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s Series #02] Deathcore

[Villains Series #02] Deathcore

[데스코어란 무엇인가]
– 2000년대 들어와 폭발한 밀레니엄 메탈의 열기가 어느정도 식자마자 바로 치고 들어오며 현재 엄청난 대세로 자리매김한 장르가 하나 있다. 바로 데스코어다. 데스코어는 간단하게 보면 데스메탈과 하드코어가 믹스 된 익스트림 메탈/하드코어 사운드의 새로운 옆가지 장르이자 스타일로써 이야기 할 수 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단순한 합성어로 보기에는 상당히 복잡한 음악적, 사상적, 비즈니스/상업적, 지역적 특색이 꽤나 매니악한 레벨로 자리잡고 있는 만만치 않는 장르이기도 하다. 빌리언즈 시리즈 두번째 시간은 바로 이 데스코어라는 장르에 대해 만만치 않은 분위기의 썰을 모두 풀어 보고자 한다.

[음악적 특색]
– 데스메탈과 하드코어와의 합체? 이 두가지 장르안에도 수많은 서브 장르/스타일이 존재하듯이 데스코어 역시 꽤나 다양한 배합 공식이 들어있다. 하지만 메탈코어 보다 좀 더 빠르고 간편하게 이해 하기는 쉬운 편인데 그 이유는 타 메탈/하드코어 믹스 공식에 비해 데스코어는 배합 공식의 폭이 나름 적기 때문이다. 데스코어의 공식은 묵직한 헤비함, 낮은 기타톤, 브루탈한 성향, 뻑뻑한 구성미와 초인적인 테크닉으로 대표되는 미국 데스메탈, 그리고 NYHC 스타일을 뿌리로 하여 헤비한 파워업 or 메탈적 헤비함의 도입을 통해 발전 된 모쉬코어/빗다운 타일의 메탈코어와의 만남이 주 공식이자 대부분의 경우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겠다. 간단하게 Death / Suffocation/ Cannibal Corpse + Earth Crisis / Hatebreed / Hoods 와의 만남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데스메탈 코드는 주로 미국 데스메탈을 사용하는 편이지만, 올드스쿨 스칸디나비아 데스메탈 / 초기 멜로딕 데스메탈 or 블랙메탈 / 데스 앤 롤 스타일을 사용하는 밴드들도 만만찮게 존재하는 편이기도 하다. 또한 간간히 모쉬코어/빗다운스타일에 데스메탈적 브루탈리즘을 적절한 타이밍에 끼워 넣는 밴드도 존재하기도 하고, 그라인드코어적인 접근법의 밴드도 존재한다. (그라인드코어적인 접근법은 데스코어 보다는 그냥 새로운 그라인드코어로 보는 편이다.) 이러한 밴드들에 논란이 좀 있기는 하지만, 서양 사회 특유의 “한 밴드를 하나의 장르로써 인식하지 않고 두세가지 장르로도 이해하고 이야기 한다” 를 근간으로 이렇게도 부르고 저렇게도 부르면서 스무쓰하게 넘어가고 있는 편이다.

[하드코어씬 에서의 파생장르로 주로 보는 동시에, 메탈 서브장르로도 바라 볼 것]
– 이러한 음악적 융합을 시도한 근원지와 주동자들은 하드코어씬의 10-20대 크루들이자 90년대 말-2000년대 들어와 메탈에 심취하기 시작한 젊고 어린 메탈 헤드들이었다. 하드코어에 빠져 있다가 메탈을 듣게 된 경우, 메탈을 듣다가 하드코어에도 빠지게 된 경우, 애초에 둘 다 듣던 부류의 젊은 친구들은 2000년대 들어서 본격적으로 폭발한 밀레니엄 메탈 시대의 특징 중 하나인 메탈과 하드코어의 경계선 없는 분위기를 타고서 더더욱 하드코어와 메탈과의 차별성을 두지 않기에 이르른다. 이러한 분위기는 하드코어와 메탈의 극단적인 충돌인 데스코어가 만들어 지는건 시간 문제였다. 그냥 시간이 지나자 마자 하드코어와 데스메탈을 동시에 구사하는 젊은 밴드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이는 데스코어의 진정한 시작이 되었다.

[본격적 등장은 2000년 중후반 들어서]
– 본격적 등장은 Killswitch Engage, Shadows Fall, Lamb Of God, Hatebreed 와 같은 밴드들이 새로운 메탈/하드코어 밀레니엄을 열고, 메탈과 하드코어의 음악적/문화적 경계점이 시원스레 없어진 2000년 중후반에 접어 들면서 부터라 할 수 있다. 그때에는 메탈코어 정도로만 인식 되었지만, 보편적인 메탈코어 보다 과격한 데스메탈적 브루탈리즘을 추구하는 밴드들이 존재하며 심상찮은 분위기를 잡아 놨으며 (The Acacia Strain, The Red Chord 같은 밴드들), 본격적인 데스메탈 부르탈리즘/테크닉을 펼치면서 하드코어 그루브/빗다운을 만만찮게 구사하는 밴드들인 Despised Icon, Ion Dissonance 같은 밴드들이 등장하며 역시 그 열기에 불을 지폈으며, 자비를 들여서 만든 100% 인디팬던트 레코드로 유통과 홍보에 엄청난 불리함을 지니고 있지만 너무나도 빠르게 엄청난 판매고를 올린 신예 밴드 Job For A Cowboy 의 데뷔 EP Doom 이 컬트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본격적인 시대를 열었다. Doom 의 강력한 성공으로 데스코어가 젊은 친구들 사이의 가장 핫 한 헤비 장르라는 것을 파악한 메탈/하드코어 레이블들은 유례 없을 정도의 빠른 움직임으로 인한 로스터 확보 – 음반 발매 – 부지런한 프로모와 유명 메탈/하드코어 밴드들의 오프닝 액터로의 기용하여 앨범 발매를 하였고, 정말 놀랍게도 1-2집 정도만의 릴리즈로 빌보드 앨범차트 상위권 포지션 점령이라는 말도 안되는 결과를 낳으며 매우 빠르게 대세 장르로 자리 매김하는데 성공한다. 무엇보다 빠른 화제, 로스터 기용, 놀라울 정도의 상업적 결과 창출은 지금까지의 모든 헤비 음악의 전례를 따져 보더라도 놀랄 수 밖에 없는 빠르고 강력한 결과라는 점은 매우 의미 있겠다.

[10여년의 시간을 통해 천천히 완성 된 진정한 메탈/하드코어 서브장르]
– 이러한 데스코어의 등장은 근본없이 단숨에 탄생 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10여년간의 탄탄한 음악적 움직임속에서 탄생 된 뼈대있는 장르라는 사실과도 이어진다. 90년대 초중반 등장한 하드코어 밴드들이자 쓰래쉬/데스메탈적인 헤비함을 하드코어에 도입한 첫번째 사례들인 Earth Crisis, Merauder 의 등장과 그러한 스타일의 발전에서 가장 크게 성공한 밴드인 Hatebreed 의 쐐기 박기로 인한 하드코어의 메탈적 헤비함 추구의 추진력은 더더욱 데스코어라는 장르가 아니 등장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렇게 하드코어를 시작으로 헤비하게 발전하여 데스코어까지 온 밴드인 The Acasia Strain 같은 밴드의 존재는 확실하게 데스코어가 뼈대가 있는 장르임을 증명하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의외의 엄청난 상업성!]
– Job For A Cowboy 의 자주 제작 EP 가 유통과 홍보의 한계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빠르게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으며, 그런 낌새를 캐치한 이런 저런 레이블들이 인기 신예들을 빠르게 로스터에 포함하고 앨범을 내자마자 모두가 놀라는 상업적 결과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 결과물들은 10-20대의 열광이 있어도 달성하기 힘든 것들이기도 했다. 이는 빌보드 앨범차트를 확인하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세계적인 앨범 판매고의 대폭 저하와 팝 가수들의 등장수 감소, 그에 대한 반작용이자 빈자리를 대시하는 다양한 특정 장르 음악의 차트 진입이라는 빈틈이 있었다지만, 이렇게 강력한 사운드의 음악이 빌보드 나름 중위권에 등장한 것은 정말 의외였다. 대표적인 예로는 다음과 같다.

Job For A Cowboy – Genesis (54위 / 첫 풀렝스 / 2007년)
Suicide Silence – The Black Crown (28위 / 2011년)
Bring Me The Horizon – There Is a Hell, Believe Me I’ve Seen It. There Is a Heaven, Let’s Keep It a Secret (17위 / 2010년)
Whitechapel – S/T (47위 / 2012년)
Impending Doom – Baptized In Filth (98위 / 2012년)

[애들이나 좋아하는, 지나치게 셀아웃 장르라는 비아냥도 존재]
– 데스코어의 주 고객층/지지층은 10-20대 어린 친구들이며, 이로 인한 비아냥, 비아냥을 살 만한 약점 또한 만만찮게 존재 한다는 점도 존재하다. 데스코어라는 장르가 지난 10여년간의 하드코어 및 데스메탈의 내실 있는 발전상을 근간으로 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어린 친구들의 강력한 지지는 그저 자신들이 좋아하는 데스코어 밴드들에게만 집중 된 채, 인플런스를 제공한 과거의 밴드들에 대해서 무관심으로 일관 하였다. 이는 “과거의 음악적 유산을 통해서 발전한 예가 많으며, 그에 대한 존경과 학습이 매우 당연한 미덕인” 메탈/하드코어 올드비들의 엄청난 비난을 이끌어 내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데스코어는 분명 그들만의 리그였다.

그러한 비난이 등장하는 가운데 몇몇 데스코어 밴드들은 자신들의 음악적 근간을 능욕하고도 남을 “자기적인 해석 – 10/20대 취향적인 해석” 이라는 우를 저지렀으며 (예: Bring Me The Horizon, Suicide Silence) 이러한 밴드들의 당연할 정도의 유난한 인기는 더더욱 비난의 열기를 더 할 뿐이었다. 자기식대로의 해석과 맹목적인 추종은 Finch, The Used, My Chemical Romance 와 같은 밴드들을 좋아하던 애들의 난리법석과 같은 문제라고 할 수 있으며, 무려 그런 음악을 즐기다가 싫증난 그 쪽 아이들의 유입으로 인한 경우가 많기도 하다. 이로 인한 반감 역시 만만치 않은 편이다.

그밖에 음악적 비난 거리도 존재한다. 그라인드 리프, 블라스트 비트, 그로울링 보컬을 하지만 매우 재미없게 꼴리는대로 예상대로 베끼는 수준 정도로 끝낸다는 점이다. 데스코어의 엄청난 열기에 비해 음악적으로는 절대 부족한 인상임을 애써 지우기는 너무 힘들기도 하다는 단점은 데스코어 비난의 가장 큰 약점이라 할 수 있겠다.

[빠르게 음악적 약점을 처리하다!]
– 앞서 말한 단점은 놀랍게도 빠른 시간에 해결이 났다는 사실 또한 버젓이 존재한다. 자기가 좋아하던 밴드만 듣던 10-20대 친구들은 공연보러 가서는 같이 투어하는 밴드이자, 데스코어 밴드들에게 있어서 큰 인플러스를 준 밴드들의 공연을 보게 되는데 이는 자연스럽게 그러한 선배 데스메탈, 하드코어 밴드들에 대한 관심과 디깅, 음반 구입으로도 이어졌다. 이렇게 새로운 어린 팬들을 가장 많이 끌어 들이는데 성공한 밴드는 Cannibal Corpse 였다. 데스코어 팬들의 주목과 호응이 있은 후의 그들의 앨범차트 성적은 너무나도 놀랄 정도의 기록을 기록하게 된다. 또한 이렇게 패키지 투어 및 홍보를 가장 열심히, 그리고 효과적으로 한 바 있는 레이블인 Metal Blade 를 주목 할 필요가 있다. 다른 레이블도 그렇지만, 이들만큼 강력하게 신 로스터 (데스코어) 및 구 로스터 (데스메탈 베테랑) 모두 윈윈 효과를 낳은 예는 없었다는 점, 중요 하겠다.

그 뿐만 아니라, 앞서서 설명한 “자기 멋대로 데스코어를 한 밴드들” 과 “뻔한 데스메탈 클리셰를 남발하던” 밴드들이 음악적 갱생을 빠르게 해 나갔다는 점도 있다. 이래저래 음악적으로 지적되던 밴드들은 발표 앨범 숫자가 하나하나 쌓으면서 자신드만의 음악적 발전을 일구었으며, 그들을 달갑게 여기지 않은 모든 이들의 생각을 바꾸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좀 많이 까칠한 메탈 언론들에게서 호평을 얻어 내는데에는 분명히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중 최고의 성공을 낳은 밴드는 Suicide Silence 다.) 그리고 그러한 흐름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앞으로는?]
– 일단 시즌 1 이 끝난 느낌이랄까나? 데스코어는 이미 한바탕 할 걸 다 한 느낌이다. 소란스런 등장, 음악적 약점 탄생, 음악적 약점 완벽 보완, 상업적 대박 쟁취, 메탈/하드코어씬의 완벽한 정착이 이미 다 이루어진 상태다. 앞으로 발생 할 수 있는 것은 탈-데스코어화로 인한 발전 or 변절, 타 장르와의 믹스쳐, 반복적인 자기복제로 인한 지루함, 반복적인 자기복제에도 불구하고 매 앨범마다 다르고 괜찮은 결론 창출 등의 시즌 2 가 예상되며, Bring Me The Horizon (얘네는 실패한듯) 과 Suicide Silence (얘네는 성공한듯) 이 이미 복선을 까는 중이다. 워낙에 음악적 폭이 좁기에 대충 예상한 방향성에 이은 음악적 결론들이 그다지 신통치는 않은 예정이며, 현상유지만 해도 대단하지 않나 싶다. 또한 현재의 거의 모든 레이블들이 데스코어의 움직임 보다는 스토너/슬럿지의 새로운 바람에 신경을 쓰는 중이다. 아마도 레이블 역시 새로운 팬들은 늘지는 않아도, 놓치지는 않는 현상유지 스타일의 프로모션과 푸쉬를 이어 갈 듯 보인다.

[즉석 데스코어 베스트 탑10]
10. Despised Icon – The Healing Process (2005, Century Media)

– 브루탈리즘이 극에 달한 테크니컬 데스메탈을 중심으로 하드코어 그루브와 빗다운을 적재적소에 구사하는 스타일의 밴드로, 무엇보다 가장 과격하고 텁텁하고 뻣뻣하며 과격 테크닉이 극에 달한 밴드 Despised Icon 의 두번째 풀렝스 앨범이다. 자신들이 추구하는 뻣뻣한 테크닉 지향주의가 제대로 발동 걸린 앨범이자, 그나마 가장 다양한 패턴을 선보이는 앨범이기도 하다. 브루탈 데스메탈을 근간으로 한 극단적인 취향을 맛보고 싶다면, 이런저런 밴드가 있겠지만 그래도 이 친구들이 가장 테크닉적으로, 연주적으로도, 듣는 재미가 그나마 존재하는 점에서도 가장 뛰어나며, 그러한 스타일을 사람들에게 인식 시킨 첫 이정표적인 앨범인 본작은 가치가 매우 높다. 극단적인 맛을 원한다면 이 앨범부터 도전 하도록.
[듣기] Silver Plated Advocate

9. Earth Crisis – Destroy The Machines (1995, Victory)

– 엄밀히 말한다면 하드코어/메탈코어겠지만, 이 밴드의 이 앨범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데스코어는 분명 몇년 뒤에 나왔을 것이다. 하드코어 역사상 처음으로 헤비한 사운드의 데스메탈 다운튜닝의 도입, 전체적인 분위기는 아니지만 간간히 터져 나오는 익스트림 메탈 스타일의 과격하고도 스피디함 리프 갈김과 블라스트/더블 베이스 드럼 운용등은 분명 데스코어가 탄생하는데 아주 큰 근간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이 앨범을 근간으로 다양한 메탈코어가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그 중 데스코어에 나름 큰 힌트를 준 유러피언 데스메탈 스타일의 밴드인 Heaven Shall Burn 과 Caliban 의 경우는 이 앨범에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으므로 데스코어를 완벽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앨범은 필수코스라 할 수 있겠다.
[듣기] Born From Pain

8. The Black Dahlia Murder – Nocturnal (2007, Metal Blade)

– 메탈코어로 보는 사람이 많지만, Entombed, Dismember, At The Gates, The Crown 와 같은 다양한 스칸디나비안 데스메탈은 물론이거나와 Dissection 같은 멜로딕 블랙메탈 또한 적절히 들어있으며, 무엇보다 극단적인 스피드 레이싱으로 모든 구성을 해치우기에 데스코어로도 바라 볼 수 있는 밴드가 바로 이 친구들이다. 3번째 앨범인 본작은 가장 뛰어난 앨범이며, 그동안 이 밴드가 가진 “그 노래가 그 노래가 같고, 그 연주가 그 연주 같다” 라는 단점을 꽤나 잘 박살 낸 앨범이기도 하다. 또한 꽤나 많은 데스코어 친구들이 지향하는 미국식 병신 개그가 작렬하는 밴드이기에 더더욱 중요하기도 하다. (진심임)
[듣기] What A Horrible Night To Have A Curse

7. Suicide Silence – The Black Crown (2011, Century Media)

– 10-20대가 지지하는 데스코어 밴드들 중 유별나게 인기가 좋은 밴드인 동시에, 음악적 알맹이 없이 데스메탈 클리셰만을 남발하다가 할 거 없으면 뉴메탈 그루브로 땜지하던 저질 밴드로 악명이 자자했던 Suicide Silence 의 3번째 앨범이자 그동안 많은 메탈 언론에게 당한 악평을 한방에 해치우는 음악적 갱생작이다. 젊은 밴드다운 부분인 동시에 혹평의 원동력인 뉴메탈적인 모던함을 애드립에서 주력적인 리듬의 핵심으로 본격적으로 사용하는 가운데, 다양한 데스메탈적 연주 스타일을 학습하고 자기들만의 컬러로 응용하며 전과는 완전 다른 스타일로 변화를 시도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예전부터 꽤나 음악적 단점으로 지적되던 뉴메탈적인 인플런스를 데스메탈에 잘 버무려 내고 있다는 점은 의아 하면서도 놀랍다. 이 앨범을 통해 Suicide Silence 는 각종 메탈 언론들로 부터 굉장한 호평을 얻으며 턴페이스 성공하게 된다.
[듣기] You Only Live Once

6. The Tony Danza Tapdance Extravaganza – S/T (2005, Corrosive Recordings)

– Converge 스타일의 케이오틱 하드코어를 Suffocation 스타일의 건조하고 빡빡한 데스메탈 테크닉으로 구사하는 밴드인 The Tony Danza Tapdance Extravaganza 의 데뷔 풀렝스 앨범이다. 케이오틱 하드코어와 데스메탈의 대충돌을 보여주기에 일단 긴장감부터 느껴 지겠지만, 의외로 미국식 병신 개그적 가사와 그에 걸맞는 유치망측한 연주-구성-개드립성 연주 테크닉 및 애드립이 작렬하면서 뻑뻑한 테크닉 대향연과 동시에 포복절도의 사운드 유머를 즐길 수 있는 유쾌함 넘치는 앨범이기도 하다. 그 유쾌한 개드립성은 진지하고도 무지막지하게 갈겨대는 부르탈리즘 타이밍 임에도 불구하고 유머 테러로 느껴지게 만드는 것도 재능이면 재능인듯? 하지만 아쉽게도 이 앨범 이후 추진력을 얻지 못하고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듯한 모습으로 음악적 방황중에 있다.
[듣기] Cliff Burton Surprise

5. Through The Eyes Of The Dead – Malice (2007, Prosthetic)

– 데스메탈에 관심 좀 있으신 분이라면 이 밴드명만 봐도 딱 무언가 올 것이다. Cannibal Corpse 의 명곡 Staring Through The Eyes Of The Dead 를 바로 떠오르게 만드는 이 밴드는 음악 또한 엄청나게 닮아있다. Cannibal Corpse 의 가장 열광적인 추종자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들의 스타일을 많이 따라하고 있으며, The Bleeding 앨범으로 대표되는 90년대 중후반의 데스메탈 특유의 과격한 스피드와 뛰어난 리듬/그루브, 캐치한 구성을 십분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Cannibal Corpse 의 The Bleeding 앨범을 하드코어 식으로 응용한 앨범이라 할 수 있겠다. 추종을 넘어서 카피라고 생각 될 정도로 좀 과하게 Cannibal Corpse 의 스타일을 많이 사용하고 있고, 자신들만의 개성도 적지만 평균 이상의 퀄리티가 나온다는 점은 그러한 단점을 상쇄 시키고도 남는다. 가장 이해하기 쉽고, 즐기기도 쉬운 앨범이기에 높은 평가를 아니 할 수 없겠다.
[듣기] Failure Of The Flesh

4. The Red Chord – Fused Together In Revolving Doors (2002, Robotic Empire)

– 현재는 데스코어 인기밴드 카데고리에서 살짝 빗겨나 있지만, 데스코어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기 전부터 뛰어난 실력을 자랑했던 밴드인 The Red Chords 의 데뷔작은 이 장르를 이야기 하는데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앨범이라 할 수 밖에 없겠다. 하드코어와 데스메탈의 융합을 보여주고 있지만, 전형적인 클리셰 집합과는 거리가 먼 독창적이고 기묘한 템포 감각과 연주 패턴은 매우 독창적이다. Between The Buried And Me 와 같은 새로운 스타일의 테크니컬 메탈/하드코어 사운드로써의 관점으로도 매우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는 앨범이라 할 수 있다. 데스코어의 본 궤도가 2000년대 중반이라는 사실과 이 앨범의 발표 년도가 1999년임을 감안 한다면 이 앨범은 분명 한 타이밍 앞서 나가던 획기적인 사운드의 작품이라고도 부를 수 있겠다. 하지만 이 앨범 이후에 개성 넘치는 기괴함이 많이 사라져 갔다는 점은 조금 아쉽게 다가오기도…
[듣기] Nihilist

3. Whitechapel – A New Era Of Corruption (2010, Metal Blade)

– 데스코어 앨범들 중에서 최고의 밸런스와 퀄리티를 기준으로 하여 이야기가 진행 된다면 이 앨범은 3위가 아니라 1-2위를 다툰다고 할 수 있다는 말 부터 먼저 던지고 싶다. 지금까지의 하드코어 헤비 리듬 패턴 전부와 데스메탈 하면 생각나는 스피드-브루탈리즘-리듬웍등의 특징 모두를 무슨 퀘스트 찍듯이 모두 하나하나 집착적으로 행하는것도 놀라웁지만, 그러한 다양한 패턴들을 기가 막히게 조립 해 나가는 가운데 보컬 파트 역시 근사하게 얹어내고 있다는 점은 더욱 놀랍다. 전체적인 제작 과정에 있어서 최고의 실력과 센스를 발휘하고 있으며, 진행과 구성을 논한다면 이 앨범을 능가 할 데스코어 앨범은 당연히 없다. 데스코어의 모든 공식과 패턴을 단 한번에 모두 알 수 있는 앨범인 동시에, 청자로 하여금 어떤 음악인지를 바로 이해 시키고 격한 액션을 바로 취하게 만드는 뛰어난 이해감과 선동성 역시 빠트릴 수 없는 장점이기도 하다.
[듣기] The Darkest Day Of Man

2. Job For A Cowboy – Doom (2006, King Of The Monsters / 2007년에 Metal Blade 재발매)

– 아무리 생각해도 A 클래스는 아닌 밴드지만, Job For A Cowboy 는 이 EP 를 통해 레전드 타이틀을 달 수 있는 이유를 확보했다. 자주 제작으로 만든 이 EP 는 데스코어를 인기궤도에 올려 놓는데 있어서 최고의 역활을 해 냈기 때문이다. 마이스페이스와 유튜브를 통한 폭발적 힛트수, 그러한 미디어의 특성상 날 수 밖에 없는 빠른 SNS 입소문은 이들의 이름을 빠르게 전염 시켰고, 그 타이밍에 낸 EP 앨범은 펑크-하드코어 / 메탈 커뮤니티 일원들만이 즐겨찾는 스토어에만 배급 되었음에도 불구하도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고, 이는 우리가 아는 데스코어 대세로 이어지게 된다. 데스메탈과 하드코어의 클리셰 남발 하기에 음악적으로 큰 평가를 해 주기는 그렇지만, 뭔가 지루하거나 재미없다 싶을 때 마다 적재적소에 터트리는 화끈한 헤비 객기의 난입은 음악적인 단점을 꽤 처리하고도 남는다는 점을 무시 할 순 없을듯. 인기값은 분명 하는 앨범이며, 그저 상업적 시대의 개막을 연 과대평가 까지는 아닌 앨범임에 틀림이 없다는 점 유념해야 하겠다.
[듣기] Entombment Of A Machine

1. Animosity – Animal (2007, Metal Blade)

– 데스메탈과 하드코어 대한 완벽한 이해, 10-20대 나이에서 나올 수 밖에 없는 강력한 객기와 유머감각, 그러한 젊은 혈기 만큼이나 존재감 넘치며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완숙하고도 완벽한 테크닉으로 중무장한, 한마디로 100% 의 완벽함을 보여주는 밴드인 Animosity 의 3번째 풀렝스 앨범은 인기 및 실력의 토탈적인 평가를 논하는데 있어서 완벽이자 최고로써 이야기 할 수 밖에 없다. Whitechapel 과 마찬가지로 하드코어와 데스메탈의 다양한 템포와 연주스타일의 모든것을 보여주는 가운데, 블라스트-머신건 비트를 쉴 새 없이 내뿜는 데스-쓰래쉬 스타일의 에누리 없는 빠른 진행과 그 진행을 더더욱 극단적으로 만드는 각 멤버들간의 테크닉 전투와 그 테크닉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최고의 효과를 내 주게 만드는 뛰어난 분량 배분/절제성/서로간의 백업, 극단적으로 가면서도 유연한 흐름과 캐치한 구성을 절대로 잊지 않는 재미진 구석까지… 완벽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거기에 이들 역시 Job For A Cowboy 만큼은 아니겠지만 분명 언더그라운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는 점, 데스코어 기획력의 최고봉 Metal Blade 에서 서로간의 윈윈 전략을 성공리에 마무리 지었다는 점이 이어지면 더더욱 이 앨범은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밖에 없는 결과에 도달한다. 하지만 이 앨범을 기점으로 밴드는 해산을 결정하게 되었고, 해산사유 역시 그저 “이제 해산 할 때가 되었어요. 그동안 성원 해 준 분들께 감사해요” 정도였으니… 아쉬움은 굉장하다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이들이 상업적 결론을 내리지 않은채 해산 했다는 점은 더더욱 아쉬움을 더해간다. Animosity 해산 이후 각 멤버들은 현재 The Faceless, Animals As Leaders, Suicide Silence 에서 활약하고 있기도 하다.
[듣기] Tooth Grinder

- Mike Vill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