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Are Knuckle Dragger – The Drone (Sapien, 2013)

We Are Knuckle Dragger – The Drone (Sapien, 2013)

고전 하드록, 사이키델릭, 개러지 락, 포스트락, 크라우트 락, 펑크/하드코어, 인더스트리얼 음악 등 수많은 락 음악이 지닌 앰프 출력시 생기는 다양한 효과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탄생 된, 한마디로 조금 이상한 탄생 배경을을 지닌 락 음악 서브 장르인 노이즈 락은 워낙에 락 음악씬을 좌지우지 하지는 못했으나 (90년대 얼터붐을 타고 곁다리로 재미를 좀 보기는 했다.), 계속해서 기괴하고도 유니크한 발상을 지닌 신예들의 등장으로 인해 꽤나 튼실한 명맥을 이어가는 중이다. 여기에 Battles, Lightning Bolt, Yuck 과 같은 밴드들이 힙스터들의 연말결산 애호품이 된다던지, 그에 발 맞춰서 Sonic Youth 에 대한 재탐구와 신격화가 더해지며 남다른 재평가/재주목을 받게 된다던지 하는 사례가 더해지면 꽤나 무시 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점을 더욱 확실하게 느낄수가 있기도 하다. 지금 소개할 We Are Knuckle Dragger 역시 그러한 흐름속에 있는 노이즈 락 밴드다. 허나 이들이 각광받을 장소는 힙스터들이 모여 음악을 토론하는 넷공간이 연상되지 않는다. 땀내나는 펑크/하드코어/메탈씬의 슬램핏이 연상된다.

We Are Knuckle Dragger 는 노이즈 락이 지닌 사운드 탐구자적인 이미지 보다는, 90 초중반의 그런지-포스트 하드코어-뉴메탈의 엔터테인먼트형 헤비니스적 이미지를 떠올리게 만드는 밴드다. Big Black, Shellac, Flipper, The Jesus Lizard, Unsane, Helmet, Will Haven 와 같은 90 노이즈 락 스타일의 계보를 잇는 자들이라고 정의하는게 더욱 이해가 빠를 것이다. 이들은 조금 의외인 장소인 영국 뉴캐슬에서 2009년에 결성 되었고, 2010년에 두장의 EP Doors To Rooms 과 ABCDEP 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그후 첫 풀렝스 앨범이자, 90 노이즈 락의 제왕이자 90 노이즈락 프로덕션의 한가지 이정표를 세운 바 있는 초거장 Steve Albini 와 함께 제작한 Tit For Tat (2012) 를 발표했고, 발표와 동시에 Meshuggah 와 The Dillinger Escape Plan 의 오프닝 액터를 담당하며 많은 헤비니스 팬들에게 빠르게 알려진 바 있는 바이오그래피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밴드는 1년이 겨우 넘은 시점인 2013년에 신작 The Drone 을 발표했다.

The Drone 은 We Are The Knucle Dragger 가 어떤 밴드인지, 전작과 어떠한 차이점을 보여주는지에 대해 꽤나 잘 만들어 낸 “신작 다운 앨범” 되겠다. 이들은 앞서 설명한 대로 Big Black, Shellac, Flipper, The Jesus Lizard, Quicksand, Helmet, Will Haven 와 같은 노이즈 락과 그와 연관된 포스트 하드코어적인 코드를 지닌 90 헤비니스를 구사한다. 지저분한 기타톤, 그에 어울리는 헤비한 앰프 출력/효과, 기괴하게 뒤틀려진 박자와 멜로디 구사, 거대한 공간감 제조 시도, 그로인한 엣모스페릭함 창출등의 그것 말이다. 여기에 노이즈 락의 근본을 해치지 않는 레벨안에서 뉴메탈/얼터너티브 메탈적인 엔터테인먼트형 그루브를 터트려 대면서 스튜디오 안의 탐구자적인 이미지로만 끝나지 않고 공연장에서 슬램댄스를 유도 해 내는 선동적 밴드로의 이미지까지 구축 해 내기도 한다. 그리고 그러한 엔터테인먼트형 특징은 본작에서 손을 잡은 프로듀서이자 노이즈 락에 어울리는 기가 막힌 러프 프로덕션 제조와 과격함속에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극단적으로 쥐어 짜 낼 줄 아는 부가적 재능을 가진 프로듀서 Ross Robinson 에 의해 더욱 더 날개를 달고야 마는데, 이는 신작 The Drone 의 색채의 핵이라 할 수 있다.

노이즈 탐구자적인 모습과 슬램댄스 제조기적인 면모가 동시에 터진다는 점은 꽤 놀랄만 하다. 엔터테인먼트적 요소와 정반대에 있는 헤비-노이즈 엑스페리멘탈리즘, 그리고 탐구적 자세와 정반대에 위치한 엔터테인먼트 헤비-그루브의 만남이란 물과 기름을 섞는 행위와도 같은 것이다. 그리고 그 두가지 특징은 섞이지 않는다. 물과 기름같이 종자가 다른 물질이기 때문이다. 허나 그 두가지를 양손잡이 복서마냥 스탠스를 바꿔가며 탐구와 오락거리 두가지의 극단적 색채를 균형감 있게 작렬하며 마치 물과 기름이 섞인듯한 임팩트를 남기고 있다는 점은 매우 놀라웁다. 학구파적인 아이덴티티와 연예인적 아이덴티티를 쉴 새 없이 오갈때 전혀 이질감을 느낄 수 없게 스무스하게 이어지는 작곡/연주 구성력의 남다름이 그렇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와 정 반대로 두가지 특징을 구사 할 때 적절한 믹스쳐적 느낌의 사운드 합의점 없이, 실험적 사운드의 독한맛과 저질 엔테인먼트형 쾌감을 모두 극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점도 이 앨범의 중요 포인트이기도 하다. 간단히 말해서 Greg Ginn/Steve Albini 와 Fred Durst/Corey Taylor 가 공존하면서도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사운드를 들려준다고나 할까? The Drone 은 말이 안 되는것 같은 믹스쳐 공식과, 더 말이 안되는 완벽한 결론을 자랑하는 괴이한 쾌작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다소 주춤했던, 너무 과하게 인터넷 쓰레드 논쟁거리로 나아가던 노이즈 락의 적절한 슬램핏으로의 복귀를 해 냈으며, 더 나아가 해서는 안 될 것 같지만 과감한 신의 한수적 느낌의 정당한 헤비 엔터테인먼트 사운드를 구사하는 밴드 아이덴티티 구축까지 제대로 해 냈다. 노이즈락의 미래까지라고는 하기 힘들지만, 대단히 임팩트한 패러다임 시프트임에는 확실한 한장 되겠다. 너무 힙 하지도 않고, 너무 포저 같지도 않다. 뛰어난 밸런스의 실험성과 오락성은 장르가 어떻던지간에 최고의 결론으로 나아간다. 그러한 만고불변의 법칙을 보여주는 앨범 되겠다. 어쩌면 그 점이 이 앨범의 가장 무서운 점이라고 할 수 있을듯?

- Mike Villain


This Better Be Life Threatening Nor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