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ainsSeries #21] Thrash Metal Revival (2/3) : 1부 “쓰래쉬 히어로들의 컴백 / 예상치 못한 웰컴”

[Thrash Of The Titans – 미국 쓰래쉬 베테랑 컴백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벤트이자 사건]

2001년 초, Testament 의 보컬리스트 Chuck Billy 는 세포 계열 암 진단을 받게된다. 이 소식은 빠르게 세계적으로 알려졌고, 그와 친분이 있던 쓰래쉬 메탈러들은 그의 암 치료 기금 마련 공연을 기획하게 된다. Thrash Of The Titans 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그런데 상상외로 판이 엄청 커지게 된다. Testament 와 같은 연고를 가지고 있던 베이 에이리어 쓰래쉬 아이콘 밴드들인 Exodus, Death Angel, Vio-Lence, Heathen 이 Chuck 을 위해 1회 재결성을 공표하고 오랫만에 모여 합주에 땀을 쏟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Testament 의 전신이자 Exodus 의 2기 보컬리스트로 활약했던 Steve “Zetro” Souza 가 뛰었던 밴드이기도 했던 The Legacy 가 참여한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이에 질세라 Forbidden 의 전신인 Forbidden Evil 이 참여 하기도 했으며 Laaz Rockit, S.O.D. 와 같은 타 지역 쓰래쉬 아이콘들 역시 가세했다. 언더그라운드 비디오 매거진인 Tales From The Pit 도 참가, 이날 공연의 전체적인 부분을 담기도 했다. 공연 입장수익은 대성공이었고, 각 밴드의 퍼포먼스는 오랫동안 밴드를 쉬었음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굉장하기 그지 없었다.

그렇게 좋은 취지의 1회성 재결성 이벤트가 끝났지만, 세상은 그들을 그냥 두지 않았다. 수많은 팬들과 프로모터들이 계속 라이브를 해 달라고 요청을 해 댔고, 라이브 일정은 나날히 늘어났다. 아예 전미/유럽 투어를 하는 밴드도 생겼고, Wacken Open Air 와 같은 큰 메탈 페스티벌에 서는 밴드도 많았다.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다양한 메탈 레이블들의 새 레코딩 제안이 엄청나게 들어왔고, 많은 밴드들이 심사숙고하는 태도들을 보였지만 결국 컴백 앨범 제작을 타진하였다. Exodus, Death Angel, Forbidden, Heathen 과 같은 밴드들이 하나 둘 앨범을 내 놓았고, 철지난 스타일의 & 90년대에 완벽하게 사장 되었던 레트로 헤비니스의 대명사 쓰래쉬는 예상밖으로 팬들과 평단 모두에게서 굉장한 호평을 얻게 된다. 이러한 호평은 밴드들로 하여금 한정적 컴백이 아닌, 다시 풀타임으로 뛸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으며, 그 계기를 바탕으로 차후 앨범들이 계속 나오게 되었다. 왕년 밴드들의 컴백 활동의 대호평은 밴드 활동을 접지 않고 계속 해 왔던 밴드들인 Testament, Anthrax, Overkill, Flotsam And Jetsam, Voivod 와 같은 밴드들의 활동 역시 다시금 돌아보게 만들어 주기도 했으며, 그들 역시 컴백한 밴드들 못지않은 작품들을 남기며 멋진 족적을 남기기도 했다. Vio-Lence, Sacred Reich 와 같은 밴드들은 계속 활동을 이어 나가는것 & 새 앨범 릴리즈를 안 하기로 결정했지만, 이들 역시 각종 페스티벌과 크고 작은 공연 오퍼들로 인해 10여년 가깝게 라이브 활동을 가지며 꽤 괜찮은 족적을 남기기도 했다.

간단하게 정의하자면 이렇다. “Thrash Of The Titans 는 베이 에이리어 쓰래쉬를 100%, 미국 쓰래쉬 전반에 있어서 80% 이상 부활 시켰다.” 라고 말이다. 쓰래쉬 리바이블을 논하는데 있어서, 그 중에서도 80년대 원조 밴드들의 컴백 & 2015년인 지금까지의 건재함을 논하는데 잇어서 가장 중요한 사건 그 자체인 것이다. Testament 의 Chuck Billy 를 돕기 위한 1회성 이벤트가 10년 넘게 튼실한 2000-2010년대 헤비니스 흐름이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치는 못했을테지만 말이다.

[유로 쓰래셔들의 컴백을 책임진다! Destruction & Kreator 의 컴백]

Thrash Of The Titans 가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쪽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며 쓰래쉬 리바이블을 주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Thrash Of The Titans 에게 모든 공을 돌리기에는 좀 그러한데, 그 이유는 바로 Destruction 과 Kreator 의 멋진 컴백이 있었기 때문이다.

Destruction 은 2001년에 있었던 Thrash Of The Titans 보다도 더 전인, 1999년에 원년 라인업으로 재결성 했다. 독일의 메탈 전문 레이블 Nuclear Blast 는 그들의 컴백이 어떤 반응을 일으킬 것인지에 대해 간보지 않고 바로 레코드 딜을 던졌고, 그 과감한 결단을 통해 빠르게 발표 된 All Hell Breaks Loose (2000), The Antichrist (2001) 두장은 매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투어 일정을 잘 짜주기로도 유명한 Nuclear Blast 로 인해 좋은 반응은 차원이 달랐으며, Nuclear Blast 에 몸담고 있던 이런저런 블랙 메탈러들은 그들의 공연 백스테이지에서 자신들의 사악한 사운드의 원천 중 하나가 Destruction 임을 고백하며 씨디, 데모테입, 티셔츠 등에 사인을 받기도 했다. (Destruction 또한 자신들의 과거 사운드에 인플러스를 받은 젊은 친구들에 대해 매우 놀라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또한 Destruction 의 컴백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쓰래쉬 리바이블이 앞으로 대세가 될 것임을 미리 눈치 챈 Nuclear Blast 는 Exodus, Death Angel, Forbidden, Heathen, Testament 와 같은 밴드들을 차례대로 섭외하며 쓰래쉬 리바이블을 통해 가장 튼실한 부를 챙겼기에 Destruction 의 컴백은 쓰래쉬 메탈 베테랑들의 컴백을 논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Kreator 또한 빠질 수 없다. 많은 멤버 체인지에도 불구하고 밴드 리더인 Mille Petrozza 를 중심으로 계속 활동을 해 오기는 했지만 90년대 들어와 초강력/초과격 스타일을 버리고 시도한 인더스트리얼 메탈, 그루브 메탈, 고쓰 메탈 등으로의 외도는 결국 실패로 끝났다. 그렇게 잃어버린 10년을 뒤로하고 발표 한 앨범 Violent Revolution (2001) 은 초기만큼의 초과격 사운드는 아니었지만 멜로디컬한 코드로 대표되던 밴드의 쾌작 Coma Of Souls (1990) 의 부활을 들려줬으며, 상당한 주목을 받는데 성공했다. 뒤이어 발표한 Enemy Of God (2005) 에서는 초중기 Kreator 특유의 공격적인 사운드를 더욱 더 많이 살려내었고, 베이 에이리어 쓰래쉬 아이콘들의 컴백 & 자국 독일 대표하던 동료 Destruction 의 컴백과 맞물려 더욱 좋은 반응을 얻어 내는데 성공했다. (이 두장의 앨범의 남다른 호평은 오랫동안 단절 되었던 미국 시장 활동을 다시금 하게 만들 정도였다.) 특히 Enemy Of God 앨범은 활동을 중지하지 않고 계속 활동 해 온 밴드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결과를 남긴 작품이기에 그 의미가 크기도 하다는 점 역시 빠트릴 수 없기도 하다.
Destruction 과 Kreator 뿐만 아니라 꽤 많은 수의 유로 쓰래셔들의 존재감도 빠트릴 수 없다는 점 역시 반드시 거론하고 싶기도 하다. 2007년에 컴백한 덴마크 베테랑 쓰래셔 Artillery 의 남다른 라이브 활동 & 새 앨범들의 존재감이라던지, 쓰래쉬 메탈의 아이콘인 동시에 수많은 익스트림 메탈의 모던화에 엄청난 영향을 준 바 있는 Celtic Frost 의 컴백, Sabbat, Onslaught 와 같은 UK 쓰래쉬 아이콘들의 컴백, 90년대 중후반부터 등장한 멜로딕 데스메탈을 근간으로 한 모던 쓰래쉬를 선보인 The Haunted, Impious, The Crown, Carnal Forge 와 같은 밴드들의 존재감 & 컴백하는 쓰래쉬 밴드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준 것 등 말이다. 이 역시 베테랑들을 중심으로 한 쓰래쉬 리바이블을 살펴 보는데 있어서 소홀히 하면 곤란 할 것이다.

[베테랑 쓰래셔 컴백 앨범 추천 20선]
20. Laaz Rockit – Left For Dead (Masscre, 2008)

: 파워 메탈 밴드로 시작, 베이 에이리어 쓰래쉬 특유의 스피디함을 앞세운 스타일의 정석을 보여주었고, 90년대 들어와 그루브한 쓰래쉬로의 멋진 변신까지 선보였으나, 몸 담고 있던 레이블의 천대로 인해 그렇게까지 크지 못했던 비운의 밴드로 마감했던 Laaz Rockit 의 컴백작. 전형적인 베이 에이리어 쓰래쉬의 정석인 Annihilation Principle (1989), 그루브한 사운드로의 변화를 꾀한 Nothing’$ $acred (1991) 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는 한장이며, 그 두장만큼은 아니겠지만 합격점 이상의 양질의 쓰래쉬를 들려주는 것도 사실인 한장이다. 베이 에이리어 쓰래쉬 특유의 격렬한 스피드와 뛰어난 구성미 & 리프/솔로잉의 균형있는 분배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쾌작.

19. Artillery – When Death Comes (Metal Mind, 2009)

: Artillery 는 쓰래쉬 메탈을 논하는데 있어서, 더 나아가 유로 쓰래쉬를 논하는데 있어서 바로 거론되는 밴드는 아니긴 하다. 하지만 90-2000년대 등장한 데스앤롤, The Haunted 로 대표되는 멜로딕 데스/쓰래쉬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밴드가 이들이고, 그러한 밴드들로부터 꽤나 거론 받기에 가벼이 여겨서는 안되는 밴드 또한 Artillery 이기도 하다. 그래서인가? 이 덴마크 쓰래셔도 꽤나 많이 컴백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결국 1998년에 컴백을 타진 했었다. B.A.C.K. (1999) 이라는 새 앨범도 멋졌다. 허나 밴드는 1회성으로 잠깐 투어 활동 & 앨범 발표를 하고 다시 해산했다. 하지만 세상은 그들을 가만두지 않았다. 계속 컴백을 문의했고 결국 밴드느 2007년에 두번째 재결성을 공표한다. 그렇게 나온 재결성 2번째 앨범인 본작은 쓰래쉬 리바이블을 살펴 보는데 빠트려서는 매우 곤란한 수준의 작품이다. 시원시원한 질주감, 리드미컬함을 앞세운 캐치함을 능수능란하게 교체하는 이들만의 전매특허 감각은 여전하며, 그러한 기어변속 사이사이 꽃아 넣은 터프함과 멜로디어스함의 밀고 당기기 전략 역시 굉장하다. The Haunted 와 같은 모던 쓰래셔들의 청사진을 제공한 밴드가 이들인데, 그들보다도 더 뛰어난 센스를 보여주는 앨범이 본작이기도 하기에 현재 멜로딕 데스/쓰래쉬 팬들이나 그와 이어지는 멜로딕 메탈코어 팬들에게도 강력 추천하는 앨범이기도 하다.

18. Megadeth – Endgame (Roadrunner, 2009)

: “쓰래쉬 베테랑들의 화끈한 컴백 작품들에 비해 쓰래쉬 빅4의 음반 활동은 영 아니었다.” 라고 단정 지을 수 밖에 없겠지만은, 그래도 이 앨범만큼은 확실하게 예외다. Megadeth 는 한번의 해산/재결성 과정에서 80-90년대의 황금 라인업이 붕괴 되었고, 결국 Dave Mustaine 만이 홀로 남아 개고생하는 그림이었다. 2인자 자리도 매우 위태위태한 지경이었지만, 컴백 후 3번째로 발표하는 이 앨범을 통해 멋지게 제 위치에 오는데 성공했다. Megadeth 특유의 변화무쌍한 대곡 스타일을 버리고 A 부터 Z 까지 극단적으로 밀어 붙이는 이 앨범은 “더 이상 할 거 없을때는 그냥 덮어놓고 달린다” 라는 메탈 베테랑들의 극약 처방이었지만, 밴드 역사를 통 털어 가장 통쾌한 쾌감을 선사했고 호평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다시금 Megadeth 는 빅4 라는 네임벨류에 어울리는 위용을 찾아준 멋진 앨범이다. 문제도 있었다. “극약처방” 앨범답게 차후 앨범에서 뭘 더 보여 줄 것이 없게 되었다는 점이다. Megadeth 는 지금도 엄청나게 고생중이다.

17. Slayer – God Hates Us All (American Recordings, 2001)

: Slayer 는 굉장히 다이하드한 스타일의 쓰래쉬를 구사하는 팀이었기에 금방 메이저에서 떨어져 나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들은 그런지 태풍을 견뎌냈고, 뉴메탈 태풍도 견뎌냈으며, NWOAH 의 태풍도 견뎌내며 메이저 필드에서 건재한 밴드로 남았다. 비결은 간단했다. 새로운 헤비니스 스타일을 적극 받아 들이는 가운데, Slayer 특유의 공격 일변도의 사운드 역시 시도하고 신조류와 잘 버무려 내는 노력을 단 한번도 소홀히 한 적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앨범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앨범이 바로 본작이다. Seasons In Abyss (1990) 로 대표되는 Slayer 의 완성형 스타일에 뉴메탈-모던 헤비니스-NWOAH 스타일의 그루브와 리프 패턴을 적극 도입하였고, 뛰어난 밸런싱 작업으로 인해 좋지 않은 모양새임에도 불구하고 결국 앨범을 쾌작으로 만들어 내는 괴력을 발휘 하였다. “Slayer 의 진정한 매력은 스피드 뿐만이 아닌, 뛰어난 시대 적응력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롱런이다.” 라는 색다른 의견의 완성을 보여주는 앨범 되겠다. 이들 최고의 앨범은 아니겠지만, 이들의 튼실한 커리어를 논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한장이라 평 할 수 있겠다.

16. Agnostic Front – Warriors (Nuclear Blast, 2007)

: 전형적인 80 하드코어 펑크로 시작, 뉴욕 하드코어 하면 생각나는 메탈릭 하드코어로의 변화, 급기야는 크로스오버 쓰래쉬로 변화 한 바 있으며, 90년대 들어서는 오이 펑크로의 외도까지… 꽤나 커리어를 괜찮게 전개 한 바 있었던 Agnostic Front 의 이색작이다. 90년대에 오이 펑크 사운드로 꽤 괜찮은 외도를 한 바 있었던 이들은 Another Voice (2004) 앨범으로 2000년대 메탈코어 사운드로 변화하여 꽤나 강렬한 주목을 얻었는데, 그 뒤에 발표한 이 앨범은 2000년대 메탈코어가 아닌, 90년대 뉴욕 하드코어의 변화상 중 하나인 “90년대식 크로스오버 쓰래쉬” 를 들고 나와 꽤나 사람들을 어안이 벙벙하게 만들었었다. 허나 본작 Warriors 은 아주 멋진 앨범이다. Cro-Mags 로 대표되는 메탈릭 취향의 뉴욕하드코어의 전통 계승, Leeway 나 Crumsuckers 와 같은 뉴욕 하드코어식 크로스오버 쓰래쉬의 노스텔지어 부활등이 있었고, 작곡-연주-프로듀싱에 있어서도 세련됨을 보여주며 뉴욕 크로스오버 쓰래쉬의 리바이블은 물론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음악적 족적을 남기기도 했다. 그렇게까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베테랑 쓰래쉬 리바이벌을 이야기 하는데 빠져서는 매우 곤란한 한장 되겠다. 특히 2000년대 쓰래쉬 리바이벌 중심이 “크로스오버 쓰래쉬” 아니던가? 그러하기에 놓치시면 곤란 하겠지?

15. S.O.D. – Bigger Than The Devil (Nuclear Blast, 1999)

: Anthrax 의 기타 Scott Ian 과 드러머 Charlie Benante, Brutal Truth 의 베이스 Dan Lilker, M.O.D. 의 보컬리스트 Billy Milano 가 모인 슈퍼팀이었으며, Speak English Or Die (1985) 라는 쓰래쉬 초명작을 남기고 사라진 1회성 프로젝트였던 S.O.D. 의 무려 22년만의 신작. 초과격 스피드와 표현의 자유라는 명제에 있어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듯한 과격한 블랙조크가 일품인 이 밴드의 묘미였는데, 초과격 스피드는 엄청나게 줄고 슬로우-미드템포의 헤비니스 사운드로 대변화를 가져 “과연 이것이 괜찮은 한장인가?” 에 대한 토론도 많았던 한장이었다. 수는 적지만 S.O.D. 의 묘미를 제대로 살려 준 초과격 크로스오버 쓰래쉬의 존재감도 분명하며, 슬로우-미드 템포의 헤비니스 사운드 역시 쾌감은 덜 할지 몰라도 S.O.D. 만의 심플하고 굵직굵직한 묘미를 느끼는데 부족함이 없기도 하다. Billy Milano 의 과감한 조크는 여전히 강렬하기에 안심(?) 해도 된다. S.O.D. 의 쾌감을 느끼기 위해 조금 귀 귀울여 들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그래도 괜찮은 컴백작이라 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이라면 Scott Ian 이 인터뷰에서 Billy Milano 와 Dan Lilker 에서 주제를 모르고 함부로 대했고, 이에 대해 화끈한 성격의 Billy Milano 가 “Anthrax 라는 다 망한 밴드 안쓰러워서 도와줬더니 마치 지가 잘나서/나서서 S.O.D. 잘 된 거인 마냥 뻥치고 다니네. 걸리면 죽여버리겠음.” 을 시전하여 매우 좋았던 재결성 활동이 단숨에 끝나 버렸다는 점이다.

14. Suicidal Tendencies – 13 (Suicidal Records, 2013)

: 80년대에 있었던 펑크와 헤비메탈의 믹스쳐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느 크로스오버 쓰래쉬, 그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기량과 개성만점의 캐릭터를 구축 해 낸 바 있는 Suicidal Tendencies 의 신작. 전형적인 LA 하드코어 펑크 밴드로 시작, 2번째 앨범부터 정통 헤비메탈 사운드를 도입하며 펑크와 메탈의 묘미를 모두 극단적으로 끌어 올리며 펑크 키즈들과 메탈 헤드들을 한 공연장에서 뭉치게 만드는 보기드문 업적을 달성 했지만, 90년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표한 Suicidal For Life (1994) 앨범의 대실패 & 메이저 레이블과의 결별 & 이런저런 사고로 인해 라인업 대붕괴가 이어져 단숨에 나락으로 치달은 안타까움도 있었다. 하드코어 펑크 사운드로 컴백한 Freedumb (1999), Free Your Soul And Save My Mind (2000) 또한 혹평을 금치 못했고, 그 뒤로 밴드는 간간히 투어만 하느 밴드로 살아갔다. 그러면서 계속 “새 앨범 곧 나온다” 라고 10년 넘게 뻥을 쳐 왔는데… 2013년에 바로 그 일이 실제로 일어 났습니다! 절대 안 나올것만 같았던 신작 13 이 13년만에 발표 되었고, 왕년만큼은 아니지만 & 왕년 멤버는 보컬 Mike Muir 하나 뿐 이지만, 이들 특유의 LA 하드코어 펑크의 심플한 질주감과 헤비메탈 특유의 화려한 기타 플레이의 절묘한 콤비네이션을 다시금 제대로 들려 주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무엇보다 음반 커리어가 완전 붕괴 든 상황이고, 기대보다는 비아냥이 더 큰 2013년에 모든 펑크 & 메탈 팬들의 마음을 다시금 한번에 사로잡을 만큼의 뛰어남을 담았다는 점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가장 극적인 컴백작이 아닌가 싶다.

13. Death Angel – Killing Season (Nuclear Blast, 2008)

: 10대 초중반에 결성되어 무지막지한 실력을 뽐냈고, 20대 초중반에 메이저 레이블에 진출하며 Metallica, Megadeth 의 뒤를 이을 메이저 쓰래셔로 엄청난 기대를 모았으나, 투어 버스 전복 사고로 모든 멤버들이 중상을 입으며 밴드가 바로 와해 된 쓰래쉬 메탈 최고의 비운의 밴드인 Death Angel. Thrashes Of The Titan 에서 오랫만에 모습을 비춘 이들은 Exodus 와 더불어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었고, 재결성을 해도 30대 초반이라는 나이와 그 젊음을 바탕으로 한 스테이지에서의 체력적 강인함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베테랑 쓰래쉬 메탈 리바이블 비즈니스의 최고봉 Nuclear Blast 로부터의 적극적 구애를 받고 계약한 후 발표 한 컴백작 The Art Of Dying (2004) 은 괜찮은 앨범이었지만, 전형적인 쓰래쉬에서 벗어나 새로운 헤비니스를 만들어가던 메이저에서의 앨범인 Act III (1990) 의 후속작이었기에 & 세간은 80년대 쓰래쉬 특유의 레트로한 스피드/헤비니스를 원했기에 비교적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었다. 그 차기작인 본작 Killing Season 은 다르다. 초기 쓰래쉬 특유의 시원스런 스피드를 적극적으로 부활 시켰고, 그 공격성을 중심으로 하여 Death Angel 중기 특유의 프록 & 하드락적인 코드를 시도하며 팬들과 밴드 모두가 원하는 결론을 내리는데 성공했다. 쓰래쉬 기타리스트 치고는 매우 다양한 탈-메탈적 음악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 Rob Cavestany 의 독특한 리프 패턴, Death Angel 의 막내로 10대 초중반부터 엄청난 괴물 드러밍 선보인 Andy Galeon 의 과격함과 화려함이 겸비 된 드러밍은 따로 귀 귀울여야 할 정도로 굉장하다는 점 역시 빠트려서는 곤란하겠다.

12. Anthrax – The Greater Of Two Evils (Nuclear Blast, 2004)

: 음악적 성장에 방해가 되는 이유로 원년 보컬리스트 Joey Belladonna 를 해고하고, Armored Saint 출신의 초절 보컬리스트 John Bush 를 영입하여 음악적 변화를 대대적으로 시도하여 뛰어난 개성적 헤비니스 사운드를 만들어 냈지만, 판매고의 급격한 저하로 90년대를 매우 힘들게 보냈던 Anthrax. 가장 파격적인 탈-쓰래쉬/친-하드락적이 We’ve Come For You All (2003) 이 NWOAH 붐으로 대변되는 2000년대 초반의 메탈붐으로 주목을 얻고, 라이브 DVD/CD 셋 Music Of Mass Destruction (2004) 에서 보여준 엄청난 기량을 통해 더욱 부활의 기운을 얻자, 이들은 다소 뻔하지만 효과만점인 기획을 하나 하게 된다. 바로 John Bush 를 보컬로 앞세운 2기 라인업으로 1기 명곡들을 재녹음/셀프 커버하는 앨범을 만드는 것이었다. 속 들여다 보이는 기획에 비해 결과물은 매우 놀라운 편이다. 엄청난 기량을 앞세운 John Bush 의 보컬로 해치워지는 Anthrax 의 대표곡들은 한마디로 차원이 다르며, 트랙이 진행 될 수록 Anthrax 의 진짜 보컬은 그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정도다. 연주 및 프로덕션 역시 Anthrax 초기의 일단 저지르고 보는 막무가내식 분위기가 아닌, 매우 정교하고 프로패셔널함이 넘친다는 점도 빠질 수 없는 이 앨범의 특색이기도 하다. 팬들의 지나친 Joey Belladonna 사랑으로 인해 결국 1기 라인업으로 돌아오고야 말았던 Anthrax 지만, 많은 팬들로 하여금 명곡들을 누가 불러야 하는지, 누가 부르면 연주가 더 사는지 제대로 알려준 한장이라 말하고 싶다. 이 앨범을 경험하게 된다면, Anthrax 를 다이제스트하게 알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앨범이 이것이 될 것이다. 웃기게 들리지? 근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날 것이다. 그 정도의 앨범이다.

11. Testament – Dark Roots Of Earth (Nuclear Blast, 2012)

: Testament 는 쓰래쉬 메탈 뿐만 아니라, 메탈 전체적으로 최고의 암흑기였던 90년대를 가장 유익하게 보낸 몇 안되는 밴드다. 원년 라인업의 1/3 이 날아간 상태에서 만들어진 두장의 앨범 Demonic (1997), The Gathering (1999) 이 그것을 증명한다. 건재한 음악성을 지니며 분투했던 90년대지만, 그래도 Testament 의 명성을 다시금 부활 시킨것은 2010년대다. 오랫동안 밴드를 떠나 있었던 기타리스트 Alex Skolnick, 베이시스트 Greg Christian 이 컴백하여 화려한 기타 솔로 플레잉이 작렬하는 초기 사운드로 컴백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원년 라인업의 1탄 The Formation Of Damnation (2008) 은 손발이 좀 맞지 않아 의문감이 들었지만, 2탄격 앨범 Dark Roots Of Earth 은 차원이 다르다. Testament 의 명작 트릴로지 The Legacy (1987), The New Order (1988), Practice What You Preach (1989) 의 맛을 제대로 다시 살리는 가운데, 90년대에 선보였던 두 앨범에서의 적절한 메탈 신조류의 헤비코드를 적절히 가미하여 레트로의 참맛과 계속 무언가를 시도하고 발전하는 밴드로의 위용을 동시에 보여 주었기에 그러하다.

10. Machine Head – Through The Ashes Of Empires (Roadrunner, 2003)

: 쓰래쉬 메탈이 90년대를 준비하는 과정에 태어난 독립적인 장르이자 쓰래쉬 메탈의 하위 장르라고도 할 수 있는 그루브 메탈의 창시하며 90년대 메탈 암흑기를 밝혀 준 선봉장이기는 하지만, 뉴메탈 스타일로 변화하며 아무도 예상치 못한 커리어 대하락을 맞이했던 Machine Head 의 화려한 재기작. 뉴메탈 성향의 두 앨범 The Burning Red (1999), Supercharger (2001) 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한 밴드 리더 Rob Flynn 이었기에 이 앨범 발표전에 말한 “팬들이 원하는 모든것을 구사했다” 라는 코멘트는 전혀 기대가 되지가 않았었다. 허나 이 앨범은 Machine Head 의 초기 두장에서나 볼 수 있었던 육중하기 그지 없던 헤비 그루브의 부활을 보여줬으며, 80 쓰래쉬 메탈의 직선적 스피드, 화려한 솔로잉까지 과감하게 선보이며 수많은 메탈 팬들을 충격과 공포에 밀어 넣는데 성공하고야 말았다. 전형적인 Machine Head 특유의 헤비 그루브 메탈 빗다운 그 자체를 들려주는 가운데, 80 쓰래쉬의 폭풍질주까지 후반부에 첨부한 첫 싱글 Imperium 하나만으로도 모든것에 정리되는 무시무시한 앨범. Rob Flynn 이 일전에 뛰던 베이 에어리어 쓰래쉬 아이콘 밴드 Vio-Lence 출신의 기타리스트 Phil Demmel 의 백업도 만만찮은 체크 포인트.

9. Flotsam And Jetsam – The Cold (Driven Music Group, 2010)

: 텍사스 쓰래쉬 아이콘이자, 메탈 쇠퇴기인 90년대에도 계속 앨범들을 발표하며 고군분투 하던 밴드인 Flotsam And Jetsam 의 대변신작이자 인기 회복작. 전형적인 B급 80 쓰래쉬를 구사하다가 90년대 들어와 그루브 메탈적 쓰래쉬로 변화하며 나름 괜찮은 행보를 보여 주었었는데, 10번째 앨범인 본작 The Cold 에서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매우 유니크한 헤비 사운드로 변화하여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80년대 쓰래쉬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리프 패턴과 솔로잉, 90년대식 그루브 메탈적 리듬, Savatage 와 같은 드라마틱한 스케일의 US 파워메탈, 2000년대 메탈 흐름과 맞닿아 있는 모던한 프로덕션을 통해 매우 독창적으로 변화한 사운드가 깜짝 놀랄만 하다. 발매 당시에는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으나, 쓰래쉬-그루브-파워 메탈-NWOAH 의 사위일체 사운드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 유니크한 사운드는 너무나 강렬했기에 서서히 입소문을 타고 베테랑 쓰래쉬 메탈러를 논하는데 있어 빠질 수 없는 한장이 되고야 만다. 쓰래쉬의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도, 가장 과감한 탈-쓰래쉬 메탈 & 모던 메탈화적인 앨범으로 쓰래쉬가 얼마나 과감하게 변화 할 수 있는지를 느끼고 싶다면 반드시 경험하기 바란다.

8. Voivod – Katorz (The End, 2006)

: 고전 프로그레시브락에 대한 연구/자기화, 공상과학 소재의 적극 이용으로 매우 독창적인 디스토피아 싸이-파이 캐나다 쓰래셔인 Voivod 의 회심의 일격과도 같은 앨범. 원년 보컬리스트 Denis Bélanger 의 컴백, Metallica 출신의 베이시스트 Jason Newsted 의 가입으로 만들어진 Voivod (2003) 의 호평으로 인해 보기보다 빠르게 유명세를 회복한 이들은 차기작인 본작을 통해 자신들만의 독특한 캐릭터의 완벽 부활을 선언하기에 이르른다. 하드코어 펑크 취향의 심플/스피디한 구성, 쓰래쉬-프록-싸이파이 호러의 코드가 서로 잘 버무러진 독특한 기타 리프와 리듬다이 & 솔로 등 독특한 B급 재미로 가득하다. 과거 초기 명작들에 비해 조금은 헤비함적으로 심심하지만, Voivod 가 지닌 독특하기 그지없는 음악적/팀컬러적 센스의 날뜀은 더욱 기발하기에 무시 할 수 없는 한장이기도. 이러한 팀 컬러를 좌지우지 하던 기타리스트 Denis D’Amour 는 앨범 발표 1년전인 2005년에 암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기에 더욱 의미있는 한장이라는 점 역시 빠져서는 곤란 하겠다.

7. Destruction – All Hell Breaks Loose (Nuclear Blast, 2000)

: 원년 보컬/베이시스트 Marcel “Schmier” Schirmer 의 컴백, Nuclear Blast 의 과감한 앨범딜, 투어 과정에서 드러난 수많은 블랙메탈 밴드들의 고백 (Destruction 의 과격함 & 사타닉한 팀 컬러는 블랙메탈 팀 탄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을 직접적으로 파이오니어 밴드들의 고백이 있었다고 한다. Destruction 의 데모 테입을 들고 와 사인을 받는 장면은 Destruction 본인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으로 인해 잘 될 수 밖에 없었던 컴백작. Destruction 하면 생각나는 공격성 일변도 스피드 & 쓰래쉬 메탈 평균치보다 좀 더 심플-터프-케이오틱한 독특한 팀 컬러의 부활이 있으며, 이를 좀 더 모던한 튠으로 만들어 낸 Hypocrisy 의 Peter Tägtgren 의 조율까지 완벽한 한장이다. Devastation of Your Soul, The Butcher Strikes Back 같이 스타일부터 가사까지 노스텔지어를 자극하는 남다른 전략이 있다는 점도 빠트릴 수 없으며, 모던한 프로덕션 답게 적절하게 추가한 2000년대 메탈적 요소와의 조화 역시 만만찮은 한장 되겠다. 유로 익스트림 메탈씬의 스피드 파이오니어/인플런스 밴드로의 위용이 십분 발휘 된 앨범. 단순히 컴백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는 점, 잊어서는 곤란 하겠다.

6. Hirax – The New Age Of Terror (Deep Six, 2004)

: B급 코드가 강렬했던 베이 에어리어 쓰래쉬 메탈러 중에서도 유난히 B급 코드가 과격하리 만큼 잔뜩이었던 컬트 밴드 Hirax 의 18년만의 신작. Raging Violence (1985), Hate, Fear And Power (1986) 와 같은 앨범은 그라인드코어, 하드코어 쓰래쉬, 패스트코어, 쓰래쉬코어 등 초과격 하드코어 펑크-ism 에 큰 영향을 주었고, 그들만의 독특한 씬이 있었기에 매우 기되는 한장이었다. 아쉽게도 수많은 초과격 장르에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한 1-2집의 미니멀한 스피드 일변도 과격 사운드는 구사하지 않는다. 짜임새 있는 곡 흐름과 연주, 질주감과 리드미컬함과의 조화, 컬트함과 캐치함의 조화라는 80년대 쓰래쉬 메탈러들의 중후기 앨범들에서의 그것을 선보인다. 이는 Hirax 만의 개성을 짓뭉개는(?) 처사이기는 하지만, 그 어떤 80년대 베테랑 쓰래셔들 보다도 그 당시의 레트로한 맛을 매우 다양하게 잘 살려내여 호평 받는 의외의 소득도 있는 앨범이기도 했다. 레트로함의 중심에는 팔세토 고음보컬의 흑인 메탈형님 Katon W. De Pena 의 굉장한 캐릭터가 맹활약 한다는 점 역시 이 앨범의 포인트이자 장점이라는 것, 놓치지 말것!

5. Kreator – Enemy Of God (SPV, 2005)

: Destruction 과 함께 차원이 다른 초과격 쓰래쉬 브랜드 저먼 쓰래쉬를 만들어 낸 명밴드 Kreator 의 화려한 복귀작. 블랙메탈, 그라인드코어와 같은 초과격 메탈 서브장르들의 탄생에 큰 기여를 할 정도의 혼돈감 넘치는 스피드를 자랑하던 이들이었지만, 90년대 들어와 인더스트리얼 메탈, 그루브 메탈, 고딕 메탈 등 다양한 장르들을 시도하며 자신들만의 과격한 브랜드 가치를 서서히 잃어가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듯 했었다. (흥미롭게도 밴드의 리더 Mille Petrozza 는 밴드가 원하는 음악적 목표를 충실히 달성 하였기에 실패 보다는 성공에 가깝다는 코멘트를 남긴 바 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와 처음으로 발표한 Violent Revolution (2001) 은 달랐다. 초기의 초과격 사운드 만큼은 아니었지만, 리드미컬함과 캐치함으로 변화가 매우 긍정적이었던 중반기 명작 Come Of Souls (1990) 의 묘미를 다시금 상기 시키게 만들었고, 서서히 불던 쓰래쉬 메탈 리바이블과 더불어 매우 좋은 평가를 얻었다. 그 뒤에 발표 된 본작은 Kreator 의 명성을 완벽하게 부활 시킨 앨범으로 Extreme Aggression (1989), Coma Of Souls (1990) 의 시절이 바로 생각나는 과격함과 캐치함의 완벽조화 쓰래쉬를 제대로 들려 주었으며, The Haunted 로 대표되는 멜로딕 데스 쓰래쉬의 모던함까지 적극 받아 들이는 과감함도 돋보였었다. 그렇다. Enemy Of God 은 Kreator 하면 생각나는 초과격 광기, 다소 많이 평가절하 당하긴 했지만 꽤 많은 양의 긍정적 결론을 남긴 90년대의 계속 새로운 스타일로 자신들을 변화하려는 노력이 모두 돋보이는 한장이라 평 할 수 있겠다. 밴드 역사상 가장 돋보이는 한장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듯.

4. Sepultura – The Mediator Between Head And Hands Must Be The Heart (Nuclear Blast, 2013)

: 냉정하게 말해서 Sepultura 는 쓰래쉬 빅4 안에 들어가지는 못하는 B-클래스 밴드겠지만, 어찌보면 그들보다 더 위대한 것을 달성 했다고도 할 수 있는 밴드이다. 쓰래쉬를 기반으로 그루브 메탈, 뉴메탈, 각종 트라이벌 전통음악을 혼합한 90년대 메탈 명작 그 이상의 가치를 남긴 Roots (1996) 하나로 설명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리드한 Max Cavalera 의 탈퇴로 인해 그 가치는 완전히 사라졌었다. 만인이 예상하듯 Max 없는 Sepultura 는 빠르게 쇠락했다. 그렇게 끝날줄 알았지만, Max 없는 Sepultura 의 승리라는 놀라운 결과를 달성하게 된다. Against (1998), Nation (2001), Roorback (2003) 세장이 몰락을 가져왔지만, 그 이후 나온 4장의 앨범들은 하나같이 경이로운 수준이었다. Max 그림자를 완벽히 지웠고, Max 가 이끄는 밴드 Soulfly 의 음악성 하락과는 반대되는, 음악 실력 상승의 곡선을 그렸다. 그 중 가장 놀라운 작품은 가장 최근에 발표 된 이 앨범이다. 밴드의 대표작들의 다양함을 모두 구사한다. 초과격 스피드의 올드스쿨 쓰래쉬, 리드미컬함과 캐치함을 앞세운 90년대 스타일, Roots 앨범으로 대표되는 믹스쳐 메탈 사운드 모두 말이다. 그리고 그것을 최대한 Max 의 색을 지우며 표현한다. 그렇게 매번 만들어 왔지만, 이 앨범만큼은 차원이 다르다. 공격적인 면모, 사악한 면모, 웅장한 스케일, 앨범 전체적인 흐름, 멤버간의 탄탄한 팀웍, 각 멤버들의 화려한 연주 테크닉 등 모든것이 Sepultura 스탠다드 그 이상이다. Sepultura 의 모든 과거를 이용하는 가운데 철저하게 개조 해 내는, 파격적인 진화를 보여주는 멋진 앨범 되겠다. Sepultura 의 매력 모두를 느낄 수 있는 가운데, Sepultura 라는 팀 커리어를 살펴보면 가늠 할 수 있는 음악적 한계마저 파괴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괴물과도 같은 기량은 감탄 수준 그 자체다. Max 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했지만 결국 노장 커리어에 와서 포텐이 터진 기타리스리트이자 송라이터 Andreas Kisser 의 리더적 면모, 자기 커리어 중 최고의 보컬 캐릭터를 남긴 Derrick Green, 20대 초반 나이의 괴물 드러머 Eloy Casagrande 의 화려망측한 초과격 비트 난사 등 퍼포먼스적 면모는 베테랑 쓰래셔 중 최고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점 또한 빠트릴 수 없겠다.

3. Celtic Frost – Monotheist (Century Media, 2006)

: 쓰래쉬 메탈의 아이콘인 동시에, 초기부터 쓰래쉬 메탈로 정의 할 수 없었던 매우 독창적으로 앞서 나가던 메탈 사운드를 들려 준 바 있는 16년만의 새 앨범. 둠메탈, 크러스트 펑크, 스피드 메탈의 3위 일체화 & 재해석화를 통해 80년대에도 굉장히 새로운 음악을 들려 주었었는데, 16년만의 신작은 그렇게 만들어진 Celtic Frost 만의 브랜드를 또 한번 과감하고도 과격하게 개조 해 나가며 적잖은 충격을 전해주고 있다. To Mega Therion (1985), Into The Pandemonium (1987) 에서의 개성을 2000년대 버전이라 평 할 수 있으며, 자신들의 80년대 사운드를 뿌리로 하여 매우 파격적으로 변화 해 나간 뮤지션쉽 중심의 블랙메탈 연구자들의 그것보다도 더욱 파격적인 결과가 도출되기에 매우 놀라운 앨범이기도 하다. 올해의 앨범 1-2위를 다툴 정도로 연말결산 차트에서도 엄청난 호평을 이끌어 내며 “컴백” 이라는 단어가 너무나도 무색하게 만들 정도였다는 점도 빠트릴 수 없다. 엄청나게 혁신적인 익스트림 메탈의 완성, 그에 걸맞는 열렬한 호평이 있었지만… 밴드의 리더 Thomas Gabriel Fischer 와 나머지 멤버들의 음악적 견해차로 인해 새 앨범 제작에 혼선이 빚어지자 바로 해산하며 엄청난 아쉬움을 전해주기도 했던 앨범이기도 했다. 그 아쉬움은 Thomas Gabriel Fischer 의 새 밴드 Triptykon 에서 완벽하게 해소되고 있기도 하다.

2. Overkill – Ironbound (Nuclear Blast, 2010)

: Nuclear Assault, S.O.D. 와 함께 “스피드 매니악” 형 쓰래쉬 메탈 브랜드인 뉴욕 쓰래쉬의 아이콘으로 불리우는 Overkill 의 뜬금포적인 올드스쿨 스타일로의 컴백작. 터프한 스피드로 한 명성 쌓았던 이들이지만, 90년대 들어서 미드-슬로우 템포 근간의 리드미컬 쓰래쉬로 변화하며 많은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었던 과거가 있었다. 미드-슬로우 템포 위주의 앨범들은 논란의 여지가 있었긴하지만 꽤나 괜찮은 결과물을 내린것도 사실이었고, 그러한 스타일로 메탈 암흑기 90년대를 잘 버텨 나갔기에 너무 평가절하 해서도 그러했다. 문제는 그 미드-슬로우 템포 스타일들이 장기화 되며 신선함을 잃었다는 점이다. 90년대 뿐만 아니라 2000년대에도 미드-슬로우 템포 스타일로 고수 한 것은 이들에게 독이었다. 음악은 전혀 신선치 않았기에 2000년대 중후반부터 불어 닥쳤던 쓰래쉬 리바이블 열풍에도 불구, 플러스 효과를 전혀 받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 문제였다. 그러하기에 2010년에 메이저 메탈 레이블 Nuclear Blast 로 옳기고 발표한 본작은 완전 충격 그 자체! Taking Over (1987), Under The Influence (1988), The Years of Decay (1989) 로 대표되는 Overkill 스피드 트릴로지의 그 스타일로 쉴 새 없이 조져대며 진짜 Overkill 다움을 20여년 만에 선보이기 때문이다. 무지막지하게 밞아대는 더블베이스, Motorhead 직계 그 자체인 심플한 베이스 레이싱, 심플한 리프의 연속 난사, 그 스피드 안에서 빛나는 쓰래쉬 메탈 밴드들 중에서 최고의 쇳소리를 자랑하는 Bobby “Blitz” Ellsworth 의 보컬까지… 완벽에 가까운 올드스쿨 쓰래쉬의 묘미를 들려줬으며, 뉴욕 쓰래쉬 특유의 컬트한 맛 까지 200% 살려내는데 성공했다. Ironbound 는 올해의 메탈 앨범 상위권에 징그럽게 불려 다닌건 당연했다. 실로 화려하기 그지 없는 컴백이었다.

1. Exodus – Tempo Of The Damned (Nuclear Blast, 2004)

: Thrash Of The Titans 공연에서 가장 뛰어난 기량을 보여줬으며, 그에 합당한 가장 적극적인 라이브 공연 오퍼 & 새 앨범 발매 오퍼를 가장 많이 받은 밴드는 Exodus 였다. 레이블과의 계약, 새 앨범 제작 & 발매가 매우 스무스하게 이어졌고 반응은 대폭발이었다. 베이 에이리어 쓰래쉬 메탈 특유의 폭발적인 스피드, 적절한 멜로디어스함의 첨가, 화려한 솔로잉을 그대로 보여 주었으며, 미드-슬로우 템포를 근간으로 한 모던한 헤비 그루브의 시도 또한 괜찮게 담겨 있다. 각종 익스트림 메탈의 모던화에 있어 큰 도움을 준 명장 프로듀서 Andy Sneap 의 지휘하에 80년대 쓰래쉬 특유의 로우한 질감과 2000년대 메탈 특유의 모던한 튠, 80년대 쓰래쉬 특유의 스피드 위주의 스타일과 2000년대 메탈적인 헤비-그루브/리드미컬한 스타일, 그러한 신/구의 완벽한 조화는 경탄을 금치 못할 지경. 밴드의 리더 Gary Holt 의 인상적인 리프 제조 능력/엄청난 솔로잉, Steve “Zetro” Souza 의 쇳냄새 넘치는 칼진 보컬, 나머지 멤버들의 만만찮은 백업 등 퍼포먼스 테크니컬함도 엄청나다는 점 역시 빠질 수 없기도 하다. 밴드, 레이블, 팬들 모두 괜찮은 컴백 정도를 바랬지만, 엄청난 호평과 피드백이 뒤 따르며 거의 모든 메탈 언론들로부터 “올해의 앨범” 으로 쉴 새 없이 불려 다녔다. 과거의 매력 100%, 컴백으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 좀 더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한 포석, 각 멤버간의 아낌없는 테크닉 표출과 조화, 빈틈없는 프로덕션, 팬과 평단의 호평… 다방면으로 살펴봐도 최고점 그 자체를 기록한다. “가장 뛰어난 베테랑 쓰래셔 컴백작” 으로 반드시 불러야만 할 정도. 컴백작이 절대 아니며, Exodus 라는 밴드 역사상 최고의 앨범이기도 하다는 점, 더 나아가 2000년대 메탈 마스터피스 경기에 올랐다는 점, 특히나 매우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