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s Series #05] The HAARP Machine : 2000년대식 테크메탈의 신예이자 종결자
젊은 이들이 열광하는 락 음악은 언제나 “애들이나 듣는 그릇된 유행적 사운드” 라는 이야기를 언제나 들어오고 있다. 70년대 뉴웨이브가 그랬고, 80년대 헤어메탈이 그랬고, 90년대 얼터너티브와 팝펑크가 그랬으며, 2000년대에는 뉴메탈과 이모가 그래왔다. 최근에는 메탈코어와 데스코어가 그랬으며, 아주 최근에는 테크니컬 익스트림 메탈이 그러한 오명을 듣고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 “100% 오명을 듣고 있다. 올드비들의 각성을 촉구한다” 라는 언급을 남기고 싶지는 않다. 시쳇말로 빨아 준다거나, 쉴드를 쳐준다거나 해주고 싶지 않다. 왜냐면 그들은 분명 비난 받을만한 레벨로 특정 장르의 컬트적 음악적 특성을 무시하고 자기 멋대로 뜯어 고쳤고, 그러한 편법으로 필요 이상의 성공을 거두었으니까 말이하다. 하지만 이 말은 그들의 목에 무조건적으로 “유죄” 라는 팻말을 걸어야만 한다는 이야기가 절대 아니라는 점을 확실하게 해두고 싶다. 상업적 성공만을 원하는 좋지 않은 밴드도 많지만, 특정 장르의 존재 의미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뜯어 고쳐지는 한이 있지만 그래도 냉정하게 바라보면 나름 괜찮은 새로운 그들만의 긍정적 음악 결론을 내리는 밴드도 많기 때문이다. 지금 소개 할 밴드인 The HAARP Machine 역시 그러한 밴드이자, 가장 눈여겨 봐야만 하는 인스턴트 클래식 최전방 요원 그 자체이다.
메탈코어와 데스코어에 이은 새로운 하드코어의 좋지 않은 변화는 일렉트로닉스 음악과 하드코어의 만남, 그리고 테크니컬 익스트림 메탈과의 만남이다. 2010-2012년 들어서 참 많이 일어났다. 전자의 경우는 하드코어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왜곡의 선두주자이자, 음악적인 갱생 마저도 선두주자로 행하고 있는 Attack Attack! 정도면 대충 설명이 가능하다. 후자의 경우는 아마도 Sumerican-core 라고 비아냥적으로 부르는 Sumerican Records 의 로스터들일 것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Meshuggah 의 10-20대적 관점의 제멋대로 대개조” 라 볼 수 있는 밴드들 말이다. 드롭 D 로 튜닝한 저음 헤비톤을 기반으로 Death, Atheist, Suffocation 부터 Meshuggah, Strapping Young Lad, Between The Buried And Me 까지의 익스트림 테크 메탈의 역사를 제멋대로 매만진 10-20대 밴드들의 등장은 과도한 자기들 멋대로의 재해석으로 메탈 올드비들의 분노를 한껏 사는데 충분했고, 그와 별개로 새로운 10-20대 중심의 메탈 팜을 얻는데도 성공했다. 올드비적인 Meshuggah 를 10대 감성으로 해치운 싸구려 장르임에 확실했지만, 10-20대의 입장으로 보면 확실히 새로운 헤비니스 사운드였으며, 냉정하게 보면 전체적인 구성은 우습게 보이지만 뛰어난 기타 실력과 뛰어난 디지털 레코딩 실력과 감각, 그리고 거듭 앨범이 발표되며 늘어난 실력과 메탈 올드비까지 함부로 입을 놀릴 수 없을 정도의 뛰어는 메탈적 설득력의 성장은 매우 놀라웠다. Periphery, After the Burial, Veils Of Maya, Animals As Leaders 와 같은 밴드들의 등장과 성장이 바로 그것이며, 이러한 밴드들의 덩어리들은 Djent 라는 서브장르/스타일로 간단히 정리되기에 이르른다. (몇몇 정통파 노선의 익스트림 메탈러는 Djent 에 대해 아직 정식 장르나 스타일이 아니라고 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이 어느정도 자리매김 하면 어김없이 2세대급 밴드들이 들이 닥치곤 하는데… 그렇다. 지금 이야기 할 The HAARP Machine 이 그러한 밴드다.
The HAARP Machine 은 2007년 영국 런던에서 결성 된 4인조 밴드이며, 소위 Djent 스타일의 모든것을 가지고 있다. Meshuggah 로부터 시작 된 기괴하고도 진보적이며 현란한 메탈 연주 테크닉의 대향연, 진보적인 디지털 레코딩 센스, 익스트림 메탈 스타일의 거친 정통성, 그와 동시에 존재하는 테크노/일렉트로닉스적 요소와 이모-메탈코어 시대부터 내려져 오고 있는 클린 보컬 파트와 같은 10-20대적 요소의 다양함, 그리고 그러한 이질감 느끼는 요소들의 완벽한 융합 센스와 구사력의 완벽함 모두 말이다. 메탈을 하는 아랍계 영국이라는 사실도 놀랍지만, 메탈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다 못해 힘들것 같은 무슬림이라는 종교적 신념을 지켜 나가는 것으로도 유명한 기타리스트 Al Mu’min 을 중심으로 한치의 오차와 비난의 시비거리 없이 완벽하게 구사되는 이들의 10-20대적 진보적 테크메탈은 바로 이 쪽 방면의 브랜드 레이블인 Sumerian Records 이 그저 데모 레코딩 몇곡뿐인 이 밴드에게 바로 계약서를 제시 할 정도로 굉장한 것이었다. 그리고 밴드는 그들과 계약하게 된다. 그때가 2011년이었다.
Sumerian Records 와의 계약이 있었다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메탈 커뮤니티의 많은 사람들이 그들에 대해 상당한 비난을 가했다는 점은 매우 재미난 사건이었다. The HAARP Machine 을 비난한 이유의 골자는 “제대로 된 현대적 테크메탈 밴드가 왜 그릇된 테크메탈 레이블과 계약하고 그러냐” 였다. The HAARP Machine 이라는 존재는 Djent, Sumericancore 라는 비아냥조의 사운드를 그대로 행하는 존재였는데도 말이다. 이러한 비난의 골자 안에는 “The HAARP Machine 은 제대로인 밴드” 라는 무언의 인정이 존재하는 것이었다. 여하간 밴드는 이러한 작은 소동을 무시 한 채 레코딩에 매진한다. 화제의 소용돌이 정중앙에 존재하는 밴드지만 서두른 느낌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하지만 절대 관심의 눈길이 지쳐 떨어져 나가지 않은 시기인 2012년 10월에 첫 작품이자, 데뷔 EP Disclosure 를 발표했다. 이 앨범은 일종의 종결과도 같은 앨범이라 간단히 요점정리가 되는 앨범이다.
Djent 라는 존재하는듯 하면서도, 논란적이라 왠지 존재 해서는 안되는 장르/스타일은 많은 논란거리 밴드들의 신보들에서의 뛰어난 음악적 갱생을 통해 지금까지의 논란거리 및 음악적 문제점들을 차근차근히 처리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 좋은 흐름속에 이들이 등장했다. 이들의 등장은 그러한 흐름을 빠르게 하는 엑셀레이터이다? 아니다. 그들은 종결자이다. 더 이상의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더 이상 불필요한, 아니 그릇 된 것임을 단박에 정리하는 완전체들이다. 10-20대 위주의 테크메탈은 2012년을 기점으로 더 이상 우스운 헤비 조크가 아닌 것이다. 지금까지의 10-20대들의 지지를 받았던 락/메탈 사운드에서의 지지부진 했던 음악적 발전상 역시도 더 이상 떠올리지 말라. 이들은 그러한 부분도 종결 해 버린다. 이들은 모던 익스트림/테크메탈 카데고리 안에서도, 10-20대들의 헤비 사운드 전체라는 외부 카데고리적으로도 완벽하다. 그냥 완벽하다. 올해의 신예이자, 앞으로의 메탈을 책임질, 가장 무서운 후발주자이자 2012년의 클래식으로 접하고 대해주며 앞으로의 이들의 행보를 잘 체크만 하면 될 것이다. 아직 이러한 사운드에 대하 이래저래 감정이 있던지 말던지다. 당신이 어떤 생각을 하던지, 곧 나의 의견처럼 그들을 따라가게 될 것이다. 이들에게는 그러한 음악적 괴력이 충만하기 때문있다. 지금까지의 긴 글은 이를 증명하는 것이다.
- Mike Vill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