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urrection Kings – S/T (Frontiers Music Srl, 2016)

Resurrection Kings – S/T (Frontiers Music Srl, 2016)

2010년대 중반 들어와 하나 둘 등장한 “7-80년대 하드락/헤비메탈 아이콘들이 모인 슈퍼밴드들” 의 존재감은 이제 2010년대 헤비니스 음악을 논하는데 있어서 절대 간과 해서는 안 될 정도까지 성장했다. King’s X 의 dUg Pinnick / Lynch Mob 의 George Lynch / David Lee Roth Band & Korn 출신의 Ray Luzier 의 새 밴드 KXM, George Lynch & Michael Sweet (Stryper) 의 프로젝트 Sweet & Lynch, Pretty Maid 의 보컬 Ronnie Atkins & Eclipse 의 송라이터 Erik Martensson 의 새 밴드 Nordic Union, Richie Kotzen / Mike Portnoy / Billy Sheehan 새 밴드 The Winery Dogs 등등… 애써 외면하기 힘들 정도로 그 숫자와 음악적 깊이는 매우 남다르기 그지없다.

2016년이 시작 되자마자 또 하나의 대박 프로젝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Resurrection Kings 라는 밴드다. Dio 의 중기 명작 Dream Evil (1987) / 후기 수작인 Magica (2000), Master Of The Moon (2004) 의 기타리스트로 활약한 Craig Goldy, 그리고 그와 마찬가지로 Dio 에서 꽤 오랜 커리어를 지낸 베테랑 드러머 Vinny Appice 를 주축으로 하여, (Jake E Lee 의 새 밴드) Red Dragon Cartel 의 보컬리스트로 활약한 Chas West, Dokken 과 The Great White 에서 활약 한 바 있는 베이시스트 Sean McNabb 으로 구성 된, 꽤나 알찬 라인업이 이들의 정체다. 2015년 중순에 7-80년대 하드락/헤비메탈 아이콘들의 앨범을 거의 독점으로 내다싶이 하는 무서운 레이블 Frontiers Music Srl 과의 계약을 성사, 2016년 1월에 셀프타이틀 데뷔작을 발표 한 바 있다.

지금까지의 활동 연혁이 매우 짦지만 그건 그리 큰 걱정 거리는 아니다. Craig Goldy 와 Vinny Appice 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베테랑이며, 나머지 젊은 두 멤버들 역시 크게 유명치는 않지만 이런저런 음악 활동에서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 주었기에 그러하다. 예전 밴드 활동 경력에서 비롯되는 음악 스타일을 그대로 한다 하더라도, 그와 차별되는 새로운 것을 한다 하더라도, 어느정도 예상 견적이 나와 버린다는것이 진정한 문제일 것이다. 얼마나 7-80년대에 잘 나갔느냐는 중요치 않다. “새 밴드 / 새 앨범” 이라는 포맷에 어울리 들을 꺼리를 잘 표현 해 내었냐가 중요하다.

Resurrection Kings 의 셀프 타이틀 데뷔작은 그 문제에 대해 매우 좋은 결론을 내리고 있는 멋진 한장이다. Craig Goldy + Vinny Appice 의 조합으로 인해 “Dio 스타일에 대한 재탕인가? 혹은 그것을 의식한 의도적인 새로움인가?” 를 떠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에 대해서 Resurrection Kings 는 노골적인 Dio 카피, 의식적인 Dio 스타일에서 멀어지기를 동시에 행하고 있다. 결과물이 잘 나올 그림은 아니지만, 흥미롭게도 그러한 방법론을 통해 이들 커리어에서 비롯되는 과거 헤비메탈/하드락적인 재미, 그리고 그 스타일에서 비롯되는 “이미 충분히 경험 했기에 나오는 지루함” 을 매우 효과적으로 공략 해 나가며 긍정적인 결론들을 하나하나 차근차근 만들어 가며 흥미로움을 배가 시키고 있다.

Dio 스타일의 쇳냄새 강렬한 헤비메탈이 있으며, 멜로디어스한 하드락적 코드의 어레인지라는 새로움, 그로 인해 발생하는 80년대 중후반의 “대중적 헤비메탈” 로의 변화상에 대한 노스텔지어, 그렇지만 너무나 노골적인 세일즈 전략과는 거리를 확실히 두는 음악적 자존심 구축의 존재감, 그렇게 만들어져 가는 가장 이상적 형태의 파퓰러한 헤비메탈적 묘미, 그와 별개로 Craig Goldy 라는 뛰어난 기타리스트가 화려한 솔로잉 파트를 통해 전파하는 장르적 매니악함 등 이들 커리어 및 이들이 구사하는 헤비메탈이라는 장르가 가진 전형적인 재미와, 그 장르가 지닌 음악적 한계를 극복하고 있는것이 이 앨범의 특징이자 장점이다. 과거에 했던 것들을 거의 그대로 재탕하는 모양새지만, 조금씩이지만 다양하게 튜닝하며 과거와는 다른 합격점 이상의 흥미진진한 결론들을 내 놓고 있기에 “또야?” 라는 수식어를 절대 사용 할 수가 없다. 오히려 “와우!” 라는 감탄사를 이끌어 낼 정도다. 두 젊은 멤버 Chas West 와 Sean McNabb 의 퍼포먼스도 꽤나 괜찮다는 점, Craig Goldy 와 Vinny Appice 가 대선배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엇보다 “네 멤버간의 조화와 밸런싱” 에 포커싱을 맞추고 밴드에 헌신하며 앞서 설명한 다양한 신/구 코드들을 더욱 멋지게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 점 또한 놓쳐서는 곤란하다.

개인적으로 이 앨범에 대해 “7-80년대 하드락/헤비메탈 거장들이 끝내 완성 해 내지 못한 음악적 이상향의 늦었지만 반가운 완성” 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그들의 커리어 초창기에는 장르적으로 순수했지만 음악적으로는 성숙치 못했고, 인기 가도를 달릴 때에는 너무 과하게 레코드 세일즈에 포인트가 맞춰져 헤비메탈 특유의 장르 음악적인 가치가 희박 했으며, 그 두가지를 해결하려 했던 90년대에는 너무나도 늦었다. (몇몇 밴드는 당시 인기 장르인 얼터너티브 락으로 섣부른 변화/폭망을 기록하기도 했었다.) 꽤 많은 시간이 흘러 그 당시의 밴드들은 제로 베이스로 돌아오게 되었다. 제로 베이스로 돌아오긴 했으나 이들에겐 긴 커리어에서 비롯되는 실력이 있었다. 제로 베이스에서 스멀스멀 피어나는 열정이 더해졌고, 그렇게 만들어진 거장들의 새 밴드는 하나같이 굉장 할 수 밖에 없없다. Resurrection Kings 도 그러하다. 이들은 헤비메탈이라는 장르가 지닌 사운드적 강렬함, 장르적 컬트함, 한 시대를 풍미 했던 대중적 센스, 그 모든것이 아낌없이 폭발하며 감탄을 자아내고야 만다. 과거의 커리어에서 비롯되는 여전한 빈티지한 매력, 지루함을 자아 낼 수 있는 빈티지한 매력을 좀 더 새롭게 표현하고자 하는 노력에서 비롯되는 새로움은 더욱 더 그 감탄사를 크게 울리게 만드는데 부족함이 없다. 매너리즘 그 자체라 할 수있는 하드락/헤비메탈 베테탕 뮤지션을 위한 교과서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 멋진 앨범 되겠다. 결론은 뭐다? 장르 음악을 하는 뮤지션은 인기를 위한 꼼수가 아닌, 뛰어난 음악성 & 새 밴드/새 앨범다운 흥미진진한 뮤지션쉽, 그리고 자신의 구사하는 장르에 대한 애정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점을 매우 흥미진진하고 의미심장하게 일깨워주는 이 앨범은 2016년을 대표 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 Mike Vill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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