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Album Comment] 2014년 8월 19일 발매작들
Bad Case Of Big Mouth – Straight Up Bad Luck (Eulogy)
: 간단히 설명해서 Set Your Goals + Chunk! No, Captain Chunk!. 멜로딕 하드코어틱한 팝펑크에 이런저런 요즘 펑크 키드 특유의 병신력이 가미 된 스타일이라고나 할까? 결론적으로 “괜찮네” 라고 말 할 수 있지만, 디테일하게 보면 이래저래 병신력이 강렬해서 마냥 좋게만은 들을 수 없는 밴드. Victory Records 신예와 같은 음악적 한심함과 뛰어난 장래성의 이율 배반적 믹스의 표본. 그런데 포텐이 터질것 같은 예감이 든다. 눈여겨 봐 둬야지…
Coliseum – S/T (Reissue) (Deathwish INC)
80 하드코어 펑크 + 각종 스트레이트 레트로 락앤롤 (Motorhead 같은것) 의 믹스쳐 대명사 Coliseum 의 셀프타이틀 데뷔 풀렝스 재발매 버전. Deathwish INC. 의 로스터 영입 기념으로 재발매한 느낌이 강하지만, 워낙에 꽤 잘 만들어진 데뷔작이기에 & 재발매 하며 제대로 해 낸 리마스터링과 데모 & 커버 트랙들의 보너스 첨부가 워낙 좋아서 다가오는 이미지는 엄청 좋다. 펑크 & 레트로 록앤롤의 터프함을 너무 많이 거세하여 호불호가 꽤 갈리는 요즘의 행보를 보면 이런 재발매 아주 괜찮은듯.
Diskord – Oscillations (Hellthrasher)
Death, Autopsy, Obituary 와 같은 올드스쿨 데스메탈에 재즈록 퓨전, 엑스페리멘탈리즘, 프로그레시브를 섞고 있는대로 뒤튼 기괴함을 자랑하는 노르웨이 출신의 밴드 Diskord 의 2번째 앨범. 올드스쿨 데스메탈보다 더욱 헤비하고 지저분하게 비트는 재주부터 남다른데, 여기에 매우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기괴한 메탈 퓨전을 더해 더욱 더 사운드를 신선하고 역겹게 만들어 나가고 있다. 올드스쿨 데스메탈 특유의 로우한 역겨움의 지성화, 90년대 중후반 있었던 데스메탈 재즈 퓨전의 폭력화를 동시에 보여주며 두 초기와 중후기의 데스메탈 아젠다의 약점을 기가 막히게 상호보완(?) 하는 재미와 위용이 굉장하다. 데스메탈이 지닌 폭력성과 지성을 매우 뛰어나고 기괴하게 발전 시킨 흙속의 진주 되겠다.
Dragonforce – Maximum Overload (Metal Blade)
“멜로딕 스피드 메탈의 부르탈한 진화의 끝” 을 보여줬던 Dragonforce 의 신작. Helloween 을 3배 속도로 돌리면 나올법한 사운드는 처음에 즐기기엔 매우 재미졌지만, 그게 5장이나 반복 된다면? 자기가 자기 무덤을 파는격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신보는 그 위기에서 벗어난, 의외로 꽤 많이 개선안을 제공한 앨범이다. Helloween 스타일의 브루탈 스피드업 만행은 여전하지만, 90년대 후반-2000년대 중반까지의 모던 익스트림 메탈의 바이브가 적절히 첨가, 멜로딕 스피드 메탈 특유의 정형성에서 벗어나고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사운드를 들려준다. Soilwork, Katatonia, Symphony X, Pain Of Salvation 등 메탈 장르의 혁신을 보여 준 밴드들의 중후반기 작품을 담당한 Jens Bogren 이 프로듀스한 영향이 꽤 크게 느껴지는 한장 되겠다. 여전히 Dragonforce 다운 브루탈함을 즐길 수 있으면서도, Dragonforce 가 지닌 짜증남을 시원스레 해결하는 쾌작. 근데 이것도 일시적일것 같다는 느낌도 꽤나 전해주는 위기의 앨범이기도 하더라는걸 확실히 부정하기 힘들기도…
Extinction A.D. – Plague Prophecy EP (Good Fight)
“This Is Hell 멤버의 새 밴드” 를 프로모션으로 적극 사용하고 있는 밴드. This Is Hell 과 같은 불경스런 올드스쿨 하드코어 펑크와는 전혀 다른, 쓰래쉬 메탈을 시도하고 있다. Exodus 와 같은 타이트하고 멜로딕한 스타일이며, 하드코어 펑크 바닥에서 나온 밴드라 좀 더 펑크적 측면이 강한 사운드가 특징. 단 4곡이고, 밴드만의 오리지널리티는 부족하나 꽤 놀랄만 한 것도 사실. Power Trip 과 같이 “하드코어 바닥에서 등장한 레트로/정통 쓰래셔 등장” 이라는 그림을 그려 나가는 밴드로도 생각하고 앞으로 눈여겨 볼 필요도 있다고 사료된다.
The Gaslight Anthem – Get Hurt (Island)
“Bruce Springsteen 의 영향을 받은 US 펑크록 씬의 반가운 돌연변이” 그 자체로 매우 큰 음악적 평가를 받은 바 있는 The Gaslight Anthem 의 5번째 정규작. 이들하면 생각나는 US 락앤롤 + 80 컬리지락 & 프로토 모던/인디락 + 현대적 아티스틱 어레인지의 뛰어남과는 다른 앨범. 과거 스타일을 버리고, Bruce Springsteen 의 유산 계승도 단절하고, 자신들만의 펑크 기반 기타팝/싱어송라이터형 음악을 시도한다. 결과는 실패. 자신들의 색채로만 앨범을 이끌어 나가려는 목표는 좋지만,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했다. 앨범을 너무 자주 많이 내서 음악적 아이디어 고갈 상태에서 이런 시도를 하는건 말 그대로 “자살행위” 그 자체란 이야기. 좀 더 시간을 들여서 만들며 심사숙고 했어야 했다. 전작 Handwritten 에서 보여진 아이디어 고갈과 성급함은 불씨였고, 이 앨범은 폭발 되겠다. 록스타가 되고 싶어하는 마음 & 그러한 마음을 가질만한 그릇은 되는 밴드지만, 좀 더 자신을 갈고 닦아야만 하다. 프로젝트였던 The Horrible Crow 의 의외의 호평이 독이 된 듯 하다고도 생각된다.
He Is Legend – Heavy Fruit (Tragic Hero)
멜로딕 하드코어, 매스코어, 프록, 락앤롤/하드락을 매우 잘 뒤섞고 2000년대 펑크 키즈 스타일로 매우 상큼(?) 하게 만들어 낸 바 있던 He Is Legend 의 재결성 신작. 초기 2장에서 엄청난 음악적 패기를 보여 주었지만, 그 이후의 행보는 갑자기 펑크 키즈 특유의 깨방정을 벗어나 아티스트로 나아가려는 의식적인 모습은… 영 아니었다. 이번에도 영 아니다. Finch 의 덜 애처로운 버전 정도라고나 할까? 의도적인 발랄함 배제 & 아티스트적 아우라의 의도적 발산은… 주제 넘었다. 전작 It Hates You 보다 조금 더 나은 앨범. 그냥 전설의 데뷔작 I Am Hollywood 를 한번 더 들으는게 이득.
Karma To Burn – Arch Stanton (Deepdive)
베테랑 스토너 메탈러이자, 특이하게 인스트루멘틀리즘으로 승부수를 띄우는 밴드 Karma To Burn 의 6번째 앨범. 초기엔 Queen Of The Stone Age 와 같은 얼터너티브, 싱어 송 라이터형 스토너를 구사했지만, 앨범이 하나 하나 늘어나며 스토너 특유의 퍼즈함을 줄이고, 펑크와 메탈에서나 볼 법한 강렬한 비트 & 에너지 폭발을 주로 하는 밴드로 변화하고 있는데 이 앨범은 그러한 터프한 변화의 정점을 보여주는 앨범이다. 90 스토너 보다는 락킹한 비트를 강조한 모던 헤비니스형 서던락이라던지, Pantera, COC, Motorhead, Zeke 와 같은 프로토 메탈 or 서던 메탈 밴드와 가깝게 되었다. 싸이키델릭하거나 도프/언홀리한 맛은 적지만, 강렬한 비트와 그루브/스트레이함은 그 아쉬움을 충분히 메꾼다. 스토너 메탈러 보다는, Motorhead 의 모던 헤비니스 버전으로 이해하는게 어울릴듯. 나이스한 변신의 완성을 통한 완벽한 차별화의 성공 되겠다.
King 810 – Memoirs of a Murderer (Roadrunner)
망해가는 명가 로드러너와 계약한 신예 메탈-하드코어 믹스쳐 밴드의 신작/레이블 데뷔작. Emmure 와 Chimaira 를 믹스 시킨 간지나는 스트리트 갱 헤비니스 밴드. 무대위에 스트리트 갱 + 기관총 무장을 시킨 백댄서(?) 스러운 멤버들을 배치하며 그 이미지를 나름 멋지게 만들고 있는 중인데… 음악은 “딱 예상대로다” 정도인게 문제. “Emmure 가 훨씬 제대로네” 라는 말이 나오는 앨범이라고만 언급 하겠다. 혹은 Disturbed 가 Emmure 를 어설프게 흉내 내는구나 정도? “자봐라내가이렇게화가났다” 식의 중2병 보컬 스타일은 엄청 웃긴다. 악의적인 시선을 가지고 즐기는 재미가 꽤 있는것도 이 앨범의 장점이라면 장점이겠지요.
Midnight – No Mercy For Mayhem (Hells Headbangers)
이런저런 블랙메탈 밴드들이 많이 써먹은 “Venom 을 근간으로 한 7-80 레트로 메탈을 이용한 블랙메탈” 을 추구하는 밴드이자, 2011년 첫 풀렝스 앨범 Satanic Royalty 로 메탈 언더그라운드를 뒤 흔들어 버리며 아이콘 화 된 Midnight 의 신작. 사타닉한 테마를 지닌 메탈에 어울리는 브레이크 없는 공격성이 더욱 강해진 앨범으로 Venom 의 유치함을 극단화 한 앨범으로도 설명 가능하다. 그래서인가? 사타닉한 파괴감은 더욱 강해졌으나, Satanic Royalty 가 지닌 올드 메탈/하드락적인 아기자기함 & 다양한 스타일에서 비롯되는 다채로운 레트로 상차림적 재미는 빵점이 되었다. 일장일단적인 앨범이지만, Satanic Royalty 가 차지하는 명성이 어마어마 하기에 “좀 별로네” 라고 말 할 수 밖에 없는 앨범.
Pallbearer – Foundations Of Burden (Profound Lore)
Deafheaven, Tombs 의 슬럿지 버전, 즉 “힙스터 둠/슬럿지 메탈” 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Pallbearer 의 신작. 데뷔작 Sorrow and Extinction (2012) 의 어마어마한 호평 덕택에 기대감이 엄청 증폭, 기대치가 너무나도 높아진 앨범이기도 하다. 그 높은 기대치에는 약간 모자르지만, 여전히 위력적인 앨범으로 포스트 메탈적인 슬로우 스타터평 곡 빌드업, 그에 걸맞는 감동적 엑스페리멘탈리즘의 장대한 스케일 폭발의 위용, 추상적인 표현 뿐만 아니라 캐치한 표현에 대한 비중과 구사의 무게감 주기 등 아트함과 엔테테인트함의 밸런스를 잘 맞추고 있기도 하다. Neurosis 의 신세대 버전, Agalloch 과 묘한 라이벌리를 강조하면서도 좀 더 모던한 감각을 뽐내는 이들만의 타고난 번뜩임도 여전하며, 크지는 않지만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앨범으로 받아 들이면 될 듯.
Punch – They Don’t Have To Believe (Deathwish)
Trash Talk, Extortion, Retox, Ceremony 와 같은 패스트코어 뉴웨이브 밴드이자, 나름 2세대, 최고의 후발 인기주자인 Punch 의 새 앨범. Black Flag, Bad Brains 와 같은 초격렬 하드코어의 본질추구 & 이를 극단적으로 발전 시킨 패스트코어 스타일을 동시에 계승하려는 야심을 지녔지만, 이 두가지를 모두 구사하고 공존 시키는데에서 생각보다 (=인기/명성보다) 꽤 아니었던 예전 작품들의 단점을 잘 해결하고 있는 앨범이다. 미드/슬로우 올드스쿨 펑크와 극단적인 패스트코어를 한곡에 때려 박고 이 두개를 엉성히 와리가리 하던 과거와는 달리, 딱딱 나눠서 각각의 시대상/스타일이 빛을 내게 만들고 있는것이 신보의 특징. 이들이 지닌 명성과 인기에 어울리는 앨범이 드디어 나왔다로 간단히 설명이 가능하겠다.
Six String Slaughter – Born Unspoiled (HPGD)
두장의 EP 로 워밍업을 하고 본작을 통해 풀렝스 데뷔를 한 덴마크 출신의 3인조 데스/스래셔. The Haunted, Hatesphere 로 대표되는 모던 데스/쓰래쉬 스타일을 근간으로, 그루브 메탈, 데스메탈을 적절히 섞어댄다. 곡 전개부터 연주 패턴 등 모든 스타일이 너무 예상대로 전개되는, 과거에 꽤 많이 들어 본 스타일로 그다지 좋은 점수는 좋기 힘들다. 허나 그 한계성 안에서도 앨범을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이끌어 나가고 있는 장점도 보여준다. 신선한 요소는 없으나 스피드, 그루브, 리드믹함, 브루탈함, 쫄깃한 리프, 화려한 솔로잉 등 구색 만큼은 끝내준다. The Haunted, Hatesphere 를 아직도 좋아한다면 꽤 오랫동안 플레이어에서 돌아 댈 쾌작 정도는 될 것이다.
Trioscapes – Digital Dream Sequence (Metal Blade)
Between The Buried And Me 멤버들의 재즈 프로젝트로 상큼한(?) 충격을 주었던 프로젝트 밴드의 2번째 정규작. 베이스-섹소폰-드럼의 3인조 라인업은 여전하며, BTBAM 처럼 극단적으로 헤비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복잡하고 현란한 테크닉을 있는 힘껏 발휘하는 “BTBAM 멤버의 프로젝트 밴드 다운” 재즈 음악을 구사한다. 재즈라는 음악이 연주적으로, 음악 학문적으로 발전한 것이 훗날 수많은 연주 테크닉 중시 음악에 전해졌다면, 이 밴드는 그렇게 얻은 테크니컬을 다시 재즈에 옳겨 심는 역발상적인 것을 시도한다. 사운드적으로는 재즈라는 장르에 매우 충실하지만, 연주 테크닉/템포/현란함에 있어서는 프로그레시브 익스트림 메탈에서나 볼 법한 손놀림 & 편집증적인 템포 주무르기를 마구 행한다. 귀는 편하되 두뇌는 지끈거리는, 그렇지만 꽤 재미진 앨범이다. 연주 테크닉적인 깊이도 있지만, 엔터테인먼트로써의 재미도 꽤 강한 의외의 앨범이라 평가를 높게 해 줄 수 밖에 없게 만들기도.
- Mike Vill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