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s Series #01] The Hives

[Villains Series #01] The Hives

 

Garage Revival
: 5-70년대에 있었던 락앤롤 대폭발 시기를 빛낸 수 많은 아이콘 밴드들이 유명세를 떨치기 전에 하나같이 “차고” 에서 자신들의 실력을 갈고 닦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5-70년대에 있었던 모든 락앤롤 스타일과 장르들은 간단하게 “개러지 락” 으로 정의 되었다는 사실은 뭐 다들 알고 있는 이야기. 90년대 말-2000년대 들어와 그 당시의 그 느낌을 살리는 수많은 밴드들이 등장했고, 괜찮은 음악을 남기면서 평론가들 및 음악 좀 깊이 판 사람들 사이에서 센세이셔널한 이슈를 만들어 냈으며,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이러한 붐은 “개러지 리바이블” 로 부르기 시작했으며, 이는 2000년대 대중 음악사에 길이 남는 하나의 중요한 사건으로써 기록 되었다.

 

하지만 마냥 좋지많은 않은듯?
: 하지만 이러한 개러지 리바이블은 마냥 좋게만 볼 수만은 없다. 개러지 리바이블의 파이오니어들이자 음악적/상업적으로 모두 성공한 아이콘이기도 한 밴드들인 The White Stripes, The Vines, The Strokes 와 같은 밴드들은 5-70년대의 바이브를 이어 나갔지만, 그와 별개로 아주 강하고 독한 레벨의 예술인적인 코드의 집착을 보였었다. 이러한 집착은 개러지락은 락앤롤 바이브의 부활 그 이상의, 어찌 보면은 도를 넘은 행위라는 결과로 이어 지기도 했다. 그들은 락앤롤 바이브 부활의 여러가지 방법론 중 하나인 80년대 아트 펑크/포스트 펑크 사운드의 애티투드를 근간으로 하여 락앤롤 해체와 재조립에 과하게 집착했다. 그 결과 매우 새로운 형태의 세련된 락앤롤이 탄생하게 되었지만 이러한 새로운 락앤롤 결과물들은 도를 넘은 인상이기도 했다. 이는 50년대 부터 2000년대까지의 모든 음악을 꿰뚫고 있는 평론가, 음악 오타쿠들에게는 매우 새로운 충격이었지만, 락앤롤 특유의 강력한 에너지에서 오는 아드레날린 생성에 의한 쾌감에 있어서는 완전 빵점일 정도로 락앤롤이 흐물흐물 해 져 버렸고, 최종적으로 개러지 리바이블이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고전 락앤롤의 사운드와는 꽤나 멀어져 버린 결론만이 남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개러지 리바이블은 결과적으로 “고전 락앤롤을 빙자한 80년대 포스트펑크/아트 펑크적인 새 천년식 샌님 놀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주객전도” 라는 사자성어 너무나도 어울렸다. 개러지 리바이블이라는 단어는 어찌보면 일종의 함정이 아닌가 싶다. 5-70년대에 있었던 락앤롤 밴드들의 시원한 사운드의 위험한 쾌감의 부활 같지만, 자기 좋을대로 지지고 볶아서 내 논 “고전 능욕” 이라는 비판을 과연 피할 수 있을까? 게다가 이러한 락앤롤 아티스트 놀음은 70년대 들어와서 많은 락앤롤의 진정한 지지자들의 사회 하류층들에게 “더 이상 우리를 대변하는 음악이 아닌, 우리랑 상관없는 부자 놈들의 고상한 지랄일 뿐. 이건 락앤롤이 아냐!” 라는 시큰둥한 반응을 얻어 내던 원인과도 딱 맞아 떨이지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것도 리바이블 하려고 노력했나? 그러면 뭐… 할 말 없고!) 새로운 형식의 락앤롤 탄생은 분명 인정 해야만 하지만, 락앤롤이라는 음악은 탄생 이래로 지금까지 “에너지” 에 충실했다. 그리고 그것이 매우 강했던, 5-70년대 락앤롤을 연료로 삼으면서 이렇게 에너지를 무시하는 행위에 대한 화끈한 짜증과 분노는 분명 당연한 것이지 않던가? 난 그렇다고 본다. 락앤롤은 예나 지금이나 못된 청춘들을 위한 것이지 않던가!?

자 그렇다면 “개러지 리바이벌은 별로다” 라는 결론이 성립하는 것인가?

하지만 정답은 No 가 되어야만 옳다. 왜냐고? The Hives 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진정한 의미의 락앤롤 고전의 부활, 개러지 리바이블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 시대의 스타일, 패션, 무대매너, 그리고 무엇보다 고전 락앤롤 불한당들 에서나 찾아 볼 수 있는 원시적 에너지를 가지고 말이다. 악당적인 사운드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영 미덥지 않은 이 흐름을 좋게 받아 들일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면죄부 밴드, The Hives 가 바로 이번 이슈의 주인공이다.

왜냐고? 신보 나왔으니까지 왜겠어.

 

개러지 리바이블의 평균과는 매우 달랐던 시작

: The Hives 는 The White Strieps, The Vines 와 더불어서 개러지 리바이블 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지게 만들었던 주도자 중 하나이자, 개러지 리바이블 트로이카 중 하나로 평가받을 정도로 지분이 굉장한 존재 되겠다. 하지만 이들은 포스트 펑크/아트 펑크쪽과는 전혀 상관없는 토양에서의 시작, 주목을 받았다. 5-60년대 락앤롤 스탠다드들을 바로 떠올릴 정도의 말끔한 레트로 정장을 입고는 있지만, The Hives 가 선사한 개러지 리바이블은 5-60년대 락앤롤의 에너지의 부활, 그리고 레트로 사운드의 에너지를 얼마나 더더욱 파괴적으로 증폭 할 것인가에 혼신을 다하던 진정한 의미의 리바이블 이었다. The Who, The Rolling Stones, The Kingmens, The Kinks 와 같은 시끄럽고 파괴감 넘치던 밴드들의 파워업/스피드업을 노렸던 The Hives 는 평론가/힙스터 부류 보다는, 펑크/하드코어 애호가들에게서 먼저 반응을 얻었다. 시작이 펑크씬 이었던 것! 데뷔작 Barely Legal (1997) 과 두번째 앨범 Veni Vidi Vicious (1999) 는 스웨덴의 스케잇 펑크/하드코어 펑크 레이블 Burning Heart 에서 발매 되었고, 예전부터 이 레이블 소속의 펑크 밴드들을 미국 시장에 발매/유통을 하고 스웨덴 지역에 소속 아티스트들을 소개하던 Epitaph 와의 공조 덕택에 The Hives 미국 언더그라운드 펑크씬에 시장에 음반이 배급되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다. 펑크 커뮤니티에서 이름이 먼저 알려진 이 밴드는, 개러지 리바이벌의 흐름을 타고서 평론가/힙스터 들에게도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그 입소문은 메이저 레이블측의 스카웃으로도 이어졌다. Polydor 와 Interscope 와의 계약으로 2001년에 미국시장 및 월드와이드 홍보/유통망을 얻은 The Hives 는 이미 1년전에 두번째 앨범이 나온 상태였고, 레이블측은 1-2집의 명트랙들을 뽑아서 모은 앨범을 발매하게 된다. 개러지 리바이블 흐름을 타고 명성을 얻어 낼 목적이라는 삐딱한 시선의 언급 빼고는 달리 설명 할 것이 없는 컴필레이션 앨범, Your New Favourite Band (2001) 이 바로 그것이다. 그 컴필레이션은 가희 놀라울 정도의 호평, 괜찮은 상업적 성공을 얻게 된다. 그리고 밴드는 The White Strieps, The Vines 와 함께 “개러지 리바이블” 의 선두주자이자 주도자로 완벽한 자리매김을 하게 된다.


A.K.A. I-D-I-O-T (from 1st Album “Barely Legal”)


Hate to Say I Told You So (from 2nd Album “Veni Vidi Vicious”)

 

The Hives = Randy Fitzsimmons 의 꼭두각시?

: 많은 음악 언론들은 지금까지 하던대로 “새 시대를 책임질 락앤롤 천재가 나타났다!” 하는 포커스로 The Hives 에게 접근 했지만 놀랍게도 이들은 우리들은 그저 별 것 아니며 연주만 하는 집단일 뿐 이라는 대답을 그들에게 돌려준다. 밴드는 자신들은 그저 연주하는 퍼포머일뿐, 곡을 만들고, 연주 패턴을 배정 해 주고, 사운드 프로듀스를 담당하며, 한마디로 음악적인 모든것을 책임지는 사람이 따로 존재한다 라는 코멘트를 남긴다. 그 총괄 인물은 Randy Fitzsimmons 라는 인물이며, 밴드는 “The Hives 의 6번째 멤버” 로 언급했다. 그리고 그의 얼굴은 지금까지 한번도 드러난 바 없다. 몇몇 음악 전문지들은 밴드의 이런저런 멤버들을 Randy Fitzsimmons 의 실체로 추측 했지만, 밴드는 “당신들은 일부밖에 알아내지 못했다” 라는 코멘트로 더더욱 Randy Fitzsimmons 라는 인물의 정체를 미궁속에 빠트린다. 두번째 앨범 Veni Vidi Vicious 의 수록곡 Main Offender 의 비디오클립에서 Randy 라는 인물이 사인을 하는 장면이 삽입 되었다던지, 3번째 앨범 Tyrannosaurus Hives 의 뒷커버에 그려진 멤버들 다리만 나온 일러스트의 다리수는 12개 (6명을 의미함) 라던지, 2012년 신작 Lex Hives 발매전에 가졌던 첫 싱글 Go Right Ahead 의 스튜디오 라이브에서 보컬리스트 Howlin’ Pelle Almqvist 의 뒤에 실루엣만 살짝 보이는 인물이 Randy Fitzsimmons 라는 이야기라는 추가적 사건들은 더더욱 그의 정체를 묘연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컨셉은 The White Stripes, The Strokes 와 같은 밴드들의 중심 멤버들은 음악 평단과 대중은 물론이거니와, 밴드 멤버간의 유대감에 금이 갈 정도로 과도한 에고 표출을 보였던 개러지 리바이블의 특징과 정 반대의 그들만의 캐릭터였으며, 이는 The Hives 가 개러지 리바이블 세계에 몸 담고 있기는 하지만 음악성향 뿐만이 아니라 모든것이 다른, 그들만의 오리지널임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했다.

 

영악하고 완벽한 메이저 적응기
: 밴드는 2004년에 3번째 앨범 Tyrannosaurus Hives 으로 메이저에 데뷔한다. 로우한 사운드의 1-2집과는 달리 다소 깔끔한 프로덕션과 펑크적인 과격함 보다는 아기자기한 락앤롤 사운드를 주무기로 하여 메인스트림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 주면서도 과거를 전혀 부정하지 않는, 오히려 과거를 궁금하게 만드는 파워풀함 역시 과감하게 선보이며 자신들의 정체성에 확고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또한 앨범은 팝스타 레벨의 힛트는 거두지 못했지만, 인디락 카데고리에서의 상업적 한계는 가볍게 능가 하는데 성공 하기도 한다. 첫 메이저 데뷔 싱글 Walk Idiot Walk 은 다양한 메이저 드라마, 게임, 프로레슬링 무대에서 꽤나 자주 불려 다니며 미디어 버프를 제대로 받기도 했다. 자국인 스웨덴에서 발매 첫주 1위를 하며 국가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로도 자리매김 했다는 점도 매우 중요하다.

두번째 메이저에서의 앨범이자 4번째 앨범 The Black And White Album 은 2007년에 발표 되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파워풀함과 아기자기함을 동시에 추구하는 가운데, 그 당시의 힙합/일렉트로닉스에서의 다양한 현대적 비트/댄스 감각을 개러지 락앤롤과 융합하는 등 (명 힙합 프로듀서 The Neptunes 와 함께 몇몇 곡에서 작업하는 과감성을 내 비치기도!) 새로운 시도를 보여 준 앨범이었고, 평가와 반응은 예전보다 떨어졌지만 여전히 The Hives 특유의 활기 넘치는 사운드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는 실력과, 자신들의 레트로 에너지 대발산 스타일에는 전혀 변함이 없음을 알리는 뚝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이와 별개로 밴드는 명 힙합 뮤지션이자 프로듀서이기도 한 Timbaland 의 앨범인 Shock Value 에 참여하여 공동 작업을 하기도 했으며, 그 결과물인 Throw It On Me 는 앨범의 3번째 싱글컷 및 비디오 클립으로 소개되며 의미 있는 음악적 발자취를 남기기도 했다.

 


Tick Tick Boom (from 4th Album “The Black And White Album”)


Throw It On Me (from Timbaland’s album “Shockwave”)

 

5년만의 새로운 신보는 새로운 시작
- 밴드는 The Black And White Album 의 프로모션이 끝난 2008년에 전면적인 휴식을 알리고 한동안 푹 쉴 것임을 공표했다. 3곡짜리 커버 7인치 EP 앨범 Tarred And Feathered 을 2010년에 발표 했을 뿐, 신작 코딩에 관한 소식은 전혀 없었다. 2011년 12월에 이르러서야 밴드는 새 앨범 녹음 초기 단계임을 밝혔다. 그로부터 단 6개월만에 5년만의 새 앨범 Lex Hives 가 발표 된다. 6월 1일 스웨덴 발매, 6월 8일 까지 일주일 사이에 세계 각국에 발매 되었으며, 메이저 레이블과의 결별/자신들이 설립한 레이블인 Disque Hives 을 통해서 발표한 야심찬 앨범 되겠다. 신보는 자력 발매/유통 뿐만 아니라, 셀프 프로듀스를 시도한 첫번째 앨범이기도 하다. (물론 모든곡의 작사/작곡은 Randy Fitzsimmons!) Lex Hives 는 자국내 7위, 미국 시장 84위라는 다소 실망스러워 보이나, 유통망과 홍보의 약점을 지니고서라도 나름 상업적으로 선전 했다는 증거를 남기기도 했으며, 무엇보다 새 앨범 작업 소식을 알릴 때부터 진정한 레트로 사운드로 돌아 갈 것이라고 공표한 고전 락앤롤에 대한 회귀, 좀 더 다양한 시대상의 락앤롤 장르/스타일의 시도, 예전과 이어지지만 새 앨범에서만 찾을 수 있는 그들만의 메이저 필드 적응감각을 선보이고 보여주고 있는 앨범이다. 좀 더 옛스럽게, 좀 더 다양하게, 좀 더 영악하게, 그리고 무엇보다 답습이라는 느낌과는 거리가 먼 새로움을 가지고 시작한다. The Hives 의 신보 Lex Hives 되겠다. 좀 더 신보에 대해서 이야기 해 달라고? 조만간 올라 올 리뷰로 대신 하겠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


Go Right Ahead (from 5th New Album “Lex Hiv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