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enage Time Killers – Greatest Hits Vol.1 (Rise, 2015)

Teenage Time Killers – Greatest Hits Vol.1 (Rise, 2015)

Corrosion Of Conformity 의 초기 하드코어 펑크 시절 라인업으로의 재결성 & 라이브 활동이 길어짐으로 인해 중후기 스토너 메탈 시절의 라인업의 주축이었던 Pepper Keenan 이 본의 아니게 소외 된 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 탈퇴 or 그래도 계속 같이 할 것인가에 대해 내부적인 대화를 나누게 되었던 2014년 초, 바로 이 밴드 Teenage Time Killers 가 탄생했다. COC 의 드러머인 Reed Mullin 과 My Ruin 의 기타리스트 Mick Murphy 가 주축으로 하여 곡을 만들고, 이런저런 밴드들의 보컬리스트를 섭외하여 한곡씩만 녹음하여 내용물을 모으던 스튜디오 세션이었다. 여기에 Foo Fighters 의 리더이자 엄청난 메탈 프로젝트였던 Probot 을 기획하기도 했던 Dave Grohl 이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게스트 보컬들이 Lamb Of God, Sunn O))), Slipknot, Clutch, Alkaline Trio, Bad Religion, Fear, Dead Kennedys, EYEHATEGOD, Goatsnake, Sacred Reich, BL’AST, Municipal Wasted, Prong, Red Fang 등 어마어마한 밴드들의 보컬리스트이 대거 가세를 하였다면? 관심이 아니 갈리가 없을 것이다. 2014년 2월에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Dave Grohl 의 스튜디오 Studio 606 에서 반년만에 만들어졌고, 준 메이저 펑크/하드코어 전문 레이블 Rise Records 을 통해서 7월 31일에 발매 되었다.

초기엔 펑크 / 후기엔 메탈로 변화했던 COC 의 커리어가 꽤 독특하고 음악적으로도 튼실 했었다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 해 보자. 그리고 펑크 & 메탈씬의 수많은 유명 보컬리스트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 했다는 사실과 연결 지어보자. 정말 기대감이 만만치 않게 피어 날 것이다. “펑크와 메탈의 만남은 매우 개성 넘치는 각기 다른 스타일로 행해졌고, 2015년인 지금까지도 너무나도 나이스한 만남” 이라는 공식도 변함 없기에 Teenage Time Killers 의 기대감은 더욱 더 하늘을 찌를 것이다. 그러한 기대만큼 첫 앨범인 Greatest Hits Vol.1 은 (베스트 앨범아님) 뭔가를 보여주는 쾌작이다.

음악적으로는 별 대단한것도, 새로울것도 없다. 80년대 하드코어 & 메탈 크로스오버 공식의 적절한 응용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 재미만큼은 매우 강렬하다. 하드코어 펑크 관점에서의 메탈 사운드 사용적인 재미, 그 반대되는 개념인 메탈 관점에서의 하드코어 펑크 사운드 사용적 재미 모두 가지고 있으며, COC 초기의 일단 휘갈기고 보는 B급 저질 크로스오버 스타일 날것적인 묘미 역시 강렬하다. 80년대 메탈 & 하드코어 펑크 크로스오버 공식을 이것저것 보여주며 올드스쿨 헤비니스 특유의 원시적 재미를 전해주는 가운데, 그 위에 각 유명 밴드 보컬리스트들의 특징이 컬러풀하게 얹혀진다. 밴드의 주축인 Reed Mullin 과 Mick Murphy 는 초빙 보컬리스트들의 80년대 크로스오버 사운드와 초빙된 보컬리스트들의 원래 밴드의 음악적 색채를 절묘하게 섞어내며 감탄을 이끌어 낸다. 80 크로스오버에 둠, 스토너, 슬럿지, 메탈코어, 팝펑크 등 다양한 색채를 적용 해 내는 감각은 꽤나 놀랄만하며, ex-Dead Kennedys 의 보컬 Jello Biafra 라던지 EYEHATEGOD 의 Mike Willams 와 같이 보컬 캐릭터가 매우 강렬한 사람들과의 콜라보에서 그들 특유의 극적 캐릭터를 극대화하는 작곡/연주를 선보이는 점은 너무나도 인상적이다.

준비 기간이 짦아 작곡/연주 스타일이 조금 중복되는 현상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3-4개월의 제작 기간 & 1-2분대의 짦고 굵게 조지는 스타일에서 꽤나 흥미로운 음악적 결론들을 다양하게 내 놓았다는 점을 상기 해 본다면? 이만하면 대만족급이라 할 수 있다. Probot 만큼 딥한 음악적 결과물은 아니겠지만, 월등히 많은 게스트 보컬이 참여하여 만들어진 20여곡의 강렬함은 분명 합격점 이상일 것이다. COC 의 내부 사정이 조금 복잡하게 돌아가서 대화를 나누며 의견 조율의 시간이 길어지자 심심풀이로 한 프로젝트 치고는 화제성과 음악성의 무게가 남다르다. 화제성에 맞춰 흥미롭게, 수많은 아이콘 밴드들의 참여에 맞는 음악적 무게감 역시 즐길 수 있는 나이스한 한장 되겠다. 라이브 스케쥴도 없고, 이 스튜디오 세션이 앞으로 계속 이어 질 지는 미지수지만 “앞으로 계속 했으면” 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묵직히 자리잡는다. 그러한 앨범이다.

- Mike Villains


Hung Out To Dry (feat. Randy Blythe Of Lamb Of G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