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sons – Motor Dead (Yamato, 2025)

Jasons – Motor Dead (Yamato, 2025)

Jasons 라는 밴드에 대해서는 그다지 길게 할 말이 없습니다. 커리어가 매우 매우 심플하기 때문이죠. 이들은 2011년 일본 나고야에서 결성 된 3인조 쓰래쉬 메탈 밴드이며 지금까지 2장의 풀렝쓰 앨범 DxOxTxD (2014), Motordead (2025) 두장의 앨범을 발표 했다가 이들에 대한 커리어에 대한 전부 입니다. 드라마틱한 커리어 스토리는 없어요. 두장 모두 셀프 릴리즈의 형태라 레이블 빨 세우는 이야기 조차 해 줄 건덕지가 없습니다. 두 앨범과의 갭 또한 10년이 넘어 갑니다. 세미 프로적인 느낌이 강한 밴드 입니다. 이 정도면 지인이 아니라면 접하기 힘든 수준이기도 하고 말이죠.

하지만 2025년 1월에 발표 된 Motordead 는 리뷰 할 수 밖에 없는 앨범 이었답니다. 왜냐면 이 앨범이 저의 손에 쥐어지며 리뷰를 쓰게 만든, “열정” 이 너무나도 남달랐기 때문이죠. 이 앨범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지인이자 한국 1세대 하드코어 밴드인 Seoul Mothers 의 보컬리스트 최종철씨 로부터 였습니다. 한국에서 여러차례 공연도 가지고, 한국내 에서도 지인이 꽤나 있을 정도이며, 일련의 한국 밴드들의 공연을 도와 주기도 했던 일본 메탈 레전드인 Outrage 의 베이시스트 야스이 요시히로씨가 최종철 씨에게 고향에서 다시금 열심히 해 보려는 메탈 밴드가 있으며, 해외 공연도 해보고 싶어 하니까 공연 부킹을 도와 줄 수 있느냐는 부탁을 했었다고 합니다. 그 밴드가 Jasons 였습니다. 그들은 최종철씨에게 자신들의 신작 Motordead 를무려 한박스나 보내주며 홍보 또한 해 달라는 부탁까지 했었죠. (그 앨범은 온라인 및 한국 메탈 및 펑크/하드코어 공연/행사에서 무료로 배포 되었습니다.) 앨범 녹음, 제작, 유통까지 자비로 해 냈으며, 1차적으로 적잖은 제작 비용이 든 그 앨범을 또 다시 추가적 비용을 들여서 타국의 일면부지의 인물에게 전해준다? 단지 해외에서 공연 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공연이 성사 되지 못할수도 있음에도? 대단하다 못해 무모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열정을 저는 느낄수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제 손에 들어 온 이들의 2번째 풀렝쓰 앨범 Motor Dead 는 꽤나 놀라운 앨범 입니다. 엄청난 오리지널리티/아이덴티티를 지닌 앨범은 아니지만, 괜찮은 레이블과의 딜을 행하여 좀 더 괜찮은 프로모션을 하는게 훨씬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로 본격적 입니다. 사비를 들여 제작한, “고급 취미활동” 적인 앨범의 레벨은 진작에 벗어난 한장이죠. 메탈 팬들 이라면 시간을 투자해서 꼭 한번 경험 해 봄직한 뭔가를 충분히 들려 줍니다.

이들이 구사하는 음악은 쓰래쉬 메탈 입니다. 앨범 커버와 타이틀명에서 알 수 있듯, Motorhead 의 영향력이 꽤나 존재하는 빈티지 헤비/패스트 락앤롤을 근간으로 하고 있습니다. 심플한 락앤롤 리듬다이와 시원시원한 스피드와의 접목이라는 전형적인 Motorhead-ism 이 있으며, 그러한 것을 근간으로 탄생 된 쓰래쉬 메탈 태동기의 덜 다듬어진 (베이 에이리어) 스타일의 쓰래쉬가 본작의 핵심 입니다. Metallica 의 초기 앨범에서 강한 영향을 받은듯한 클래시컬한 하드락/메탈의 뼈대 & 톡특한 감각의 음악적 트위스트가 무엇보다 먼저 느껴 지네요. Overkill, Anthrax, D.R.I. 와 같은 하드코어 펑크색 진한 쓰래셔들과의 공통 분모 또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기도 하고 말이죠. 여러 메탈 빅네임들의 스타일을 혁신적인 새로움은 없지만, 쓰래쉬 메탈 빅네임이 뇌리에 바로 떠오르지는 않는 이들만의 아이덴티티는 충분히 만들어 냈음은 정말 인상 깊습니다. 누구 누구에게서 영향을 받았는지는 확실히 알아 차질 수 있지만, 그 밴드들의 스타일을 그대로 답습 하지는 않으며, 결과가 좋던 아니던 자신들만의 개성을 만들려 하는 마인드는 정말 인상적 이네요. 본작의 하이라이트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전체적인 앨범의 흐름도 굉장히 좋습니다. 1차원적인 스피디함을 앞세운 넘버가 주가 되지만, 미드-슬로우 템포의 곡들도 꽤나 존재하며, 스피드 일변도의 곡 사이사이에 등장하는 그루브한 감각의 표출, 느릿하게 잠식 해 들어가는 슬로우 넘버의 존재감 등 의외로 다양한 스타일을 소화 해 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다양한 곡들의 뛰어난 배치를 통해 만들어 낸 뛰어난 앨범 흐름은 꽤나 놀랄만 합니다. 양질의 프로덕션은 아니지만, 빈티지한 느낌 강한 쓰래쉬 메탈 스타일에 딱인 텁텁하고 러프한 사운드 프로덕션도 굉장히 인상 깊다는 점 또한 꼭 언급하고 싶네요.

본작 Motor Dead 는 정말 오랫만에 “열정” 이라는 것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한장 입니다. 앨범을 발표 하기 까지의 과정이 열정적 이라는 말이 아닙니다. 특정 장르 음악 특유의 매력을 얼마나 최대한으로 끌어 내려는, 진짜배기 뮤지션의 마음가짐을 지닌 이들의 열정이 제대로 느껴지는 한장이라는 말이지요. 특정 장르 음악을 하는 일본 출신의 밴드들 대부분이 그러한 매니악한 열정이 남다르다라는 점을 예전부터 충분히 인지 해 오고 있었지만, 이 앨범이 보여주는 열정은 좀 더 강렬하게 다가 오네요. 이 정도의 레벨이라면 “쓰래쉬 메탈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면 반드시 체크 해 보시라!” 라는 코멘트를 남기게 만듭니다. 그리고 이들은 5월 4일에 한국에서의 공연이 성사 되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