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sSeries #24] Metallica 전 앨범 완전 정복 (3/3)

[VillainsSeries #24] Metallica 전 앨범 완전 정복 (3/3)

St. Anger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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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우 강렬한 개성에도 불구하고) 명실공히 Metallica 의 최악의 앨범. 더 이상 할 것이 없음 + 더 이상 보여 줄 것도 없음 + 뭔가는 해야한다는 위기감 증폭 + 여전한 음악적 에고 폭주 + 레이블측과 프로듀서의 무한 신뢰 + 다양한 밴드 내부의 트러블들의 융합 = 대폭망 = St. Anger. 이 공식에 있어서 올타임 부통의 원탑. “어찌 되었던간에 Metallica 가 많이 팔고 승리한다.” 의 재증명이자 최고/최악의 사례를 기록한 오묘한 위치의 이정표 그 자체인 앨범. 앨범의 가치로는 실패라는 위치에 놓여져 있지만, 밴드 커리어에 있어서는 성공의 위치에 놓여져 있으며, 무엇보다 “내부적인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 하였다는 측면에서 굉장한 의미가 있는 앨범. 다시 말하지만 “왕창 욕 쳐먹고 많이 팔고 마지막에 Metallica 가 승리한다” 그 자체.
– Load/Reload 로 부터 6년만에 발표 된 이 앨범은 그 어느때보다 기대감이 굉장한 한장이었다. Metallica 라는 초 거물이 보기 드물게 미디어를 통해서 “새 앨범은 정말 혁신적인 헤비 사운드를 보여 줄 것” 이라는 언플을 꽤 과감하게 한 데다가, 그에 비해 앨범 발표 1-2달전에 이미 음원이 유출되어 이리저리 떠돌아 다니던 2000년대 초반의 상황과는 전혀 다르게 음원 유출이 전혀 되지 않을 정도로 내부 단속이 굉장했기 때문. (게다가 완성 -> 발표 테크트리도 굉장히 빨랐다.) 그리고 메탈 팬들은 황당한 스타일을 지닌 이 앨범으로 인해 그만 정신을 너나 할 거 없이 마구 잃어 버리게 된다.
– Load/Reload 시절의 느슨한 클래식 하드락을 청산하고, 밴드명에 걸맞는 헤비하고 스트레이트한 특징을 전격 부활 시킨 한장이지만, 지금까지의 Metallica 의 커리어와 가장 동 떨어진 앨범이다. 공격 일변도의 특징 속에서도 매우 캐치한 코드의 리프, 보컬라인, 각 파트의 인상적인 연주 엑센트의 기가 때려박기 라는 최소한의 특징만이 남아 있을 뿐, 지금까지의 음악 커리어의 다양한 특징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 NWOBH, 정통 쓰래쉬, 다양한 클래식 락에서 비롯 된 대곡 지향주의, 좀 난잡 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메탈 쾌감 쩔어주는 스피디한 솔로잉, 대중적 하드락 코드, 헤비한 사운드 프로덕션과 그루브 창출을 통한 모던 헤비니스적 특징의 어필…. Kill ‘Em All 부터 Load/Reload 까지의 수많은 음악적 특징이자 장점들을 하나도 사용치 않았으며, 의도적으로 멀리 하려는 아집마저 보여 주었다. 스튜디오에서 공을 들여 닦은듯한 매끄러움과는 거리가 먼, 스튜디오에서 게인을 이빠이 올리고 라이브 음원 녹음하듯 원테이크로 해치운듯한 로우한 프로덕션이라는 생뚱 맞음도 이 앨범만의 새로운 요소이기도 했다. 이는 Metallica 다운 선택이기도 했다. 매 앨범마다 판을 많이 팔았기에 그러한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이들은 안정적인 상업적 성공권에 들기 위해 과거의 음악을 재탕하려 하지 않았으며 그러한 행태에 극렬하게 저항하던 밴드였기에 이러한 선택은 나름 일리가 있는 행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앨범은 좋은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한다. “앨범을 구입 한 사람들이 만족 할 요소가 하나도 없음” 이라는 매우 기초적인 실수를 보란듯이 저질렀기 때문이다.
– Metallica 하면 생각나는 인상적인 멜로디 라인의 과감한 삭제, 쉴 새 없이 몰아 붙이는 단순하고 퍽퍽한 리프의 무한반복, 그리고 쉴 새 없이 깡깡 거리는 Lars 의 드럼은… 한마디로 의문 투성이었다. Metallica 의 최고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청자의 뇌리에 완벽하게 각인 시킬 정도의 극악무도한 캐치함 하나만이 겨우 남아 고생 해 댈 뿐이었다. James 의 뛰어난 보컬라인 제조 능력은 여전했지만, 그것 하나만으로 Metallica 가 일부러 죄다 드러낸 음악적 빈공간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는 매우 당연하게 “지루함” 과 “재미없음” 이라는 악재로 이어졌다.
– 이 앨범의 단점은 “Metallica 가 과거 앨범들에서 보여 준 수많은 음악적 장점들을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한다는 명분 아래에 지나치게 구사하지 않는다.” 로만 끝나지 않는다. 이 앨범은 …And Justice For All 보다 더하면 더했지, 부족하지 않은 “음악적 에고 폭주” 를 제대로 발휘하는 앨범이다. 과거 스타일을 전면적으로 부정 하면서도 그 빈자리를 채울 신보다운 무언가를 전혀 채워 넣지 않/못하고 있는 가운데, 곡들의 크기는 죄다 대곡 7-8분대의 지향주의 적이다. Fade To Black 같은 클래식 트랙들과 같은 차분하고 치밀한 빌드업과 그로 인해서 자연스레 발생되는 쉽게 식지 않는 음악적 쾌감도 없었다. 너무나도 1차원적인 헤비/스피디 리프 몇가지로 카드 돌려막기 하듯 7-8분을 때울 뿐이었다. “크기만 …And Justice For All”, 이것은 St. Anger 의 가장 극명한 단점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 그리고 이 앨범은 진짜 되는데로 녹음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녹음 과정을 가졌다고 한다. 하나의 노래가 탄생 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와서 서로 의견을 제시하고 조율하며 곡을 만들던 과거와 달리, 합주 하듯이 같이 연주를 하면서 곡이 만들어지면 그걸로 OK 하고 넘어가며 곡을 하나하나 쌓아 갔다고… 이런 작업 방식은 아이디어가 마구 샘솟는 시기였다면 모르지만, 음악적 아이디어가 고갈 된 황혼기 상황에서 어울리는 선택은 아니었으며 이는 자연스레 음악적 가치의 대폭망으로 이어지고야 만다. 허나 이러한 작업 방식을 선택 할 수 밖에 없기도 했다. 내분이 너무 심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뒤에 가서 설명 하겠으니 일단은 패스하자.
– St. Anger, Frantic, The Unnamed Feeling, Some Kind Of Monster 4곡이 싱글 및 비디오클립으로 공개되며 4-5분대로 추려졌는데, 그 에디트 버전들이 오히려 St. Anger 의 새로움에 부합되는 모습을 보여 주었으며,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지 않나 싶다. 평균 러닝타임이 7-8분대가 아닌, 4-5분대 였으면 그나마 이 앨범의 음악적 설득력은 배가 될 것임에 틀림 없기에 말이다. 이러한 아쉬움은 앞서 설명한 이 앨범 특유의 지나친 음악적 에고 표출과도 이어지는 부분이다. 이 앨범에서 그것만 줄였다면? 또 모를 것이다.
– 프로듀서 Bob Rock, 레이블 고위 관계자들의 지나친 방관도 빠트릴 수 없다. Bob Rock 은 블랙 앨범 시절의 그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Metallica 가 행하는 모든것에 대해 “좋아 좋아! Good! OK! 그대로 가자고! 계속 해 봐!” 식으로 무조건적인 그린 라이트를 선사했다. 그렇게 앨범이 완성되고, 레이블측에 넘어가자 이 앨범을 들은 고위 관계자들도 나쁘지 않다는 코멘트를 남겼다. 그러한 코멘트는 진정성이 떨어지는 것이기도 했다. 왜냐고? 발매를 지나치게 서둘렀기 때문이다. 이 앨범의 완성은 4월 초였고, 발매는 6월 초였다. “꽤 긴 텀으로 앨범을 내지 않았기에 레이블도 빠른 발매가 필요하던 찰나였음” 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 앨범의 변화상이 지나치게 강했는데 완성 되자마자 판을 내 버린다? 지나친 의심은 좋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어 가기엔 좀 많이 탐탁치 않은 모양새였다.
– 하지만 이 앨범은 위기의 Metallica 를 구해 낸 구국의 용사와도 같은 한장이다. 이 앨범이 나옴으로써 Metallica 가 계속 활동을 할 수 있는 껀수가 만들어 졌기에 그러하다. 이 앨범 제작 직전의 밴드 상황은 정말 개판중의 상 개판 이었다고 전해진다. James 는 알콜 중독 증세와 그로 인한 합병 증세가 심해져 재활원과 병원을 지나치게 오고 갔고, 그로 인해 각 멤버들의 골은 점점 깊어져 갔다. 레이블과의 법적 트러블이 없으려면 어거지라도 앨범을 쥐어 짜내야 할 정도로 새 앨범 발표 텀이 길어져 버린 그 시기에 말이다. 정신적으로 많이 지친 밴드 구성원 때문에 밴드의 리더 James 와 Lars 는 각 멤버에게 정신과 의사를 붙인 상태로 새 앨범 제작에 들어가자고 제안 할 정도였다고. 이 과정에서 베이시스트 Jason 은 밴드를 탈퇴한다. Jason 은 자기 자신이 정신병이 있는것도 아닌데 이게 뭐냐 난 거부한다 라고 강경히 대응했고, 이에 대해 James 와 Lars 는 예외는 없다며 맞불을 놓았다고… James 와 Lars 의 지나친 독재를 오랜 시간 경험한 Jason 은 이 사건을 통해 드디어 폭발 하였으며, 막말로 “이 씨발놈들과 그만 할 때가 되었구나…” 라고 생각하여 과감히 밴드를 탈퇴하게 된다. Jason 을 공석으로 하여 (새 베이스 Robert Trujillo 를 영입하기 전까지 프로듀서 Bob Rock 이 베이스 라인 스케치 정도를 했다고 한다.), 새 앨범 레코딩이 들어갔지만 이 역시 순탄치 않았다. James 와 Lars 는 이 앨범을 제작을 하며면서 감정적으로 지나치게 자주 충돌 했으며, James 는 화가 머리 끝까지 폭발하여 스튜디오를 박차고 나가 반년이나 돌아오지 않는 사고가 생길 정도였다. 여하튼 St. Anger 앨범은 시작부터 끝까지 개판이었다. 이 앨범의 음악적 변화가 어쩌고, 팬들을 너무 기만하지 않았나 저쩌고는 어찌보면 중요치가 않다. 이 앨범은 “밴드 해산” 이라는 칼날을 걸어오며 만들어 진 한장이었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위기의 상황들은 다큐멘터리 영화 Some Kind Of Monster 에 고스란히 담겼다.
– St. Anger 라는 앨범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앨범 제작 과정이 고스란히 담긴 다큐멘터리 영화 Some Kind Of Monster 의 시청은 필수라는 점을 꼭 거론하고 싶다. 앞서 설명한 밴드 최악의 상황과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정말 1% 의 꾸밈없이 들어가 있기에 그러하다. 더불어서 이 앨범이 왜 그렇게 나왔는지에 대한 키워드들 역시 대거 등장한다. Jason 의 Metallica 에 대한 실망을 그대로 담았다는 점 (탈퇴 이유에 대한 극단적 분노 & 절제없는 표현이 그대로 실렸다! Metallica 측이 병신이 되는 상황인데도!), Metallica 특유의 지나친 음악적 에고 표출과 딱 들어맞는 거슬릴 정도의 락스타 라이프의 여과없는 등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들과의 만남 및 자신들의 밴드 스텝을 극진히 챙기는 모습을 통한 다이하드 메탈러로써의 여전함, 심지어 원수 지간으로 지냈던 Megadeth 의 리더 Dave Mustaine 의 만남과 그의 깜짝 충격고백 (Dave 는 이 영화를 통해 그가 Metallica 에 대한 그동안의 분노 가득한 적개심이 그 전도유망한 밴드로부터 탈퇴 당했다는데에 따른 좌절감과 슬픔 때문이었다는 그답지 않은 고백을 보여준다!) 와 같은것들 말이다. 이 앨범은 St. Anger 가 왜 그런 음악을 담고 있는지에 대한 매우 자세한 매뉴얼이며, 더 나아가 Load 앨범부터 시작 된 지나친 파격적 음악 변화의 행보에 대한 가장 그럴싸한 해답으로도 큰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Metallica 역사를 조명하는 영상물은 많지만, Some Kind Of Monster 는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영화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Metallica 가 지닌 음악적, 인간적 치부를 만 천하에 자신들이 직접적으로 여과없이 드러내며 자신들의 이해를 극단적으로 돕는다는 독특한 방식 또한 충격적 이었다는 코멘트 또한 꼭 남기고 싶기도 하다. 이 앨범 제작과정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 된 새 베이시스트 Robert Trujillo 의 존재감” 이 제대로 담겼다는 점 또한 흥미롭고 말이다.
– St. Anger 앨범은 새 베이시스트 Robert Trujillo 가 첫 선을 보이는 한장이며, 그 오디션을 배경으로한 이슈들이 꽤나 쏠쏠한 재미를 전해주기도 했다. 새 멤버를 뽑기 위한 오디션은 Metallica 와 직접적인 합주를 통해서 결정되는 것이었는데, 이 오디션에는 수많은 네임드 베이시스트들이 등장하여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킨 바 있었다. 이 오디션에 참여한 유명 인사들은 Pepper Keenan (Corrosion Of Conformity), Twiggy Ramirez (ex-Marilyn Manson), Scott Reeder (Kyuss), Eric Avery (Jane’s Addiction), Danny Lohner (ex-Nine Inch Nails) Chris Wyse (The Cult) 등등 이었다고… Robert Trujillo 는 그 중에서 네임벨류가 좀 떨어지는 축에 속했다. 하지만 첫 오디션 곡부터 Battery 를 골라 오지를 않나, Metallica 의 새 베이시스트로 뽑히기 위한 노력을 넘어서 다 같이 신나게 연주하며 그 순간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지를 않나, 여하튼 Metallica 멤버들을 빠르게 사로 잡으며 그렇게 새 베이시스트로 임명되기에 이르른다. (그 오디션 과정 역시 다큐 영화 Some Kind Of Monster 에 그대로 담겨있다.) 허나 St. Anger 에서의 Robert 는 그다지 신박하지 않았다. 훵크-하드코어 펑크-쓰래쉬가 혼재 된 스피디한 슬랩 베이스 연주 테크닉의 화려함이라는 그만의 연주 아이덴티티가 전혀 담겨지 않았기 때문. 그의 그러한 연주적 특징은 Metallica 의 스타일과는 전혀 맞지 않는 것이였기에 어쩔 수 없는 사항이지만, 그의 과거 커리어에서 비롯된 연주적 강렬함은 너무 강해 “Metallica 에 가입하는 것은 재능낭비” 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기도. 그의 화려하고 스트레이트한 연주는 들을 수 없지만, Metallica 내에서 그 맡은바에 충실하고 있기에 너무 나쁘게 봐서도 곤란하기도 하다.
– Meshuggah 를 이용한 언론 플레이가 꽤나 (안 좋은 쪽으로) 화제이기도 했다. 이 앨범이 발표 될 무렵 Meshuggah 는 초 메이저 메탈 페스티벌 Ozzfest 에 참가해서 자신들만의 매우 낯설고 신박한 메탈 사운드를 마음껏 내 뿜으며 많은 메탈 팬들과 업계 관계자를 놀라게 한 바 있는데, Metallica 가 St. Anger 발표 즈음에 가진 인터뷰에서 “Meshuggah 라는 밴드가 화제라서 들어 봤는데, 꽤 놀랬다. 우리들의 신보 스타일과 똑같아서 말이다.” 라는 코멘트를 하였었다. 이 코멘트로 많은 메탈 팬들이 기대감을 가졌지만 실상은 낚시… 허나 Meshuggah 는 자신들의 두번째 앨범이자, 자신들의 기괴하고도 신박한 사운드의 본격적 표출을 행한 앨범 Destroy Erase Improve 을 발표하며 부클릿에 자신들만의 음악 스타일 창출에 도움이 된 뮤지션들을 가득 적어 놓았는데, 그 리스트 안에는 명확하게 “Metallica 의 …And Justice For All” 이 기재되어 있었으며, 기괴한 템포 운영/체인징 감각은 그 앨범에서 온 것이기에 Metallica 의 그런 언플은 나올만 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St. Anger 는 Metallica 적인 메탈 플레이를 모두 뺀 …And Justice For All 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더더욱.
– St. Anger 는 Metallica 다운 것들이 극단적으로 배제되고, 그에 따른 팬들의 실망과 분노가 하늘을 찔렀지만 판매고 하나만큼은 우수한 편이었다. 2백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 했으며, 이는 Metallica 치고는 매우 적은 판매고이긴 하지만 극단적인 파격성과 그로 인한 한결같은 비난의 목소리에 비하면 나름 선전한 축에 속하기도. 하지만 5년 뒤 나온 Death Magnetic 도 2백만장을 판매했다는 점 + 누적 판매고가 Metallica 라는 간판에 비해 영 신통치 않다라는 단점도 극명한 한장이기도 하다. “Metallica 라는 밴드 자체가 스케일이 다르므로 2백만장은 실패” 라고 정확히 짚어 주는게 옳을 것이다. 여하튼 이 앨범은 Metallica 역사상 최악의 앨범이자 실패작임에 분명했다.

St. Anger Single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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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 Anger 앨범의 첫 싱글. 그 곡이 중요한건 아니고…. 커버곡이 중요하다. “커버 B-사이드” 의 전통이 꽤 오랫만에 부활되는 싱글이며, 무려 Ramones 의 커버곡이 실려있다.
– 한 싱글에 싹 다 모아주진 않았다. 월드와이드 버전이 두가지 발매 되었는데 각기 B-사이드 곡이 다르며 (Commando 와 Today Your Love, Tomorrow The World / Now I Wanna Sniff Some Glue 와 Cretin Hop), 7인치 LP 버전에 수록되는 곡도 그 두가지 CD 버전과는 달라서 (We’re A Happy Family) 꽤나 수집욕을 불러 일으키게 만드는 구성이기도 하다.
– 일본반 싱글 버전은 앞서 설명한 모든 곡들을 모아 EP 버전으로 발매 되었다. 이 싱글의 Ramones 커버 세션곡들은 Garage Inc. 와 같은 그 어떤 컴필레이션에 포함되지 않았으니 컬렉팅을 목적으로 한다면 일본반 구입은 좋은 선택이라 할 수 있을듯.
– 이 Ramones 커버 세션은 2003년에 발표 된 Ramones 의 트리뷰트 앨범인 We’re A Happy Family: A Tribute to Ramones 에 곡을 제공하는 겸사겸사 해서 여러곡 녹음 된 것이라고 한다. 트리뷰트 앨범에는 53rd & 3rd 가 수록 되었고, 그 곡은 St. Anger 의 어떠한 싱글 버전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싹 다 모은다고 한다면 이 트리뷰트 앨범을 필히 구입해야 할 것이다.

Death Magnetic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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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tallica 가 (그나마) 새로운 스타일 창출에 대한 지나친 아집을 버리고 팬들이 원하는 왕년 스타일로 드디어 돌아가기 시작한 앨범. 하지만 오랜 시간동안 자신들의 원래 스타일을 지나치게 부정하다가 다시 구사 하려고 하니 그 센스가 잘 발휘되지 않는 상황을 초래, 그것이 앨범 퀄리티 저하로 바로 이어지기도 했던 앨범. 많은 이들이 원하는 스타일로의 컴백으로 인한 만족 / Metallica 답지 않은 음악적 센스 발휘 대실패를 기록하고 있는, 호불호가 매우 명확했던 과거와 달리 보기드물게 “장단점이 5:5″ 인 형태의 앨범.
– 이번 앨범도 텀이 나름 길었다. 5년이다. 그나마 다행이었던건 St. Anger 에 비해 밴드 내부의 분위기가 괜찮았다는 점이다. 서로가 신곡 제작에 걸맞는 연주 스케치를 가져오고, 아이디어 제시와 의견교환을 행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새 앨범을 만들어야 하겠는데?” 로 이어졌다고. 이는 매우 중요한 것이기도 하다. St. Anger 때처럼 “새 앨범을 (쥐어 짜듯이) 만들어야만 하겠는데…” 와는 천지 차이였기 때문이다.
– 확실하게 목표를 잡고 제작에 들어 간 한장이라고 한다. 목표는 다름 아닌 “초창기 스타일의 에너지를 다시 찾아보자.” 였다고. 그래서인가? 밴드는 데뷔작부터 블랙 앨범까지의 스타일로 회귀했다. 이는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기도 했다. 이들만큼 “과거 앨범에서 했던걸 아집 부려서라도 하지 않을것임.” 을 징글맞게 보여주던 밴드도 없었으니까 말이다. 이러한 목표 의식은 앞서 설명한 “서로간의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작곡 분위기의 회복” 과 맞물려 매우 효율적으로 실행되기에 이르렀다.
– 오랜 동반자 Bob Rock 과 결별하고, 장르를 따지지 않는 거물 프로듀서 Rick Rubin 을 기용하여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지금 생각 해 보면 Rick Rubin 의 기용은 조금 위험하지 않았나 싶은데, 그는 “특정 장르를 구사하는 뮤지션의 음악적 고정관념을 깨 부수고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 줌” 이라는 이미지가 매우 강한 프로듀서였기 때문이다. St. Anger 와 같은 파격적 스타일에 어울리면 어울렸지, 초창기 스타일로 돌아가려는 Death Magnetic 의 노선과는 정 반대의 인물이었던 셈. 그러나 그러한 생각은 기우였다. Rick Rubin 는 그 어떤 Metallica 의 멤버보다도 더 과거 스타일로 회귀하는데에 적극적으로 찬성하던 인물이었고, 더 나아가 그 과정에 대해 매우 깐깐 했다고 한다. 자기 자신이 곡이 완벽하다고 생각치 않다면 절대 녹음에 들어가지 않았으며, 사운드 프로덕션도 매우 거칠로 로우하게 잡는 등 그 누구보다도 초기의 에너지틱함으로의 회귀에 힘썼다고 한다. 이는 당연히 Death Magnetic 의 좋은 결과들로 이어진다.
– 사운드 프로덕션에 대한 논쟁이 좀 있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Rick Rubin 은 초기로 회귀하려는 Metallica 에게 사운드 프로덕션을 거칠게 잡자고 제안했고 밴드가 이를 승낙 했는데, 그 거칠음의 강도가 매우 심했으며 이는 논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음이 찌그러져도 파워풀함을 담을 수 있다면 OK” 라는 이유에서 그러한 선택을 행했다고. “마스터 음원 파일을 이래저래 구해서 음원 에디트 프로그램으로 열어 보았는데 피치가 다 나가고 장난 아님.” 또한 기사화 되어 적잖은 이슈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여하튼 밴드측은 자신들이 원하는 에너지 창출과 Bob Rock 시절과 확실하게 차별되는, 현 시대에 어울리는 프로덕션을 얻게 되어 매우 만족 했다고 한다.
– 거친 초기 사운드 확보를 위해 밴드 멤버들 또한 악기적으로 꽤나 신경을 쓴 앨범이기도 하다. 밴드는 초기 시절에 사용했던 시그니쳐 메탈 기타들을 대거 꺼내와서 녹음에 적극 활용하여 초기 시절 에너지 확보에 힘썼는데, 그 중 가장 화제가 되었던것은 James 의 흰색 플라잉 V 였다. “알고보니 짝퉁이었지만, 1-2집 시절에 메인으로 사용하며 남다른 애정이 깃든 기타.” 이기도 했던 그 기타를 정말 오랫만에 꺼내와 레코딩에 사용하여 전의를 불태웠다는 이슈는 꽤나 화제이기도 했다. 넥이 여러번 부러져서 더 이상 혹사하면 안되는 기타였지만, 초기 스타일로 회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사용 했으며, 이 앨범 레코딩을 기점으로 James 가 라이브 무대에서 다시금 전의를 불태우기 위한 부적으로 꽤나 자주 가지고 나왔다는 점 등 흥미로운 구석이 많기도 하다.
– 좋은 분위기 속에 열정적으로 만든 앨범이기는 하지만, 본작은 솔직히 좋은 음악적 평가만큼은 해 줄 수 없는 작품이기도 하다. Metallica 라는 밴드의 음악적 아이디어가 완벽히 고갈 되었음을 절대로 부정 할 수 없는 작품이기에 그러하다. 앨범 제작 방식이 매우 좋은 모양새의 초기 스타일의 회귀를 보여 주었지만, 이 앨범에 담긴 곡들 대부분은 함량 미달이었다. 과거 스타일의 회귀에 비해 새 앨범다운 새로움은 너무나도 부족했다. 게다가 이 앨범은 지나치게 황금기 시절 앨범에 담긴 이런저런 대표곡들의 구조를 지나치게 참고 했다. 막말로 “자신들의 대표곡을 대놓고 베낀듯한” 곡들이 너무 많았었다. 과거 스타일의 회귀에 비해 이러한 자기 복제는 도가 지나쳤으며, 그러한 자기 복제를 하지 않는 곡들의 신선도 부족은 더욱 더 이 앨범의 가치를 떨어트릴 뿐이었다. 최종결론이 논란적이라 하더라도 새 앨범다운 새로움만큼은 과감하게 보여주던 Metallica 의 행보를 생각 해 본다면 정말 슬픈일이 아닐 수 없었다. 다른 관점으로 보면 이 앨범은 Metallica 최악의 앨범이기도 하다. 과거에 앨범에서의 스타일을 절대로 새 앨범에서 재탕하지 않던 고고한 이 밴드가 할 것이 없어 자신들의 과거 스타일을, 아니 과거 대표곡을 대놓고 베낀단 말인가? 자신들의 음악적 폴리씨를 깬 것 만으로 큰 마이너스가 있는 앨범이라는 점, 부정 할 수 없을 것이다.
– 음악성은 바닥을 기었지만, 앨범은 꽤나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는 한장이었다. 무엇보다 이 앨범을 통해 밴드 자신들이 유종이 미를 거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200% 깨닮았다는 점에서 그 가치는 높다. 밴드는 St. Anger 에서 얻은 극악의 혹평, 과감하게 전개한 투어에서 맞닥뜨린 자신들의 노쇠화 (James 의 알콜중독 치료과정에서 얻게 된 체력 저하는 너무나도 극명했고, Lars 또한 많지는 않지만 그 이미지가 심각하게 무너 질 정도로 체력의 한계를 느끼고 투어에 이탈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 준 바 있다.) 로 깨닮은것이 많았고, 그 해결책을 이 앨범에서 하나 하나 차근차근 풀어 나간 바 있다. 체력적 한계에 봉착하여 원하는 바를 실천하지 못하기 이전에 자신들의 원래 모습대로 돌아가려는 마지막 노력을 담은 이 앨범은 다소 씁쓸하긴 하지만, 현명한 선택임에는 분명했다. 베테랑을 넘어서 노장 밴드 반열에 들어가던 사례 중에서는 꽤나 좋은 모양새의 노력과 결실을 맺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St. Anger 와 마찬가지로 2백만장의 판매고를 기록 한 바 있다. 판매 수치는 높지만, Metallica 의 네임 벨류에 비하면 꽤나 부실한 판매고이다. 허나 St. Anger 에 비해 많이, 그리고 지속적인 판매고를 올릴 정도로 “좋은 이미지” 를 확보한 앨범이기에 그렇게까지 실패라 할 수 없지 않나 싶기도. 이 앨범을 기점으로 생성 된 호감적 이미지가 상당했기에 판매고에 대한 아쉬움은 좀 접어 주는게 어떨까나?

Beyond Magnetic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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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ath Magnetic 레코딩에서 남겨진 4곡을 모은 컴필레이션 EP.
– Death Magnetic 의 레코딩 과정에서 만들어 진 곡은 총 14곡이었고, 1장의 앨범에 담는 과정에서 4곡이 누락되게 되는데, 밴드측은 모든 곡들이 마음에 들어서 그 4곡을 덜어내는 과정이 너무나도 힘들었다고 한다. 남겨진 4곡이 계속 마음에 걸렸기에 결국 밴드는 Beyond Magnetic 이라는 이름으로 하여 그 4곡의 발매를 결정하게 된다.
– 원래는 디지털 다운로드 음원으로만 발매 할 계획 이었다고 한다. 2011월 12월에 디지털 음원이 발매 되었으며, CD 포맷으로는 2012년 1월에 발매 되었다.
– 단 4곡 뿐이며 Death Magnetic 에서 탈락 된 곡들이라고는 하지만, 생각보다 이 EP 의 가치는 굉장히 높은 편이다. 이 EP 에 담긴 4곡은 Death Magnetic 의 수록곡과는 꽤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데다가, Death Magnetic 의 회귀 분위기와는 다른 진취적이며 실험적인 느낌이 강하기 때문. “이 EP 에서의 곡들을 중심으로 앨범을 만들었다면 Metallica 커리어의 진취적인 형태와 좋은 어우러짐을 보여 주었을 것” 이라는 생각과 “이 4곡들은 Death Magnetic 의 전체적 스타일과 차이가 커서 덜어 내길 잘한듯 싶다. 같이 묶었다면 오히려 앨범 밸런스가 무너졌을것” 이라는 생각을 동시에 만들며, 이는 이 앨범의 흥미진진한 면이자 오리지널리티로 쏠쏠한 재미를 선사한다.
– Death Magnetic 의 러프함과는 다른, 블랙 앨범을 연상케 하는 꽤나 말끔한 믹스로 귀결 된 작품이기도 하다. Death Magnetic 의 러프한 프로덕션이 꽤나 “깔끔한 톤으로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의견을 제시한 한장이기에 이 EP 프로덕션은 나름 괜찮게 그 아쉬움을 해결 해 주고 있기도.
– 4곡이지만 Metallica 특유의 대곡 지향주의가 여전해서 29분대의 나름 빵빵한 러닝타임을 자랑한다.

Metallica: Through The Never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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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tallica 의 라이브 공연 실황 + 그 공연이 진행되는 와중에 Metallica 의 로드 매니저가 심부름을 하다가 겪는 기이한 사건을 바탕으로 한 극영화가 합쳐진 이색 포맷의 영상물.
– 라이브 영상을 아주 벼르고 찍었다. 90년대에 발표한 라이브 박스셋 Live Shit: Binge & Purge 보다도 스케일도 크다. 뛰어난 퀄리티의 카메라 장비의 대거 투입을 통한 다각도의 앵글 확보, 뛰어난 색감의 굉장함, 어마어마한 양의 조명과 레이저빔 / 초거대 영상장치 등 배경적 볼거리의 물량공세, IMAX 라는 무지막지한 해상도로 촬영하는 등 모든것이 어마어마 했다. 보통의 메탈 공연이 아닌, 초거대 팝스타 레벨의 볼 거리를 제공하려는 차원이 다른 야심이 엄청나며, 그에 걸맞게 퀄리티도 아주 뛰어나다. 제일 중요한 밴드의 퍼포먼스도 나쁘지 않은 인상이기도. “이제는 Metallica 도 늙었구나.” 를 절대로 부정 할 수는 없겠지만, 노쇠화와 그로 인한 체력 저하를 생각 해 보면 이 영상물에서의 퍼포먼스는 선방 그 이상임에 틀림이 없다.
– 극 영화가 섞인건 그다지 좋은 모양새는 아니더라. 나쁘지는 않지만, 이 영화에서의 Metallica 의 라이브 무대는 그와는 차원이 다른 경이로음 그 자체였다. 극영화는 그 경이로움에 적잖은 방해가 된다. Metallica 와 같은 에고 충만한 자들이 왜 이러한 선택을 했는지는 의문이기도. 앨범 커리어는 황혼기지만, 라이브 퍼포먼스는 여전히 강렬하지 않던가. 그냥 라이브 퍼포먼스만 담았다면 더 좋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짙다.
– 2장짜리 사운드트랙 앨범도 나왔는데, 말이 사운드트랙이지 그냥 라이브 앨범이다. 라이브 앨범으로써의 퀄리티는 나쁘지는 않은 편이다. 허나 라이브 앨범으로써의 가치는 좀 많이 별로다. Metallica 가 라이브 앨범을 유난히도 아끼는 밴드라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Metallica 는 St. Anger 발표 즈음해서 자신들의 거의 모든 라이브를 직접 녹음하여 오피셜 사이트를 통해 “뛰어난 퀄리티의 오피셜 라이브 부트랙” 형태로 오랫동안 팬들에게 제공 해 왔지 아니한가?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2010년에 발표한 라이브 앨범 Six Feet Down Under 1 &2 라는 두장의 걸출한 라이브 레코딩도 있기에 라이브 앨범의 가치는 꽤 떨어지는 편이다. 듣는것 보다는, 보는것에 의미가 있는 한장 되겠다.
– 하지만 이 앨범은 꽤 중요한 편이다. Metallica 의 창작력이 많이 떨어졌어도, 라이브 퍼포먼스 밴드로는 아직 대단함을 제대로 보여 주었기에 그러하다. 밴드는 St. Anger 앨범 발표 이후 가진 투어에서 최악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여러모로 은퇴에 기로에 선 밴드 취급을 받았었다. 밴드는 Death Magnetic 앨범 발표를 기점으로 퍼포먼스 퀄리티의 상승에 많은 신경을 쓰며 다시금 자신들의 가치를 끌어 올렸는데, 이 라이브 앨범은 그러한 과정에 있어서 최고의 순간을 담았다 할 수 있을 정도로 모양새가 좋다.
– 밴드는 이 앨범 발표 이후 이 영화의 극영화 부분의 주인공인 DeHann 의 이름으로 이런저런 시크릿 라이브를 행하며 팬들에게 적잖은 재미를 주기도 했다. 가장 유명한것은 2013년 6월에 가진 Orion Festival 에서 가진 공연으로, 아무런 정보 없이 DeHann 의 이름으로 무려 텐트 스테이지의 작은 무대에 나와 데뷔작 Kill ‘Em All 의 전곡을 차례대로 연주한 것이다. 이 1회성 이벤트는 엄청난 화제를 불러 일으켰으며, 이에 감화 된 밴드는 Kill ‘Em All 전곡 연주 이벤트를 몇번 더 가지기도 했다. 더 나아가 Ride The Lightning 앨범 전곡 연주라는 이벤트도 행했기에 DeHann 의 존재감은 남달라 보이기도. 그리고 이런 이벤트는 밴드로 하여금 차기작을 정말 제대로 된 컴백작으로 만들어야 하겠다는 마음가짐의 불씨가 되기도 했다. Metallica: Through The Never 의 발표가 없었다면? Hardwired…To Self-Destruct 는 좀 나오기 힘들지 않았을까나? 여하튼 그러하다. 여담으로 Orion Festival 에서의 실황은 밴드의 공식 홈페이지의 유료 영상 및 음원 다운로드로 꽤나 쏠쏠한 판매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 밴드가 직접 설립한 레이블인 Blackended 를 통해서 발표한 첫 앨범이기도 하다. 이 앨범을 기점으로 밴드는 배급딜만 메이저에 주고, 자신들이 모든것을 책임지는 시스템으로 돌리게 된다. 한마디로 자신들이 직접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감당 하겠다는 이야기. 이 선택은 훗날 발표되는 진정한 의미의 최고의 컴백작 Hardwired…To Self-Destruct 의 정말 좋은 반응과 함께 정말 좋은 선택이었음으로 귀결 된다.

Hardwired…To Self-Destruct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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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누구도 부정 할 수 없는 “블랙 앨범 이후 최고의 작품”. 아쉬움이 많기는 하지만 1/3 가량의 분량에서 보여 준 “완벽한 초기 스타일로의 컴백” 을 보여주며 모든 Metallica 팬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든 작품. 비판의 목소리 따위 마음만 먹으면 한방에 조져 버릴 수 있는 능력이 자신들에게 있음을 200% 보여 준 앨범.
– Death Magnetic 앨범에서 보여준 과거로의 회귀가 밴드가 기대 한 것 보다 결과물이 좋게 나왔고, 팬들 또한 그 반응이 뜨거웠는데 밴드는 이에 대해 “바로 새 앨범 제작 들어감” 이라는 코멘트를 남기며 팬들의 기대감을 한층 돋구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발표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던 앨범이었다. (Death Magnetic 으로부터 5년.) 여하튼 Death Magnetic 에서의 좋은 분위기를 좀 놓쳐 버린 인상이 강했다.
– 기대감이 꽤나 식은 상태였지만, 밴드는 단 두곡으로 이 앨범의 기대치를 극단으로 끌어 올린다. Kill ‘Em All 시절의 막무가내 스피드 레이싱의 진수를 보여 준 짦고 강렬한 트랙 Hardwired, Ride The Lightning 과 블랙 앨범의 특징이 완벽하게 조화 된 캐치하고도 공격 일변도의 트랙인 Moth Into Flame, 이 두곡의 비디오 클립은 앨범의 커버와 트랙리스트가 공개되기 전에 선공개 되었고, 완벽하기 이를데 없는 왕년 Metallica 의 파괴감 대방출을 통해 모든 이들을 KO 시키기에 이르른다. 단 두곡의 비디오클립을 통해 Hardwired…To Self-Destruct 는 2016년 최고의 기대작이 되었고, 블랙 앨범 이후 최고 기대작이 되었다. 그리고 그 기대는 현실이 된다. 실제로 일어나도 믿을 수 없을 레벨로 말이다.
– 무려 더블 앨범으로 발표 된 앨범이다. 1번장 37분, 2번장 40분의 러닝타임을 살펴 본다면 완벽한 더블 앨범보다는, 1.5장 분량이라고 생각하는것이 더 맞을듯. 여하튼 밴드는 Death Magnetic 에서 보여 주었던 창작열을 그대로 이어가는 한편, 그것을 아낌없이 전부 담으려 했다. 그리고 그 미션에는 일단 성공했다.
– 막상 앨범이 발표되자 기대만큼은 아닌 느낌이 좀 강했다. 총 12곡 중 왕년 시절의 쓰래쉬 메탈 기반의 타이트한 사운드의 비중은 1/3 정도였고, 나머지 2/3 는 슬로우-미드템포의 곡들이었다. 2/3 가량의 슬로우-미드템포 곡들의 임팩트가 타이트한 1/3 에 비해 그 음악적 매력도가 많이 떨어져서 아쉬움을 자아내는 부분이 크기는 했지만, 1/3 분량에서 보여주는 Metallica 황금기의 타이트한 사운드로의 컴백과 쾌감 창출은 블랙 앨범 이후 나온 모든 앨범들에서의 아쉬움과 분노마저 모두 용서가 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이는 이 앨범의 가치를 급상승 시켰고, 팬들의 긍정적 피드백 또한 빠르고 맹렬했다. 누가봐도 “대성공이네” 라는 촉이 팍 느껴 질 정도로 말이다.
– 슬로우-미드템포의 곡들이 Metallica 의 음악적 아우라에는 미치지 못하며, St. Anger 앨범 이후 완만한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는 창작 레벨의 저하의 증거가 되기는 한다. 하지만 밴드가 원하던 나름대로의 성과는 이 앨범을 통해 꽤 달성한 편 이기도 하다. 밴드는 새 앨범을 제작하며 과거와는 다른, 하지만 여전히 에너지틱한 프로덕션을 원했다. 그 원천은 프록-하드락-슬럿지 메탈 컴비네이션 밴드인 Baroness 였고, 그들의 스타일과 사운드를 자신들의 것으로 표현하는데 있어서는 매우 뛰어난 결과를 남겼기에 그러하다. Greg Fidelman 이라는 네임드 프로듀서와의 첫 만남 또한 괜찮았고 말이다. 여기에 “새로운 스타일을 추구하되 과거처럼 지나친 에고 폭주를 하지 않고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코드로 만들어 나감” 이라는 부분이 더해진다면? 약간의 아쉬움은 이해 해 줘야 옳을 것이다.
– 비디오클립의 물량 공세가 어마어마 했다. 밴드는 앨범 발표전에 Hardwired, Moth Into Flames, Atlas, Rise! 세곡의 비디오 클립을 공개했고, 발매일을 기준으로 하여 YouTube 에 뮤직비디오를 쉴 새 없이 풀었는데 그 갯수는 무려 앨범 수록곡 갯수와 동일했다. 한마디로 모든 곡을 비디오클립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발매와 동시에 비디오클립을 통한 프로모션을 끝내 버렸으며, 이는 앨범의 전곡을 온라인에 자신이 직접 무상으로 공개 해 버린 상황이기도 했다. Nepster 사건으로 인해 디지털 미디어에 좀 많이 인색하던 Metallica 였기에 이러한 전곡 공개는 나름 쇼킹한 사건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행보는 신의 한수였다. SNS 라는 새로운 미디어를 타고 어마어마한 이슈 메이킹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퍼주다 싶이 한 이러한 비디오 프로모션은 이 앨범의 가치를 더욱 더 올려 주었다.
– 발표 된 비디오클립 중에서 Murder One 과 ManUNkind 는 유난히도 큰 화제였다. Murder One 은 앨범 발표 1년전에 운명을 달리한 인물이자, Metallica 의 영원한 은사이자 둘도 없는 친구이기도 했던 Motorhead 의 Lemmy 를 추모하는 곡이었고, 그의 인생을 조명한 애니메이션 비디오 클립을 통해 정말 멋지디 멋진 추모를 해 낸 바 있다. ManUNkind 는 블랙메탈 레전드 Mayhem 의 전기 영화로 만들다가 일단 보류 된 상태에 놓였던 Lord Of Chaos 의 영화판에서의 퍼포먼스 장면을 그대로 가져와 제작했고 말이다. 이 두곡은 화제를 불러 일으킬 수 밖에 없었고, 또 그렇게 되었다.
– 앞서 설명한 비디오클립 전곡 공개와 더불어 밴드는 자신들의 모든 앨범들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 풀며 적잖은 화제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밴드는 Nepster 와의 법적 분쟁 이후 인터넷을 이용한 그 어떤 음원 공유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었고, Apple Music 이나 Spotify 와 같은 유료 정액제 스트리밍 서비스에도 전혀 자신들의 곡을 제공치 않았다. 그러나 밴드는 이 앨범의 발표와 더불어 모든 자신들의 앨범들을 유료 정액제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에 공개했고, 이는 Hardwired…To Self-Destruct 의 프로모션에도 적잖은 플러스가 되기도 했다. 여담으로 모든 앨범들이 스트리밍 업체에 공개 된 지 한달도 안되어서 Metallica 는 “메탈 밴드중에서 가장 많은 스트리밍 수를 올린 그룹” 항목을 갱신 해 버리는 괴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 아낌없이 퍼 주는 인상이었지만 앨범 판매고는 매우 좋은 페이스였다. 발매 첫주에 29만여장을 팔았는데, 이는 Metallica 라는 밴드 네임벨류에 매우 형편없이 보이긴 하지만 CD LP 와 같은 피지컬 카피가 매우 안 팔리게 된 지 오래인 2016년의 상황을 감안 해 본다면 이 수치는 매우 선전한 축이기도 하다. 5천장만 팔아도 빌보드 130위권 안에 드는 이 시대에, 첫 주에 10만장 단위면 탑10급 데뷔를 하는 이 시대에 발매 첫 주 29만장은 정말 어마어마한 수치다. 또한 밴드는 한달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50만장의 판매고를 돌파, 골드 레코드를 기록 하기도 한다. 이는 전작 St. Anger 와 Death Magnetic 에 비하면 정말 빠른 페이스 이기도 하다. 앞으로 두고봐야 하겠지만, 쉽사리 앨범차트 상위권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기도 하다.
– 앨범 외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체력 관리를 정말 잘 하고 나온 티가 역력함을 보여준다는 점 또한 빠트려선 곤란하다. 밴드는 앨범 발매전에 메이저 토크쇼 출연 & 라이브와 같은 매스 미디어 홍보를 하였는데, 이 퍼포먼스를 통해 “나이는 더 먹었지만, 연주 실력과 보컬의 짱짱함은 나이먹은 Metallica 시기 중에선 최고” 를 보여주며 밴드의 가치를 더욱 남다르게 만든 바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St. Anger 시절에 보여 주었던 체력 문제로 인한 급격한 라이브 퍼포먼스 능력 저하에서 깨닮은것이 많았나 보다. 그 어떤 때보다 준비를 많이 한 인상이 역력한 새 앨범 라이브 활동을 통해 밴드는 이 앨범의 가치를 극단적으로 끌어 올리고 있다. 라이브 티켓의 가치의 상승은 말 할 것도 없고 말이다.

- Mike Vill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