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rrible Things – S/T (Universal, 2010)

Terrible Things – S/T (Universal, 2010)

오해 하지 말자. Terrible Things 는 슈퍼 그룹이 아니다. Taking Back Sunday 의 기타리스였던 Fred Mascherino (이하 Fred) 의 원맨 밴드이다. Coheed And Cambria 의 드러머가, Hot Rod Circuit 에서 기타가 들어와서 기대를 한창 하였다면 기대하지 말자. Color Of Fred 로 솔로 앨범을 낸 Fred 의 조금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만들고 싶어한 Fred 주도하에 만들어진 친목앨범이라는 것이다. 라인업에 쫄지 말자. 얼터너티브 록 슈퍼그룹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모/팝록에 가까운 Taking Back Sunday (이하 TBS) 3집까지의 일부분을 확대해석한 정도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 앨범을 추천하고 있는 이유는 단지 스타리그 BGM 에 쓰였다고 해서 Boys Like Girls 와 동급취급을 하려고 적고있는 것이 아니다. Fred 의 음악적 성향이 TBS 에 많은 영향을 줬다는 것은 누구도 반론할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red 는 그런 前 밴드에 대한 미련이 있는 것인지, 진정한 프론트맨의 존재감 확인인지는 알 길이 없을 정도로 초지일관이다. 그는 솔로 활동을 하면서 유튜브를 통해서 다양한 아티스트와 릭을 선보임으로써 테크닉 기타리스트가 아닌 작곡적인 기타리스트임을 알려왔다. 다시 말해서 그에게는 동료가 필요하다. TBS 에서의 Fred 의 입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생겼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서 작곡적인 부분에 있어서 TBS 는 5명의 멤버가 모두 참여하기 때문에 이것에 대한 불만이 상당했었다. 심지어 음악작업보다는 요리만들기에 더 관심이 있다는 발언으로 2006년 이후 마음이 떠났음이 공공연하게 드러났다. 독불장군 처럼 보이는 이 성격은 TBS 의 공동 작업에 있어서 문제가 될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었고 이를 5년간 유지 해왔다는 사실은 그다지 나쁜 사람은 아닌 것같아 보인다. 새 리드기타인 Mattew Fazzi 에 대한 호의적인 평도 그렇고 단순히 돈과 명성에 이끌려 TBS 에 남아 있었다기 보다는 어느정도의 궤적까지 올려놓고 빠질 타이밍을 계속 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Terrible Things 는 필연적인 밴드가 될 수 없었다. 여기에서 주목해야할 점은 Andy Jackson 의 존재감이다. 트랙 전반에 있어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기는 하지만 Hot Rod Circuit 의 음악적 기여가 너무 미미하다는 점이다. Andy Jackson 이 2011년 Rod Hot Circuit 재결성을 통해서 팀을 나간 것을 토대로 두 가지의 가능성이 있다. Fred 의 주도하에 세션처럼 되어버렸거나, Fred 와 마음이 맞아서 수월하게 작업이 되었거나 말이다. 전자에 아무래도 가깝긴 하지만 거의 공동작업으로 이뤄져있기 때문에 좀 더 새로운 방향의 모양이 나올 수도 있었던 아쉬움은 남아있다.

다시 음악적인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야기 해보자. 앨범 전체적으로 본다면 리프위주보다는 보컬 멜로디 라인에 더욱 중점적으로 기타를 반주의 도구로 많이 사용 되었다. 임팩트보다는 매끄러운 진행에 신경을 더 많이 쓴다는 이야기가 된다. 몇 개의 후크송이 존재하긴 하지만 TBS의 영향인지 둔감해진 것은 부인할 수가 없다. 특히 5번 트랙 Terrible Things 는 Fred 의 TBS 생활에 대한 방점을 찍는 압축적인 곡이라고 할 수 있다. 타이틀인 Revolution 을 오히려 TBS 의 색깔에 가깝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지만, Fred 의 솔로적인 측면이 강조된 곡이지 TBS 에 영향을 받은 곡은 아니라는 것을 꾸준히 TBS 를 들어온 사람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10번 The Hills Of Birmingham 과 11번 트랙인 The Arsonist’s Wife 에서 그나마 고개를 갸우뚱 할만한 다음 앨범과 식상해진 작곡 패턴에 대한 시도다운 시도를 한 곡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독선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Fred의 색깔이 강한 앨범에 거의 프로젝트성에 가까운 첫 앨범이라고 볼 수가 있다. 사실 다음 앨범이 나올지는 미지수이다. 드럼의 Anthony Martone 이 다시 Coheed And Cambria 에 복귀까지 겹치면서 거의 팀은 다시 Color Of Fred 나 다름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이모장르의 황금기에서 나름 고군분투했던 기타리스트로써 다음 그의 행방은 어디가 될지 궁금하다.

- Luie Villain


Revolu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