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k The Oath #16] CHVRCHES – The Bones Of What You Believe (Glassnote/Virgin, 2013)

[Break The Oath #16] CHVRCHES – The Bones Of What You Believe (Glassnote/Virgin, 2013)

포스트락 성향의 얼터너티브 밴드 Aereogramme 와 The Unwinding Hours 에서 활동 한 바 있는 Iain Cook, 포스트락/일렉트로닉스 밴드 The Twilight Sad 의 투어 멤버였던 Martin Doherty, 이 두명이 대학에서 만나 스코티쉬 뮤지션들이 지금까지 자신들이 해 온 음악과는 다른 새로운 음악을 해 보고자 의기투합하고, 보컬리스트로 20대 초반의 여성 보컬리스트 Lauren Mayberry 를 (그녀 역시 대학에서 만났다고 한다.) 영입하여 3인조 라인업을 구축, 2012년에 싱글 The Mother We Share 와 Lie 를 발표하며 주목을 받음, 2013년에 꽤 괜찮은 인디락/모던락 계열의 밴드들을 발굴 해 내는 레이블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Glassnote 와 계약, EP 앨범 Recover 와 데뷔 풀렝스 The Bones Of What You Believe 를 발표, 대중 음악 전문매체부터 힙스터, 펑크/하드코어쪽 커뮤니티와 리뷰진에서 꽤나 놀라운 호평과 주목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 데뷔 싱글 The Mother We Share 가 재조명 받으며 더욱 더 주목받음, 각종 음악 언론들의 2013년 연말 결산 베스트 앨범 리스트에 데뷔작 The Bones Of What You Believe 가 상위권을 찍으며 전체적인 음악씬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며 한해를 빛낸 한장으로 기록됨. 이상 CHVRCHES 의 간단 바이오그래피이다.

일단 먼저 이야기 하고 싶은것은 CHVRCHES 의 데뷔작 The Bones Of What You Believe 은 꽤 좋은 점수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음악을 들려준다는 점이다. (VS 와 같은 헤비 음악 리뷰 페이지에서 조차 언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 할 정도로.) CHVRCHES 가 들려주는 음악은 신스팝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2010년대의 음악적 시대상을 넣지 않은, 예전 80년대 스타일 그대로의 방법론 그대로다. 신스팝은 2000년대 들어와서 팝펑크, 일렉트로닉스, 힙스터 성향의 인디락 등 다양한 장르에서 이용 되었지만, 사운드의 골격보다는 밴드의 색채를 돋우는 스파이스 정도로만 이용 되었다는 점을 상기 해 본다면 CHVRCHES 가 구사하는 신스팝이 얼마나 빈티지한 방법론을 중요 음악적 폴리시로 삼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The Bones Of What You Believe 을 듣자마자서 생각나는 것은 Berlin, Yazoo, OMD, Human League, Ultravox 와 같은 밴드들이다. CHVRCHES 는 바로 그러한 노스텔지어적인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CHVRCHES 라는 밴드가 80년대 신스팝을 그대로 재탕한 추억팔이 집단이라고 지레짐작을 내려서는 안된다. 그보다 더 많은, 더 깊은 것을 들려준다는 점이 바로 작년 2013년에 수많은 음악 언론들부터 올해의 한장급으로 불려 다녔던 이유의 원동력이 된다. 80년대 신스팝이라는 사항은 CHVRCHES 라는 밴드만의 색채의 중심 뼈대가 되지만, 이들의 여러 장점들 중 한가지일 뿐이다.

CHVRCHES 의 또 다른 장점이자 진정한 한방은 바로 신스팝에 얹은 다양한 요소들의 디테일한 표현력이다. 이들은 장르적 특징을 뼈대로 잡았지만, 사운드 질감에 있어서는 2013년에 매우 충실한 표현을 하고 있다. 분명 이들의 음악적 근간이 80년대 음악이긴 하지만 분명 이들의 음악 안에는 80년대 이후의 다양한 시대상/장르적 특징이 존재한다. 이들이 구사하는 신스팝 안에서 펑크팝, 일렉트로닉스/테크노, 앰비언트, 포스트락, 90년대 이후의 앳모스페릭 장르들의 공통요소들, 얼터너티브 팝, 인디/모던락, 심지어 90년대 말부터 2010년대까지의 팝스타들의 댄스 싱글들에서의 모던함과 파퓰러함의 공존공식까지 다양한 현대 음악적 요소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수가 있다. 이러한 다양한 장르의 스파이스들은 80년대 스타일의 신스팝의 아이덴티티를 절대로 흔들지 않으며, 그 신스팝을 좀 더 긍정적인 현대미로 상승 시키는 효과로만 적절히, 그리고 절묘하게 쓰이고 있다. 앞서 설명한 장르들의 유연한 사용법들은 꽤나 장르적 특징/존재감을 발휘한다. 이를 바탕으로 CHVRCHES 라는 밴드는 청자에게 자신들이 범상찮은 음악성의 집단임을 단번에 인지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들은 지금까지의 음악 재료들을 한껏 이용하되, 그 어떤 장르와는 다른 결론을 내리기 위해 애쓰는 힙스터적 음악 탐구론과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나아간다. CHVRCHES 만의 또 다른 밴드색이라 할 수 있는 “결론은 무조건 팝” 이 무엇보다도 강조되고 있기에 그러하다. 음악적 레벨이 강하되, 힙스터적인 코드와는 다른, 대중성과 아티스틱한 면모의 진정한 공존이라는 가장 좋은 답을 내리는데 무엇보다 열심이며 정성스럽다. 이는 자연스럽게 친근하고 사근사근한 느낌의 굉장한 음악적 설득력과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그 누구라도 이들에게 최고라는 찬사를 이끌어 내게 만들고야 만다. 이 앨범 The Bones Of What You Believe 의 최고의 장점은 그것이 아닐까 한다. 낡은 재료의 신선한 사용과 깊은 탐구정신을 대중적으로 풀어 낸 것도 뛰어나지만, 음악적 깊이와 비례하는 일종의 겸손한 코드의 그것 말이다.

CHVRCHES 의 데뷔작 The Bones Of What You Believe 은 꽤나 의미심장한 앨범이다. 리바이블 스타일이지만, 진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결과물을 내고 있으며, 그 결과물의 종류 역시 다양하다. 또한 음악적 깊이와 품위가 있으며, 그러한 것들을 으시대기 보다는 보다는 모든 이들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친근한 느낌으로 다가와 자신들이 지닌 음악적 품위의 정점을 기록하고야 만다. 이는 정말 2013년의 음악 흐름에 꽤나 의미심장한 이정표가 아닌가 한다. 팝 음악은 성공이라는 목표 이상으로 화려한 비-음악적 이슈를 만들어 내고 있다. 또한 새로운 음악 탐구자/개발자들은 호평을 얻어 남다른 존재가 되는데 너무 집중하여 자신들의 음악적 역량을 넘어서는 음악적 허세와 이를 바탕으로 한 평론가들을 향한 음악적 아부/섹스어필을 해대고 있다. 어느 쪽이던지간에 주객전도다. The Bones Of What You Believe 는 그 요지경 세상속인 2013년의 사각지대에서 소신을 다했다. 그리고 2013년을 대표하는 아티스트이자 앨범이라는 호평을 얻어내고야 말았다. 의미하는 바가 아니 클리 없다. 단 1장의, 그것도 데뷔작에서 이러한 깊고 진실된 것을 들려주는 이들이야말로 우리가 주목해야만 하는 존재들이 아닐까 싶다. 한마디로 음악적 깊이로나, 엔터테인먼트적으로나, 인성적인 부분에서나 최고라 할 수 있겠다. 진정한 의미의 2013년 최고의 앨범들 중 하나 되겠다.

- Mike Villain


The Mother We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