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결산] Villains Sound’s Best 20 Albums Of 2014
20위 : Frameworks – Loom (Topshelf)
2014년에도 이모 리바이블은 이어진다. “90년대 초중반의 황금기 부활” 으로 간단히 정의 될 수 있는 그것 말이다. 허나 이모 리바이블의 명가 Topshelf 에서 첫 풀렝스를 낸 (이전에 2장의 EP 와 2장의 스플릿을 낸 바 있다.) Frameworks 는 그와는 또 다르다. 뛰어난 송라이팅과 대중성, 여전히 살아있는 펑크 특유의 마이너리티의 황금 조합이었던 90년대 이모 황금기가 만들어지기 위해 필요 했던 재료들인 이모코어, 매쓰락, 노이즈락, 80년대 후반의 포스트 하드코어의 실험주의 노선을 디깅하고, 자신들의 것을 만들고, 2014년에 어울리게 개선화 방안을 거친다. 한마디로 “이모 사운드의 뿌리를 찾아서” 되겠다. 매우 뛰어나다. 격렬한 감성 혼돈미학의 엔터테인먼트적 결론을 데뷔작 단 한장에 담아 버리는 괴물 신예들이다. 많은 인플런스를 주었지만 정확히 말해서 끊겨 버렸던 Fugazi, Drive Like Jehu, Big Black, Shellac 의 전통의 완벽한 부활 되겠다. 유일무이한 리바이블 노선이라 신호탄적이라 불러야 겠지만, 신호탄이라고 부르기 싫을 정도로 뛰어난 퀄리티라는 점도 중요하겠다.
19위 : Old Man Gloom – The Ape Of God (Profound Lore)
Cave In, Isis, Converge 멤버들의 단기 프로젝트로 시작 되었지만, 앨범이 한장한장 거듭 쌓이며 아티스트적 위상을 자기 스스로 더해가는 밴드로 진화한 이들의 신작은 무게감이 다를 수 밖에 없음을 누구던지 감지 했을 것이다. 전작 NO (2012) 에서 프로젝트 밴드에서 헤비 음악의 역사를 좌지우지한 밴드로 변화를 감행한 이들은 신작 The Ape Of God 에서 그 여정의 쐐기를 박아 버린다. 각기 다른 세 밴드가 자신들의 주요 or 부가적 요소로 십분 활용 하였던 “묵직한 헤비함의 분위기” 를 하나의 강렬한 오리지널리티이자, 아트로 승화 시키려 하는 야심이 있고, 행동이 있고, 뛰어난 결과 또한 있다. “자신들만의 묵직한 헤비 분위기” 를 내기 위해 둠, 슬럿지, 드론, 노이즈락, 포스트락 등 수많은 장르를 사용 하였었는데, 전작 NO 와 마찬가지로 “둠/슬럿지/드론 메탈 디깅 & 개선안” 이라는 포커스로 작업, 간단하게 말해서 “하드코어 키즈들이 만든 가장 아트하고 어두운 둠/슬럿지/드론 메탈 사운드” 가 탄생 되었다. 극단적으로 무겁고 어두우며, 예술적이며, 무엇보다 과거의 둠/슬럿지/드론 메탈과는 확연이 다른,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린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무게감이 다른, 이들 커리어 최고의 앨범 되겠다.
18위 : Woman Is The Earth – Depths (Init)
콥스 페인팅, 못을 잔뜩 박은 가죽 의상, 불쇼, 피쇼, 무기쇼로 대표되는 블랙메탈 고정관념 파괴는 올해도 계속된다. 2013년을 초토화 시킨 Deafheaven 의 충격은 올해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데, 이는 고정관념 파괴형/인디로커형 신예 블랙메탈러들의 고전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Woman Is The Earth 의 3번째 앨범 Depths 는 그러한 핸디캡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한장이다. 10분대의 대곡 구성의 3곡 수록이라는 단촐한 트랙수에 비해, 새로운 블랙메탈의 모든것을 보여준다. 사악함과 로우함이라는 올드스쿨 블랙메탈의 그것은 물론이오, 포스트락, 슈게이징, 프로그레시브, 슬럿지 등 다양한 것들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혁신적인 사운드의 결과물은 당연하다. 허나 매우 혁신적으로 나아가면서도 정통 블랙메탈에 대한 존경심 표출은 상당히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매우 파격적이라 그래도 되나 싶은 블랙메탈 고정관념 파괴 행위에 대한 적절한 브레이크를 걸며 분위기를 제대로 환기하는 한장으로도 의미가 깊다. 작년이 Deafheaven 에 의한 급진 개혁이었다면, 올해는 Woman Is The Earth 에 의한 온건 개혁이다. 귀 귀울여 주시기 바란다.
17위 : Rancid – …Honor Is All We Know (Hellcat)
3번째 앨범 …And Out Come The Wolves (1995) 가 너무 강해서 그런가? 많은 사람들이 그 이후의 Rancid 의 음반 행보가 내리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And Out Come The Wolves 이후 그 앨범을 능가하는 앨범은 없다. 허나 Rancid 는 그 이후로 단 한장의 “망작” 을 낸 적이 없다. 그 뒤를 잇는 5장의 앨범은 언제나 예상 범위보다 뛰어난 결과를 남기었고, 2014년 앨범이자 8번째 앨범인 …Honor Is All We Know 역시 그러하다. 70 펑크하면 생각나는 객기 넘치는 구성, 그와 정 반대되는 뛰어난 송라이팅, 연주력, 뛰어난 훅 제조 능력은 여전히 강렬하고, 이미 여러장의 앨범들에서 지겨울 정도로 경험 했음에도 청자를 연신 놀라게 만들고야 만다. 여기에 두번째 앨범 Let’s Go! (1994) 에서 보여졌던 객기 터지는 강렬함이 양념처럼 적절히 첨부, 회춘한 느낌도 전해준다. 왜 Rancid 가 늙다리 밴드가 되어도 아직도 강렬한 네임벨류를 자랑하는지 보여주는 한장 되겠다. 90년대말 – 2000년대 중반까지 강했던 70 펑크 리바이블은 다 죽었다. 이들만 남았다. “강한자가 살아 남는게 아니고, 살아 남는자가 강하다” 라는 말을 생각 해 보자. 이 앨범은 그 강한 이유를 제대로 들려준다. 70년대 펑크 특유의 매력, 그것을 뛰어 넘으려는 다양하며 수준 높은 노력들이 빛을 발한다. Rancid 는 이제 90년대를 풍미한 펑크 밴드에서, 가장 오랜 시간동안 뛰어난 펑크적 매력과 음악적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밴드로 완벽하게 진화 한 듯 하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이건 결정타다.
16위 : Truckfighters – Universe (Fuzzorama)
Truckfighters 가 Kyuss, Queens Of The Stone Age, Karma To Burn, Fu Manchu 와 더불어 90-2000 스토너락의 거물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밴드임을 느꼈던 사람들은 많이 남아있지 않다. 그럴만 하다. 모던 스토너 락 열풍은 대중적 대박을 치기에 한계가 있었고, Truckfighters 는 그러한 스토너 락이 대박을 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온 미국 지역의 밴드가 아닌 스웨덴 밴드였으며, 2009년 앨범 Mania 이후 활동이 매우 뜸했기 때문이다. 5년만의 신작인 Universe 는 왜 이들이 넥스트 빅띵으로 점쳐 졌었는지를 다시 한번 상기 시키는 앨범이다. 빈티지한 블루지함과 얼터너티브 락을 기반으로 한 모던락의 기가 막힌 조화, 여기에 더해지는 뛰어난 훅을 기반으로 한 매력적인 곡 제조, 앰프 퍼즈를 십분 활용한 엑스페리멘탈리즘 탐구 등 엔터테인먼트함과 아트함 모두 끝장난다. 그러한 것들을 다시 들려주며 왜 이들이 장난이 아니었던 밴드인지를 재증명 시키고야 만다. 여기에 더욱 더 모던해진 코드들을 더해 오랜 기간의 공백, 2014년이라는 새로운 시대에 대한 대비까지 완벽하게 해치운다. 거물 밴드들의 탈-스토너 사운드 노선, 많은 아이콘들의 예전과 같지 못한 음악성으로 음악적 위기를 겪는 모던 스토너 씬의 구세주와도 같은 앨범 되겠다.
15위 : Gridlink – Longhena (Selfmadegod)
그라인드코어는 이런 저런 변화를 겪어 왔지만 그대로 남아 있던지, 혹은 메탈 및 하드코어 등 헤비함과 과격함이 어울리는 타 장르에 흡수되어 돌연변이 사운드의 탄생을 가져오게 했다. 딱 거기까지인, 한계가 명확한 장르다. 허나 Gridlink 의 행보는 그것을 꽤나 벗어난, 일종의 미래상 제시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을 들려줬다. 크로스오버 쓰래쉬, 쓰래쉬코어, 테크메탈, 매쓰코어 등 다양한 장르들의 특징을 들려줬고, 그와 동시에 그라인드코어라는 기본틀에 매우 충실했다. 허나 무엇보다 앞서 열거한 장르들과는 다른, 뭔가 미래에서 온 듯한 앞서 나가는 코드들을 매우 많이 만들어 냈었다. (이는 아마도 그라인드코어/쓰래쉬코어적 매니악의 극단화와 그와 별개로 사이버펑크적 코드라는 이질적인 코드를 구사 해 나가며 자신만의 컬트한 세계관을 만들어 나갔던 Discordance Axis 의 후신이라서 그럴수도 있다.) 그러한 매니악한 브루탈리즘 극대화와 그와 전혀 상관없는 괴상한 코드 (싸이버펑크, 비디오게임, 동인음악) 와의 믹스라는 자신들만의 코드를 극대화한 것이 본작이다. 서양화 된 중2병 오타쿠 사이버 컬쳐와 그라인드코어와의 만남이랄까나? 여하간 오리지널리티가 매우 강해서, 그에 비해 음악적 자위행위적 요소와는 거리가 먼 뛰어난 음악적 설득력을 지녀서, 무엇보다 사운드 및 테크닉 표현이 극단적으로 화끈해서 좋은 한장 되겠다. 그라인드코어가 지닌 매우 한계적인 상황을 멋지게, 그리고 완벽하게 벗어나는 한장 되겠다. 그러나 미래는 되지 못할듯 싶다. 이 앨범을 마지막으로 Gridlink 는 해산 한다고 하니까.
14위 : KXM – S/T (Rat Pak)
David Lee Roth Band, Army Of Anyone, Korn 을 차례대로 거친 실력파 괴물 드러머 Ray Luzier, King’s X 의 보컬/베이시스트 dUg Pinnick, ex-Dokken/Lynch Mob 의 기타리스트 George Lynch, 이 3인방의 의기투합은 “80년대부터 충분히 경험한 연주 테크닉 중심의 음악의 재탕” 으로 보여 질 수 밖에 없다. 허나 이건 다르다. 아주 많이 다르다. 과거의 영광을 모두 버린 채, 이들은 90-2000년대의 성인용 하드락인 “포스트 그런지/얼터너티브 메탈” 사운드를 구사한다. 물론 차원이 다르다. 심플하고 캐치한 구성의 뼈대를 최대한 건드리지 않는 가운데, 이들의 네임벨류에 어울리는 만만찮은 연주력을 적재적소에 터트린다. 변절도 아니오, 타성에 젖은채 나온 예전 명성의 재탕도 아니다. 연주 테크니션들이 절대 가질 수 없는 모던함을 손에 넣었고, 포스트 그런지/얼터너티브 메탈이 가질 수 없던 음악적/연주적 무게감을 손에 넣었다. 매우 놀랄만한 상호 절충형 사운드가 탄생 된 것이다. 이와 동시에 90년대 얼터너티브 사운드에 대한 적절한 음악적 대처를 보여줬지만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dUg Pinnick 이 제대로 평가 받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 90년대 얼터너티브 사운드에 도전 했지만 대실패로 끝나 버렸던 George Lynch 의 명예회복이 이루어 졌다는 점 역시 무시 살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상업적 포커스가 없는 음악인 출신으로 5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달성, (이 음반 불황 시대에) 골드 레코드를 기록 했다는 점도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13위 : Scott Walker & Sunn O))) – Soused (4AD)
Sunn O))) 는 꽤 자주 콜라보레이션/프로젝트 밴드로 앨범을 내는 밴드이기에 이번 합작 역시 그러려니 하고 넘어 갈 수… 있을리가 없다. 모든 메탈 음악에 있어서 가장 감상하기 힘든(?) 컬트함을 자랑하는 드론 메탈의 아이콘 Sunn O))), 6-70년대에 한 페이지를 장식한 & 매우 지극히 클래시컬한 대중 음악 작곡자 위치의 Scott Walker 의 만남은 너무나도 이상하고도 우려되는 조화였기 때문이다. 추상적인 기괴함의 현대 음악 끝판 대장과 캐치함과 예술성의 고전 음악 히어로와의 만남의 공통분모는 그저 “컬트한 예술성” 이라는 마냥 설명하기도 모호한 이미지 정도다. 그런데 그 모호한 이미지의 만남은 상상을 초월하는 음악적 충격을 전해준다. Sunn O))) 가 제공하는 무형의 기괴함-어두움-불길함-시끄러움의 추상적 덩어리를 캔버스로 하여 Scott Walker 가 자유자재로 불러 제끼는 고전 팝/락앤롤의 웅장한 예술적 형태의 결합은 매우 이질적이지만, 그와 동시에 엄청난 매력을 발산하며 청자를 휘어 잡는다. 어느정도 예상대로 흘러가기도 하며, 혹은 예상이 빗나가기도 하면서 진행된다. 그것은 중요치 않다. 엄청난 새로움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대단하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절대로 플레이어를 끌 수 없게 만든다는 점이 중요하다.
12위 : Issues – S/T (Rise)
Attack Attack! 으로 대표되는 괴상하고 뭔가 많이 그릇 된 신예 하드코어 사운드, 두물은 간 상업적 포커스의 뉴메탈과의 만남은 절대로 좋은 조합이 아님에 틀림이 없다. “욕을 쳐먹기 위한 매저키스트적인 조합” 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다. 그런데 Issues 라는 신예 밴드는 그러한 세간의 평가에 관심이 없고, 그저 “듣기 좋고 놀기 좋은 헤비니스 음악 제조” 에만 몰두한다. 놀기 좋은 뉴메탈 그루브 & 요즘 하드코어 특유의 패셔너블함이 만나 끝장나는 파티락 분위기를 주도하며, EDM, 턴테이블리즘, 틴팝 등 이질적인 대세 장르들도 잔뜩 끌어다가 사용하며 더욱 더 분위기를 고조 시킨다. 좋은 조합은 아니지만, 결과물은 가희 놀랍다. 하드코어라는 공격적인 면모가 중시되는 음악의 가장 이상적인 대중적 변화상, 혹은 뉴메탈의 진화상 중 가장 뛰어난 결과물로 평가 해야만 할 정도의 결과물을 데뷔작부터 보여 준 것이다. 그러한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원동력이자, 변하지 않는 모든 음악의 진리인 “뛰어난 흐름의 곡과 연주 만들기” 가 제대로 행해지고 있다. 장르적 컬트함이 중요하긴 하다. 허나 그 컬트함을 뭉개 버리는 뛰어난 곡 제조 집단의 등장은 예전부터 꽤 있었고, 논란은 됐지만 언제나 그들이 승자가 되었었다. Bon Jovi, Green Day, Linkin Park, 그리고 그 다음 승자는 이들이다.
11위 : Body Count – Manslaughter (Sumerian)
갱스터 래퍼인 Ice-T 가 LA 의 무서운 빈민가에 사는 흑인 연주자들을 끌어모아 밴드를 만들고, 헤비메탈과 하드코어 펑크가 믹스된 매우 독창적인 장르를 구축하고, 엄청난 연주력을 선보이고, 흑인 관점의 정치/사회/문화적 이슈를 브레이크 없는 “갱스터 래퍼 멘탈리티” 로 극단적으로 표현하며 엄청난 충격을 주었던 Body Count 의 위상은 “데뷔작 뿐이었다” 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데뷔작만큼 뛰어난 앨범을 늘 만들지 못했고, 강경한 태도로 인한 레이블과의 마찰은 “자업자득” 그 자체였으니까 말이다. 오랜만에 신작을 발표한다는 소식은 전혀 기대가 되지 않았다. 허나 그것은 불찰이었다. 이들의 신작은 1992년 데뷔작 이후 최고이며, 그것을 능가하기도 한다. 헤비메탈과 하드코어 펑크의 만남이라는 기본적 뼈대는 여전하고, 부르탈한 스피드, 역동적인 헤비그루브, 묵직한 헤비-슬로우 템포 등 다양한 극단적 재미를 선사하고 있고, 무엇보다 고질적인 문제였던 송라이팅 부재와 뛰어난 프로듀스의 필요 역시 해결한다. Ice-T 하면 생각나는 무시무시한 갱스터 래퍼적 입담, 기타리스트 Ernie C 의 무지막지한 기타 플레이도 여전하다. 올해 최고의 컴백작이다.
10위 : Braid – No Coast (Topshelf)
올해도 계속 진행되고 있는 이모 리바이블은 신예들만의 몫인가? 그렇지 않다. 90년대 초중반에 족적을 남긴 밴드들의 컴백은 많지만, 컴백 후 발표되는 앨범은 적을지언정, 그 적은 수의 컴백 신작들의 임팩트는 매우 강렬하다. 올해 최고는 Braid 의 신작 No Coast 이다. The Get Up Kids 의 형제 밴드 위치로 등장, 크게 될 밴드로 평가 받았지만 결국 상업적인 족적을 남기지 못하고 기억속에 잊혀져 버렸지만, 컴백 후 발표한 두장의 신작들은 매우 높은 음악적 평가를 받는 중이다. 올해 발표한 No Coast 는 밴드 역사에 있어서 커리어 하이이자, 올해 이모 리바이블을 논하는데 있어서 최고라 부를 수 있는 한장이다. 뛰어나며 다양한 송라이팅, 다양한 템포와 분위기 제공, 변치않는 기타팝의 마법, 그러한 기타팝 고전적 노선에 반대하는 모던락 태동기의 신선함, 심플한 엔터테인먼트, 딥한 예술성, 대중 음악으로써의 높은 가치, 매니악한 펑크 & 인디락적인 컬트함 등 모든것들이 들어있다. 음악적으로, 예술적으로, 컬트적인 장르 음악으로써, 대중적 엔터테인트적인 것으로, 즉 모든 기준에서 완벽하다. 이모라는 장르의 진정한 모습을 느낄 수 있는, 하나의 텍스쳐이다. 그 90년대 초중반의 시대를 부활 시키는 한편, 그 시대의 것들만을 구사하며 타성에 젖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 하기 위한 노력도 많이 보여준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9위 : Bob Mould – Beauty & Ruin (Merge)
하드코어 펑크라는 컬트한 도심 변두리 반란적 문화/장르가 절대 가질 수 없었던 밴드 기타팝의 고귀한 전통을 거머쥐며 하드코어 펑크를 하나의 음악적 장르로 탈바꿈 한 밴드 Husker Du, 그리고 그 자양분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혁신적 락 사운드를 그려내며 90년대를 멋지게 정의한 Sugar, 그 두밴드를 뒤로 한 채 (=그 밴드 둘의 디스코그래피를 빼도) 11장의 솔로작을 만들고 있는 Bob Mould 의 음악 여정은 여전히 뛰어나다. 어느정도 뛰어나냐면 “그런지 빅4″ 로 대표되는 90년대 대박 밴드들의 컴백이 추레 해 보이며, 속물스러워 짜증이 올라올 정도다. 올해 54살의 이 할아버지는 여전히 펑크/하드코어와 기타팝의 황금 화학반응을 기절초풍급으로 일으키고 있고, 쉴 새 없는 앨범 위주 활동에도 불구하고 그 신선함을 떨어트리지 않는다. “이번 앨범은 좀 구려졌나?” 하는 삐딱한 궁금증으로 접할 수 밖에 없는 Beauty & Ruin 는 그 바램과 달리 굉장하다. Sugar 시절을 넘어 Husker Du 시절이 생각 날 정도로 경쾌하고 에너지틱한 모습이 갑자기 폭발하고 있고, Sugar 시절부터 변함없는 모던-펑크-인디 기타팝의 악마적 재능은 설명조차 필요없다. 그의 솔로 커리어의 모든 작품들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만, 이번 작품 Beauty & Ruin 은 특히 강렬하다. 곡과 연주 모두 여전히 쉽고 신선하고 매력적이며, 더욱 활기차기 때문이다. 지옥에 있는 Kurt Cobain 은 어서 Bob 할배에게 얼터너티브 왕좌를 물려줘야만 하며, Foo Fighters 신보에 대한 언론의 호들갑은 좀 닥쳐 줬으면 싶을 정도다.
8위 : Hollow Jan – Day Off (Dope Entertainment)
1집 활동을 끝내고 “신보 제작도 곧 이어집니다” 하던 밴드는 결국 10년을 채워 2번째 앨범을 발표 했다. 너무 늦은것이 아니냐고? 매우 놀랍게도 10여년 만의 신보는 퀄리티도 어마어마 하고, 2014년에 매우 중요한 한장으로써의 가치를 얻을만큼 타이밍적으로 완벽한 한장이다. “Envy 의 후계자 혹은 짝퉁” 이라는 꼬리표를 완벽하게 떼어 내지는 못했지만, 엄청나게 커진 스케일과 그 스케일에 걸맞는 “2000년대 스크리모-헤비 포스트락 텍스쳐 탈피 & 자신들만의 새로운 기준 확보 성공” 은 좋지 못한 그 딱지를 너덜 거리게 만드는데 충분했다. 스크리모 밴드로의 가치 그 이상, 더 나아가 2000년대 포스트락 가치 그 이상, 더 나아가 2000년대 엑스페리멘탈리즘의 새로운 기준을 선보이기 위한 완벽한 설계도면 제작 완료로 이야기 할 수 있는 한장이다. 이 방면 밴드들이 음악적 침체이던지, 혹은 해산/활동중단이지 않던가? 그러하기에 이 앨범의 가치와 위상은 더더욱 커진다. 해외에 크게 소개되지 못한 한장이지만, 그 가치만큼은 이쪽 방면 음악씬을 지각변동 시키고도 남을 정도다. 이제 Hollow Jan 은 Hollow Jan 만의 영역으로 들어섰다. 다음 앨범도 퀄리티에 상관 없이 10년이 걸린다면 문제가 커지겠지만 말이다.
7위 : Mastodon – Once More ‘Round The Sun (Reprise)
Mastodon 의 신작은 솔직히 “얼마나 기량 저하의 폭을 좁히느냐” 에 포커스를 맞추고 바라봐야 하는 음반이었다. 6번째 앨범이었고, 밴드는 데뷔 이후 단 한번의 휴식기 없이 투어 후 바로 앨범 작업에 들어갔으며, 그러면서 쌓인 앨범들에서 서서히 기량저하와 일정 스타일의 반복으로 인해 재미없는 분위기를 생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의 신작 Once More ‘Round The Sun 은 Mastodon 의 후기작 중 최고의 앨범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무서운 앨범이다. 꽤나 잦은 앨범 발매로 인한 “일정 스타일 반복에 의한 지루함” 은 존재한다. 하지만 그 양이 매우 적고, 앨범이 시작되고 끝날때까지 작렬되는 새 앨범다운 신선함은 그 스타일 반복에 의한 지루함을 지우기에 충분하다. 올드한 고전 프록/싸이키델릭 하드락적인 곡 구조의 강조를 통한 캐치함을 늘렸고, 기타/앰프톤 & 프로덕션에 의한 여전한 슬럿지 메탈적 코드의 강렬함/컬트함의 강조를 통한 두 마리 토끼 잡기도 꽤나 임팩트 하다. 무엇보다 다소 주춤했던 곡 제조 능력과 그 곡에 연주 및 테크닉 때려 박기의 센스는 회복이 아닌 최고조로 발휘된다. 또 한번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음흉하기 짝이없는 쾌작 되겠다. 진짜 이 친구들이먀말로 짱인듯 싶다. 허나 The Motherload 의 비디오클립은 아무리 봐도 너무 많이 나갔어!
6위 : Ringworm – Hammer Of The Witch (Relapse)
Ringworm 은 실력에 비해서 너무나도 저평가 받은 밴드다. Integrity 와 더불어서 하드코어에 사타닉 코드의 메탈을 제대로 도입한 이들은, 매 앨범마다 강렬한 음악적 결과물들을 남긴 바 있지만 소속 레이블의 홀대로 (계약 후 급격하게 바뀌어 버린 레이블 경영 방침에 의한 것이다) 그렇게까지 큰 밴드로 성장하지 못한건 너무나도 아쉬움이 남는다. 중요 멤버도 큰 밴드 (=Hatebreed) 에게 빼앗기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도 다행인것은 밴드는 묵묵히 쾌작을 만들어 내며 때를 기다렸다는 점이다. 그 때가 드디어 왔다. 2014년 발표 된 이들의 신작 Hammer Of The Witch 가 바로 그 때이다. Cro-Mags, Agnostic Front 로부터 시작된 메탈릭 하드코어의 전통고수 & 발전은 여전하고, 더욱 강렬해지고 디테일 해 진 Venom, Slayer 에 대한 탐구활동의 결과물들의 임팩트함은 전작들을 상회한다. “모쉬핏에 나타난 소대가리 악마” 로 간단히 설명되는, 그리고 그 설명에 대해 해드뱅과 서클핏을 미친듯이 돌 만큼 중독적인 광기를 내뿜게 만드는 흑마법 같은 앨범 되겠다. 최고다.
5위 : Iron Reagan – The Tyranny Of Will (Relapse)
Iron Reagan 은 Municipal Waste 의 절반 정도의 멤버가 소속되어 있다. 게다가 음악도 Municipal Waste 와 완전 판박이 이다. 다루는 주제가 골 때리는 쓰래쉬 파티냐, 공격적 성향을 지닌 정치적 이슈 제기냐의 차이일 뿐이다. 이 앨범이 올해 5번째 명반이 될 음악적 근거는 제로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은 5위를 할 가치가 충분하다. “여전히” Municipal Waste 적인 2000년대 쓰래쉬 스탠다드의 강렬함은 이상적 사고 체계를 붕괴 시키고 미친듯이 해드뱅, 모쉬, 슬램댄스를 하게끔 만들기 때문이다. 쓰래쉬 메탈이라는 장르가 특히나 음악적 사고 체계를 혼란케 만드는 쾌감 제공을 하는 장르이긴 하다. 그러나 이놈은 정말 강렬하다. 들어 본 사람은 안다. 5위 할 만 한 괴물같은 앨범 되겠다.
4위 : EYEHATEGOD – S/T (Housecore)
강력한 상업적 파워를 지닌 밴드는 아니지만, 2000년대 중후반부터 수많은 메탈 서브장르는 물론이오, 수많은 하드코어 서브장르에 어마어마한 레퍼런스 제공자가 되며 “전설” 의 경지까지 나아간 EHG. 그러나 이들은 핵심 멤버들의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주로 수많은 약물 문제를 겪던 보컬리스트 Mike Williams 의 문제였다), 14년이나 앨범 발표를 지체하게 된다. 14년만의 신작… 기대 될 리가 없다. 하지만 이 앨범은 90년대에 반짝했던 EHG 의 전설을 실시간적으로 확인 할 수 있는 기회였고, 그 기대감만큼의 음악을 들려 주는데 성공한다. 메탈, 블루스, 펑크와의 가장 지저분한 만남, 그리고 그 지저분함을 극단적으로 상승 시키는 로우한 프로덕션과 끔찍하기 이를 데 없는 비참한 가사 센스는 14년만에 발표 되더라도 전혀 녹슬지 않고 빛을 발한다. 좀 더 캐치하고도 심플한 형상과 다소 스트레이트한 코드로 좀 더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가미하며 더욱 더 전설을 용이하게 느끼게 만들어 주는 포인트를 제공한다는 점도 있다. 밴드 역사상 가장 깔끔한 한장이 되었지만, 그와 동시에 이들 최고작으로 논할만 하다. 물론 올해 날고 긴 수많은 헤비 음악들 중에서도 지지 않으며, 누구 보다도 돋보인다. 컴백 앨범으로 생각치 말지어다.
3위 : Code Orange – I Am King (Deathwish INC.)
이런저런 하드코어와 사타닉/언홀리 코도의 메탈과의 접목인 블랙엔디드 하드코어도 이제 더 이상 신선한 장르는 아닌듯 싶다고 생각하게 만든 2014년 이었다. 두 장르의 혼합 공식은 나올만큼 다 나왔기에 그러하다. Code Orange Kid 시절 데뷔작은 블랙엔디드 하드코어의 한계를 보여주던 앨범이었고, 슬슬 이 장르가 퇴보하고 있음을 증명하던 가장 확실한 증거였다. 그러나 Kid 를 떼고 Code Orange 로 개명한 뒤 나온 두번째 앨범은 놀라웁게도 블랙엔디드 하드코어라는 장르를 다시금 신선하게 바꾸는 마법을 발휘한다. 메탈릭 하드코어, 크러스트, 둠/슬럿지 메탈의 혼합과 사타닉/언홀리 코드의 어레인지를 통한 마무리는 변함이 없지만, 여기에 80-90년대의 포스트 하드코어-노이즈락, 올드스쿨 그런지, 그루브 메탈, 헤비 포스트락/엑스페리멘탈리즘을 더해 이 장르를 더욱 더 복잡하게 만들었고, 그로 인한 장르 신선도 개선에 대성공한 모습을 보였다. “블랙엔디드 하드코어는 이 앨범으로 인해 제2막을 맞이했다” 라는 호평이 필요할 정도로 임팩트하다. 이 바닥이 더욱 복잡하게, 그에 걸맞는 흥미진진함을 더해 갈 것이라는 기대감을 크게 안겨준다는 점에서도 매우 만족스러운 한장이다. 자신들만이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끝나지 않고, 자신들과 타 밴드들이 활동할 판 자체를 성장시킨, 차원이 다른 앨범 되겠다.
2위 : Young And In The Way – When Life Comes To Death (Deathwish INC.)
최근 몇년간 있었던 메탈릭 하드코어, 크러스트, 블랙메탈, 둠/슬럿지 메탈간의 음악적 경계 파괴 현상은 여전히 강렬한 음악적 임팩트를 남기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더욱 더 과격/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그 행보에 있어서 2014년 최고의 밴드는 YAITW 이다. 하드코어 밴드들이 사타닉/언홀리 코드의 메탈 사운드를 적절히 도입한 혼합형 사운드를 만들어 냈다면, 이들은 하드코어 키즈들이 어떻게 블랙메탈을 기똥차게 구사하는지 보여주는지를 보여주는, 한마디로 한 단계 앞서 나가던 친구들이었다. 준 메이저 레이블 Deathwish INC. 에서의 데뷔작이자 통산 3번째 정규작인 본작은 입을 쩍 벌리게 만들고 쉽게 다물어지지 않게 만들 정도의 앨범으로, Cro-Mags 로부터 시작된 메탈릭 하드코어와, Mayhem 으로 시작된 블랙메탈을 정말 기가 막힐 정도로 동시에 공략-계승 해 나가고 있는 괴물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두개의 터프한 사운드의 역사가 서로를 잡아 먹을듯이 치열하게 격돌하고, 그러면서 너무나도 근사한 이상적 결합을 이루며 진행되는, 거부 할 수 없는 매력의 한장이다. 메탈릭 하드코어 역사의 한 페이지요, 블랙메탈 역사의 한 페이지이기도 하다는 점도 중요하다. “힙스터 인디로커로 나아가던 US 블랙이, 도심 변두리의 하드코어 키즈로 옳겨지는 그 순간의 포착” 이라는 부가적 코멘트도 남기고 싶다.
1위 : Alcest – Shelter (Prophecy Productions)
데스메탈, 둠메탈, 블랙메탈 등 수많은 장르의 익스트림 메탈 밴드들중 포크 및 그와 연결 된 전통 음악에 대한 애정을 숨길 수 없었던 경우는 정말 많았고, 그러한 이질적 취향 표출은 놀라웁게도 매우 긍정적인 음악적 발자취를 남기게 되었다. Amorphis, Opeth, Katatonia, Agalloch 와 같은 밴드들이 그랬고, Alcest 역시 그 뒤를 이어갔다. 허나 Alcest 는 2014년 앨범 Shelter 로 또 한번의 파격적 행보를 감행한다. 이들은 블랙메탈 밴드로 시작, 그 장르에 숨겨져 있던, 하지만 매우 중요한 요소인 포크 및 그와 연결 된 전통음악을 갈고 닦았으며, 그와 동시에 그 전통 음악을 매우 현대적인 코드의 최첨단 음악으로 재창조 하려는 야심을 가지고 있었다. Shelter 는 그러한 야심의 가장 파격적이며 공격적인 표현을 담았다. 포스트락, 슈게이징, 인디락, 드림팝 등 메탈과는 상관없는, 그러나 자신들의 고전 음악적 서정미 추구와는 딱 들어맞는 수많은 장르들을 디깅하고 자신의 것들로 만들어 접목 시켰다. 결과는 대성공이며, 메탈이라는 음악의 뿌리를 뒤 흔들 정도로 충격적이었으며, 수많은 논쟁을 야기 시킬 정도였다. 그리고 가장 놀랍고도 무서운 점은 블랙메탈/익스트림 메탈이라는 컬트성 중심의 음악에 대해 “엄청나게 변화해도 괜찮네” 라는 생각을 할 만큼의 음악적 설득력을 지닌다는 점이다. Amorphis, Opeth, Katatonia, Agalloch 와 같은 선구자/동료 밴드들도 그러했지만, Alcest 의 강렬함은 차원이 다르다. 하나의 신세계가 탄생한 느낌을 전해 줄 정도다. 하나의 길, 하나의 세계가 열린 것이다. 그 정도로 무섭고도 경이로운 한장이었다. 그렇다. 이들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고, 그 세계의 신이 된 것이다.
[Other Recommand Albums]
7 Seconds – Leave A Light On
The Afghan Whigs – Do To The Beast
Agalloch – The Serpent And The Sphere
Alraune – The Process Of Self-Immolation
Attila – Guilty Pleasure
Babymetal – S/T
Backtrack – Lost In Life
Baptists – Bloodmines
Black Veil Brides – S/T
Comeback Kid – Die Knowing
Cretin ? Stranger
Destrage – Are You Kidding Me? No.
Dust Bolt – Awake The Riot
Enabler – La Fin Absolue Du Monde
Every Time I Die – From Parts Unknown
Homewrecker – Circle Of Death
Horrendous – Ecdysis
Islander – Violence & Destruction
Krieg – Transient
Mantar – Death By Burning
Mayhem – Esoteric Warfare
Morrissey – World Peace Is None Of Your Business
Novembers Doom – Bled White
Obituary – Inked In Blood
Obliterations – Poison Everything
Rise Of The Northstar – Welcame
Samchung – 滅絶
Skull Fist – Chasing The Dream
SSS – Limp.Gasp.Collapse.
Teitanblood – Death
Tesla – Simplicity
Thantifaxath ? Sacred White Noise
Transit – Joyride
Triptykon – Melana Chasmata
Unearth – Watchers Of Rule
Volume 4 – Long In The Tooth
we hate jh – officially, we hate jh
Wovenhand – Refractory Obdurate
XTRMST – S/T
[Another Recommand Un-VS Albums]
Slimkid3 & DJ Nu-Mark – S/T
Dilated Peoples – Directors Of Photography
Onyx – Wakedafucup
Souls Of Mischief – There Is Only Now
DJ Quik – The Midnight Life
Freddie Gibbs And Madlib – Pinata
Run The Jewels – Run The Jewels 2
Blu – Good To Be Home
기린 – 사랑과 행복
- Mike Vill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