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rdrop – Plan Z (GMC Records ,2016)

Teardrop – Plan Z (GMC Records ,2016)

2004년에 결성, 2006년 셀프타이틀 데뷔 EP 발표, 2011년 첫 풀렝스 앨범 바라다:WISH 발표. 이러한 단촐한 커리어가 전부이기는 하지만, Teardrop 이라는 밴드는 국내 헤비니스를 “조금 깊이 디깅 한다면” 알아두는 편이 좋다고 할 수 있는 밴드가 확실하다. 그 이유는 아주 심플하다. 특정 장르 음악을 매우 제대로 하기 때문이다. 이렇다 저렇다 하는 미사여구도 다 집어 치우자. 제대로 된 음악이 꽉 들어 차 있는 Teardrop 의 2016년 신작이자 2번째 앨범인 Plan Z 이야기로 바로 넘어가자. 그게 중요하니까 말이다.

Teardrop 은 뉴메탈을 구사한다. 트레이닝 수트 혹은 배기 팬츠, 기괴한 헤어 스타일, 한계성이 느껴지는 백인 랩, 헤비한 음악 특유의 혁신성에 어울리지 않는 하드락/컨트리 기반의 팝락의 올드함, 저음 다운튜닝 기타 사운드의 헤비함으로 애써 감추려는 저질 연주 실력, 인기에 비해 음악적 부실함이 극심했고 그로 인해서 빠르게 몰락한 음악으로 간단히 도매금 당하던 바로 그 음악 말이다. 하지만 Teardrop 은 그런것과는 거리가 멀다. Teardrop 은 뉴메탈이라는 장르가 메이저 레이블들의 지나친 상업적 기획으로 인해 그 음악적 가치가 변질되기 이전의 제대로 된 90년대 언더그라운드 헤비니스의 진면목을 보여주는데 매우 충실한 밴드이기 때문이다. 만약 앞서 설명한 뉴메탈의 지저분한 꼼수들 이 밴드에 대입하려 했다면…? “큰 실수를 하셨구만!” 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들의 2번째 앨범 Plan Z 는 얼터너티브 락을 근간으로 하여 그루브 메탈, 90년대 메탈릭 하드코어의 펀치력을 가미한 사운드를 추구했던 밴드들인 Sevendust, Stone Sour 의 스타일과 방법론을 그대로 표출하고 있다. 뉴메탈 태동기와 성장기의 패기가 200% 담긴, “진짜배기 뉴메탈 레코드 그 자체” 로 간단히 표현이 가능하며, 특정 헤비니스 장르의 컬트한 묘미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성의 비율이 무엇보다도 기막힌 한장이다. 이는 뉴메탈 이라는 장르의 미덕을 완벽하게 구현했다 라고 말 할 수 있기도 하다. 뉴메탈이란 장르는 매니악함과 대중성의 비율 조절이 유별나게도 중요한 장르다. 이 장르가 대중적으로 크게 어필하자마자, 이 장르의 본 모습인 “파워풀한 헤비락” 임을 망각하고 하드락, 컨트리, 일렉트로 팝 등의 상업적 꼼수를 악용하여 순간적인 성공, 그에 비해 부족한 음악적 깊이 & 특정 장르 음악으로써의 매니악함 부족함의 표출, 차기 앨범들에서 그러한 단점들의 적나라한 표출과 그로 인한 이 장르의 가치 및 상업적 폭락으로 인한 몰락이라는 테크트리를 겪으며 매우 빠르게 페이드 아웃 당해 버렸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 해 보자. 이 앨범이 보여주고 있는 본질에 충실한 모습, 절묘한 스타일 밸런싱은 이 앨범 최고의 미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며, 더 나아가 “Teardrop 은 뉴메탈의 모든것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제대로 구사하는 진짜배기 밴드” 라는 타이틀을 거머 쥐는데 있어서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다.

메탈, 하드코어와 같은 매니악한 헤비니스 장르 특유의 펀치력이 살아있는 대중적인 헤비니스 음악이라는 뉴메탈의 모든것을 매우 충실히 행하고 있는것으로 끝나지 않고 좀 더 추가적 매력요소를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다는 점 또한 이 앨범 Plan Z 의 장점이다. Plan Z 는 뉴메탈 성장-황금기의 진면목을 보여 주지만, 그 옛 시절에만 머무르려 하지 않는다. 이 앨범에는 뉴메탈의 과거상에서 벗어나려는 노력과, 자신들만의 오리지널리티를 남기려 하는 노력과 결실도 꽤나 인상적이다. 일렉트로 샘플링의 사용, 뉴메탈 특유의 헤비 리듬속의 한글 가사/운율의 뛰어난 운영, 대중 친화적인 포스트 그런지의 과감한 사용에도 불구하고 뉴메탈 몰락의 가장 핵심적 독이었던 “대중적 올드락으로의 지나친 변질” 과 거리가 먼 진짜배기 결과들의 연이은 도출, 메탈/하드코어/올드 하드락/기타팝 등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며 그 각각의 장르의 매력을 한껏 끌어 내면서도 뉴메탈이라는 장르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뛰어난 장르 매니징 감각의 발휘 등 매우 새롭고 흥미진진 한 것들이 많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과거 뉴메탈의 순수한 열정을 다시금 느낄 수 있다.” 는 물론이며, 그보다 더욱 흥미진진하고 인상적인 것들이 적재적소에 등장하여 청자의 허를 찔러대는 의외적 재미도 쏠쏠하기도 한 한장임을 놓쳐서는 곤란 하겠다.

Plan Z 는 정말 인상적인 한장이다. 너무나도 다양하고도 기괴한 방법들로 인해 그 가치가 변질 된 지도 한참 지나 그 가치가 한없이 바닥인 뉴메탈이라는 장르를 매우 흥미진진하고 묵직하게 청자의 뇌리에 남겼기에 그러하다. “상업적 꼼수를 배제하고 100% 그 장르 특유의 컬트한 매력만으로 승부” 를 근간으로 2010년대에 이런저런 한물 간 장르들이 멋지게 부활하곤 했는데, 그 중 하나가 뉴메탈이었다. 그리고 한국에서 그런게 제대로 200% 구현 되었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라는 말을 강제로라도 꺼내게 만든다. 그러한 뉴메탈 리바이블의 범상찮은 움직임을 한국에 대입 시켜 보자. 한 시대를 풍미했던 특정 메인스트림 락/메탈 장르의 인기가 빠지고 나서의 대책이 거진 다 “대중에게 어필하기 위한 더욱 전략적인 꼼수” 가 만연했던 한국 락 음악 역사에 오버랩 해 보자는 말이다. 본인은 Teardrop 의 신작 Plan Z 는 특정 장르가 위기에 봉착 했을때 당사자인 한 밴드가 어찌 해야해야 하는가에 대한 훌륭한 한국적 참고서가 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무언가를 남기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는 말을 꼭 남기고 싶다. Plan Z 라는 앨범은 뉴메탈의 순수함과 그에 버금가는 음악적 묵직함을 자랑하는 “진짜배기 뉴메탈” 앨범이며, 그와 동시에 한 물 간 특정 장르를 구사하는 밴드의 가장 멋진 대응책을 담은 앨범이라고 조금 장황하게 정리해야 옳지 않나 싶다.

- Mike Vill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