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dus – Blood In, Blood Out (Nuclear Blast, 2014)

Exodus – Blood In, Blood Out (Nuclear Blast, 2014)

2000년대 들어서 행해진 예상치 못한 쓰래쉬 리바이블 열풍은 신예 쓰래셔들만의 것은 아니었다. Testament 의 보컬 Chuck Billy 의 암투병 기금마련 콘서트였던 Thrash Of The Titans 에 출연한 왕년 쓰래쉬 아이콘들의 1회성 재결성은 엄청난 화제를 불러 일으켰었고, 몇몇 인기 밴드들은 “강제 활동재개” 라는 단어가 어울릴 정도로 큰 성원을 얻었다. 이를 바탕으로 수많은 준-메이저 레이블들이 새 앨범을 내 보자고 달려 들었고, 그렇게 발표된 10여년만의 새 앨범들은 하나같이 명작이었다. 그러한 앨범들은 당연히 엄청난 호응을 이끌어 내며 아무도 예상치 못한 2000년대 쓰래쉬 리바이블 열풍을 일으키는 불씨가 되고야 말았다. 그리고 그 최전선에 Exodus 가 존재한다. 네임벨류가 더 큰 밴드들의 컴백이 있었지만, 컴백을 타진 한 후 발표 된 음반 퀄리티의 독보적인 1위가 Exodus 의 컴백 앨범 Tempo Of The Damned (2004) 였다는 점을 상기 해 보면 그러한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다. 컴백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Exodus 커리어 중 최고작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을 정도였고, 왕년에 메이저 레이블 데뷔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쓰래쉬 빅4 만큼 크지 못했던 한을 푼다는 말도 있었다. 한마디로 Exodus 는 2000년대 쓰래쉬 리바이블의 시작점에서 가장 높은곳에 위치 해 있던 존재였다.

컴백작 Tempo Of The Damned 가 엄청난 호평을 일으킬 수 밖에 없었던 괴물같은 앨범이었지만, 결성과 동시에 밴드는 엄청난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밴드의 기타리스트이자 리더인 Gary Holt 를 제외하고 모든 멤버들이 자진 탈퇴를 하는 사고를 겪었기 때문이었다. Exodus 의 첫번째 해산 원인이 Gary 의 과도한 약물 문제였고, 그것이 재결성 이후 활동에 서서히 고개를 들자 패밀리맨으로 갱생한 보컬리스트 Steve “Zetro” Souza 가 위기를 다시 느껴 밴드를 먼저 탈퇴 하였고, 그것이 연쇄반응처럼 번져 나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위기에도 Gary Holt 는 라인업을 재정비 시켰고, 3장의 차기작에서 과거의 음악 스타일에서 벗어나 한단계 높은 음악적 시도를 행하며 밴드 안정화 또한 빠르게 성공 시켰다. 특히 그 3장의 차기작에서 선보인 그의 엄청난 기타 플레이는 “이 사람이 그동안 과소평가 받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끔 만들기도 했으며, 새로 뽑은 멤버들의 기량 역시 밴드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발군이었다는 점 또한 빼 놓을 수 없기도 했다. 그렇게 밴드는 멋지게 위기를 잘 극복 해 냈었다.

하지만 Exodus 의 최근 2장이자, 2부작 구성의 The Atrocity Exhibition… Exhibit A (2007), Exhibit B: The Human Condition (2010) 은 밴드에게 또 다른 위기의 불씨가 되었다. 9-10분 대의 엄청 긴 러닝타임속에 차분하고도 거대한 스케일 메이킹 & 대곡 지향 밴드로의 변화상 추구, 그러면서도 Exodus 하면 생각나는 공격적이고 빠른 쓰래쉬 메탈적 매력의 여전함의 공존이라는 플랜은 꽤 좋았다. 결론도 다소 괜찮았지만, 긴 러닝타임이라는 그릇안에 음악적이라는 요리를 담아 내기에는 다소 무리였다는 인상을 지우기는 힘들기도 한것도 사실이었다. “Exodus = 심플하고 공격적인 쓰래쉬의 대명사” 이기에 다소 쓴 소리도 많이 나왔다. 하지만 기대 이상의 기량을 보여주던 새 보컬리스트 Rob Dukes 와 그 어떤 때보다 독기로 무장한 실력 표출 지상주의자 Gary Holt 의 더블 투톱적인 라이브 무대는 어마어마 했고, 음반에서의 다소 아쉬움은 해결 되는듯 했다. 하지만 Gary 가 Slayer 의 기타리스트인 Jeff Hanneman 의 빈자리를 메꾸게 되고 (Jeff 의 투병으로 인해 임시로 가입 되었지만, 그의 죽음으로 인해 Slayer 의 정식 멤버로 승격된 케이스), Exodus 에 본의 아니게 소홀하게 되자 문제가 시작된다. 라이브 활동을 못하게 되자 Exodus 의 브랜드 가치가 생각보다 빠르게 떨어지기 시작 한 것이다. Gary 는 다시 Exodus 활동을 시작했지만 반응은 꽤나 저조했고, 결국 그는 칼을 빼들게 된다. (거의 부당해고 수준으로) 새 보컬리스트로 맹활약한 Rob Dukes 와 결별하고, 밴드의 전성기를 담당한 Steve “Zetro” Souza 를 다시 모셔 온 것이다. 그리고 신작 녹음에 돌입, 4개월 후에 신작 Blood In, Blood Out 을 발표하게 된다.

Blood In, Blood Out 은 꽤나 걱정되는 앨범임에 틀림이 없다. Gary Holt 는 본의 아니게 Exodus 의 리더보다는, Slayer 의 기타리스트로 더 오랜 시간과 더 많은 정성을 들여 버렸다. 자신의 본업인 Exodus 가 너무나 빠르게 가치를 일어가자 왕년 보컬리스트의 재영입과 과도하게 빠른 시간을 투자한 신작을 통해 터닝포인트를 만들어 내려는 노력을 행했고, 여기서 “다소 무리” 라는 인상을 많은 이들에게 전해주며 위기감을 증폭 시켰기에 그러하다. The Atrocity Exhibition… Exhibit A, Exhibit B: The Human Condition 두장에서 보여준 다소 과도한 음악 실력 과신 또한 신작의 마이너스 요소로도 작용됨 역시 애써 무시 할 수 없기도 하다. 기대 보다는 확실히 걱정과 우려가 잔뜩인 앨범 되겠다.

하지만 신작 Blood In, Blood Out 은 “Exodus 가지는 모든 음악적, 밴드 경영적 문제점을 해결 해 버리는 괴력을 지닌 작품” 으로 간단히 설명이 가능한 쾌작 앨범 되겠다. Tempo Of The Damned 2 라고 부를 수 있으며, 조금 오버해서 Bonded By Blood 2014 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 작품이다. 전임 보컬리스트 Rob Dukes 재적시 대표되던 스타일이었던 긴 러닝타임 & 대형 스케일 구성은 과감하게 파기 되었고, 멜로디를 서서히 배제하던 최근 행보 또한 덩달아서 파기되고 있다. 한마디로 “정통 Exodus 스타일로의 회귀” 를 보여주는 앨범이다. 왕년 시절보다는 러닝타임이 길어지기는 했지만, 심플하고 타이트하며 질주감 넘치는 Exodus 스타일의 통쾌함은 앨범 전체를 관통하고 있으며, 좀 더 정통 메탈릭한 멜로디 라인과 이를 잘 살려주는 솔로잉의 공격적 비중이 한껏 늘어 난 것도 새 앨범의 특징이다. 이를 리드하는 Gary Holt 의 어마어마한 실력과 센스 역시 따로 체크 할 만한 가치를 지닌다는 점 역시 빠트릴 수 없으며, 카랑카랑한 쇳소리 쓰래쉬 보컬의 대명사 Steve “Zetro” Souza 의 보컬 역시 명불허전이라 할 수 있다. Exodus 에서 뛴 보컬들 모두 굉장한 기량을 지니고 있지만, 그래도 그가 최고구나 하는 사실을 재증명 하기도 한다는 점 역시 중요한 감상 포인트라 할 수 있겠다. Gary 와 Steve 의 투톱이 굉장하기는 하지만, 그 뒤를 받쳐주는 나머지 멤버들의 능력 또한 그냥 넘어가서는 안된다. 원년 드러머 Tom Hunting 의 파워풀함과 스피드를 겸비한 드러밍도 여전하고, Gary 의 화려한 플레이에 맞불을 놓으면서도 그 뒤를 탄탄하게 백업 해 주는 Lee Altus 의 도우미 기량 역시 너무나도 눈부시기 때문이다.

Blood In, Blood Out 는 한마디로 위기의 Exodus 를 구해 내는데 부족함이 없는 앨범 되겠다. Gary Holt 의 Slayer 가입으로 인해 폐업 선고로 서서히 나아가던 이 밴드는 신작 Blood In, Blood Out 을 통해서 다시금 완벽하게 부활했다. 앨범 자체도 뛰어나지만, 이를 계획하고 실행에 완벽하게 옳긴 Gary Holt 의 리빌딩 능력은 정말로 놀랍기 그지 없다. 예전 작품들에서 Gary Holt 를 상대적으로 평가가 박한 작곡자, 기타 테크니션으로의 평가가 이루어졌다면, 신작 Blood In, Blood Out 에서는 그 평가에 “뛰어난 밴드 매니저” 로써의 타이틀이 추가되고 있다. Gary Holt 와 Exodus 모두의 커리어에 있어서 매우 의미심장한 앨범이며, 더 나아가 재결성 때 얻었던 “올드스쿨 쓰래셔 중 최강자” 라는 타이틀을 다시금 가져오는데, 그리고 그 랭킹 1위를 영원히 굳히는 데에도 부족함이 없기도 하다. 위기를 해쳐 나가는 모습이 최고이며, Blood In, Blood Out 라는 앨범의 퀄리티 자체로도, 정통 쓰래쉬 메탈의 아낌없는 구사에 대한 모습에서도 최고이기 때문이다. 이 앨범은 부활을 알리는 서막이 절대 아님을 강조하고 싶다. 이 앨범은 베테랑 쓰래셔 랭킹 넘버원이 누구인지 제대로 결정하는, 결정타 그 자체인 앨범인 것이다.

- Mike Villain


Blood In, Blood Out