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droids – Celebration Rock (Polyvinyl, 2012)

Japandroids – Celebration Rock (Polyvinyl, 2012)

2006년 캐나다 브리티쉬 콜롬비아의 빅토리아 대학교에서 만난 Brain King 과 David Prowse 가 만나서 만들어진 2인조 밴드인 Japandroids 는 두장의 EP, 두장의 정규, 두장의 EP 를 모은 컴필레이션 앨범만으로 “2010년대의 클래식” 으로 평가 받고야 말았다. 음악 좀 부산스레 찾아듣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러한 찾아서 듣는 것들이 과한 디깅으로 인해 탄생 된 평론문화 중심의 긱 (Geek) 스런 리뷰 사이트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더더욱 그들의 위상이 얼마나 큰지 이미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좀 더 중요한 사실은 Japandroids 는 그러한 긱/힙스터 뿐만 아니라, 펑크 키즈나 메탈헤드적인 종이 다른 리스너들 조차 귀를 잡아끄는 굉장한 마력을 가지고 있는 밴드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물론 Japandroids 는 핏, 슬램, 모쉬, 해드뱅과는 거리가 먼 있는척 하는 락 밴드고, 그래도 될 만큼 뭔가 대단한 것을 확실히 가진 밴드이며, 그로 인한 음지의 녀석들과의 거리가 꽤나 확실한 밴드인데도 말이다.

발표한 앨범의 장수도 적고, 스타일도 그다지 큰 변화가 없고, 모두 뛰어나기에 어떤 앨범부터 접근하던지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개중에서 하나를 집어 본다면 작년인 2012년에 굉장한 반응을 여기저기에서 얻어냈고, 차트 성적도 생각보다 매우 비범했던 (발매 첫주에 빌보드 앨범차트 37위로 데뷔했다) 2번째 앨범인 Celebration Rock 이 아닐까 한다. 무엇보다 이들과 이 앨범이 대단하다고 느껴지게 만드는 점은 불가능에 가까운 레벨로 매우 다양한 사운드의 시대상 및 다양한 장르 나열과 정리가 매우 멋지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의 결성 동기가 아는 사람만 아는 정도의 컬트한 60년대의 개러지/프로토 펑크락 밴드 The Sonics 의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 해 보는 정도였을 정도인 만큼, 개러지 락 사운드가 주된 뼈대로 존재하고 멋진 사운드를 전개 해 나가고 있지만, 이들은 그저 개러지 락으로 끝나지 않는, 엄청나게 다양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의도적으로 행한 앰프의 출력한계 돌파성의 헤비함과 퍼즈한 질감의 매력은 개러지를 넘어서 Deep Purple 이나 Black Sabbath 로 대표되는 60년대 헤비락의 그것과 그 시점부터 수없이 발전되며 탄생 된 다양한 장르들인 퍼즈톤의 인디락, 그런지/얼터너티브, 둠/드론, 포스트 메탈, 이모코어/포스트 하드코어 등 다양한 느낌을 전해준다. 또한 개러지 밴드의 형태를 가지고 있에도 불구하고 60년대의 파워팝, 70년대 팝적인 펑크락 (=Ramones 스타일) 과 약간의 아트펑크 센스 (= Television), 80년대 뉴웨이브 스타일의 캐치함, 90년대 메이저 팝펑크까지 시대상과 스타일의 모든것을 나열하고 정리하는 느낌의 장르적 스타일 추구와 그에 합당한 송라이팅/연주의 실력 & 센스 발휘도 엄청난 수준으로 전개되고 있고, 그로 인해 더욱 더 이 밴드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감은 증폭된다. 그리고 단순하게 정의 할 수 없는 밴드라는 사실에서 비롯되는 신선함을 청자에게 전해준다. 아무리 색안경을 끼고 접근해도 귀가 솔깃 해 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앨범은 처음부터 끝까지 빠른 페이스로 쉴 새 없이 에너지를 분출 해 대며 파괴적인 쾌감분출에도 매우 부지런한데, 이는 학자적인 태도의 탐구성 밴드라는 최종결과와 충돌하며 더더욱 기분좋은 의문감을 더해간다. 한마디로 힙스터 취향이면서, 매우 비-힙스터적인 펑크/메탈 밴드로의 이중적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매우 괴상하고도 재밌게 말이다.

파워풀한 에너지를 지닌 개러지/노이즈락 듀오? 글쎄다. 그정도로 끝날 수 있을까? The Stooges 의 2000년대 힙스터화, Ramones 의 2000년대식 재해석, The Jesus And Mary Chains 의 US 펑크/하드코어적인 어레인지로의 뒤틀기, Deep Purple/Boris/Turbonegro 의 모던/인디락화, Isis/Pelican 사운드에 대해 날리는 매우 역동적인 카운터블로우, 아닌듯 하면서도 그럴싸한 Fugazi/Quicksand 의 후예, 90년대 메이저 기획상품 팝펑크의 가장 그럴싸한 개혁안, 6-70년대에 존재했던 프로토 펑크의 성공적 진화 혹은 돌연변이화, 60년대 있었던 다양한 헤비록의 락앤롤 거세화와 동시에 행해진 모던화, 70년대 뉴욕 펑크의 다이하드한 노선과 힙한 노선의 듀얼코어형 발전 사례 등 매우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고 말해야만 옳지 않을까 싶다. 디깅하는 맛이 굉장한 다양함이 있지만, 그러한 꼰대 분석 필요없이 몸을 날려대고 머리를 흔들고 몸을 던져대며 흥겹게 즐겨대기 쉬운 굉장한 역동성과 파퓰러한 흡인성도 굉장하다는 점 역시 이 앨범의 또 다른 미덕이고, 절대로 빠질 수 없는 이들의 장점이라고 말하고 싶다. 락에 대한 진지한 학구적 태도는 언제나처럼 락이 지닌 “아무 생각없이 몸을 흔들어 제끼게 만드는 선동적 즐김의 부족” 을 낳고야 말았는데, Japandroids 는 그러한 문제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고, 매우 모범적인 돌파구를 마련했다. 특히 이 앨범 Celebration Rock 에서 보여지는 전작보다 더 강한 파퓰러한 코드와 그를 바탕으로 하는 역동적인 에너지 표출의 강세는 특히나 돋보인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방구석 락 탐구 인종은 물론이거니와 핏 매니아들 모두를 만족 시킬 다양한 껀수를 꽤나 즐거웁고 흥미롭게 만들어 준다는 점이다. 이 앨범의 가장 인상적이며 뛰어난 점은 그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조금은 아쉬운 부분도 있다. 60년대부터 2012년까지의 시대상 안이 다양한 장르들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사운드적 효과에 비해서 송라이팅 수준은 꽤나 부족한 느낌이 있는데, 이는 개인적 취향차를 넘을 정도로 꽤나 거슬리고도 아쉽게 다가오고야 만다. 본질적으로 펑크적 에너지를 지닌 기타팝 밴드임에도 불구하고, 보컬라인 제조의 허술함은 꽤나 밴드의 좋은 이미지를 깎아 먹을만 하다. 밴드의 본질이 개러지 락앤롤러이고, 그 장르가 심플함이 미덕이기는 하며, 나름 레트로 뼈대를 잘 살리고 있지만 다양한 시대상과 그 시대상 안의 다양한 장르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이들의 음악적 센스에는 어울리지 않는 보컬 라인 제조의 허접함은 꽤나 미스라고 생각된다. 관점의 차이에 의한 약점으로 넘어 갈 법 하면서도, 절대로 그냥 넘어갈 부분이 아닌 약점이라고 지적하고 싶다. 기본중의 기본적인 부분에서 허세를 좀 부리는것도 사실은 사실인듯. 허나 분명한 것은 이제 두번째 밴드라는 점과, 매우 빠르게 “2010년대 클래식 락” 부분에 오를 정도의 설득력은 충분 하다는 점이다. 그것은 부정하지 않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게시판과 덧글란에서 만들어지는 패거리와, 공연장과 핏에서 만들어지는 패거리 모두가 흥미롭게 즐길만한 껀수가 많다는 점을 한번 더 강조하고 싶다. 이 앨범이 이 사이트에 어울리지는 않지만, 찬사를 날리며 “여러분들도 들어보세요” 할 정도의 부산을 떨게끔 만드는 위대함이기 때문이다. 난 무엇보다 그 점을 Japandroids 와 Celebration Rock 의 앨범의 최고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 Mike Villain


The House That Heaven Buil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