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ning – Live Blackjazz (Indie Recordings, 2011)

Shining – Live Blackjazz (Indie Recordings, 2011)

재즈-락 퓨전을 들려주는 밴드 Shining 은 지금까지의 재즈-락 퓨전 공식을 파괴하다 못해 짓이긴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가희 충격적인 것들을 보여주며 성장한 악명높은 밴드다. 이들을 Return To Forever 나 Frank Zappa, Magma 와 같은 옛날 재즈-락 퓨전의 관점으로 접근해서는 절대 안된다. 이들은 충격적인 극단적 모더니즘 퓨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노이즈, 아방가르드 재즈와 같이 좀 많이 불편한 재즈를 기반으로 인더스트리얼 메탈, 익스트림 메탈, 하드코어 테크노, 엠비언트, 웅장한 아트 보다는 정신분열적 음향 탐구에 포커스를 맞춘 고전 및 현대의 컬트적 프로그레시브, Ipecac Recordings 의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공통분모적인 음향 테러리즘 or 컬트 음향 탐구 등이 뒤 섞인 이들만의 공식은 재즈-락 퓨전의 예시들을 간단히 짓뭉갤 정도로 충격적이다.

또한 이들의 성장과정은 충격적이면서 꽤나 재미있기도 하다. 그 이유는 이들이 지극히 학구파 재즈 토양에서 자라나, 그러한 토양과 전혀 상관없는 익스트림 메탈 세계에서 강한 주목과 호평을 얻어 내는데 성공 했다는 역사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섹소폰 주자인 동시에 기타연주 및 보컬, 프로듀스, 테크노에서나 볼 법한 노이즈 기법/샘플링 등 다양한 악기연주 및 음향효과에 대해 거침없는 멀티 플레이어 Jørgen Munkeby 를 중심으로 노르웨이 왕립 대학교 재즈 연구 단체에서 결성 된 이 밴드는 초기에는 John Coltrane 과 Ornette Coleman 을 연구하고 재해석 하던 학구파적 코드의 인텔리 집단이었지만 (이 당시 까지만 해도 어쿠스틱 밴드였다고), 3번째 앨범인 In The Kingdom Of Kitsch You Will Be A Monster (2005) 와 Grindstone (2007) 에서는 기괴한 프로그레시브, 하드락/메탈적인 헤비함을 더하며 본격적으로 거침없는 퓨전 테러리스트로 직종변경을 시도하게 된다. 그 무렵 행한 프록 블랙메탈러 Enslaved 와의 합동 공연은 더더욱 이들의 음악적 꼭찌를 돌게 만들었다. 그리고 밴드는 지금까지 저지른 파격성에 인더스트리얼/익스트림 메탈, 가바/하드코어 테크노, 쓰래쉬재즈가 가미하는 가운데 극단적인 코드의 재즈-락 퓨전으로의 극단적 돌연변이화를 시도한 Blackjazz (2010) 을 통해서 변화의 종지부를 찍었으며, 의외라면 의외라 할 수 있는 메탈씬으로부터의 엄청난 호평을 얻는데 성공하기도 한다. 특히나 소극적인 해외 활동에도 불구하고 무시 할 수 없을 정도의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는 점도 중요했다. 자국내 명성은 말 할것도 없다. 이 미친 재즈 쌥쌔들이 노르웨이 음악 역사의 전설 A-Ha 의 오프닝을 했다는 것이 믿겨지는가? 이들은 그 정도까지 성장하고 인정 받았다.

Blackjazz 를 통해서 자신들만의 기괴한 재즈-락 퓨전에 대한 변화와 발전의 끝을 보여 준 이들은 또 한번의 중간결산을 남기는데, 그것은 바로 라이브 앨범이자 DVD/CD 콤보셋이기도 한 Live Blackjazz 다. 본격적으로 이들만의 재즈-락 퓨전을 보여주기 시작한 앨범들인 In The Kingdom Of Kitsch You Will Be A Monster / Grindstone / Blackjazz 3장을 근간으로 한 선곡을 하고 있으며, 아방가르드 재즈 + 익스트림 메탈/하드코어 테크노의 극단적 퓨전을 시도한 Blackjazz 의 음악적 코드로 연주를 이끌어 나가고 있는것이 특징이다. Blackjazz 에서의 트랙들은 레코딩 버전보다 더욱 더 강력한 인상으로 다가오는 파격적인 헤비함과 퍼포먼스로 중무장해 있으며, In The Kingdom Of Kitsch You Will Be A Monster 와 Grindstone 의 트랙들은 앨범 레코딩에서 보여지던 약간 망설이는 듯한 느낌의 메탈적 접근방식과는 달리 무지막지한 헤비함과 라이브에서의 플러스적 효과를 등에 업고서 더더욱 파격적이자 파괴적으로 처리 되고 있다. 또한 영상에서 바로 감지 할 수 있는 재즈밴드 답지 않은 에너지와 파괴력이 넘치는 라이브 퍼포먼스, 그러한 파괴적 퍼포먼스 뒤에 숨겨진 음악 인텔리 음악 연구집단 다운 현란하고도 견고한 테크닉 대방출, 보컬리스트-기타리스트-색소포니스트-미치광이 프론트맨의 역활의 극을 보여주는 Jørgen Munkeby 의 존재감은 충격적 음악적 컬러만큼이나 강한 인상으로 뇌리에 기억된다. 또한 기괴하고도 박진감 넘치는 음악에 어울리게 쉴 새 없이 쏴대는 현란한 조명과 그 뒤에서 매우 인상적으로 연주 퍼포먼스를 쥐어 짜 내는 밴드의 모습의 조화에서 귀결되는 신선한 비주얼 감각, 공격적 기계 메탈 사운드에 어울리는 프로듀스와 마스터링의 주인공 Sean Beavan 과 Tom Baker 의 음향적 뒷 마무리 또한 인상적이기도 하다. (둘 다 Nine Inch Nails, Marilyn Manson 의 프로듀스 및 마스터링을 담당했던 경력이 있다.)

라이브 앨범이지만 그 이상의 것을 들려주는 앨범이다. 라이브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들려준다는 의미 뿐만이 아니라, 본격적 변화상에 비해 뒷 마무리가 부족했던 2장의 전작들에 대한 완벽한 보완, 첫번째 집대성 앨범 Blackjazz 의 완벽한 인상보다 더 강하게 다가오는 라이브에서의 카리스마, 뛰어난 선곡을 바탕으로 한 베스트 앨범으로써의 역활, 완벽에 가까운 프로듀싱과 믹싱, 앨범 이상의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뛰어난 연주 퍼포먼스의 강렬함, 그 퍼포먼스의 강렬함을 배로 보여주는 뛰어난 영상미 등 라이브 앨범/영상물로써의 궁극과 초심자 입문용으로의 궁극, 기존 팬들을 위한 완벽한 총정리 패키지로써의 역활을 충분히 보여준다. “그 이상의 것” 이라는 단어는 이 앨범의 위력을 설명하는데 매우 부족하지 않은가 싶기도 하다. 단순한 라이브 앨범이 아니다. 2011년이라는 시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재즈-락 퓨전 텍스쳐이자, 그 카데고리 조차 부숴지는 경이로운 한장이라고 경배해야 옳을듯.

- Mike Vill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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