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s Series #12] Pop Punk Chronicle Series #05 : 팝펑크의 춘추전국 시대 개막! – 2000년대 (1편)
Green Day 와 The Offspring 의 엄청난 힛트로 인해 팝펑크는 메이저 음악계에서 큰 상업적 파워를 지닌 음악으로 인식 되었다. 그리고 그에 발 맞추에 메이저 레이블들은 팝펑크 언더그라운드에서 음악적 실력과 상업적 포인트가 있다 싶은 밴드들에게 매력적인 계약을 제시하며 쉴 새 없이 메이저 음악 필드에 끌여 들었고, 영입전쟁적인 열기까지도 자아 내었다. 하지만 팝펑크는 생각 한 만큼 좋은 상업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팝펑크는 대중적 코드를 지니고 있기는 하지만, 메이저 레이블이 원하는 만큼의 스매쉬 힛트를 기록하기에는 너무나도 마이너리티한 매력이 강한 음악이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메이저에 올라 온 밴드들은 메이저 팝필드와 마이너 씬 사이에 껴 예상외의 불이익만을 얻었다. Green Day, The Offspring 를 제외하면 스매쉬 힛트를 기록 할 건덕지가 있는 밴드는 거의 없었으며, 메이저 레이블은 화끈하게 지른 밴드 영입 계약금을 어떻게 해서라도 회수하기 위해 밴드에게 메이저 팝 필드에서 먹힐만한 음악을 만들도록 강요했다. 허나 밴드들은 스매쉬 힛트를 통한 팝스타가 될 생각을 전혀 가지지 않았고, 좀 더 파퓰러하게 만들되 팝펑크 특유의 펑크/하드코어적인 아이덴티티가 살아있는 음반을 만들었으며, 이는 메이저 레이블이 홍보를 포기하고 판만 내주고 계약 만료를 시키며 제갈길 가는 모습만을 남기게 된다. 그리고 생각보다 메이저 레이블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하여 팝락에 가까운 음악을 구사하는 밴드도 있었는는데, 이는 더 좋지 않은 결과를 낳기도 했다. 파퓰러하게 뜯어 고쳐도 여전히 팝 필드에서는 먹히지 않는 요소가 강하게 살아 있었고, 펑크를 그동안 들어 온 골수 팬들은 강한 불만과 비아냥을 날리며 변한 스타일에 대해 절대로 응해주지 않으며 진퇴양난적인 사태를 맞이했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행보를 걸으며 팬 베이스가 풍비박산 난 밴드들은 머지않아 해산을 선언하는 경우가 꽤 되었고, 다시 음악적/명성적 페이스를 찾는데 꽤나 오랜 시간동안 고군분투를 겪기도 했다.
이렇게 되자 메이저 레이블들은 언더그라운드 팝펑크 팜에서 밴드를 픽업하여 대박적인 이윤 창출을 행하려는 생각을 접었다. 그리고 아예 10-20대가 원하는 코드로 중무장한 어린 밴드들이 음악적으로 머리가 굵어지기 전에 그들에게 거부 할 수 없는 매력적인 딜을 제시하며 영입 후 어르고 달래면서 철두철미하게 팔리는 펑크락을 만들게 하고, 만들 수 밖에 없게 컨트롤 하는 방법론으로 변화했고, 이때서야 또 다른 대박이 터지게 된다. 허나 이렇게 큰 밴드들은 팔리기만 잘 팔리는 밴드였지, 팝펑크가 7-80년대를 거치며 얻은 음악적/사상적 아이덴티티는 전혀 없었고, 이는 Green Day 부터 시작 된 “진짜 펑크” 에 대한 논쟁과 그로 인한 “10-20대 뉴비 팝펑크 팬 vs 예전부터 펑크를 들어 온 올드비 팝펑크 팬” 들과의 골을 더 깊게 만들어 버리기에 이르른다. 80년대의 헤어메탈, 90-2000년대의 뉴메탈과 똑같은 상황이 다른 장르와 시대속에 재현이 된 것이었다.
이와 별개로 마이너 레이블들의 위치도 위기를 겪었다. 90년대 초중반의 어마어마한 팝펑크 붐으로 인해 마이너 레이블들이 생각 한 것 이상의 관심과 판매고가 어마어마한 수준으로 늘어났고, 이는 아무리 마이너 레이블이라더라도 “사업확장” 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덩치가 좀 있던, 그리고 90년대 초중반 시기의 명반 릴리즈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던 Epitaph Records 같은 경우는 준-메이저 레이블의 위치로 강제 성장을 당할 정도였으며, 그에 발 맞춰서 어마어마한 크기와 양의 릴리즈와 홍보를 행하기에 이르렀다. 장사가 되는 타 레이블들 역시 그러했다. 하지만 팝펑크는 메이저에서 팔아 먹기에는 마이너리티가 꽤나 강했다. 메이저의 영악한 기획속에도 잘 안된 음악이 팝펑크였다. 성장과 동시에 타격을 입은 마이너 레이블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빠르게 파악했고, 마이너 레이블 레벨에서의 성장을 목표로 기획/경영에 힘썼다. 그렇게 되자 팝펑크 역사의 또 다른 황금기가 찾아오게 된다. 지금까지의 팝펑크 아이덴티티를 꽤나 뒤집는 음악적 발전을 담은 밴드/음반이 연신 터져 나왔으며, 마이너 레이블 레벨이지만 그렇다고 메이저 레이블조차 무시 할 수 없는 판매량의 팜을 지니게 되었다. 이는 자연스레 밴드들이 크리에이티브 컨트롤을 모두 좌지우지하는 이상적인 방향으로 나아갔고, 더더욱 놀라운 양질의 앨범이 터져 나오게 된다. 그리고 이는 팔아먹는데 너무 과한 메이저 팝펑크와 음악적인 부분과 펑크 아이덴티티에 더욱 강한 어필을 통한 장르 전체적 발전을 행하고 있던 마이너 팝펑크와의 경쟁구도를 극단적으로 이끌게 된다.
그렇다. 90년대 중후반 부터 2000년대 중후반까지는 팝펑크 역사의 춘추전국 시대이자 대 카오스 시대가 된 것이었다. 이슈의 강도로 따지자면 Green Day 시절이겠지만, 진정한 의미의 90 팝펑크의 황금기는 이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에 있었던 수 많은 망작과 명작들을 살펴보며 그게 어떤 것인지 제대로 느껴보도록 하겠다.
Blink-182 – Enema Of The State (MCA, 1999)
앞서 설명한 90년대 중후반 부터의 팝펑크 패러다임 변화를 제대로 알 수 있는, 그 시작점이 되는 앨범이 본작이다. 밴드의 3번째 앨범으로 이 앨범 이전에만 하더라도 “펑크씬에서, 요즘 애들이 좀 좋아하는, 90년대 중후반 등장한 애송이” 였지만 이 앨범의 어마어마한 힛트를 통해서 밴드는 Green Day 의 뒤를 잇는 가장 확실한 힛트 상품으로 자리매김 하게 된다. 나체로 거시기에 모자이크 처리를 한 채 3명의 밴드 멤버가 도심지를 무작정 달리는 내용의 비디오클립 What’s My Age Again? 과 Backstreet Boys, Britney Spear 등 당대 최고의 10대 팝스타들의 뮤직비디오들을 엽기적으로 조롱한 All The Small Things 을 엄청나게 MTV 에 틀어대며 어마어마한 힛트를 기록하며 메이저 기획이 너무 과한것 아니냐며 펑크 올드비들이 꽤나 분개하고 안티로 돌아서며 앞서 설명한 펑크 양극화게 크게 기여한 앨범이기도 하다. 하지만 꽤나 틴팝적 노선의 팝락 코드가 강함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펑크적인 사운드적/메시지적 아이덴티티 역시 괜찮기도 한 앨범이라는 사실도 분명 존재한다. Green Day 의 Dookie 처럼 어떤 부부에서는 과대평가, 어떤 부분에서는 과소평가 되고 있는 앨범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앨범을 기준으로 제2차 팝펑크 양극화가 심화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건 “들어봐야만 하는 앨범” 으로 이야기 하고 싶다. 이건 양반일 정도로 뒤에 소개 할 밴드들은 개판 그 자체니까 말이다.
Sum 41 – All Killer, No Filler (Island, 2001)
어마어마한 힛트를 기록하며 2000년대 팝펑크 히어로로 떠올랐지만, 냉정하게 팝펑크 기준에서 따져 본다면 팝펑크 역사상 최악의 밴드이자 최악의 앨범이라 말 할 수 밖에 없는 이들의 데뷔작 앨범 되겠다. Blink-182 가 틴팝적인 기타팝과 펑크적 파워를 잘 구사 해 내며 음악적/상업적 저울질을 매우 잘 해 냈다면, 이들은 틴팝적인 요소를 꼼수에 가깝게 악용한 “팝”펑크를 구사했고, 당연히 10-20대들의 (정확히 말하자면 10-20대만의) 어마어마한 인기를 얻었다. 틴팝적 요소를 강하게 어필하다 못해 애들 입맛에 맞게 펑크를 악용 한 것만으로도 악평의 근간이 충분이 되지만, 진짜 악평의 근간은 따로 있으니 바로 형편없는 작곡과 그 형편없는 구조에 얹은 형편없는 아이디어와 테크닉의 연주가 바로 그것이다. 여기에 팝펑크 악동적인 스테레오타입적 이미지를 과도하게 뮤직비디오로 얼버무리기 까지 했으니… 더 이상이 자세한 평은 필요 없을듯 싶다. 이 앨범을 기준으로 10대만이 좋아하는 팝펑크와 팝펑크 팬이 좋아하는 팝펑크가 나뉘고, 팝펑크의 극단화는 크리티컬을 찍게 된다.
Simple Plan – No Pads, No Helmets…Just Balls (Lava/Atlatic, 2002)
Sum 41 의 객기 순화 버전 되는 밴드이자 앨범 되겠다. 펑크라기 보다는 걍 애들용 락 밴드 위치로 보는게 더 나을 정도로 틴팝 밴드 정도로 보는게 옳을 정도라고나 할까? 그게 오히려 낫다. 왜냐면 얘들은 걍 애들 밴드로 취급되고, 논외받고, 그렇게 시작하고 끝나는 정당성이라도 있으니까 말이다. 실제로 그렇게 되어가고 있고 말이다. 여하간 90-2000년대 펑크 장사질을 하는데 빠질 수 없는 밴드 되겠다. 근데 음악적으로는 딱 팔아먹는거 빼곤 없는 고만고만한 음악이기에 설명 할 필요는 없겠다.
Shades Apart – Eyewitness (Universal, 1999)
팝펑크를 기반으로 한 철두철미한 대중적 팝락을 추구한 밴드지만, 앞서 설명한 밴드와 차원이 다른 위치에 존재하는 밴드가 바로 Shades Apart 이다. 펑크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스피드가 없고, 메이저 얼트팝 기준에 너무나도 충실한, 매우 재미없는 음악성을 지닌 밴드지만, 놀랍게도 매우 뛰어난 보컬라인을 만들어 내는 재주와 그에 걸맞는, 과하게 심플하지만 어머어마한 훅을 쉴 새 없이 던져대는 연주를 통해 “곡을 만드는 레벨이 다르다” 를 보여주는 밴드이다. 한국에서는 꽤나 어마어마한 힛트를 기록한 앨범이지만, 미국에서는 그다지 잘 되지 않은 음반이라는 놀라운 사실도 존재한다. 게다가 음악적인 평가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그저 “Stranger By The Day 라는 노래가 좋다” 라는 이유로 싸구려 음악 자랑질에나 불려 다니는 신세로 전락 당하기 까지도 했다. 허나 이 앨범은 굉장한 깊이를 지닌 팝 제조 능력을 자랑하는 앨범이었고, 매우 보기 드문 형태의 수준 있는 메이저 기획 팝펑크 음반으로써 기분 좋게 체크 할 수 있는 앨범까지 나아가는 작품 되겠다. 그리고 Stranger By The Day 보다는 Valentine 이라는 곡이 더 유명하다는 사실도 빼놓지 않고 거론하고 싶다.
American Hi-Fi – S/T (Island, 2001)
American Hi-Fi 는 Simple Plan, Shade Apart 처럼 팝펑크와 팝락/틴팝적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는 밴드인 동시에 가장 이상적인 팝락형 90-2000년대 팝펑크를 구사한 팀이라는 매우 좋은 평가를 내려줘야만 하는 밴드이기도 하다. 셀프타이틀 데뷔 풀렝스가 그 모든것을 증명한다. 자세한 설명은 굳이 할 필요는 없는 수준의 음악성이다. 허나 펑크와 틴팝이 매우 좋은 비율로 섞여있고, 그에 걸맞는 10-20대를 위한 이상적인 음악적/아이덴티티적인 결론을 내 놓으며 미워 할 수 없으며, 오히려 좋은 인상의 밴드라는 인식까지 전해주기도 한다. 팝펑크라는 장르가 10-20대를 위한 스타일로 매우 이상적으로 변화를 한다면 바로 이러한 사운드를 가이드라인으로 해야 옳을 것이다. 능력도 있고, 아이덴티티와 사상적/실력적 겸손함을 지닌 앨범 되겠다. 몇 안되는 팝펑크 틴팝화의 좋은 사례로 이쪽 방면에 관심이 없어도 펑크 팬이라면 한번 정도는 경험 해 줘야 할 정도로 뭔가가 있다는 점 역시 거론하고 싶다. 허나 이 앨범 이후는 정체성 혼란에 시달리며 좋지않은 행보를 겪에 되는데… 자세한 설명은 필요치 않으니 패스.
Good Charlotte – The Young And The Hopeless (Sony/Daylight, 2002)
과도하게 펑크락 특유의 스테레오타입적 이미지를 세일즈 포인트로 써먹기에 Sum 41 과 더불어 많은 비난과 조롱을 받는 밴드이기는 하지만, 그와 별개로 꽤나 제대로 된 가사를 써 내려가기에 의외로 하드코어한 펑크 팬들의 미묘한 찬사 역시 얻고 있는 (악명 높은 뉴욕 스트릿 하드코어 크루 DMS 의 간판 밴드 Madball 의 리더가 이 밴드르 아주 좋아한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먹은 예가 바로 그것) Good Charlotte 의 두번째 앨범이자, 메이저 레이블도 아주 만족 할 만한 스매쉬 힛트성 요소의 중무장 & 그에 합당한 매우 강력한 힛트를 성공한 앨범이다. Sum 41, Simple Plan 의 펑크적 파워 강도를 상승 시킨, 90-2000년대 메이저 팝펑크의 그대로의 모습을 들려주는 앨범으로 펑크 올드비들이 들으면 짜증이 팍팍 치솟는 유치한 팝펑크도 즐비하며, 예상을 깨트리는 매우 괜찮은 펑크락 역시 즐비하게 구비 해 둔 요상한 색채로 유명한 앨범이다. 찬사와 어그로를 동시에 끌 껀덕지가 제대로인 앨범으로, 참 미묘한 입장을 표명 할 수 밖에 없는 앨범 되겠다. 그리고 이것은 밴드의 오랜 커리어의 중심축으로 매 앨범마다 발견되고 있기도 하다. 여하간 한번 정도는 펑크를 좋아한다면 체크 해 봄 직 한 앨범 되겠다. 동명 타이틀 곡은 정말 좋은 곡이기에 더더욱.
Yellowcard – Ocean Avenue (Capital, 2003)
팝펑크의 좋은 변화상과 좋지 못한 변화상을 동시 보여 준 바 있는, 그렇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좌충우돌 스럽지만 분명히 긍정적인 차원의 커리어를 써 내려가고 있는 밴드인 Yellowcard 의 4번째 앨범이자, 메이저 데뷔작, 그리고 메이저 팝펑크를 논하는 데 있어서 빼 놓을수가 없는 스매쉬 히트작이다. 팝펑크 특유의 캐치함과 스피디한 구성을 기반으로 하여 곡을 좀 더 세련되게 어레인지를 해 내면서 꽤나 괜찮은 측면을 보여주는 동시에, 과도한 10-20대 감성팔이와 그에 걸맞는 펑크적인 것과는 매우 거리가 먼 틴팝 아이돌적인 아우라의 탄생과 그러한 곡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수준 미달 & 펑크와는 거리가 먼 핀트가 어긋나 있는 곡들의 좋지 않은 존재감도 보여주고 있다. (중2병 스러운 일렉트릭 바이올린의 두서없는 난입은 밴드의 아이덴티티이자 개그 요소라고 따로 언급하고 싶기도 하다.) 밴드는 긍정적인 측면의, 새로운형태의 10-20대 팝펑크를 만들어 나간다는 장점과 틴팝 펑크 제조의 꼼수만 늘려 버렸다는 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으며, 아쉽게도 차기작이 과한 음악적 욕심 (탈 팝펑크/틴팝 & 싱어 송 라이터형 밴드로 나가려 했음) 을 부리다가 평단과 팬층 모두에게 비난 받으며 바닥까지 떨어졌고, 다시 언더그라운드 팝펑크씬에서 이 앨범의 장점만을 다시 부각 시키며 제2의 전성기이자 진정한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90-2000년대 팝펑크의 장단점을 고루 갖춘 데드라인적 이정표이자, 교재, 반면교사로 많은 참고가 되는 중요한 앨범 되겠다.
Avril Lavigne – Let Go (Arista, 2002)
2000년대 부터 본격적으로 본색을 드러 낸 팝펑크 기획 장사질, 그리고 그것과는 거리가 멀지만 2000년대 메이저 레이블들의 기획 중에서도 꽤나 돋보이기에 일맥 상통하는 느낌으로 묶어지는 “어린 나이의 여성 싱어 송 라이터 기획” 이 만나며 등장하고 큰 재미를 본 Avril Lavigne 의 전설적(?) 데뷔작 또한 90-2000년대 팝펑크를 이야기 하는데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작품 되겠다. 10-20대에게나 먹힐 법한 특정 부류 겨냥성 음악과 메시지를 추구하는, 한마디로 음악적 의미가 없는 애들용 기획상품으로 말 할 수 있는 허접한 작품. 하지만 꽤나 팝펑크적 이미지를 잘 이용하여 Avril Lavigne 이라는 존재가 “펑크락 프린세스” 로 등극하게 만들었기에 전략성 하나만큼은 인정 해 주어야만 하는 앨범이다. 반항적인 이미지의 스타를 만드는 전략은 굉장히 좋았을지 몰라도, 음악적인 부분은 완전 꽝이라 팝펑크 필드 쪽에서는 “팝펑크 코스프레나 하는 골빈 어린년” 이라는 증오심 어린 냉정한 평가를 얻기도 했다. 팝펑크를 악용하여 만들어 낼 수 있는 최악의 시츄에이션을 담은, 그러한 앨범일 뿐이다. 굳이 음악을 들어 볼 필요는 없고 (애들이나 좋아하는 한철대비 소비성 음악이니까) 걍 이런게 있고, 이런 전략이 마이너 컬쳐를 어떻게 대중들이 오해하게 만드는지, 그로 인해 특정 마이너 컬쳐 소속원들이 어떻게 격렬히 반응하는지만 잘 캐치하기만 하면 된다.
A – Hi-Fi Serious (London, 2002)
90년대 중반부터 시작 된 팝펑크이 어마어마한 메인스트림화는 얼터너티브/그런지와 함께 90년대 미국 락 음악의 대량 학살병기(?) 로써 각 나라의 락씬을 초토화 시켰는데, 그건 꽤나 락 음악에 자존심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자, 브릿팝이라는 90년대식 영국 락 브랜드를 가지고 있던 영국조차도 큰 자존심 타격을 받을 정도였다. 꽤 재밌는것은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펑크/하드코어에 뿌리를 둔 밴드가 하나 둘 나타났고, 메이저급의 성공을 거두면서 영국 락 음악 역사를 새롭게 정의하기 시작했는데, A 는 영국 팝펑크 바닥의 이정표로써 임팩트한 활동을 남긴 밴드다. 밴드는 전형적인 미국식 메이저 팝펑크를 구사했고, 여기에 다양한 장르들을 하나 둘 섞어내기 시작했는데, 3번째 앨범인 본작은 A 의 최고작이라 할 수 있는 앨범이다. 캐치한 팝락적 구성에 매우 충실한 메이저 팝펑크 스타일을 추구했지만, 틴팝적 꼼수는 전혀 없었으며, 쉴 새 없이 시원시원한 속도감과 파워풀한 헤비함은 꽤나 펑펑 터져 나왔다. 여기에 뉴메탈, 랩/락 크로스오버, 파워팝, 모던락/브릿팝, 힙합/일렉트로닉스적 장르 샘플링 등 하이브리드적인 요소는 팝펑크라는 장르의 패러다임을 매우 신선하게, 매우 긍정적으로 뒤트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팝펑크 버번의 Faith No More” 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 의외의 복병과도 같은 한장으로 미국 시장에서도 꽤나 평가가 좋은 앨범이기도. 밴드는 차기작이 실패로 돌아가며 밴드를 접고야 말았지만, 밴드의 리더인 Jason Perry 는 예전부터 프로듀서로 활약했고 McFly 와 같은 밴드를 담당하며 힛트 시키면서 영국 팝펑크의 히어로로써 지금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도 하다는 점 체크 해 봄직 하다는 말도 남기고 싶다.
New Found Glory – S/T (Drive-Thru, 2000)
간단하게 말해서 “Green Day 의 Dookie 이후 가장 중요한, 그리고 90-2000년대 팝펑크를 논하는데 있어서 No.1 을 기록하는 최고의 앨범” 인 작품이다. 밴드는 메이저 틴팝 펑크와 마이너 올드비 팝펑크로 완전히 갈라지기 시작한 그때에 등장했고, 그 두 세력이 지닌 스타일의 장점만을 극대화 시키며 양쪽 모두에게서 어마어마한 인기와 인정을 받는데 성공했다. 80년대 하드코어 펑크의 전통을 그대로 잇는 캐치 & 스피디한 구성을 열과 성을 다해서 행하고 있으며, 틴팝적 요소를 왕창 끌어다 쓰지만, 뛰어난 음악적 실력과 깊이 있는 송라이팅, 10-20대 감성과 캐치한 펑크의 모든 펑크 올드비 팬들을 모두 만족 시키는 악마와도 같은 (?) 앨범 되겠다. 훗날 등장하는 앨범들이 차트 성적도 더 높고, 음악적인 수준도 더 높지만, 이 앨범에서 시작 된 90-2000년대 펑크의 이상적인 전통성 잇기 & 새로운 변화의 이정표는 더욱 의미가 깊기에 이들의 최고 대표작으로 이야기 하고 싶다. 또한 이 앨범은 10주년 기념의 디럭스 앨범으로도 나오는 등 남다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는 점도 빠질 수 없겠다.
Rufio – Perhaps, I Suppose… (The Millita Group, 2001)
New Found Glory 와 비슷하게 팝펑크의 전통성과 90년대 중반 이후 부터의 기타팝적 노선의 파퓰러한 어레인지를 동시에 시도했던, 하지만 좀 더 꾸밈없는 러프함을 추구하며 대중적인 부분보다는 컬트한 부분을 노력한 밴드, Face To Face 가 선보인 씁쓸한 감성의 펑크를 90-2000년대 팝펑크 키즈적 밴드로 이어 나가려 했던 밴드 Rufio 의 데뷔작이다. 매우 빠른 페이스의 연주, 빠른 스피드에 적당한 멜로디를 얹은 80-90 스타일과는 다르게 꽤나 보컬 파트의 흐름에 신경쓰면서도 메이저 스타일의 기타팝과는 거리를 두려는 고집, 그에 합당한 적당한 로우함과 러프함이 자리잡은, 한마디로 파퓰러 하면서도 꽤나 펑크적 고집이 강한 멋진 앨범이다. 이상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완벽한 신세대 팝펑크를 구사하려 노력하고, 성공한 앨범이지만 상업적 성공과 팝펑크 특유의 아이덴티티 추구 사이에 고민으로 인해 이후 앨범들이 꽤나 음악적 중심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 하며 은근히 망가져 지금에 이르러서는 “숨겨진 명작” 급으로 떨어져 버린 작품이기도 하다. 허나 발표 당시 굉장한 임팩트를 남긴건 사실이며, 조금 깊게 & 고집스레 팝펑크를 듣는다면이 이 시대를 대표하는 앨범들 중에서도 정상을 다루는 앨범임에도 틀림이 없다. 평가절하 당하고 있지만, 절대로 그래서는 안되는, 끄집어 올려서라도 마스터피스라고 해 줘야만 하는 앨범이니까 말이다.
Less Than Jake – Anthem (Sire, 2003)
Less Than Jake 는 90년대 초중반의 팝펑크 붐과 더불어서 같이 각광받은 스카 리바이블/3세대 스카의 선두 주자로 불리우는 밴드다. 밴드는 인디 팝펑크 씬의 네임드로 유명했고, 팝펑크 붐에 힘입어 메이저 데뷔도 했지만, 앞서 설명한 대로 메이저에서 상업적으로 실패하고, 과감한 메이저 스타일로의 변화로 많은 펑크 팬들이 떠나고, 메이저에서 해고 당하고 다시 마이너로 돌아오는 최악의 메이저 데뷔 팝펑크 밴드로의 예를 보여주고야 만다. 허나 인디지만 꽤나 네임드인 Fat Wreck Chords 에서 낸 앨범 Borders & Boundaries (2000) 가 빠른 음악성 회복과 만만찮은 힛트를 기록했고, 밴드는 다시 메이저로 돌아와 본작을 발표하게 된다. 모두의 우려와는 달리 이 앨범은 대단한 음악을 들려주었고, 지금까지도 밴드의 커리어 하이로써 지금도 쉴 새 없이 거론되는 음악을 들려주었다. 팝펑크와 스카를 동시에 구사하던 예전에 머물지 않고 팝펑크와 스카를 분리해서 집요하게 파는 분리조치를 취했고, 음악적 한계에 봉착한 90 스카 스타일을 버리고 제대로 된 스카 디깅과 90-2000년대식 어레인지에 대한 성공, 팝펑크의 또 한번의 발전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레벨이 다른 작곡/연주 능력과 센스의 발휘, 무엇보다 매우 다양한 스타일의 곡을 만들어 내는 재주로 중무장하며 제2의 전성기이자 커리어 하이를 구가하는데 성공하게 된다. 특히나 뻔하디 뻔한 스카 리듬에 흥겨운 펑크팝이나 얹다가 빠르게 종말을 맞이한 3세대 스카에 대한 돌파구이자, 팝펑크의 또 한번의 발전, 메이저에서의 성공과 펑크씬에서의 인정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보기 드문 케이스이기도 하다. 90-2000년대 팝펑크를 논하는데 있어 최고는 되기 힘들지 몰라도, 탑5 안에는 무난히 드는, 탑클래스 앨범 되겠다.
Box Car Racer – S/T (MCA, 2002)
Blink-182 가 두장의 앨범 Enema of the State (1999) 과 Take Off Your Pants and Jacket (2001) 을 스매쉬 힛트를 갈겨 버리고, 메이저 레이블들의 기획적 주도에 의해 팝펑크가 빠르게 틴팝으로 변해가자 그마나 괜찮은 음악과 아이덴티티를 보여 주었던 Blink-182 는 순식간에 원흉적 존재(?) 가 되며 대단한 비난에 휩싸이게 된다. 그 위기때 밴드의 베이시스트/보컬리스트 Tom DeLonge 가 리드하여 프로젝트 밴드인 Box Car Racer 를 가동 시키자, 많은 사람들이 기겁을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팀 내에서 멍청 개그를 담당하던 Tom DeLonge 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10대 개그를 완벽히 걷어내고, 90년대 초반에 등장한 새로운 스타일의 하드코어이자 하드코어의 아트락/프록/포스트락/엑스페리멘탈리즘을 추구하며 펑크 역사상 유례가 없었던 예술가적인 이미지를 부여했던 이모코어와 팝펑크를 시도하며 진정한 팝펑크의 변화/발전상을 제대로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이모코어의 신이자 정점인 Fugazi 의 90-2000년대적 변화이자 Fugazi 이후 대가 끊겼던 펑크락의 진지함/예술화의 부활은 엄청난 칭찬을 얻는데 성공했다. 이 밴드는 이 한장의 앨범 이후 활동을 중지했고, 지금도 다시 할 계획이 없다고 못 박혔지만, Blink-182 가 가지고 있던 안좋은 시선은 물론이거니와 이 당시 펑크락이 충분히 갱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그리고 지금도 쉴 새 없이 행해지고 있는 틴팝/메이저 팝펑크의 음악적/사상적 갱생의 시조로써 큰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Blink-182 는 해산전의 낸 셀프타이틀 앨범과 컴백작 Neighborhoods (2011) 에서 팝펑크의 스탠다드를 넘어서 매우 대단한 아티스트적 영역을 구축하는 밴드로 거듭 났는데, 이 Box Car Racer 의 진지한 음악적 부분이 꽤나 사용 되었 되기에 더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No Use For A Name – Making Friends (Fat Wreck Chords, 1997)
90-2000년대 팝펑크가 메이저 바닥에서 괴상하게 굴러가고, 그 괴상함의 허를 찌르는 괜찮은 음악적 야망을 지닌 밴드들의 등장으로 끝난다고 생각하면 대 오산인데, 왜냐면 그보다 더 뛰어난, 그리고 음악적으로나 사상적으로 완벽한 팝펑크 밴드들이 준-메이저/인디 팝펑크 씬에서 어마어마하게 등장하며 “진정한 의미의 팝펑크의 변화/발전상” 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움직임은 90년대 초반에 NOFX 의 리더 Fat Mike 가 경영하는 Fat Wreck Chords 의 뉴 블러드들이 중견으로 넘어가며 음악적 포텐이 터지기 시작하면서 부터인데, 그러한 밴드중에 하나인 No Use For A Name 의 본작은 최강이자 최고의 산물이다. 80-90년대에 있었던 하드코어 펑크의 파퓰러한 발전과 본격적인 팝락형 펑크로의 패러다임 시프트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으며, 매우 치밀한 보컬라인 구성욕구, 심플하고 스피디하게 갈기면서도 쉴 새 없이 마법적인 훅과 멜로디/애드립을 넣기 위해서 머리를 짜내는 노력, 그리고 Face To Face 이후 최고이자 팝펑크 역사상 최고의 감성미의 구축과 팝펑크라는 장르에 어렵지만 자연스레 연결하는 능력, 그리고 감성미적인 특징을 극단적으로 폭발 시키는 남다른 가사 제조 센스의 폭발까지… 완벽함을 보여주는 앨범이다. 팝펑크가 해야만 하는 펑크적 행동강령의 충실한 이행으로 90년대 중반까지의 팝펑크락의 모든것을 정리했고, 팝펑크가 지닌 음악적/스타일적 한계를 깨 부수는데 주저함이 없는 노력들은 또 한번의 변화와 발전을 겪는 2000년대 이후의 팝펑크의 변화상의 교두보가 되었다. 90년대 펑크락과 2000년대 펑크락의 사이에 있는, 위대한 인터체인지와 같은 앨범이자, 90-2000년대 팝펑크를 논하는데 있어서 1-2위를 다투는 괴물같은 앨범이라고 못 박아두고 싶다. 또한 이 앨범이 밴드의 기준이 되기도 하지만, 이 앨범 이후에 등장하는 앨범들이 마이너/메이저 팝펑크와는 다른, 싱어 송 라이터적인 면모를 지닌 밴드로 도전하고 성공하며 발전/변화를 해 나간다는 점도 따로 거론하고 싶다. 이 밴드는 팝펑크의 과거 현재 미래이자, 정통의 고수와 파격적 발전을 동시에 계속 행하고 성공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한마디로 진정한 장인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진화는 아쉽게도 밴드의 리더인 Tony Sly 가 2012년에 의문의 죽음으로 끝을 맞이하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들이 해 온 변화상의 강도는 그 어떤 밴드들 보다 강하다는 점 중요하겠다.
Lagwagon – Blaze (Fat Wreck Chords, 2003)
앞서 언급한 No Use For A Name 과 함께 언제나 같이 따라다니는, 동료이자 라이벌인 밴드가 바로 Lagwagon 이다. 하드코어 펑크에서 발전 된 팝펑크락의 변화상의 고수와 싱어 송 라이터형 밴드로의 발전적 욕심을 동시에 행하고 있으며, No Use For A Name 보다 좀 더 어둡고 가라앉은, 막말로 찌질한 묘미를 팝펑크락에 매우 잘 버무리는 우울증적인 재미가 있는 밴드가. Fat Wreck Chords 에서 음악적 파워를 발휘하기 시작한 진정한 의미의 팝펑크 2세대들과 마찬가지로 꽤나 괜찮은 앨범들을 90년대에 선보였는데, 그래도 이들의 음악적 파워가 100% 발휘 된 것은 2000년대 이후에 낸 앨범이다. 일종의 컴백 앨범이기도 한 6번째 앨범인 본작은 밴드 최고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스피디한 구성이 매우 강요받듯 중요하게 여겨지는 팝펑크 판에서 다운 된 느낌의, 씁쓸하다 못해 찌질한 느낌의 우울한 감성을 극대화 하며 거기에 스피드를 적절히 얹는 다소 위험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매우 뛰어난 송라이팅과 연주배치를 통해 이러한 역발상적인 스타일도 매우 괜찮은 결과물을 낼 수 있음을 증명하였다. 우울한 코드를 한껏 발휘 할 수 있는 장르가 인디락/모던락 뿐이 아니라 팝펑크도 그 카데고리에 묶일 수 있음을 보여 준 멋진 앨범이다. 이보다 더 뛰어난 우울한 감성의 팝펑크 앨범은 절대 없다고 못 박을 수 있을 만큼의 위력을 선사한다. 이러한 우울함은 더 우울한, 우울한 이모/인디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프로젝트 밴드 Bad Astronaut 로 이어졌고, 뒤이어 설명 할 팝펑크의 또 한번의 패러다임 시프트 시대에 화려한 장을 열기도 했다.
Good Riddance – Symptoms Of A Leveling Spirit (Fat Wreck Chords, 2001)
80-90 팝펑크 계보를 잇는 밴드인 동시에 Dag Nasty, Gorilla Biscuits 와 같은 멜로딕 하드코어의 계보도 동시에 이어 나가는 밴드, 바로 Good Riddance 이다. 대중성이나 음악성은 조금 부족한 B-클래스에 위치하나, 팝펑크 특유의 캐치한 사운드와 하드코어 특유의 진지한 메시지 다루기를 행하며 만들어 내는 독특한 재미와 진지함은 굉장한 맛깔스러움을 선사한다. 80년대 말부터 갈라져 버린 하드코어와 파퓰러한 펑크의 사운드적/사상적 아이덴티티를 다시금 합쳐내며 소소한 의미의 새로운 펑크락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며, 이 역시 2000년대 중반부터 행해지는 “팝펑크의 하드코어적 헤비함 섭취와 그로 인한 발전” 의 근간이 되기에 은근히 의미심장한 앨범이라 할 수 있겠다. 그와 별개로 매우 괜찮은 작곡 센스와 다양한 멜로디와 스피드 리프질, 그리고 진지한 이야기들이 가득한, 한마디로 독립적인 의미의 쾌작이라는 사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것이 가장 잘 발휘 된 앨범이다.
Millencolin – Pennybridge Pioneers (Burning Hearts/Epitaph, 2000)
Millencolin 은 수많은 한국 평론가들이 가장 무시했던 스웨덴 거장일 것이다. 이들은 나름 펑크의 강국이지만, 80 하드코어 & 팝펑크와 전혀 관계없던 스웨덴 펑크씬에 그러한 사운드를 시도한 첫 밴드이자, 스웨덴 대중음악 역사에 있어서 한 획을 그은 올타임 프리미엄 락 밴드로써의 위치를 획득한 아이콘급 밴드다. 1992년에 결성, 90년대 미국 팝펑크를 흉내내는 수준으로 시작한 이들은 앨범을 거듭 발표하며 범상치 않은 실력파로 발전을 해 나갔으며, 이를 눈여겨 본 Epitaph Records 는 이들에게 미국 발매 딜을 제시하며 미국 시장에 데뷔, 꽤나 괜찮은 평가를 얻어내기에 이르른다. 이들의 네번째 앨범인 본작은 이들의 최고작이자, 스웨덴 락 음악 역사에 있어 최고의 앨범이다. 전형적인 팝펑크 왕도인 캐치한 스피디함 추구와는 다르게 꽤나 송라이팅적 요소를 추구했고, 그와 동시에 싱어 송 라이터-아티스트적인 느낌, 감성파적인 느낌과는 먼 팝펑크 특유의 “파퓰러한 스트릿 사운드” 로의 귀결이라는 고집도 부렸다. 이는 꽤나 송라이팅적 측면에 문제가 있던 메이저쪽, 마이너쪽 팝펑크에게 경종을 울리는데 부족함이 없었고, 자국내에서는 전설이 되었고 세계적으로는 유럽 및 제3세계 팝펑크를 논하는 데 있어서 최고의 밴드이자 최고의 앨범이 되기도 했다. 또한 이 앨범을 기점으로 계속 투어를 하며 홍보를 하지 않으면 성공 할 수 없는 미국 펑크씬의 규율을 깨고,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지금까지도 미국에서 지속적인 인정과 존경을 받는 밴드라는 절묘한 위치 선정까지 해 냈다는 점도 중요하겠다. 그 뿐만인가? 스웨덴이라는 나르에 팝펑크라는 장르이 완벽 정착, 그와 연동되는 스트릿 문화 (이들은 스웨덴 스케이트보드 컬쳐 보급의 신적인 존재다. 자신들의 이름을 단 스케이트 파크도 가지고 있을 정도.) 의 완벽 정착, 스웨덴의 주류 언더그라운드 락 음악은 익스트림 메탈씬과의 의외적이고도 호의적인 교류라는 재미는 이상효과(?) 도 낳았다. 음악적으로나, 문화적 파장적으로나 깊이 팔 필요가 있는 독특한 재미와 실력의 밴드 되겠다. 또한 이 앨범은 작년에 10주년 기념을 맞이하여 스웨덴은 물론이기니와 세계 팝펑크 바닥에서 또 재조명이 이뤄지며 남다른 관심과 사랑을 다시 한번 받는 중이기도 하다.
Donots – Got The Noise (GUN/Sony BMG, 2004)
Millencolin 과 더불어서 유럽 팝펑크의 대명사로 꼽히는 독일 출신의 밴드 Donots 는 Millencolin 만큼 미국시장까지 침투/성공/인정 테크트리를 만들지는 못했지만, 많은 팝펑크 밴드들이 유럽에 돌 때 오프닝 액터로 활약하고 그것을 근간으로 스플릿 앨범을 제작 하는 등 꽤나 만만찮은 미국과의 연계 커리어를 써 내려간 밴드로도 유명하다. 또한 그만큼 꽤나 괜찮은 음악성을 자랑하기에 더욱 더 인상깊게 다가오는데, 그러한점은 6번째 앨범이자 밴드 최고의 앨범으로도 이야기 할 수 있는 이 앨범에서 아낌없이 느낄 수 있다. 80 펑크/하드코어에서 발전 된 정통파 스타일이 아닌, 메이저 기타팝 스타일의 펑크를 들려주기에 약간 얕잡혀 보일 수 있겠지만 엄청난 훅을 지닌 곡 전개와 깔끔한 진행과 연주, 적재적소에서 터트리는 대단한 선동감, 펑크적 묘미와 메이저 팝락적 묘미의 완벽한 이해-구사-비율의 묘미, 꽤 과격하고 스트레이트한 스타일에서부터 어쿠스틱 발라드적 트랙까지… 메이저 팝펑크의 긍정적 노선의 끝장을 보여준다. 음악적 부분, 대중적 부분, 펑크라는 인디 아이덴티티적 부분까지 완벽하다. 미국에서조차 이런 레벨까지 도달하지 못했기에 더욱 더 놀라운 작품 되겠다.
Hi-Standard – Making The Road (Pizza Of Death/Fat Wreck Chords, 1999)
일본에서 팝펑크를 처음 시도한 파이오니어이자, 성공을 위한 메이저 공략 하나 없이 일본 시장 내에서 의외의 힛트를 기록하며 팝펑크를 일본에서 가장 인기있는, 아니 의아 할 정도로 인기 있는 장르로의 컬트 현상을 만들어 낸 밴드 Hi-Standard 의 3번째 앨범 역시 절대로 빠질 수 없는 작품 되겠다. 밴드는 자국 내 보다 외국에서 먼저 눈에 띄었고 (그것도 Fat Wreck Chords 의 사장이자 NOFX 의 리더인 Fat Mike 가 과감히 미국서 앨범 내자고 연락 하였다!) 그렇게 미국 시장에 데뷔를 먼저하고, 역으로 일본에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진짜 놀라운 점은 일본 팝 시장에 단 한번의 알랑방구 없이 “90 팝펑크” 만을 구사해서 메이저 상위권 힛트를 달성 해 냈다는 점이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발표 된 이 앨범은 밴드의 정점을 찍었다. 80년대 펑크/하드코어에서 발전 된 스피디함에 파퓰러함을 얹는 왕도적인 특징에 아기자기한 고전 기타팝/캔디팝, 적절한 뽕필(?), 낮 간지러운 청춘예찬적 가사 채용, 말도 안되는 브로큰 잉글리시와 그에 합당한 일본식 영어 엑센트/발음의 어벙함 등등등… 본토적인 사운드와 이방인적인 요소의 결합과 의외의 매력 폭발은 예전 작품에도 있었지만더욱 더 강렬해진 에너지와 스피드와 더욱 더 강렬해진 팝락 전통의 미학의 깊이는 밴드가 어마어마한 존재로 거듭나게 된다. 일본 내에서 대 스타가 되었고, 팝펑크라는 하나의 언더 장르/스타일이 매우 의외적일 정도로 큰 인기를 구가하는 장르로 만들었으며, 그로 인해 일본 펑크 역사가 아닌 일본 대중음악 역사에 중요한 밴드가 되었으며,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 앨범으로 미국 본토의 기라성 같은 밴드들과 견주어도 전혀 부족하지 않은, 혹은 좀 더 앞서가는 음악적 레벨을 지닌 90 팝펑크 마스터피스의 주인공으로 거듭났다는 점이다. 이 앨범은 미국 팝펑크씬에서 굉장한 호평을 얻어냈고, 팝펑크를 좀 깊게 파는 사람들이라면 일본 팝펑크씬을 눈여겨보는 기현상까지도 만들어 냈다. 제3국 펑크를 논하는데 있어서 가장 먼저 튀어 나와야만 하난, 그런 앨범 되겠다.
- Mike Vill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