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rvosa – Perpetual Chaos (Napalm, 2021)

Nervosa – Perpetual Chaos (Napalm, 2021)

Nervosa 는 2010년 브라질 상 파울로에서 결성, 지금까지 5장의 앨범을 낸 쓰래쉬 밴드 입니다. 이들은 2014년에 나름 괜찮은 덩치의 준-메이저급 메탈 레이블인 Napalm Records 를 통해서 데뷔 풀렝스 앨범 Victim Of Yourself 를 발표하며 큰 주목을 받은 바 있었죠. 그 주목성이 뛰어난 음악성 때문에는 아니라는 점은 유감이기 하지만 말이죠. 이들이 주목받은 이유는 멤버 3인 모두가 여성이었기 때문 이었습니다. 3인조 여성이 노빠꾸 다이하드 코드의 쓰래쉬 메탈을 구사한다는 점, 게다가 어느정도 데스메탈적인 코드가 가미되어 있어 쓰래쉬 평균치 보다 좀 더 강렬한 사운드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매우 신선하게 다가 왔었습니다. 하지만 이 밴드는 크게 되지 못했습니다. 네 그래요. 여성 3인조라는 화제성에 비해 음악이 별로였으니까요. 그냥도 아니고 “한심하네” 하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별로였어요. “씨발 존나게” 라는 수식어를 나이 40 넘게 먹어서도 꼭 쓰고 싶을 정도로 말이죠. 네 그렇습니다. Nervosa 는 씨발 존나게 별로인 밴드에요.

“로우하고 헤비한 기타 사운드로 튜닝한 쓰래쉬 메탈 사운드 로 귀결되는 초창기 데스메탈적 사운드의 B급 턱걸이 수준의 카피. C급 카피라고 해도 전혀 미안하지 않다.” 저는 이렇게 잔인한 평가를 내리고 싶습니다. 이유는 간단해요. 지금까지의 행보에서 보여지는 “재능 없음 + 노력 없음” 이 악평을 메기고야 말겠어 라는 마음을 먹게끔 만들었니까요. 쓰래쉬 or 데스메탈 같아 보이는 리프 적당히 한두개 만들어서 앨범 전체에 돌려막기 하고, 그 빈약한 앨범 구성력을 메우기 위해 로우한 프로덕션과 데스메탈풍의 거친 보이스로 치장하여 치부를 가려대는 행태는 정말 가소롭기 짝이 없었습니다. 데뷔작은 처음이니 그렇다고 칩시다. 노력 젼혀 없이, 앞서 설명한 잔대가리를 풀로 돌려대던 2번째 앨범 Agony (2016) 는 개인적으로 여성혐오가 생길 정도로 악몽같은 한장 이었습니다. 세번째 앨범인 Downfall Of Mankind (2018) 은 나와도 신경도 안 썼습니다. “싹수가 없는데 뭐하러 시간낭비 함?” 이기에 패스 해 버렸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다시 들어보니 그 앨범부터 연주/작곡 파트를 좀 더 흥미진진하고 알차게 만들려는 노력을 꽤나 한 것이 느껴졌습니다. 여튼 Nervosa 라는 밴드에게 신경을 굳이 다시금 쓰게 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2021년 벽두에 나온 신작 Perpetual Chaos 때문이죠.

Perpetual Chaos 는 현재 꽤나 세계의 메탈팬들 사이에서 화제인 한장 입니다. “여성들 만으로도 이만큼 빡센게 된다!” 정도가 Nervosa 의 가치였다면, Perpetual Chaos 앨범 발표에 이르러서는 “여성들 만으로도 이만큼 알.차.게. 빡센게 된다!” 라는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나름 적잖은 호들갑이 현재 2021년 벽두에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간의 화제의 대한 Villainssound 에 대한 답변은 “응 아니야. 어림도 없어.” 입니다.

Perpetual Chaos 는 Nervosa 라는 밴드에 있어 장족의 발전을 보여주는 앨범임에는 확실 합니다. 리프 패턴도 훨씬 다양해 졌고, 쓰래쉬와 데스메탈 두가지 특징을 과거보다 좀 더 잘 살리고 조화되게 만드는 재주도 늘었으며, 익스트림 메탈적 특징을 살리기 위한 과한 연기/치장도 덜하며 좀 더 내추럴한 맛도 괜찮게 다가옵니다. 기타리스트 하나만 남고 싹 물갈이 되었는데 (3인조에서 4인조로 변화하기도 함), 빠른 시간내에 팀 컬러를 습득하고 발전 해 냈다는 점도 나름 인상 깊기도 하네요. 전임자들보다 후임자들의 실력이 좋고, 오리지널 기타리스트와의 호흡도 훨씬 좋기도 하구요. 여튼 많이 늘었고, 이제서야 제 위치를 잡았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Perpetual Chaos 는 함량미달 작품 입니다. 연주 패턴과 작곡력, 앨범 전체적 흐름이 다양해지긴 했지만 분명 함량 미달임이 분명하기 때문이죠. 4곡을 넘기기가 힘들어요. 딱 3곡만 들어도 이들이 만들어 낸 연주 패턴, 작곡 패턴이 이게 다구나 하고 바로 느껴집니다. 앞으로 어떤것들이 반복 될 지 너무 쉽게 예상되며, 더 나아가 앞으로 새로운 무언가로 청자를 흥미진진하게 해 줄수는 없겠구나 하고 단념하게 만들 정도라는 점은 정말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메탈 리스닝 초심자조차 바로 느껴 질 수 있을 정도로 뭐가 없어요. 풀렝스 앨범이긴 하지만 흥미를 끌만한 양은 3곡짜리 7인치 EP 정도의 수준 입니다. 과거의 Nervosa 앨범보다 많이 나아진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걸 근간으로 Nervosa 라는 밴드의 내실이 튼실 하구나 하고 설득 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이번 앨범은 4번째 앨범입니다. 이렇게나 발전성이 없다니… 절망스럽기 그지 없을 따름입니다. 서두에서 말한 천박한 표현, “Nervosa 는 씨발 존나게 별로인 밴드에요.” 를 다시금 내뱉게 됩니다.

지금 돌이켜 보니 Nervosa 는 너무 빠르게 메이저급 필드에 올라온게 아닌가 싶습니다. 시간을 들여 연주, 작곡, 팀컬러 등 다양한 부분의 내실을 다지기 전에 (크지는 않지만) 월드 와이드 레이블과의 딜을 성사하고 앨범을 2년 단위로 “납품” 해 대며 그나마 있던 아이디어와 열정을 소비하다 보니 밴드가 이 지경이 된 게 아닌가 싶다는 말이죠. 4번째 앨범이지만 마치 레이블의 빠른 납품 요청속에 나온 풀렝스 데뷔작 같습니다. 전작들은 그저 데모 or EP 수준이구요. 이 페이스로는 절망스럽습니다. 이 정도 수준의 앨범으로 여성 과격 메탈 흐름을 리드하는 밴드라는 평들이 올라오다니… 여성 특별 전형 플러스가 메탈씬에도 있는건 대충 알았고 뭐 나름 용인 해 줄 만 하지만, “이건 너무 하잖아 씨발” 소리가 절로 나올 수준이네요. 여튼 이들에 대한 세간의 화제는 그냥 무시 하시기 바랍니다. Death 의 Leprosy 를 한번 더 들으며 애초에 난 밴드, 노력하는 밴드는 다르구나를 다시금 느껴 보았던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는게 나름 가치가 있다면 가치겠네요.

Nervosa 의 더딘 발전 속도는 그냥 혼자서 속으로 존나 별로네 하고 넘기면 될 일이긴 합니다. 하지만 굳이 이렇게 까지 짓밞는 것은 건방진 남성들에게서 “여자가 해봤자 얼마나 하겠어?” 라는 비아냥을 들으면서도 결국 제대로 된 사운드로 남다른 족적을 남긴 수 많은 여성 선배 밴드 & 여성 락앤롤러를 보며 뭔가를 느낀 한 사람으로써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되어 시원하게 함 조져 보았답니다. 저는 Suzi Quatro, Girlschool, The Runaways, The Slits, Bikini Kill, Siouxsie And The Banshees, Debbie Harry, Doro Pesch, L7, The Donnas, Angela Gossow, Shirley Manson 등등등 수많은 여성 락 뮤지션들의 무언가를 제대로 느낀 바 있습니다. 아닌건 아닌거고, 말 말은 해야 되겠죠. Girls Can Do Anything? 동의 합니다. 하지만 모두는 아니죠.이건 아닌겁니다. 아무리 거칠고 빡세도 내실이 너무 없어요. 그건 아닌 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