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ox – Beneath California (Epitaph, 2015)

Retox – Beneath California (Epitaph, 2015)

그라인드코어, 케이오틱 하드코어, 매쓰코어, 노이즈 락, 인더스트리얼/하드 노이즈 테크노의 기괴함과 과격함의 만남이었던 The Locust. 90 노이즈락과 케이오틱 하드코어, 메탈코어와의 공격적이고도 개성적인 만남을 보여 주었던 Some Girls. 신디사이저 사운드 중심의 그라인드코어/매쓰코어 퓨전 밴드였던 Holy Molar. 이 밴드들의 공통점 두가지가 있다. 특정 장르에 카테고리 화 할 수 없는, 매우 개성적인 극단적 헤비니스를 들려주며 좋은 평가를 얻었다는 점이 하나요, 그리고 그와 정 반대되는 매니악함으로 인해 최소 상업적 성공 기준치를 달성하지 못하며 오래가지 못했다는 점 그 두번째다. 그 아쉬움을 간직한 멤버들이 모여 Retox 라는 밴드가 탄생했다.

Retox 는 The Locust 의 보컬리스트이자 이런저런 밴드를 통해서 왕성한 활동을 보여 주었던 보컬리스트 Justin Pearson 을 중심으로 2011년에 결성, 지금까지 3장의 정규작과 각각 한장의 EP 와 스플릿 앨범을 발표 한 바 있는 중견급 밴드다. 밴드는 등장과 동시에 폭발적인 주목을 얻지는 못했다. 하지만 앨범들을 하나 하나 발표하며, The Locust 를 비롯한 이런저런 밴드들의 기괴 하지만 매력적인 개성을 이어갔으며, 그 밴드들의 활동들에서 확보하지 못한 적당한 대중적 코드의 확보 및 조율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와 발전을 차근차근 밞아 나갔다. 음악적 호평은 당연히 좋게 나올 수 밖에 없었고, 인지도 확보 전략도 꽤나 잘 먹혀 들어가며 인기 밴드로의 위상을 서서히 확립하기 시작한다. 그러한 상승세를 뒤로 한 채, 2015년 시작과 함께 발표 된 3번째 풀렝스인 Beneath California 은 Retox 의 커리어에 있어서 승부수를 던지는, 매우 중요한 앨범 되겠다.

Retox 의 음악 스타일은 80 하드코어 리바이블 + The Locust 를 비롯한 이런저런 밴드 멤버들의 음악적 커리어에서 비롯되는 기괴하고 테크니컬한 코드의 매쓰코어/케이오틱 사운드와의 믹스쳐이다. 80 하드코어 특유의 심플 & 스트레이트, “90-2000년대 매쓰코어/케이오틱 하드코어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라고 간단히 설명 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캐릭터성을 지닌 기괴 & 부르탈함과의 공존/조화는 쉽게 떠오르지도, 잘 섞이리라 생각이 들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들은 셀프타이틀 데뷔 EP 에서부터 그것을 한번에 제대로 해 냈었고, 두장의 풀렝스 앨범인 Ugly Animals (2011) 와 YPPL (2013) 에서는 90-2000년대 멜로딕 하드코어적 요소까지 적당히 첨부하면서 캐치함까지 확보하며 팬 베이스 확대까지도 괜찮게 해 내기도 했다. 여기에 2010년대 불어닥친 “80 하드코어 펑크 리바이블” 로 인해 더 많이 주목 받기도 했고, Trash Talk 와 같은 인기 밴드와의 투어를 통해서 더욱 더 큰 인지도 확보를 얻는데 성공했다.

Beneath California 는 그러한 상승세를 제대로, 아주 멋지게 이어가는 밴드의 회심작이다. 80 하드코어 펑크 리바이블리즘의 스트레이트한 사운드의 통쾌함과 예전 음악 커리어에서 비롯되는 매쓰락 중심의 기발/기괴한 코드의 현란한 플레이와의 조화는 지금까지 음반들 중에서 가장 좋은 페이스를 선보인다. 전작 YPPL 에서 본격화 된 요즘 멜로딕 하드코어 요소의 도입 역시 더욱 비중이 강해 졌고, 올드한 하드코어 펑크 특유의 스트레이트한 곡 흐름 & 매쓰락적인 기발한 연주 플레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세가지의 유기적 회전, 그것을 바탕으로 한 삼각 편대적 쾌진격은 굉장히 매력적이다. 격렬하고, 복잡하며, 캐치한, 예전의 이런저런 밴드와 음반들에서 충분히 경험했던 양질의 노스텔지어를 다시 불러 일으키며, “재탕” 이라는 느낌과는 거리가 먼, “이들만의 오리지널리티” 로의 최종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는 음악적 감흥 전달력 또한 굉장하다.

Drive Like Jehu 로 대표되는 학구파적인 하드코어, Minor Threat 로 대표되는 격렬한 스피드와 음악적 센스와의 조화, Comeback Kid 로 대표되는 엔터테인먼트형 멜로딕 하드코어 레이싱, Trask Talk 로 대표되는 최점단 하드코어 깽판, OFF! 로 대표되는 80 하드코어 진리의 부활, These Arms Are Snakes 로 대표되는 90/2000년대 하드코어 스탠다드에 대한 긍정적 측면의 음악적 아웃사이더화… 이것이 전부 행해지는 용광로와도 같은 앨범으로도 설명이 가능한 장점도 있다. 90-2000년대의 모든 종류의, 서브 장르적 하드코어의 대융합과 화학반응에 의한 폭발, 그로 인해 탄생 된 오리지널리티적 사이드 이펙트를 담은 하나의 브랜드 제품 그 자체다. 조금 난이도가 있지만 쉽게 즐길 수 있고, 쉽게 즐기는 슬램댄스 펑크 레이싱이지만 음악적 지성이 살아있는 앨범으로도 평가가 가능하다.

그렇다. 다양한 시점으로 바라봐야 하는, 그런 재미가 있는, 청자를 시험하는, 그런 탐구심과는 상관없이 몸을 던져대며 놀이에 어울리는 사운드트랙으로 딱인, 팔방미인적 앨범이 아닌가 싶다. 펑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순간이 아닌가 싶다. 의문감이 분명히 들 정도로, “이건 마스터피스” 라고 결론을 내릴 정도의 굉장한 카리스마를 작렬 한다고는 말 못하겠다. 하지만 분명한것은 “이것은 역사의 한 페이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하게 만드는 껀수 제공은 확실한 것 같다. 예전 커리어를 헛되히 하지 않으면서 대중적으로 주목 받는데 성공했고, 예전 하드코어 공식들을 십분 이용하고 마구 섞어 대면서 그 누구와도 닮지 않은 오리지널리티로 결론 짓는 Beneath California 는 명작인 것이다. 특히 이런게 아닌가, 저런게 아닌가, 여하간 수많은 음악적 생각을 하게 만들며 흥미진진함을 전해주는, 진정한 의미의 & 독특하기 짝이 없는 “하이브리드” 는 정말 인상 깊었다. 그게 이 앨범의 장점들 중에서 최고일지도.

- Mike Villain


Let’s Not Keep In Tou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