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zzy Osbourne – Ordinary Man (Epic, 2020)

Ozzy Osbourne – Ordinary Man (Epic, 2020)

Black Sabbath 의 리유니언으로 인해 많이 가려질 뿐이다. Ozzy 의 2010-2020년의 행보는 정말 최악이다 라고 말 할 수 있다. Ozzy 밴드에서 가장 오랫동안 활동했고, 가장 헌신적이었던 Zakk Wylde 를 해고 (결별이라고 전해지지만 그건 거의 해고 아닌가?) 하고, Firewind 출신의 엑스맨 Gus G 를 영입하여 만든 앨범 Scream (2010) 은 “굳이 괜찮기는 하지만 굳이 Zakk 을 내쳤어야 할 정도인가?” 라는 말을 나오게 만든 기대 이하의 작품이었다. Black Sabbath 로의 극적인 재결합은 나름 괜찮은 모양새로 시작되고 끝났지만, “Iommi 가 다시 하자고 할 땐 무시하고 도망가고 하더니, 자신이 아쉬워서 다시 했더니 Iommi 의 건강 악화로 오래는 못 해 드시는군요.” 라는 다소 악의적인 코멘트를 남겨야 할 정도로 “업보” 적인 측면이 존재하기도 했다. 자신의 화려한 솔로 커리어를 완벽하게 만들어 준 아내이자 매니저 Sharon 을 약물로 힘겹해 하더니, 이제는 타인과의 섹스 중독 (=바람) 으로 아내로 하여금 폭발하게 만들어 그녀와도 결별하게 되었다. 그리고 앨범 발표 직전에는 파킨슨병 까지 진단 받았다. (더불어 앨범 발표 이후 전개하려 했던 투어는 취소 되었다.) 자업자득이건, 잔혹한 업보이건, 여튼 이 상황이 그에게 최악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보면 Ozzy 의 신작 Ordinary Man 은 절대로 좋게 나올 수 없는 배경을 가지고 있다. Ozzy 는 자신의 밴드의 리더이긴 하지만, 곡을 만들 줄 아는 사람이 아니다. Gus G 는 진작에 떠났고, Zakk 과 다시 일하고는 있지만 그저 “(비용절감을 위한) 라이브 세션적인 기용” 이라 메인 기타리스트는 부재중이며, 앨범의 제작 기획을 옆에서 보좌 해 줄 아내(였던) Sharon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여튼 Ozzy 는 자신과 Guns N’ Rose 의 베이시스트 Duff McKagan, Red Hot Chilli Peppers 의 드러머 Chad Smith, 를 주축으로 한 작곡팀을 꾸려 곡을 만들었다. 공석인 기타리스트 자리에는 나름 잘 나가는 팝 프로듀서이자 락/메탈 밴드 경험이 있기에 기타도 나름 괜찮게 치는 Andrew Watt 을 프로듀서와 엑스맨으로 기용하여 다방면으로 활약하게 했다. 그리고 Sharon 포지션에는 R&B/힙합 빅네임 Post Malone 을 비롯하여 수많은 팝씬의 빅네임과 작업한 Louis Bell 이 기용 되었고 말이다.

이 앨범은 지금까지의 Ozzy 앨범과는 다른 앨범이다. 지금까지의 앨범들이 “Ozzy 가 기용한 기타리스트가 주축이 되는 메탈 앨범” 이었지만, 이 앨범은 “Ozzy 가 프로듀서로 기용한 양반이 주도로 인해 만들어 진 기획 앨범” 이라는 점이다. 이 앨범을 리드하는건 프로듀서 Andrew Watt 인데, 그의 명성은 Justin Bieber, Post Malone, Camila Cabello, 5 Seconds of Summer 와 같은 팝 뮤지션과의 협업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인가? Ozzy 의 신작은 마치 Guns N’ Roses 의 기타리스트 Slash 의 솔로 앨범들과 같이 “팝 필드에서 어필 할 수 있는 대중적 기획물” 로써의 느낌이 매우 강하다. 강렬한 헤비 넘버들의 양과 질은 여전히 존재감 있긴 하다. 남이 만들어 온 곡에 숟가락만 얹는듯 하지만, 그걸 몇십배의 가치로 환원 시켜 내는 Ozzy 퍼포먼스 감각 역시 여전히 날이 서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앨범은 지금까지의 Ozzy 팬이라면 꽤나 실망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여기저기 있다. Ozzy 의 헤비메탈은 그가 고용한 기타리스트의 강렬한 아이덴티티를 느끼는 재미가 있는데, 이 앨범은 그저 “괜찮은 수준의 헤비 리프 세션” 으로 끝나고 있다는 점은 그냥 넘어 가 줄 수가 없다.

Ozzy 식 발라드의 음악적 밸런스가 붕괴 되었다는 점 또한 영 아니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아쉬우며, “이것은 이 앨범의 단점 입니다” 라며 콕 찝어서 자세하게 말하고 싶을 정도다. Ozzy 식 발라드의 비중이 지나치게 많을 뿐더러, 지금까지의 Ozzy 식 발라드가 보여 주었던 “강해 보이지만 내면으로는 나약하며 그것을 소탈하며 솔직한 모습” 은 어디로 갔을까? 지금까지 그가 들려 준 발라드에서의 보여주던 “강한 음악만을 원하는 청자의 마음을 흔드는 그의 마법같은 공감력” 은 이 앨범에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내가 이만큼 힘들답니다” 를 과하게 청자에게 투영 시키려 하고 있다. 이런 방법론은 음악을 가볍게 듣는 팝 음악 리스너에게나 먹히는 법이다. 메탈 팬들은 좀 더 깊고 독특한 방법론을 원한다. 그는 그걸 잘 해왔는데…. 일단 그의 팬이니 만큼 그의 약점은 더 이상 후벼 파고 싶지는 않다. 그만 하도록 하겠다. Post Malone, Travis Scott 과의 콜라보는 어떻냐고? Elton John 이 참여한 곡의 감성미도 좋지 않냐고? 괜찮긴 했다. 그러나 Ozzy 와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여튼 퀄리티만큼 놓고 보자면 이 앨범은 분명 꽤 괜찮게 만들어 진 앨범이다. 하지만 Ozzy 에게 어울리는 앨범은 확실히 아니다. 지금까지의 Ozzy 앨범에서의 “기타리스트가 주도하던 헤비메탈” 이 아니라는 점 하나만으로 이 앨범의 가치는 많이 떨어진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팝 기획물 노선이 진하게 묻어나긴 하지만, Ozzy 의 헤비메탈 커리어를 그나마 억지로 멱살잡이 하드캐리 할 정도의 퀄리티가 나왔다는 점이다. 그걸 올드팬이 즐길 정도는 될까? 답은 YES 다. 그 정도로 만족하자. 퀄리티가 나쁜 앨범은 아니다. Ozzy 에게 안 어울리는 앨범이라 나쁜 앨범은 맞지만서도.

행여나 하는 말인데… 수록곡인 Under the Graveyard 와 Ordinary Man 의 뮤직비디오를 보시고 와서 “어떻게 그에게 이런 평가를….” 이라고 반문하지 말아달라. 그는 이미 No More Tears (1991) 앨범을 통해 자신에게 걸맞는 고해성사법을 완벽하게 제시 한 바 있었지 아니한가? Ordinary Man 은 적어도 퀄리티는 떨어져도, 애티투드 만큼은 그와 비슷하게 만들었어먄 했다고 본다. 이 앨범은 헤비메탈 뮤지션인 Ozzy Osbourne 의 앨범이 아닌, 유명인 Ozzy Osbourne 의 모습이며, 그것은 여러 사람으로 하여금 “괜찮긴 한데요…. 어울리진 않네요. 너무 꾸몄다고나 할까?” 라는 쓴 소리를 하게 만드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