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k The Oath #18] Onyx – Wakedafucup (Mad Money, 2014)

[Break The Oath #18] Onyx – Wakedafucup (Mad Money, 2014)

하드코어 펑크와 스피드 메탈의 만남으로 탄생 된 크로스오버 사운드, 그러한 독특함을 극단적으로 탐구한 뉴욕 하드코어, 그리고 그것을 또 한번의 강력한 발전상으로 귀결 시킨 수많은 밴드들의 등장 (Merauder, Subzero, Strife, Hatebreed, Terror, Hoods, Xibalba 같은 밴드들 말이다.) 의 흐름을 직접 실시간으로 경험한 바 있는 하드코어 올드비라던지, 이러한 컬트한 계보에 관심이 지대한 어린/젊은 메탈릭 하드코어 매니아라면, Onyx 라는 4인조 흑인 힙합 그룹을 모를리가 없을 것이다. 표면적으로 매우 다르지만 실제로는 너무나도 닮았기에, 그리하여 서로간의 영역에 교류와 침투를 아니 할 수 없었기에, 그로 인해 예상외의 팬들을 꽤나 생성했기에 그러하다. Onyx 의 데뷔작이자, 힙합의 한 페이지라고도 할 수 있는 데뷔작 Bacdafucup (1993) 하나로 모든것이 설명된다. 심플하고 둔탁한 쿵빡 비트가 하드코어나 메탈에서나 찾아 볼 법한 4음절적인 브레이크다운과 동일한 공격적 쾌감을 선사한 그 앨범, 그 공격적인 비트에 4명의 멤버가 쉴 새 없이 (의문감이 들 정도의) 정제되지 않은 분노를 토해내며 그 쾌감을 극단적으로 증폭 시키며 수많은 헤비 애호가들의 꼭지를 돌아 버리게 했던 원인이기도 했던 그 앨범 Bacdafucup 말이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귀찮고 짜증나며 입 아프다. 의문감이 들면 알아서들 들어봐라. 힙합으로 해드뱅, 슬램댄스, 모쉬핏이 가능함을 어렵지 않게 느낄 것이다.

여하간 Onyx 는 “흑인/힙합 문화 구성원이지만 백인/하드코어 구성원이 단숨에 빠져들 껀수” 를 한 트럭 제공했고, 예상치도 못한 또 다른 팬 베이스를 마련하게 된다. 데뷔작에서 이미 터진 힛트싱글 Slam 을 랩/힙합적 요소를 지닌 메탈릭 하드코어 신성이자 Biohazard 와의 협연/콜라보레이션으로 재탄생 시킨 리믹스 성향의 재녹음 트랙의 MTV 힛트는 “확인사살” 그 자체였다. 이 콜라보레이션 트랙/비디오클립을 통해 Onyx 는 지금까지도 “모든 인종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과격한 공통분모의 제공자” 의 아이콘으로 지금까지도 거론된다. 또한 House Of Pain, Beastie Boys, Necro, Ill Bill, Nonfixion, La Coka Nostra 와 같은 헤비한 음악과 일맥상통하는 힙합의 계보의 큰 형님으로써의 상석에 아직도 앉아 계신다는 점도 중요하다. (Slam 이후 등장하는 영화 Judgement Night 의 타이틀 트랙에서의 또 한번의 Biohazard 와의 협연도 빠질수가 없다는 점도 필체크 요소다.)

하지만 너무나도 아쉽게도 Onyx 의 그러한 위대함은 지금까지 잘 전해지지 않는다. 이유가 다 있었다. Bacdafucup 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명작이었지만, 그 뒤로 급격히 음악적 쇠퇴를 겪으며 그 위상을 단숨에 잃었기 때문이다. 데뷔작만큼은 아니겠지만, Onyx 만의 매력을 잘 담았던 두장의 후속 앨범은 Wu-Tang Clan, Nas, Notorious B.I.G., Jay-Z 등의 엄청난 기량의 신예들과 맞장 뜨기에는 확실히 밀리는 인상이었다. 또한 2Pac vs Biggie 로 대표되는 힙합 대전쟁을 통한 힙합 아이덴티티의 거대한 변화 역시 Onyx 의 몰락에 한몪을 했다. 그렇게 Onyx 힙합 A클래스에서 멀어져갔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Limp Bizkit 과 Eminem 과 같은 신예들까지 가세하며 Onyx 는 백인 팬층마저 잃어갔다. 이를 돌파하기 위한 Bacdafucup 의 10주년 기념 앨범인 Bacdafucup Part II (2002) 의 재앙적인 퀄리티는 자신에게 내리는 사형선고 그 자체였고, 그뒤로 3장의 앨범이 발표 되었지만 Onyx 는 “이미 끝난 그룹” 의 이미지만 더욱 더 확고하게 만들 뿐이었다.

“이미 서너번은 해체하고도 남은” Onyx 는 2014년에 Wakedafucup 라는 앨범을 발표했다. 이미 두세번 사망한 이들이기에, “PMD 와 M.O.P. 와의 작업을 통해 음악적으로 헤메이던 하드코어 힙합 올드비들이게 회춘의 기회를 준 바 있는 독일의 힙합 프로듀스 집단 Snowgoons 와의 합작” 이라는 부분은 팬들에게 어필 할 요소조차 되지 못하는것이 사실이다. 그저 “새 앨범 나온대더라” 정도가 전부다. Onyx 가 다시 자신들만의 매력을 보여 줄 방법은 실로 가혹했다. Onyx 의 모든것이라 할 수 있는 Bacdafucup 의 카리스마를 다시 부활 시켜야했고, 그와 동시에 과거와는 다른 & 발전된 모습을 지금까지의 슬럼프를 뚫고서 제대로 보여줘야만 하기에 그러하다. 사실 그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런데 힙합 프로덕션의 미지의 세계 독일이라는 지역 출신의 프로덕션 팀 Snowgoons 와의 작업이라고라? 이 역시 무덤덤하다. 좋은 그림이 절대로 그려지지가 않는다.

하지만 Wakedafucup 은 지금까지의 모든 악재와 그로 인한 의문부호를 시원하게 털어내는데 부족함이 없는 앨범이다. 냉정하게 보자면 완벽하지는 않다. 하지만 분명한것은 “부활” 이라는 두 글자가 매우 어울리고도 남는 앨범이다. 재즈 샘플링을 바탕으로 한 아날로그한 둔탁한 매력의 Onyx 만의 아이덴티티에서 아날로그함을 제거했고, 그 자리에 Onyx 만의 하드코어함을 그대로 살려두되 호러코어, 트랩 등 다양한 현대적/일렉트로닉스한 힙합 프로덕션이 뼈대가 된다. 90년대식 하드코어 힙합 사운드가 아니라는 점과 Onyx 가 지금까지 해 온 것들이 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에/못했기에 이러한 변화는 다소 충격적이며, 오히려 지금까지의 악재와 맞물리며 최악의 페이스를 기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까지 나아갈 정도의 다소 파격적인 선택이다. 하지만 래핑이 터져 나오는 순간 그러한 의문감과 걱정은 순식간에 개박살이 나 버린다. 두 래퍼 (원래 Onyx 는 3인조지만, 이 앨범에서는 사정상 2인조로 작업 했다고 한다) Sticky Fingaz 와 Fredro Starr 의 화가 잔뜩난 극도의 흥분상태에서 펼쳐지는 래핑과 샤우팅의 중간 지대에 놓인듯한 보이스 폭격은 여전하며, Snowgoon 가 잘 만들어 둔 현대적인 튠을 타고서 충분히 만들어지는 “다양하고도 여유로운 느낌의 분노 한마당” 라는 새로운 컬러까지 충분히 보여주며 “레벨업” 적인 재미까지 충분히 선사한다. A$AP Ferg, Sean Price, Papoose, Cormega, D.O.D. 와 같은 게스트드 역시 그러한 예전함과 새로움의 기막힌 조화에 예상 이상의 위력을 충분히 심어준다는 점도 중요하다. 다루는 테마, 사용하는 단어, 발음의 표현법 여전한 하드코어함도 끝내준다. 분노, 폭력, 마쵸성, 비속어의 절제없는 과다사용은 Onyx 만의 전매특허였지 않은가? 이 역시 여전하며 끝내준다. 그러한 이들만의 아이덴티티는 예나 지금이나 변화는 없겠지만서도, 좋은 비트를 만나며 더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는 점은 따로 콕 찝어서 이야기 해야만 할 정도로 임팩트하다.

Wakedafucup 은 모든 장르를 떠나, 노장이 제대로 된 무언가를 보여 주려면 어찌 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모범답안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자신들의 명성의 근간이 되는 올드스쿨한 스타일을 변함없이 & 아낌없이 보여주는 가운데, 새로운 스타일의 과감한 시도, 그리고 이유가 어찌 되었건간에 무조건적으로 좋은 결론을 내려야만 하는것이 노장들의 새 앨범이 지닌 불변의 고뇌가 아니던가? Wakedafucup 은 바로 그 모범의 정수를 들려준다. 여기에 Onyx 라는 밴드가 지녔던 오랜 기간동안의 슬럼프 극복의 드라마, 헤비한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의 취향에 직격하는 면모의 부활, 그리고 90년대 후반부터 급격하게 변화한 메탈/하드코어 음악의 변화상과 일맥 상통하는 새로운 사운드의 강렬한 묘미라는 다양한 컬트적 재미가 더해진다. Onyx 와 같은 90 하드코어 힙합과 90 헤비니스 음악의 동질감 탄생, 그를 기반으로 생성된 컬트한 행보 & 교류는 Necro, Ill Bill, La Coka Nostra, Slane 과 같은 아티스트들의 등장의 촉매제가 되었으며, Terror, Emmure, Sand 와 같은 밴드들의 남다른 애호, 그를 바탕으로 한 각종 힙합-크로스오버 프로젝트로도 이어지지 않았던가. 그러한 흐름의 시작점에 있었던 Onyx 는 이 앨범 Wakedafucup 을 통해 그러한 행보와 열기에 (조금 뒤 늦었지만) 다시 동참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그림을 제대로 그려내며 남다른 귀감이 된다는 점은 매우 의미심장 하다고 할 수 있겠다. 90년대에 힙합과 헤비 음악의 동질감 생성과 음악적 교류의 기수였던 이 그룹은, 또 한번 그 바이브를 2010년대에 버전업을 통한 부활을 노리는 것일까나? 잘은 모르겠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을 번쩍 들게끔 만들어 주는데 부족함이 없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뭔가 통하는 동질감만 있다면, 어떤 장르건 인종이건간에 상관없이 어우러 질 수 있다” 라는 음악의 숨겨진 위대함을 또 한번 깨닮게 해준다는 점에서 이 앨범의 가치는 높다고 할 수 있다고 꼭 말하고 싶다. 그러한 껀수를 제대로 보여줬던 팀 중 하나가 Onyx 였다. 그걸 다시 보여준다. 무얼 더 자세히 설명 하겠는가. 최고다. 가희 최고인 것이다.

- Mike Villain


Wakedafuc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