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k The Oath #15] Method Man & Redman – Blackout! 2 (Def Jam, 2009)

[Break The Oath #15] Method Man & Redman – Blackout! 2 (Def Jam, 2009)

Wu-Tang Clan 의 멤버이자 가장 인기좋은 래퍼 Method Man, EPMD 의 직계 후계자인 Redman. 이 둘의 관계는 거의 없어만 보였다. 하지만 2Pac 의 노래에 피쳐링을 해주며 안면을 트며 친해진것을 계기로 MTV 프로그램 Yo! MTV Raps 에서 합작 싱글을 내고, 그것이 발전되어 만들어진 명작(?) 힙합영화 How High 에서 투톱 주연으로 호흡을 맞추었으며, Redman 의 앨범에 Method Man 이 피쳐링을 해주고 그러면서 이 둘은 언제부터인가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그리고 이 둘은 콜라보레이션 앨범을 내게 되었다. 각자의 솔로 커리어가 매우 탄탄하고, 서로의 갈길이 빠쁘기에 이 조합은 매우 의외였다. 래퍼들이 뭉치는 경우는 극히 초창기일 때가 아니던가? (걸레가 된 Wu-Tang 을 보라…)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일을 벌였던 두 래퍼들의 의기투합은 Blackout! (1999) 라는 앨범으로 나타났다. 두 래퍼가 지금까지 해 온 비트 셀렉팅과는 좀 달랐지만 커리어에 도움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그들다운 색채의 사운드 프로덕션의 새로움과 적당함, 적당한 레벨로 멋진 비트를 심플하게 깔아주면 알아서 최고의 랩판을 만드는 두 사람의 방대하고도 스킬 넘치는 주절거림에서 나오는 음반 퀄리티는 매우 굉장했고, 4장의 싱글이 나올 정도로 상업적으로도 매우 성공했다. 특히나 두명 다 주춤했던 솔로 커리어의 추진력을 얻게 한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도 중요했다. 여하간 이 둘은 신나게 즐겼고, 제대로 탄력 받았다. 그리고 다시 제 갈길을 갔다. 그렇게 재밌고도 멋진 콜라보레이션이 시대의 뒤편으로 시원하게 치워진 2009년, 재미난 사건이 일어나게 된다. 딱 10주년인 그해에 이들이 2탄 Blackout! 2 를 내놓은 것이다.

10년의 세월후의 또 한번의 유니언은 리스크가 보통이 아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힙합판은 워낙에 유행, 프로듀스 시스템 및 사운드적인 특징, 비주얼 및 패션이 엄청나게 빨리 바뀌는 판이다. 게다가 두 래퍼의 색채가 워낙에 완고하며, 어느정도 세월에 치이는 경향이 있기도 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Blackout! 에서 보여준 강렬한 인상에 뿌리를 둔 만만찮은 기대감 & 2009년이라는 시간대에 어느정도 판을 팔아야만 하며 새로운 간지를 보여줘야만 한다는 힘든 숙제, 그리고 그 두가지의 갭의 조절의 성공 필수가 존재했다. 이 정도면 거의 엑스퍼트 모드급의 게임을 하는 것일텐데… 이들의 믿을 구석이란 “지금까지 두세번의 힙합 판도 변화에 대해 자신의 것을 고수 하면서도 새 판도에 적응하고 살아남았음” 정도? 과연 Blackout! 2 의 운명은?

결과물은 매우 믿을만 하다. 매우 심플하고 공격적이고 급박했던 데뷔작의 흐름을 또 한번 기대 했다면 바로 아쉬움을 느낄 것이다. Blackout! 2 는 좀 느슨하고, 멜로디어스 하며, 대중적인 튠으로 흐름을 짠, 한마디로 시대에 적응하려 노력한 사운드를 추구한다. 일렉트로-합 스타일의 클럽 댄스형 비트, 적당히 고전 냄새나는 소울과 R&B 의 이용 (응용까지는 안됨), 레게 등 다양한 타 장르도 끌어 들였다. 하지만 이것이 두 래퍼가 지닌 쉬지 않는 주절거림의 매력을 다 까먹는다와 일맥상통 시켜서는 절대 안된다. 비트가 적당히 느슨하고 멜로우 할 뿐이지, 그 느슨한 흐름에 두명의 래퍼 Method Man 과 Redman 의 쉴 새 없이 쏟아붙는 단어의 홍수와 화려한 입놀림은 여전하다. 방식이 조금 다를 뿐이다. 전작의 비트와 래핑 스타일이 저돌적인 직구승부 였다면, 2 에서는 다양한 관점의 응용력을 가지고 승부하는 전략적인 앨범이다. 특히 느슨한 멜로딕함과 가파른 질주를 왔다갔다 하는 능수능란함은 이 앨범의 최고의 미덕이자 장점이다. 두 래퍼의 비트 및 랩 스타일을 그대로 내세움, 그 두가지가 융합되며 새로운 스타일로 돌연변이화 됨, 그리고 시대상에 맞춰서 변화를 살짝 가짐, 이것이 전작의 장점이었다. 2번째 콜라보에서도 그런것이 또 한번 사용되며 멋진 결과를 이루는데 성공한다. 다만 “시대상에 맞춰서 변화를 살짝 가짐” 부분이 좀 더 강해지고 고단수적인 술수를 멋지게 작렬하는게 다를 뿐이다. 그 점이 이들의 첫 콜라보레이션 및 두 래퍼의 커리어의 기준에서 좀 많이 색다르게 들릴 뿐이다. 좀 머리를 굴려야 하나? 그건 개인차니까 알아서 노력 해 보도록 하고, 여하간 이거 멋진 앨범이다. 특히나 자신들만의 러프한 브랜드 스타일을 추구 하면서도 생존왕스러운 대단한 적응력과 과감한 변화 및 타협점을 찾아내는 동시에 최대화 시키는 노력과 센스가 있기에 더더욱 멋진 느낌이 강화된다. 이들만의 행보가 지닌 대단함을 또 한번 느낄 수 있어서 더욱 이 앨범이 좋게 느껴진다. 그리고 2013년에 Blackout! 3 가 나온다고 하니… 가희 놀라울 따름이다. 좋은 퀄리티와 왕성함과 음악적/상업적 결과물 & 터닝포인트의 마련이 있기에 그러한 결정이 나지 않았을까? 이제는 이것이 본업같아 보일 정도로구나. 그러면 또 어떤가. 음악 괜찮고 판 잘 나가면 하면 장땡 아닌가. 그리고 무엇보다 둘 다 장땡이었다.

- Mike Villain


A-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