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ayer – Repentless (Nuclear Blast, 2015)

Slayer – Repentless (Nuclear Blast, 2015)

Slayer 는 예상외로 꽤 강렬하게 선전했다. 이들은 그런지 열풍을 견뎌낸 몇 안되는 메이저 메탈 밴드였고, 그 뒤에 닥친 뉴메탈 열풍, NWOAH 열풍 또한 버터내며 자신들의 이미지를 확고하게 한 바 있다. 음악성 또한 전성기인 80년대 만큼은 아니었지만, Slayer 하면 생각나는 매우 공격적인 사운드의 고수와 새로운 헤비니스 조류에 걸맞는 변화상 시도, 그 두개를 잘 조화 시키는 센스를 통해 음악적인 부분이 여전히 강함을 보여줬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었다. 원년 드러머 Dave Lombardo 의 컴백으로 인한 원년 라인업의 구축이라는 화제성도 뒤 이었다. 그렇게 발표 된 앨범인 Christ Illusion (2006) 은 발매 첫주에 빌보드 앨범차트 5위라는 밴드 역사상 최고의 순위를 기록한 바 있다. 그렇다. 쓰래쉬 빅4 중에서 언더독으로 평가받던 이들은, 2000년대 이후엔 탑독이 되고야 말았다. 제2의 전성기라는 칭호보단, 밴드 커리어 하이라고 부르는것이 더욱 어울리던 행보였다.

그러나 Slayer 는 그 이후 놀라우리만크 급격하게 무너지고야 만다. 화려한 원년 라인업 재결성 이후 발표 된 World Painted Blood (2009) 의 음악적 신통찮음, 그 신통찮음에 비해 과하게 떨어져 버린 음반 판매 & 투어 수익, 보컬/베이시스트 Tom Araya 의 암진단/암치료로 인한 체력 저하와 연동 된 라이브에서의 기량저하, 개런티 분배에 있어 눈엣가시적인 존재였던 Dave Lombardo 의 무단해고, 애완 독거미에 물려 시름시름 앓다가 결국 운명을 달리하게 된 Jeff Hanneman, 오랜 시간동안 같이 해 온 소속 레이블 American Recordings 와의 연장계약 실패로 인한 결별이 연이어 터졌다. 음반 판매고, 음악성, 투어 수익, 밴드 이미지… 모든것이 순식간에 추락했다.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는 속담대로 대폭망은 아니었지만, 분명 Slayer 역사상 최악의 상황임은 확실했다. 그 가운데 나온 2015년 신작이자 11번째 풀렝스 앨범인 Repentless, 전혀 기대 될 리가 만무하다.

새 기타리스트에 Exodus 의 리더 Gary Holt, 새 드럼에 2기 드러머로 활약한 바 있던 Paul Bostaph 의 컴백, 메이저 레이블은 아니지만 메탈 필드에서만큼은 최고로 메이저한 레이블이라 할 수 있는 Nuclear Blast 에서의 릴리즈, 명장 Terry Date 를 프로듀서로 기용. 일단 Repentless 라는 앨범을 발표하기 까지의 과정은 위기에 비해 스무스 하게 진행 된 바 있다. 이는 Repentless 라는 앨범을 최악의 상황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기대 해 봄직 할 수 있게 했는데, 아쉽게도 이 앨범은 그리 좋은 모양새의 앨범은 분명 아니다. Slayer 하면 떠오르는 것들은 일단 모두 들어있다. 쓰래쉬 메탈 평균치보다 격렬한 스피드, 그 스피드만큼 잘 구사하는 미드-슬로우 템포, 그 두가지 곡 전개에 꼭 들어있는 거친 공격성 & 묵직한 품위, 격렬한 올드스쿨 쓰래쉬의 고수, 지금 현재 벌어지고 있는 헤비니스 사운드의 신조류의 과감한 도입, 그 두가지의 뛰어난 조화와 같은것들 말이다.

하지만 놀라우리만큼 Slayer 가 지닌 장점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앞서 열거한 Slayer 만의 장점 & 특징 모두를 말이다. 메탈 & 헤비니스 조류가 크게 뒤바뀌는 10년 단위의 흐름속에 발표 되었고 새로운 메탈/헤비니스 사운드를 적극 도입해서 만들어진 논란어린 작품들이었던 Divine Intervention (1994), Diabolus In Musica (1998) 에서의 이질감이 바로 떠오를 정도다. 그러나 Repentless 는 차원이 다른 나쁨이 느껴진다. 과감한 변화가 좀 많이 아니었던 결론을 내렸었지만, 그래도 그 두장은 작곡과 연주에서 꽤나 범상찮은 센스가 느껴졌었다. Repentless 는 그게 전혀 존재하지가 않는다. 아예없다. 신조류를 적극적으로 시도하는것도 없고, Slayer 하면 느껴지는 음악적인 품위도 없으며, 심지어 할 것이 없으니 Reign In Blood – South Of Heaven – Seasons In The Abyss 에서의 과감한 재탕을 해야하지 않나 하는 마음가짐 조차 찾아 볼 수가 없다. 작곡력은 형편없고, 연주 역시 Slayer 만의 통쾌함의 껍데기만 남아있다. 다 필요없고 이거 한마디로 모든것이 설명 되지않나 싶다. “World Painted Blood 보다도 더 재미없는 앨범” 말이다.

Slayer 는 언제나 플러스 알파를 보여주던 밴드였다. 매우 빠른 스피드속에 이들만의 사악한 캐릭터를 구축했고, 1차원적인 사악함으로 절대 표현 할 수 없는 묵직한 음악성과 캐릭터상의 제시가 언제나 살아 있었다. 전성기인 80년대 보다 못할 지언정, 언제나 평균 이상은 보여줬었고, 이는 Slayer 가 롱런 할 수 있었던 비결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것이 전혀 없다. Jeff Hanneman 의 부재로만 치부 할 수가 없을 정도로 없다. Slayer 의 핵심인 Tom Araya 와 Kerry King 모두 음악적 기량과 센스가 바닥인 것이 핵심적 문제일 것이다. 음악성이란 체력과도 같지 않던가? 이들은 그 체력이 다 쇠한 인상이다. 이미 전작 World Painted Blood 에서 충분히 드러 난 바 있기에 이 앨범에서의 음악적 대몰락은 어찌보면 크게 놀랄만한 상황도 아닌거 같다. 진짜 놀라운 점은 Repentless 는 “안들어도 그만” 인 앨범이 되었다는 점이다. 왕년 레코드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돈을 주고 지불해서 구입 할 만한 밴드로의 위상이 강렬했던 Slayer 가 이 지경이 되었다는 말이다. 그리고 더 안타깝고 놀라운점은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Slayer 가 음악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그림이 안 나온다는 점이다. 처절한 현실을 보여주는 한장 되겠다. Gary Holt 의 눈부신 투혼만이 이 앨범에 공허하게 울릴 뿐이다. 그것만이 가치라면 가치일 것이다. 투어나 열심히 하셔야 할 듯. 개런티 더 많이 드시려고 Dave Lombardo 까지 악질적으로 짜르셨으니 더더욱.

- Mike Villain


Repentl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