언에 대한 기대와 불안함의 믹스위에 흥미로운 스파이스를 얹어 냈다. 그리고 9월까지는 대략 3개월 남짓 남아있다. 과연 어찌 될 것인가? 그리고 이 리유니언 이후 차후 행보는 어찌 될 것인가? 또 어떤 메이저 레이블 및 매니지먼트 회사가 달려 들 것인가? 5-6년은 거뜬히 흥미로운 주제가 아닐 수 없기도 하다. 일단은? 지켜 보자.

- Mike Vill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