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zac – Beyond The Darkness (Misfits Records, 2003)

Balzac – Beyond The Darkness (Misfits Records, 2003)

호러를 표방하는 펑크 밴드들 모두는 Misfits 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겠지만, Balzac 만큼 정말 큰 영향을 받다 못해서 숭배하는 듯한 느낌을 지닌 밴드가 있을까? 아마도… 가 아니라 확실히 없을 것이다. Balzac 은 “영향을 받았다” 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대놓고 Misfits 스타일 베끼기” 를 실천하는 징글맞을 정도의 Misfits No.1 추종자이다. 매우 재밌게도 이들은 트리뷰트 밴드적 색채의 아마추어리즘과 자작곡만으로 승부하고 꾸준한 정규작 발표 및 활발한 투어 활동을 펼치는 프로적 모습의 오묘한 경계에 있으며, 더욱 재밌게도 의외의 지역인 일본 오사카 출신의 밴드다. Misfits 의 음악적 스타일을 100% 따라 하고는 있지만, 일본 출신이라는 특징을 살려 일본 만화 캐릭터적인 감각적인 비주얼과 동양 만화적으로 튜닝한 밴드 로고와 밴드 캐릭터의 구축, 그리고 그러한 것들을 바탕으로 한 컬트적 장난감들을 부가적 비즈니스 사업모델로 선보이며 서서히 자신들만의 캐릭터성을 확보했고, 중후반기에 들어 와서는 Misfits 로 대표되는 전형적인 호러펑크 클래식에 인더스트리얼/일렉트로닉스 사운드를 접목한 앨범을 선보이며 자신들만의 컬러도 충분히 만들어 내며 이제는 독자적인 일본 펑크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 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게다가 유난히도 컬트팬 많은 세계의 Misfits 팬덤 사이에서 너무나도 Misfits 와 똑같지만 제대로 하는 밴드라는 입소문을 서서히 타면서 Misfits 를 아는 팬들이라면 절대 모를리가 없는 위치를 확보했고, 활동 중반기 부터는 Jerry Only 를 중심으로 한 2기/재결성 Misfits 가 직접 관심을 보이며 미/일 합동 투어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세계 무대에 알려지며 세계적 펑크 밴드로 이름을 남기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펑크를 듣는다면 절대적으로 만나게 되는 밴드가 Misfits 이며, Misfits 를 한곡만이라도 듣는다면 Misfits 의 팬이 된다는 점은 누구나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하기에 많은 사람들이 Balzac 에 접근하지만, 접근과 동시에 거친 썅욕을 내뱉게 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데 그 이유는 Balzac 은 정규작은 둘째 치고서라도 쉴 새 없이 수많은 7인치, 싱글, 스플릿, 라이브 앨범, 라이브 DVD, 각 멤버들의 프로젝트 앨범, 재녹음 앨범, 해외 전용 앨범을 찍어내고 있고, 이는 “어디서 부터 접해야 되는지 엄두를 낼 수 없게 만드는” 마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스트릿 브랜드식 의류, 큐브릭/피규어와 같은 장난감, 각종 머천다이즈까지 포함 한다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리고 하나 더… 펑크 좋아하고 장난감 좋아하면 절대 뭐 있나 찾아보지 말아라. 주머니 끝장난다.) 얼마나 심하냐면 이들의 정규작만 골라서 들으려고 해도 상당한 집중력을 동반한 분류작업을 행해야만 할 정도이나… 그래도 죽으라는 법은 없다. 딱 좋은 물건이 하나 있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Beyond The Darkness 라는 앨범이다.

Balzac 은 1998년경에 Misfits 일본 투어에 오프닝을 서먼서 직접적 인연을 맺게 되었고 (오프닝을 서고 싶다고 Misfits 에게 연락을 했는데 그게 또 수락 되었다고), Misfits 를 책임지던 Jerry Only 의 적극적 도움으로 몇번의 해외무대 경험을 쌓는데 성공하게 된다. 그리고 급기야는 Jerry Only 가 직접 경영하는 레이블 Misfits Records 를 통해서 인터내셔날 데뷔 앨범을 제작하게 되는데, 그게 바로 Beyond The Darkness 앨범이다. Beyond The Darkness 는 정규작의 느낌의 앨범은 아니다. 5장의 정규작과 다양한 싱글, EP, 스플릿을 통해 발표한 Balzac 의 명곡들을 재녹음한 리 레코딩 앨범이다. 그냥 그저 그렇게 보이지만 이 앨범은 Balzac 입문용으로는 딱인데, 그 이유는 명곡들이 꽤나 잘 모여 있다는 점이다.Misfits 와의 스플릿이자 그들이 직접 커버하기도 했던 곡으로 잘 알려진 데뷔작의 명곡 Day The Earth Caught Fire, 미국에 첫 선을 보이기도 했던 Beware Of Darkness, 그리고 Wall, Into The Light Of The 13 Dark Night 와 같은 초기곡들과 Balzac 이 음악적으로 최고조를 보일때인 Terrifying! Art Of Dying / The Last Men On Earth II 에서의 곡들이 다수 선곡되어 있다. 세계 무대용이라고는 하지만 초심자를 위한 궁극의 초중기 베스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선곡이며, 몇몇 곡에서는 차후 앨범에서 선보이는 인더스트리얼적 접근법이 시도되며 앞으로의 변화상에 대한 준비과정에도 꽤나 쏠쏠한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Jerry Only 와 Misfits 사단의 숨겨진 참모인 프로듀서 John Cafiero 가 직접적으로 관여한 프로듀스도 매우 대단한데, 펑크 특유의 거친 면모와 90-2000년대식의 적절한 헤비함의 코드 및 앞으로 행하려던 인더스트리얼/일렉트로닉스 효과음고의 절묘한 믹싱 과정까지 나무랄데가 없다. 거기에 보너스로 첨부 된 5곡의 비디오클립을 담은 DVD 까지 포함되면 완벽하다. Balzac 을 접하려는 팬들에게 한방에 이들의 면모를 100% 알 수 있는 좋은 선물이며, 어느정도 Balzac 을 이미 아는 팬들조차 빠트릴 수 없는 이색적인 맛 또한 굉장하기도 하다. 음악? Misfits 를 대놓고 베끼고 있지만 앨범이 거듭 발표되며 자신들만의 센스를 서서히 구사 할 수 있게 되었던 Balzac 의 본질이 제대로 시작되던 때가 바로 이때가 아닌가. 호러펑크 클래식의 모든것과 Balzac 만의 것이라 이야기 할 수 있는 아기자기한 일본적/동양풍 멜로딕한 애드립, 팀웍 위주의 응집력 있는 연주가 잘 표현되고 있다. 무슨말이 더 필요한가. 좋은 펑크 앨범이다 라는 말이면 충분하다.

- Mike Villain


Beware The Darkn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