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ip H. Anselmo & The Illegals – Walk Through Exits Only (Housecore, 2013)

Philip H. Anselmo & The Illegals – Walk Through Exits Only (Housecore, 2013)

Philip Anselmo 가 쉬지않고 다작을 하는 성격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앨범은 “컴백” 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정도로 꽤 오랫만이다. Pantera 의 해산 이후 Superjoint Ritual 을 비롯하여 많은 프로젝트 밴드에 왕성한 활동을 보였지만, Pantera 의 기타리스트 Dimebag Darrel 이 비극적으로 불의의 객이 되었고, Pantera 해산과 동시에 그에게 엄청난 분노와 비난을 보였던 Phil 은 자신 때문에 Dimebag 이 그리 된 것 같다며 엄청나게 자책하는 모습을 보였고 (Dimebag 의 죽음이 있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발표한 비디오에서 오열하고 자책하는 그의 모습은 그당시 엄청난 충격과 화제였었기도…), 그 때문인지 몰라도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칩거 생활에 들어갔었다. 그의 오랜 친구이자 Crowbar 의 기타리스트, Phil 과 함께 프로젝트 밴드 Down 을 하기도 했던 Kirk Windstein 이 그를 추스려 주는 한편, 다시금 Down 활동을 권유하며 그를 계속 음악활동에 매진하게 하게 했지만, 분명히 Phil 은 그동안의 행보와는 정반대적인, 조용한 활동만을 걸어왔다. 그리고 2012년 말, 그는 솔로 앨범을 준비중에 있다는 빅뉴스를 날렸고, 2013년 초에는 자신이 경영하는 메탈 레이블 Housecore Records 의 실력파 쓰래셔 Warbeast 와의 스플릿 EP 앨범 War Of The Gargantuas 로 일종의 예고편을 날렸다. 그리고 몇달이 지난 2013년 7월에 첫 솔로작 Walk Through Exits Only 을 발표한다.

Walk Through Exits Only 는 “컴백” 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정도로 본격적이다. Phil 이 많은 프로젝트 밴드를 하기는 했지만, 본격적으로 공을 들이고 퀄리티가 나온 밴드들은 Down 과 Superjoint Ritual 정도라고 할 수 있는데, 그의 이름을 내 건 솔로 밴드인 Philip H. Anselmo & The Illegals 라는 이름으로 발표 된 본작도 그러한 앨범이다. Walk Through Exits Only 는 Pantera 의 그럴싸한 자기복제와 어레인지라고 심플하게 정의가 가능한 앨범이다. Pantera 의 앨범인 The Great Southern Trendkill (1996) 앨범이 지닌 요소들 중 한가지인 과격한 혼돈감과 질주감을 다시 끄집어 내고 있으며, Pantera 와 Down 의 블루지한 필은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으며 Superjoint Ritual 의 스트레이트함을 좀 더 시원하게 추구하고 있기도 하다. Phil 이 지닌 다양한 스타일을 지루하지 않게 긍정적으로 잘 부활 시키고 있으며, 그의 걸쭉하고도 공격적인 보이스 컬러 역시 다시금 빛과 불을 내뿜고 있다.

일단 방향은 좋다. 허나 결과물은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긍정적인 부분은 “역시 Phil 이다” 라는 말을 끌어 낼 정도로 그만의 보이스 컬러와 파워가 그의 커리어에 이어지면서도 강한 개성을 지닌 새로운 사운드와 잘 어우러진다는 점, 그리고 유난히 강조되는 혼돈감 넘치는 구성은 2000년대 헤비니스의 한 획을 그은 케이오틱 하드코어, 매쓰코어, 익스트림 프록 메탈에 대한 긍정적인 리액션으로 이야기 할 수 있을 정도로 꽤나 괜찮다는 점이다. 허나 이러한 혼돈미학적 구성은 Phil 다우면서도, Phil 답지 않은 컬러로도 이어지는 양날의 검적인 부분이기도 하다는 점도 중요하다. 그리고 이것은 단점이 된다. 혼돈미 넘치는 구성은 Phil 의 보컬톤과 스타일이 꽤 잘 어울리지만, Phil 이 예전부터 부정하기 힘들었던 “뛰어난 퍼포머로써의 재능에 비해 떨어지는 음악적 영감과 재능” 을 무마하기 위한 아웅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기에 그러하다. 허나 분명한 것은 홀로서기에 있어서, 컴백에 있어서는 꽤나 합격점이라는 사실이 더욱 빛난다는 점이다. 수많은 장르가 등장하고 변화하는 2010년대에 아직까지도 먹어주는 메탈 보이스를 날려주는것만 하더라도 어딘가? 차기작이 꽤 걱정 되기는 하지만, 일단은 합격점 이상이다. Phil 의 보컬 파워 하나만으로도 먹고 들어가는 앨범으로 여전히 브랜드 파워 있음을 증명하는 그 되겠다.

- Mike Vill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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