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lle Histoire – Dreamer (InVogue Records, 2012)
아직은 어색한 신인 밴드 Belle Histoire를 소개해볼까 한다. 앞서 2장의 EP를 냈지만, 이렇다할 정보도 없는 밴드를 소개하는 데 있어서 두서없이 시작할 수 밖에 없다. 우선 최근 3년 이모 / 파워팝 쪽에 떠오르는 신성 레이블로 InVogue Records를 들 수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Rise나Hopeless, Epitaph에서 수준 있는 밴드의 재영입이 아닌 신인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게다가 2009년 오하이오에서 설립 이래 발굴한 신인 밴드들이 최근 먹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City Lights, Famous Last Words, Spies Like Us와 같은 밴드들이 임팩트있는 데뷔는 아니지만 충분히 괄목할만한 성과를 가지고 있고, 미래가 전도유망하다고 할 수 있다. The Plot In You의 Rise Records와의 계약, That’s Outrageous! 와 같은 씬에서 뜨는 간판 밴드를 제외하고 필자는 Belle Histoire를 꼽겠다. Paramore, We Are the In Crowd와 같은 여성편향적 시선으로 보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을 먼저 밝히겠다.
최근 이모 / 포스트 하드코어씬에서 두드러지는 Attack! Attack!의 거대 신성을 필두로 이어지는 씬은 사실 불안정하고 너무 트렌디하다. 또한, 우후죽순 생겨나는 뽕작 밴드(Attack! Attack! 아류 및 비슷한 시기에 나왔지만 선을 넘은 밴드들)의 거대하고도 심플한 레파토리에 질렸다. 코어 – 메탈리프 – 코어 – 클린보컬 – 메탈리프로 이어지는 전형적이고 뻔하고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는 이 사춘기 10대에 단순히 청춘 땜질용 음악은 더 이상 먹히지 않을 것이다. 이는 최근 Four Year Strong과 같은 포스트 하드코어 / 팝펑크 범주의 밴드들의 몰락과 정체됨을 짐작해보면 이모 / 포스트 하드코어씬도 한계가 올 것이다. 이미 필자는 한계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말이다.
다시 Belle Histoire로 돌아와서 음악을 찬찬히 들어보도록 하자. 장르는 이미 뻔한 팝 록 / 파워팝의 고전적 장르를 택하고 있다. 상당히 위험한 선택이기도 하다. 또한 레이블 골수 팬들도 달갑게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그들의 귀에는… 이하 생략하겠다. 사실 이런 밴드들은 상당히 많고 요즘엔 All Time Low(막강), The Downtown Fiction(신예 꽃미남), Cartel(재활 성공), Yellowcard(병원 이전 성공) 등 쟁쟁하게 버티고 있다. 이런 넘쳐나는 밴드에서 좋은 밴드들을 찾기란 어렵다. 거기에 베스트를 고르기에는 더더욱 힘들고 청자의 끊임없는 체크가 필요하다. 중심에 Belle Histoire를 주목하자. 약간은 힙스터하고, 인디록 같지만 본질적으로 그들의 연주와 음악적 영역은 분명히 직선적이며 인디록을 가장한 가벼운 팝펑크를 구사하고 있다. 다시 말해 반보 정도 진화한 요즘 시대의 세련된 음악이 담겨져있다. 요즘 밴드의 일종의 트렌드라고 볼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Motion City Soundtrack, Relient K, Set Your Goals, Bomb The Music Industry, Fun. 같은 밴드들이 긴 가사들을 리듬에 딱딱 끊어맞추는 느낌이 아닌 마디를 흐트러버리는 느낌으로 멜로디라인을 자주 쓰고 있다. 음표에서 한발짝 물러나서 자유롭고 좀 더 음악적인 재미를 위해서 이런 스타일들의 곡을 만들게 되는데 이러한 경향들이 필자에 입장에서는 좋게 들린다. 밴드입장에서도 좋다고 보는 윈윈 전략이라고 본다.
밴드들이 고민하는 본질적인 문제에 들어가보자. 음악적 스타일이라고 하는 것이 일관적이면서 밴드의 색깔을 나타내기 위해서 음악 이론적으로 코드의 진행이나 조표의 선택이 상당히 좁아지게 된다. 타이틀 곡이 그 밴드의 색깔이 되니까 말이다. 밝은 분위기의 곡에서 마이너한 분위기의 곡으로 갈때 상당히 이질적인 느낌이 들게 되는데, 이를 80년대 헤어메탈 밴드들이 앨범 완성도적으로 잘 만들어냈었지만, 요즘 밴드들은 그렇지 못하다. 비슷비슷하게 가다가 삼천포로 빠지는 것이 대다수 밴드들이 범하는 착각으로 ‘애송이’라는 조소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10곡 이상의 노래가 될 때에 상당히 고민을 많이 해야되기 때문에 요즘에 선택하는 방법은 바로 이 방법이다. 앞서 말한 것과 리듬, 멜로디라인을 곡마다 새로운 느낌으로 만들되 밴드 고유의 진행을 막지 않는 선에서 만드는 방법이 대세론으로 통하고 있나 보다. 여기에 Belle Histoire는 기술적으로도 잘 쓰고 있으며, 이 때문에 곡 전체적으로 신나는 느낌이 많이 배제되어진 것도 있다. 하지만 필자가 가벼운 팝펑크의 느낌이라고 말한 것 또한 맞다. 청자도 다시 한번 들으면서 고민해보길 바란다. 장르적인 장벽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으며, 어떤 장르들이 혼합되어있고 이를 11곡으로 얼마나 잘 정리되어있는지를 챙겨서 들어본다면 분명히 필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것이다.
- Luie Vill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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