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ing Back Sunday – TAYF10 Acoustic (Sorry Records, 2013)
Taking Back Sunday 는 생각보다 여러모로 꽤나 중요한 것들을 남긴 밴드다. 이모 (Emo) 라는 장르가 메이저 레이블에게도 어필 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적인 모습으로 변화를 했다는 증거를 보여 주었고, 실제로 이모라는 장르가 대중적 성공을 거두는데 큰 역활을 했으며, 그렇게 돈이 되지마자 메이저의 지나친 기획/푸쉬로 인해 빠르게 망가져 가 버린 메이저 이모의 음악적 자존심을 챙기는 밴드로의 선두였으며, 결국 메이저 필드로 옳기기는 했지만 인디/준-메이저 레이블에서도 빌보드 앨범차트 1위를 노릴만한 아티스트를 낼 수 있음을 증명하며 펑크/하드코어씬의 비즈니스의 고정관념을 재정의한 밴드이기도 했고 (더불어서 골수 하드코어 레이블 Victory Records 의 이미지 체인지에 앞장 서기도 했었고 말이다), 이모의 메이저 필드에서의 상업적/음악적 몰락 가운데서도 꽤나 선전했던 밴드이기도 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이러한 멋진 행보의 시작점에는 이모 마스터피스 앨범인 동시에, 펑크 전반의 역사에 있어서 명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전설의 데뷔 앨범인 Tell All Your Friends (2002) 가 있었고, 그 앨범이 10주년을 맞이하자 밴드는 기념으로 앨범의 전곡을 어쿠스틱 라이브로 행하는 이벤트를 하기도 한다. 이 앨범이 바로 그 실황을 담은, 일종의 기념 앨범이다.
그렇게 큰 특징은 없다. Tell All Your Friends 라는 앨범을 어쿠스틱 라이브로 연주 했을 뿐이다. 이제는 촌스럽게 느껴 질 정도로 풋내음 쩔고, 그래서 용맹성 마저 느껴지는 곡들은 “잘 만들어진 데뷔작” 다운 객기스런 장점과 웃어 넘길만한 음악적 치부가 한번 더, 그리고 어딘가 모르게 못해야만 제대로인 이모라는 장르답게 다소 형편없는 실력으로 행해지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겠다. 세련스레 귀결 시키려 노력한 어레인지 노림수가 있었지만, 그것도 꽤 우스꽝스런 라이브 실력으로 다시 데뷔작을 처음 들었던 그 맛을 내고야 만다는 것은 개그이자 반가운 부분으로 다가온다. 허나 Tell All Your Friends 에서 커트 된 싱글들인 Cute Without The ‘E’ (Cut From The Team), Great Romances Of The 20th Century, You’re So Last Summer 같은 곡들은 세기의 곡들과 비슷한 느낌의 강렬한 인상을 여전히 남겨주며, 이 밴드가 왜 그리 오랜 시간동안 여러모로 잘 나갔고, 기세가 한풀 꺾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왜 강한 밴드인지를 다시 인지하는데 있어도 뛰어난 위력을 발휘한다.
한마디로 별 반 이렇다 저렇다 따질 필요는 없는 앨범이다. 그냥 데뷔작 10주는 기념 이벤트를 녹음한 것이고, 디지털 다운로드로만 발매 된, 한마디로 팬 서비스 개념의 앨범이다. 믹싱에도 그렇게 공을 들이지 않았으며, 심지어 보컬리스트 Adam Lazzara 의 보컬 실력/상태는 합격점 미달에 가깝다. 음악적 평가로는 꽝이겠지만, 그래도 이 앨범은 TBS 라는 밴드와 이모라는 장르에 있어서 굉장한 의미를 남기는 작품이라고 말하는것이 옳다. 음악적으로 철저하게 평가절하 되고, 상업적으로 과하게 과대평가 당한 (생각보다 상업적으로 롱런한 이모 밴드는 적으며, 성공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다.) 장르가 이모라는 사실과 그 장르의 흥망성쇠를 같이 한 그들이 “흥” 이라는 부분을 다시 짚어 보는데 어찌 아니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을까? 또한 요즘 베테랑은 물론이거니와 신예 밴드들의 비범한 등장으로 다시금 상승세를 타고 있는 장르가 이모이기에 TBS 의 10주년 앨범은 이래저래 다양한 의미를 담는다고 할 수 있겠다. 또한 TBS 라는 밴드가 다시 일종의 전설적 라인업이라 할 수 있는 Tell All Your Friends 의 라인업으로 뭉쳐서 발표한 일종의 원년 멤버로의 재결성 컴백작인 셀프타이틀 앨범 Taking Back Sunday (2011) 가 생각보다 음악적으로나 상업적으로나 꽤 아니올시다 였다는 점을 본다면, 다시금 팬들의 시선을 끌어잡고 밴드 내부의 음악적 문제를 개선하며 다시금 진정한 재기를 노리는, 일종의 교두보가 되는 이 이벤트 앨범은 꽤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앨범은 앞서 설명한 TBS 의 장점들에서 “처세술에 능하다” 라는 장점을 더해 줄 만한 앨범인 것이다. 음악적으로는 영 아니올시다 겠지만, TBS 의 전체적인 커리어를 봤을때 무시 해서는 안 될 한장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가 않다.
그리고… 음… 꽤나 복잡하게 이야기 했는데… 이런저런 나의 의견을 다 무시해도 좋다. 대단한 앨범 Tell All Your Friends 의 노스텔지어를 재밌게, 색다르게, 의미있게 다시금 즐기는데 있어서 부족함이 없는 앨범이기에, 그저 그것을 즐기기만 해도 되기에 그러하다. 원래 그러한 물건이기도 하고 말이다. 어쩌면 그렇게 즐기고 땡 하는게 가장 어울리겠다. 여하간 Tell All Your Friends 를 아는 2000년대 초반의, 그리고 지금도 이 장르를 사랑하는 이모 음악의 팬이라면 이 앨범을 즐겨야만 할 것이다. 가볍게 말이다. 뭐…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아도 알아서들 잘들 들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겠다. 솔직히 이모 좋아하는데 Tell All Your Friends 안 들어 본, 판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 Mike Villain
Cute Without The ‘E’ (Cut From The T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