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d World – How The Gods Chill (Deathwish INC., 2014)

Cold World – How The Gods Chill (Deathwish INC., 2014)

Biohazard, E.Town Concrete 와 같은 밴드들이 멋진 음악적 커리어를 이끌었다는 점 하나만으로 “랩/힙합과 하드코어의 믹스쳐” 를 이상하게 생각해서는 안되겠지만, Cold World 의 경우는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며 “이상한데…”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야 말았던 밴드다. 이들 역시 랩/힙합과 메탈릭 하드코어의 믹스쳐를 노렸지만, 랩/힙합을 구사하기 위해 리드미컬/그루브한 템포의 하드코어 사운드를 시도했었던 예전의 사례와는 꽤나 달랐다는 점이 바로 그 이질적인 느낌의 근간이 된다. 두 장르를 멋지게 믹스하기 위해선 90 랩/락 공식을 이용해야 했다는 점, 이들 Cold World 는 그 “90 랩/락 믹스쳐 공식” 을 사용하면 (소울/재즈를 기반으로 한) 딥한 비트 및 래핑 플로우를 전혀 이용 할 수 없다라는 점을 깨닮았다는 점 + 자신들은 그 딥함을 추구하고 싶었다는 점 이라는 문제에 봉착했고, 이 두가지를 어찌저찌 잘 섞어 보려는 노력은 꽤나 좌충우돌 돌아가고야 말았다. 이런저런 EP 를 통해 꽤나 주목받고 발표된 대망의 데뷔작 Dedicated To Babies Who Came Feet First (2008) 는 메탈릭 하드코어 언더그라운드에서의 기대감을 제대로 폭발 시키지 못한건 지극히 당연한 결과였다. “Cro-Mags 와 Gang Starr 가 나쁘지 않게 구사되나, 물과 기름의 혼합물 처럼 전혀 섞여대지 않음” 이 바로 그 앨범이었기 때문이다. 잘 섞어 보려고 노력이 없는것도 아니었기에 더더욱 새로운 랩/힙합과 하드코어의 믹스쳐에 대한 한계는 커졌다.

두번째 풀렝스는 무려 6년만에 발표 되었다. 2014년작 How The Gods Chill 이 바로 그 앨범이다. 오래 걸리기는 했으나 Cold World 는 자신들의 음악적 목표의 한계와 돌파구를 모두 발견 한 듯 싶다. 메탈릭 하드코어와 소울/재즈 기반의 얼터너티브 힙합의 믹스쳐는 결론적으로 불가능함을 느꼈다는 점, 이러한 Cold World 만의 음악적 아이덴티티 위기를 어떻게 슬기롭게 해결 할 것인가에 대한 노력이 바로 신작 How The Gods Chill 의 특징이 된다. 별것 아니지만 확실한 해결책이라 할 수 있는 “메탈릭 하드코어는 메탈릭 하드코어 대로 매력을 제대로 구사하고, 힙합적인건 힙합대로 매력을 제대로 구사한다” 라는 이분법적인 구성을 택했다. 자신의 음악 스타일을 자신이 부정하고야 만다는 황당한 결론을 맞이하고야 말았으나, 이 앨범 How The Gods Chill 의 퀄리티는 꽤나 괜찮은 편이오, 90 랩/락 공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랩/락 믹스쳐를 하기 위한 자신들만의 근간을 잘 만들어 냈기에 그렇게까지 조롱적인 시선으로 바라 볼 수 만은 없을 것이다. Madball 로 대표되는 그루브한 메탈릭 하드코어, Cro-Mags 의 Alpha & Omega 앨범으로 대표되는 메탈릭 & 헤비-그루브 & 하드락/헤비메탈적인 바이브의 컬트한 묘미의 리바이블이 꽤나 멋지게 작렬되고 있고, 일전에 딥한 비트/래핑의 하드코어 래퍼인 Sean Price 와 같이 발표한 콜라보 싱글 How The Gods Chill 에서의 방법론을 통한 (소울/재즈 샘플 힙합 비트를 헤비한 “하드코어 반주” 로 구사) 것 역시 꽤 괜찮은 음악적 결론을 내리며 이들이 느리게나마 자신들의 목표에 가까이 가고 있음을 보여주기에 그러하다. 이러한 괜찮은 믹스쳐 곡들의 비율이 너무 적다는 점 + 6년동안 그런걸 발전 시키는 속도가 너무 더뎠다는 점은 소소한 마이너스 요소가 되기도 한다는 점 역시 그냥 지나치긴 그렇고 말이다.

아무도 하지 못한것을 시도하려는 노력은 좋다. 허나 그말은 “현실화 할 수 있는 메뉴얼이나 롤모델이 없다” 와도 이어진다. Cold World 는 데뷔작에서 실패를 하더라도 어찌 나오나 일단 질러 보았고, 거기서 잘 안 된 모양새를 통해 얻은 교훈을 통해 “일단 할 수 있는 능력 내에서 제대로” 를 목표를 잡아 행했고 성공했다. 이들이 원하는 궁극적인 음악적인 목표에 있어서는 약간의 실마리 정도만 회수한 느낌이라 아직 갈길이 멀기는 하다. 허나 확실히 앨범 퀄리티 하나만큼은 좋게 뽑은 앨범이기에, 더 나아가 “이대로 그냥 해도 괜찮겠다” 까지도 생각하게 만드는 앨범이기에 나름 좋은 돌파구가 되었다고 평가해도 괜찮을듯 싶다. 여기서 정체 될 지, 아니면 이들이 원하는 “불가능해 보이는 메탈릭 하드코어 & 랩/힙합 믹스쳐” 를 성공 할 지는 예상하기 힘들다. 허나 어느 쪽이던 기대하게 만든다. 목표가 있고, 한계와 분수를 아는 아티스트의 음반은 언제나 평균 이상의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How The Gods Chill 은 그런 앨범이다.

- Mike Vill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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